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떠나는 인도 성지순례

성지순례 안내

성지순례를 가는 뜻

불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세 가지

불교 신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이기에, 그런 우리에게는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 부처님은 어떤 분인가, 두 번째는 그 분의 가르침이 무엇인가, 그리고 세 번째, 그 분의 가르침을 따르면 나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알고 나면 우리가 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는 것인지를 알게 되고, 이것이 분명해지면 비로소 불교 신자로서 자기정체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행하면 돈이나 권력이 생겨서가 아니라,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내가 선택한 나의 삶이 정말 기쁘고 좋아서 어디를 가든 자랑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 불자로서의 자기정체성입니다.

그런데 이런 정체성은 없고, 무조건 불교가 옳다고 고집하여 자기 정체성을 지키려 하는 방식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열려 있는 시대입니다.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다른 민족들이, 다른 종교들이, 다른 종파들이 모두 개방되어 섞이고 있습니다. 이 열린 공간에서 내 것을 주장하려면 눈 감고 귀 막아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열린 마음으로 볼 것 다 보고 들을 것 다 듣고, 그런 후에도 이 길을 가겠다는 굳은 결심이 서야만 아집이 아닌 진정한 정체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식에 투자하기만 하면 틀림없이 돈을 벌 수 있다고, 옆에서 아무리 말해도 실제로 본인이 투자를 해 봐야만 그 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일시적으로는 이익이 생겼지만 나중에 그 작은 이익이 미끼가 되어 파산하는 경우가 많지요. 이것은 물고기가 낚싯밥을 무는 것과 같습니다. 부자가 되려면 작은 이익에 현혹되지 말고 그렇게 얻어진 이익이 지속적인가를 보아야 합니다. 그렇듯, 부처님의 가르침도 그것이 나에게 어떤 유익함을 주는지를 가르침대로 직접 행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성지순례를 가는 마음

돈, 지위, 인기와 같은 것들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판단해서 거기에 맞춰 살아 돈도 벌 만큼 벌고 지위도 높을 만큼 높아졌다 합시다.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참 힘들고 괴로울 것입니다. 상처도 많이 받고 피곤하기도 할 것입니다. 어느 순간 ‘이게 내 인생의 진정한 행복인가?’ 하는 회의가 들기 시작합니다. 그 이익이 결코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이익인 줄 알았으나 실은 손해라는 것을 느끼면서 다른 길을 찾게 됩니다. 그런 때 불법을 만나면 조금씩 생각이 바뀝니다. ‘아, 이렇게 하면 행복할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구나. 나를 고집한 게 나한테 이익인 줄 알았더니 도리어 손해였구나. 사랑 받는 게 좋은 줄 알았더니 사랑받으려고 하는 데서 괴로움이 생기는 거구나.’ 이렇게 현실을 바르게 앎으로써 삶의 길을 수정해 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부터는 또 새로운 갈등이 나타납니다. 새로운 법을 만난 것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거기서 약간만 벗어나게 되면 손해보는 바보가 되는 것 같은 불안함을 느끼는 것이지요. 전에는 길을 몰라서 헤맸지만 이제는 길을 알긴 알면서도 그 길을 가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다 다시 정진하다 보면 전에 받은 상처가 치유되고 또 새로운 희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방황하는 마음이 잦아들면서 다시 발심을 하게 됩니다. 이럴 때 성지 순례는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을 배워 재발심하도록 도와주는 계기가 됩니다.

성지순례를 통해 부처님에 관해 제대로 알게 됩니다

우리가 성지순례를 통해서 첫 번째로 체득해야 할 것도 불자로서 부처님을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분의 삶에 대해서 분명하게 알고, 그 가르침의 현장에 가서 가르침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의 삶과 사상을 이해하고자 할 때 단순히 설명만 듣고 아는 것보다는 그의 고향에 가서 그 사람의 성장 배경이나 그의 나라의 역사적 배경, 자연환경 등을 조사해 보면 그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아, 그게 그런 뜻이었구나. 그럴 수도 있겠다.’ 하며 쉽고 자연스럽게 그의 삶과 사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인도의 시골은 아직도 2500년 전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 부처님 당시의 삶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결국은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 좀 더 분명하게, 그냥 눈 감고 귀 막고 믿는 게 아니라 직접 보고 듣고 확인해서 확실하게 알아버리고 나면 그 가르침이 저절로 믿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그래서 나에게 무슨 이익이 있는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분이 아무리 훌륭한 분이고 그 가르침이 아무리 대단하다 하더라도 그분의 가르침대로 살았을 때 나에게 어떤 구체적인 이익이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게 바로 깨달음입니다. 그렇다면 성지 순례 중에서 우리는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성지 순례에서 자신을 제대로 보고 알 수 있습니다

성지 순례에서 얻는 깨달음은 각자의 근기에 따라 다릅니다. 자비의 비는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내리고 있는데, 중생들은 각기 크고 작은 제 그릇을 가지고 와서 그 그릇에 따라 빗물을 얻어간다고 합니다. 여행의 경험에서 여러분들이 체득하는 것은 각자 개인의 몫입니다. 14일의 여행기간 동안 똑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면서도 정말 못 살겠다고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고, 상황을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길에서 방뇨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사람도 있고 화장실이 없어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은 화장실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까르마, 개인의 업식에서 오는 문제입니다. 그처럼 성지순례를 통해서 어떤 걸 알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주변 경계 즉, 환경이 나빠지면 사람들은 보통 갖고 있던 성질을 드러냅니다. 인도는 환경이 많이 열악하기 때문에 사흘만 지나면 다들 자기 본성이 나옵니다. 대부분 한국 사람들은 성격이 급한 편인데 인도는 사람을 무한히 기다리게 만드니, 그런 상황이 자기의 까르마를 드러내게 만들지요.

이렇게 환경이 열악한 세상을 만나 보면 한국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 우리 남편 우리 부모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자기 삶의 지위가 얼마나 좋은지를 알게 됩니다. 또 마냥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참지 못해서 화를 내는 자신을 보면 자기 성질이 얼마나 더러운지 알게 됩니다. 그래서 인도는 나쁘게 말하면 나쁜 곳이지만 수행자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성질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서 자기 까르마를 여실히 드러내게 만드는 곳이니까요. 이렇게 자신을 제대로 보고 아는 것이 바로 깨달음의 과정입니다.

그런데 여행하다 보면 겪게 되는 불편함 때문에 인도정부를 비난하는 사람이 생깁니다. 또 구걸하는 아이들에게도 처음에는 불쌍하다며 이것저것 적선하다가 나중에는 짜증을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영리한 사람은 바로 이런 과정 속에서 자기 까르마를 봅니다. 어느 순간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해 보게 되지요. 똑같이 불편한 조건에 있었는데 불평하지 않고 세상 탓도 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서 ‘난 왜 이럴까? 이게 내 업식인가?’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행복을 만드는 것도 불행을 만드는 것도 모두 자기 자신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진심으로 알아차리게 된다면, 이번 순례는 그 사람의 수행에 엄청난 보탬이 되는 것이지요. 또, 옆 사람이 화를 내고 신경질을 부릴 때 그런 꼴을 보고 내 마음에 걸린다면, 그것 역시 상대를 그대로 보아내지 못하는 나의 문제, 내 까르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하나의 경계입니다. 인도만 경계인 것이 아니라 인도라는 경계에서 성질내는 사람 역시 또 하나의 경계인 것입니다.

순례를 하다보면 마음의 변화가 계속 일어나고 사라집니다. 잘 왔다는 마음과 괜히 왔다 하는 마음이 찰나를 두고 바뀝니다. 이렇게 늘 자기 마음을 보고 다니면 우리 마음의 변덕이 죽 끓듯 한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라는 것은 반드시 변하는 것이고, 그러니 이 마음이라는 것은 믿을 바가 못 되는 것이구나. 이것은 다 내 업식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이구나.’ 이렇게 배운 것을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성질 나쁜 아내나 남편이 수행하는 데에는 좋은 연습상대라고 하는데, 인도 또한 수행의 장으로 더없이 좋습니다. 마음이 무상하다는 것을 읽을 수 있기에 아주 좋은 수행처가 됩니다. 성지 순례를 통해 우리는 불자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찾고, 자기 수행에 있어서 다시 발심하는 좋은 계기도 가질 수 있습니다.

간단한 여행 소개

교통편


  • 비행기
    (대한민국 ↔ 인도)

  • 관광버스
    (그 외 지역)

성지순례 기간에는 4~5명 또는 8~10명이 한 방을 쓰게 됩니다.

음식

성지순례 기간에는 각자 밑반찬과 찹쌀 등을 준비해서 조별로 직접 만들어 먹습니다.

식사준비

여행가방준비

인도여행시 필요한 준비물이나 자세한 짐싸기 요령, 여행시의 주의사항 등은 사전교육시에 자세하게 안내하므로, 여기서는 대략적인 안내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짐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행복한 여행의 출발임을 숙지하시고 짐을 꾸리시기 바랍니다. 또한, 인도에서 필요로 하는 구호물품을 함께 가지고 가야 하므로, 가방은 반드시 35×20×55cm 보다 작은 여행가방 하나로 꾸려주시기 바랍니다. 가방이 이보다 크거나 개수가 많을 경우에는 인도에 다 가져갈 수가 없습니다. 인도 현지에서는 날마다 차에 가방을 싣고 내리며, 종종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해야 하기 때문에 큰 가방은 힘이 많이 듭니다. 꼭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후

우리가 성지순례를 하는 시기는 인도에서도 한겨울이며,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아침 저녁은 한겨울 날씨와 같습니다. 밤낮의 일교차가 크고 안개와 습기가 많아서, 아침 저녁에는 춥습니다.

잠자리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도 매우 낮아서, 파카와 겨울침낭(반드시 겨울 침낭이어야 하며, 여름 침낭은 절대 안됩니다)은 꼭 준비해야 하는 필수품입니다. 숄도 하나 준비하면 유용하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성지순례 필독서

성지순례 주교재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법륜 지음 / 정토출판 간행 / 정가 13,000원 / ISBN 9788985961295

인도성지순례 안내를 해주실 법륜스님께서 지금까지 진행하고 안내해 온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으로, 성지순례의 교재로 사용되는 책입니다. 성지순례에 임하기 전에 미리 읽어보시면 유익할 것입니다.

그 외에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는 책

  • 인간붓다, 그 위대한 삶과 사상
    《인간붓다, 그 위대한 삶과 사상》
    법륜 지음 / 정토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