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S 다문화센터에서는 안산에서 개최되는 여러 다문화 축제에서, 쓰레기 분리수거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환경 실천 운동을 합니다. 환경 실천 운동과 분리수거 봉사를 하며 마음에 올라오는 업식을 보다 보니 한층 성숙해졌다는 안산법당 정지화 님의 수행담을 소개합니다.

안산 다문화 거리에서 JTS 모금행사를 하고 있는 정지화 님
▲ 안산 다문화 거리에서 JTS 모금행사를 하고 있는 정지화 님

스리랑카의 재난을 돕고자 시작된 봉사

법당에서 저녁팀장 소임을 3년 하면서 힘들어 하던 2017년 8월, 스리랑카에서 96년 만에 큰 물난리가 나 도움이 절실하다는 월광법사님의 페이스북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월광법사님이 누군지 스리랑카가 어떤 나라인지도 몰랐습니다. 단지 JTS 안산 다문화센터가 정토회, JTS와 연관이 있다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월광법사님 휴대폰으로 연락해 스리랑카에 보시하겠다 한 것이 법사님과 안산 그리고 다문화가족들과 첫 인연이 되었습니다.

그해 9월 추석 다음 날에 나비장터를 연다는 법사님 말씀을 듣고 봉사자로 참여했습니다. 때마침 한국에 있는 스리랑카 근로자를 위로하려고 스리랑카에서 직접 진신사리를 모시고 온 큰 스님과 진신사리 행렬이 나비장터 앞으로 지나가게 되어 진신사리를 친견하는 행운도 얻었습니다. 그렇게 한국 주재 스리랑카 사원과 스님, 근로자들과도 인연이 맺어졌습니다. 그때부터 소속도 안산법당으로 옮기고 지금까지 2년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가끔 주중 퇴근 후 서울 목동에서 안산까지 운전하며 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주재 스리랑카 마하매우워나워 사원
▲ 한국 주재 스리랑카 마하매우워나워 사원

태국사원의 따뜻한 환대

월광법사님은 다문화센터를 방문하는 봉사자들과 먼저 센터 옆에 있는 태국사원, 다문화거리시장에 있는 스리랑카, 미얀마 사원을 꼭 같이 방문하여 인연을 지어줍니다. 태국사원에 가면 따뜻한 환대를 받고, 스리랑카 사원은 갈 때마다 그곳 스님께 실론티와 스리랑카에서 공수해온 고급 고형 꿀 덩어리 과자를 받는데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입니다.

부지런하고 다문화가족의 불편한 일이면 무조건 먼저 행동으로 실천하는 월광법사님 덕분에 다문화센터는 늘 다문화가족의 방문으로 북적입니다. 다문화센터에 온 다문화가족은 정토회에서 보시한 물품을 저렴한 값에 사기도 하고 금요일, 토요일에 열리는 행복강좌(여기서는 수행법회를 행복강좌라고 부릅니다)에서 지도법사님 법문도 듣습니다.

안산은 동남아시아 다문화가족이 많이 있는데, 봄, 가을로 고국에서 하던 큰 축제를 나라마다 고유의 색깔을 살려 한국에서 엽니다. 특히 태국이 축제가 많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저는 1년 정도는 JTS 조끼를 입고, 나비장터로 교류하며 자연스럽게 JTS도 알리고 축제도 즐겼습니다.

안산 다문화 거리에서 JTS 모금행사를 하고 있는 봉사자들
▲ 안산 다문화 거리에서 JTS 모금행사를 하고 있는 봉사자들

업식의 끝판왕! 올 것이 왔구나. 태국 축제 쓰레기 분리수거 봉사.

안산의 문화를 즐기다보니 어느새 다문화가족들이 따뜻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제 선입견도 벗겨졌습니다. 취업연수생으로 들어온 분들은 자국에서 대학을 나오고 저보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쯤 월광법사님께서 태국 축제에서 지구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쓰레기 분리수거 봉사를 하겠다 했습니다. 1년 전에 법사님도 우리 봉사자들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만으로 별다른 홍보 전략 없이 쓰레기 분리수거 봉사를 했다가 고생했던 경험이 떠올라 이번 태국축제 쓰레기 분리수거 봉사는 다시 생각해보자며 법사님께 나름 강하게(?) 의견을 냈습니다.

‘1년 전에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또 하나? 봉사자도 없는데 어떻게 하나? 작년처럼 하면 안 된다. 올해는 작년보다 축제공간이 더 넓고 태국인들도 더 많이 온다. 그냥은 안된다. 거기다 서원행자대회로 정작 법사님은 행사장에 저녁 늦게 도착한다'

마음이 자꾸 알아차려지면서도 화가 났습니다. 월광 법사님은 총괄은 정지화 님이 맡지 말고 같이 봉사하는 유경호 님이 맡아서 진행해보라고 했습니다. 분리수거 봉사를 위한 사전회의, 홍보물 제작을 총괄소임 유경호 님을 비롯한 담당자들과 협의해나가며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태국어로 된 분리수거용 안내 팻말 제작 중인 봉사자들
▲ 태국어로 된 분리수거용 안내 팻말 제작 중인 봉사자들

분리수거를 잘 모르는 태국인들에게 지구공동체 의식과 지구를 살리는 길이 JTS 쓰레기 분리수거라는 점을 알렸습니다. 분리수거 방법과 분리수거 장소를 그림과 함께 태국어로 써서 큰 피켓으로 만들어 홍보했습니다.

테국어로 된 분리수거용 안내 팻말
▲ 테국어로 된 분리수거용 안내 팻말

다 같이 공멸하겠구나...

행사 전 푸드코트 장사하는 분들에게 일반 쓰레기봉투, 음식물 쓰레기봉투, 캔, 플라스틱 분리수거용 봉투를 색깔별로 알려주며 나눠주고 ‘위대한 태국’을 태국어로 크게 외치며 홍보에 최대한 열을 올렸습니다. 쓰레기를 섞어서 버리기 전에 분리수거가 잘 되도록, 분리수거 위치에 봉사자들을 배치하여 1년 전 막 버려진 쓰레기를 뒤지며 다시 분리수거했던 우를 범하지 않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음식물 쓰레기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을 했건만, 대나무 꼬치와 검정비닐에 캔, 플라스틱, 음식물이 뒤섞여있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에 이물질을 분리수거하며 '분노 게이지가 상승한다. 알아차린다. 태국인들이 남의 나라에 와서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나는 지금 뭐 하고 있는 것인지…. 옆에 있는 저 도반은 왜 저러고 서 있나? 나는 분리 안 한 채 버린 쓰레기 치우는데 정작 태국인들은 축제를 즐기고 있구나. 도대체 법사님은 봉사자도 없는데 이런 걸 왜 한다고 하셔서는....원망과 미움이 올라온다.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오로지 쓰레기 분리수거에 집중한다. 그래도 시간은 가는구나...'

어느덧 저녁 무렵이 되고 그래도 계획했던 홍보, 사전 답사, 저녁 봉사자들의 적절한 인력 배치가 더해지며 작년보다는 수월하게 지나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행사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스타디움 좌석 쓰레기 청소와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며 눈물이 났습니다. 화가 나는 것도 있고 한편으로는 ‘정말 이렇게 살다간 지구가 망하겠구나. 다 같이 공멸하겠구나. 지도법사님 말씀 하나 안 틀리고 다 같이 공멸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9년 안산 태국 쏭크란 축제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중인 봉사자
▲ 2019년 안산 태국 쏭크란 축제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중인 봉사자

서원행자대회를 마치고 저녁에 도착한 월광법사님이 밝게 웃으며 "정지화 님 고생했어요." 하는 인사에 법사님께 "지금은 인사하기 싫습니다." 하고 냉랭하게 말해버리는 내 업식도 보고 알아차렸습니다. ‘법사님도 힘들었을 텐데, 이게 뭐람.’ 도반들과 법사님과 밤 11시 행사장에서 전체 나누기를 하며 솔직한 나누기를 들었습니다. 지구공동체의 쓰레기 문제와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 업식과 월광법사님에 대한 원망 그러면서도 다문화가족들에게 쓰레기 분리수거 홍보와 내년에도 다시 해보자는 계획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2019년 안산 태국 쏭크란 축제에서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봉사자들
▲ 2019년 안산 태국 쏭크란 축제에서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봉사자들

집에 와서 우리 집 쓰레기, 냉장고 안의 음식들, 내가 쓰는 일회용품을 유심히 관찰합니다. 나를 돌아봅니다. 머리끝까지 화가 나는 내 업식을 돌아봅니다. 그리고 참회합니다.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자는 정토행자가 되겠습니다. 지금 인사 못 하겠다는 내 업식을 웃으면서 받아주신 법사님께 죄송하다 사과드립니다. 주말에 한 번도 쉬지 못하고 진행되었던 한 달간의 행사 준비와 이렇게 2019년 8월에 진행한 다문화센터 4주년 기념행사, 병원불자회 무료 진료봉사, 태국축제 쓰레기 분리수거 봉사까지 중요한 일정들이 끝났습니다.

안산 다문화센터는 나의 놀이터

JTS 안산 다문화센터는 나의 놀이터입니다. 스리랑카 사원, 태국 사원, 미얀마 사원은 내 친구 집 같습니다. 심심해서 찾아가면 따뜻하게 맞아주는 스님이 꼭 큰집 큰엄마 같아 좋습니다. 행동과 실천으로 두발 벗고 나서는 월광법사님을 좇아가지 못해 바둥거리지만, 법사님과 직접 나누기를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JTS 안산 다문화센터와 함께 갈 데까지 가보려고 합니다. 항상 활기차고 다문화가족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어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안산다문화가족, 다문화 재래시장, 스리랑카 사원에서 스님이 내주시는 실론티, 러시아 마을이 제게는 매력적입니다. 봉사도 하고 구경도 하고요. 여러분 JTS 안산 다문화센터에 그냥 놀러 오세요.

글_김용태 희망리포터(안양정토회 안산법당)
편집_고영훈(인천경기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