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불행하면 나도 불행하고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는 연기적 세계관을 아내와의 관계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는 마산법당의 김필식 님. 봉림사지 울력과 저녁 환경 담당, 봄불교대학 영상 담당, JTS 거리모금과 불교대학 홍보 등 봉사자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지 열심히 달려가서 봉사하고 있는 김필식 님의 수행담을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릉 셋째 형님 댁 갔다가 곤돌라에서 아내와 함께
▲ 강릉 셋째 형님 댁 갔다가 곤돌라에서 아내와 함께

아내를 정토회에 입학시키다

저는 5형제 중 막내이고 아내 역시 막내인 우리는 늦은 나이에 부부가 되었습니다. 성장기를 타지에서 보냈던 아내는 마음 나눌 수 있는 친구도 없이 집안에 틀어박혀 우울을 안주 삼아 이슬 마시기를 좋아하였습니다. 그런 아내를 위해 조금이라도 걷게 하기 위해서 가까운 절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마산정토회에 다니고 있는 친구를 통해서 정토회를 알게 되었고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알게 된 정토회에 아내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활력 있는 생활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내를 불교대학에 입학시켰습니다. 불교대학 수업을 다녀온 날은 아내에게서 조금은 생기가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내가 정토회에 잘 다닐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하였습니다.

손재주도 많고 빠르고 음식도 잘하는 아내가 공양바라지를 하기 위하여 문경을 갈 때에는 운전기사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그러던 중 문경에서 1박할 일이 생겼는데 <깨달음의 장>을 나오지 않아서 저는 수련원에서 숙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가은 읍내에 있는 모텔에서 잤는데 불편한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모텔에서 1박하고 뒷날 수련원에서 스님을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뵙게 되니 전날의 불편했던 마음이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깨달음의 장>을 다녀오다

그 후로 봉사할 일들이 생기고 주변에서 <깨달음의 장>을 다녀오라고 권하여 <깨달음의 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깨달음의 장>을 통하여 제가 얼마나 아상이 강한지를 보게 되었고, 아내에게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 제가 편하자고 한 행동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명상 중에 읽어 주시는 법사님의 게송에 저를 알게 된 기쁨인지 자신에 대한 연민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5형제 중 막내인 제가 여자의 마음을 헤아릴 줄 몰랐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내를 바라보는 마음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JTS 거리모금(맨 왼쪽이 김필식 님)
▲ JTS 거리모금(맨 왼쪽이 김필식 님)

불교대학에 입학하다

드디어 가을불교대학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때론 법문이 어려워 지루할 때도 있었지만 스님께서 옛이야기와 법문을 섞어서 설명해 주시니 수업을 잘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대력'이라는 불명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나누기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기도 하였지만, 다른 사람들의 나누기를 들으면서 공감이 되기도 하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지금은 아내와 함께 자연스럽게 마음 나누기를 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부처님의 가피가 아닌가 싶습니다. 문경 특강 수업에서의 ‘명상 맛보기’는 명상하는 기본자세와 마음 상태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명상하는 시간이 참 행복합니다.
 

2019년 3월 창원법당 도반님들과 봉림사지 울력을 마치고 (왼쪽 첫 번째가 김필식 님)
▲ 2019년 3월 창원법당 도반님들과 봉림사지 울력을 마치고 (왼쪽 첫 번째가 김필식 님)

〔창원에 위치한 봉림사지는 가야불교 초전성지로서 용성조사님의 유훈 실현으로 도문큰스님에 의해 다시 도량이 되어 매주 일요일 창원, 마산, 의창, 진해법당 등에서 돌아가며 봉림사지 중창 불사와 통일 기도를 하는 구산선문 중 한 곳입니다.〕

봉림사지 제초작업을 하다

2018년에 창원에 있는 사천여 평 남짓한 봉림사지 터에 텃밭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봉림사지 담당을 맡은 도반의 동의를 얻어서 주말이면 텃밭 조성에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텃밭을 조성하다 보니 봉림사지 전체 모습이 보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기도하는 자리와 텃밭 부분을 제외하고는 갈대와 대나무 잡목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서 전체 모습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체를 보아야 봉림사지를 어떻게 조성할지 계획이 나올 것 같아서 가을에 접어들면서 제초작업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혼자서 주말에만 조금씩 하다 보니 진도도 잘 나가지 않았고, 고요하고 한적한 수풀 속에서 뱀이나 멧돼지가 튀어나올 것 같은 두려움도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일을 왜 하나' 하는 후회하는 마음과 동시에 '봉림사지의 전체 모습을 보고 싶다'는 기대감이 왔다 갔다 하는 마음을 보았습니다.
 
12월 초에 드디어 제초작업이 끝났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안내판이 있는 곳까지 천천히 걸으며 느꼈던 그때의 벅찬 감정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작업을 마친 순간 갑자기 아내에게 칭찬받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아내에게 전화해서 “나 칭찬 좀 해 줘.” 라고 외쳤습니다. 아내는 제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그래, 수고하셨어요. 당신이니까 할 수 있었어요.” 라고 해 주더군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 저를 보니, 제가 얼마나 남에게 칭찬받기를 원하는지, 얼마나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마음이 깊고 깊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는 그것으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는 사람인지를 깨닫는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환경학교 입재식(가운데가 김필식 님)
▲ 환경학교 입재식(가운데가 김필식 님)

환경담당을 하다

제가 자유로워지고, 저를 알게 되고, 충만한 이 기쁨을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소임이 복이라고 하는 소리를 듣고 저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환경 담당자가 되어 처음으로 환경학교를 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무심히 넘겼던 문제들을 지부에서 내려준 자료들을 살펴보면서 환경의 문제가 무엇이며 깨끗한 환경을 가꾸기 위해서 어떻게 실천해 가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고, 그 환경의 문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자신도 그만큼의 희생이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토회의 환경 실천이 수행자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임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는 연습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토행자의 서원에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자며’ 라는 말이 있듯이, 욕구로부터 자신의 상황을 보고 그 마음 또한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어떤 곳이든지 봉사자가 필요한 곳이라고 하면 흔쾌히 “네” 하고 달려가는 김필식 님은 마산법당의 자랑입니다. 몇 개월 전 친구이자 처남을 멀리 보내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처남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보면서 내가 잘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는 것, 인생 별 것 아니라는 것을 느끼며 붙잡고 있던 것들을 많이 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부부가 함께 가는 수행자의 길이 영원하기를 바랍니다.
 
 

글_김필식(마산정토회 마산법당) 
정리_정명숙 희망리포터(마산정토회 마산법당)
편집_조미경(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