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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 정토회관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하기 위해 아침 일찍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목사님, 신부님, 주교님, 교령님이 모두 정토사회문화회관에 도착하자 다 함께 식사하며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평화재단 회의실로 자리를 이동하여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스님이 지난 한 달 동안 동남아, 서남아 지역을 방문하고 온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스님이 부탄에서 주민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개발을 하기 위해 농수로를 만들고, 비탈길을 포장하고, 가난한 집을 수리하고 온 모습을 보고 종교인 분들 모두 잔잔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먼저 좌장을 맡고 있는 박남수 교령이 한 말씀을 했습니다.
“짧은 영상이었지만 참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도와주는 일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도와주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해주는 것보다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도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움을 줄 때도 욕심이 개입하면 부작용을 낳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우리나라 안에도 동남아 국가를 지원하거나 봉사하러 가는 단체들이 많잖아요. 오늘 영상을 보니까 스님이 JTS를 통해 동남아 사람들을 도와주는 방식은 많은 차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스님은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너희들 스스로 마을을 개발하고자 하면 부족한 점을 함께 도와준다는 방식이어서 다른 단체의 지원 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목사님 앞에서 이런 말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만 기독교는 선교가 우선시 될 때가 많지 않나 하는 걱정도 해봅니다.”
박경조 주교님도 잔잔한 미소를 띠며 말했습니다.
“스님이 하시는 일들을 보면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부탄에 가셔서 새마을 운동을 새로 하시고 계시네요.”
스님이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한국은 관변 새마을 운동을 했었고, 저는 민간 새마을 운동을 하고 있어요.”
스님은 동남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류 열풍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국가 재정이나 소득 수준을 보면 한국의 시민단체와 종교단체가 동남아 사람들을 위해 조금만 더 지원을 해줘도 한류 열풍과 겹쳐서 국위 선양에 엄청나게 도움이 될 텐데, 그런 점이 좀 아쉽습니다. 지금은 한류만 전해지다 보니까 한류가 동남아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기는 역할만 자꾸 하게 되는 것 같거든요. 특히 젊은이들이 자신의 나라를 떠나려고 하는 경향도 강해지게 되고요.”
종교인 분들은 동남아 국가들이 왜 가난을 벗어나고 있지 못한 지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박종화 목사님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중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난한 나라들의 경우 대부분 한 종교가 지배적인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한국은 서로 다른 것이 자유롭게 경쟁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을 이루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스님은 가난의 요인이 봉건사회의 잔재인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제가 동남아의 여러 국가들을 돌아보면서 느낀 점은, 봉건사회의 잔재가 남아 있는 곳은 사회 발전이 더디고, 봉건사회의 잔재가 사라진 사회는 사회 발전이 빠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난의 원인이 꼭 종교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필리핀은 가톨릭이 주류이지만 봉건 사회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다 보니 사회 발전이 더딘 것 같고, 싱가포르는 봉건 사회의 잔재가 없으니까 사회 발전이 빨랐고, 같은 무슬림 국가이지만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봉건 사회의 잔재가 약하니까 사회가 덜 경직되어 있고, 파키스탄은 봉건 사회의 잔재가 강해서 사회가 많이 경직되어 있는 편입니다. 인도는 시골로 갈수록 힌두교를 중심으로 봉건 사회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어서 역사 속에서 문명의 중심지였던 비하르 주가 지금 가장 가난합니다. 오히려 소수 민족이 살았던 지역에서 산업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도 무슬림 때문에 가난한 것이 아니라 아직 봉건 사회의 잔재를 못 버리고 있는 것이 더 큰 원인이지 않나 싶습니다. 튀르키예도 같은 무슬림 국가이지만 세속화를 선언하고 나서는 사회 발전 속도가 빨라진 편입니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은 대부분 가톨릭과 개신교를 믿고 있는데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종교의 문제라기보다는 봉건 사회의 잔재가 원인인 것 같습니다.”
이어서 종교인 분들은 남한 사회 안에서 종교 간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해 나가기 위해서 종교인 모임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다양한 의견들을 이야기했습니다. 박경조 주교님이 먼저 제안했습니다.
“엊그제 종교인 모임에서 저희 성공회 성당을 방문해 주시니까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다른 종교의 수장들을 우리가 예방하는 것을 추진해 보면 어떨까 제안을 해봅니다.”
박남수 교령님도 제안을 했습니다.
“지금 가장 큰 시대적 과제가 기후 위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종교인 모임이 기후 위기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논의도 하고 메시지도 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님도 새로운 제안을 하나 했습니다.
“성공회도 새로 주교님이 당선되셨고, 경동교회도 새로운 분이 담임 목사가 되셨고, 천도교도 새로운 분이 교령을 하고 계시고, 정토회에도 저보다 젊은 유수 스님이 계시거든요. 그래서 차세대 종교인 모임을 새로 구성해 보면 어떨까요? 우리 모임은 기존대로 계속하고요.”
종교인 분들은 모두 흔쾌히 동의를 했습니다.
“좋은 제안입니다. 우리가 이제는 늙은 티가 너무 많이 나요.” (웃음)
“잠깐 사이에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스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잠깐이라니요. 우리가 북한동포 돕기를 하면서 교류를 시작한 지가 벌써 30년이 다 되어갑니다.” (웃음)
대화를 나누다 보니 벌써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음 달 모임에서는 다가오는 최제우 대신사 탄생 200주년 기념행사를 어떻게 할지, 차세대 종교인 모임을 어떻게 구성할지, 기후 위기 시대에 종교인 모임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다양한 주제로 더 구체화된 논의를 하기로 하고 모임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종교인 분들을 배웅한 후 수행법회 생방송을 하기 위해 정토회관 방송실로 이동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는 정토회 회원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가운데 수행법회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대중이 삼배의 예로 법문을 청하자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폭우를 동반한 긴 장마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장마는 옛말이 되고 동남아 지역의 아열대성 우기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후가 이렇게 변화되면 채소들도 많이 물러지고, 농작물의 많은 피해가 예상됩니다. 날이 갈수록 기후 변화를 점점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나날입니다.
저는 지난 한 달 동안 순방을 잘 마치고 지난 일요일에 입국했습니다. 해외를 순방했던 한 달 동안 법회를 하긴 했지만 조명도 어둡고 충분한 질문을 받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우리는 수행 정진하면서 부처님 법에 따라 어려운 사람들도 돕고 있습니다. 정토회를 넘어서서, 우리나라를 넘어서서,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주일 전 법회에서는 캄보디아 왕립불교대학에 여학생 기숙사를 완공한 영상을 보았습니다. 1주일 전 법회에서는 부탄에서 지역 주민들이 직접 농수로를 만들고, 도로를 포장하고, 집이 없는 사람에게 집을 지어주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인도 아삼 지역에 홍수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구호 물품을 지원하는 영상도 함께 보았고요. 오늘은 귀국하기 전 일주일 동안의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먼저 인도 카차르 지역에 가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암 치료를 무료로 해주는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방글라데시 다카로 가서 가난한 아이들에게 온라인으로 교육을 지원하는 재단을 방문해서 대표와 얘기를 나눴습니다. 이어서 싱가포르, 방콕에서 교민들을 위한 강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JTS의 지원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한 담마누락 고아원 숙소 준공식에 참석한 후 베트남 하노이로 가서 교민들을 위해 강연을 하고 여러 사찰을 방문했습니다. 그 내용을 영상으로 함께 보겠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다시 스님이 말을 이었습니다.
“지난 일주일간의 여정을 여러분과 함께 나눴습니다. 정토회 회원의 활동 목표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마음에 괴로움이 없도록 항상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관리를 잘 해나가야 합니다.
둘째, 이 좋은 법을 우리 이웃과 나누는 것입니다. 정토불교대학, 경전대학, 행복학교를 진행하고 깨달음의 장, 나눔의 장, 명상 수련을 운영하는 이유는 나만이 아니라 세상 사람 모두가 이 좋은 법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셋째, 물질적 어려움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밥을, 아픈 사람에게는 약을, 배우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빈곤 지역에는 그들이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집 없는 사람에게는 집을 지을 수 있게 도와주고, 농수로가 무너진 곳에 농수로를 보수하고, 도로가 없는 곳에 도로를 만들고, 전기가 없는 곳에 전기가 들어오게 해서 그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많이 생산해서 많이 소비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소비주의는 지양해야 합니다. 그러나 빈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생활은 할 수 있도록 우리는 그들을 도와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내 집, 내 형제가 아니라 내 이웃이라도, 내 이웃이 아니라 다른 지역 사람이라도, 다른 지역이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원이 부족해서 생기는 고통은 우리 모두가 서로 도와서 함께 극복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는 여러분이 전국 곳곳에 으뜸절과 실천장소에서 아주 눈부시게 봉사활동을 해주셨습니다. 또 온라인으로 불교대학, 경전대학, 행복학교를 진행해 주신 분들과 그 외 곳곳에서 봉사를 해주신 모든 정토회 자원봉사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후원해 주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법 회원들은 정일사 수련을 다 마쳤다고 하니까 반갑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더 가벼워지고 밝아졌기를 바랍니다. 정일사를 통해 마음의 찌꺼기를 일부 청소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달아서 내일부터 시작하는 명상 수련에 참가하셔서 마음을 더욱더 정화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무덥고 습한 우기에는 집안에 곰팡이가 슬고, 음식이 잘 상할 수 있으니까 청결에 유의하시고요. 비가 오니까 운동 부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침에 108배라도 해서 최소한의 운동을 해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이어서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분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세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즉문즉설을 한 후 11시가 넘어서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방송실을 나온 스님은 점심식사를 한 후 다시 평화재단으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1시부터는 부탄 지속가능한 개발 사업과 하반기 해외 일정에 대해 JTS, 국제협력팀과 함께 회의를 했습니다. 먼저 지속가능한 개발 사업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부탄 파일럿 프로젝트는 우기가 끝나고 9월에 시작하여 다음 해 5월에서 6월까지 진행해야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농한기에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활동해야 해요. 지금 가장 필요한 인력으로는 목수, 인테리어 전문가, 미장공, 중장비 기사 등이 있습니다. 인도와 한국에서 목수를 파견하여 협력하고, 부탄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외에도 8월 방문 일정, 자원봉사자 파견 원칙, 의료 지원 계획, 중장비 대여, 한국 활동가 파견, 하반기 해외 일정 등에 대해서 논의했습니다. 회의를 마칠 무렵, 부탄에서 새롭게 도로포장을 시작했다며 마을 주민들이 함께 일하는 영상을 보내왔습니다.
오후 3시에 회의를 마치고 4시부터는 평화재단 기획위원들과 평화재단 20주년 기념식을 비롯하여 평화재단의 사업 방향에 대해 두 시간 동안 논의를 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정토회관 방송실에서 저녁반 회원들을 위한 수행법회 생방송을 했습니다. 오전 법회와 같이 지난 한 달 동안 아시아 10개국을 방문하고 온 스님의 여정을 간단하게 공유한 후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저녁에도 세 명이 사전에 질문을 신청하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수행을 하고 있지만 얼마 전 철학관에서 사주를 보고 나니 마음이 불안하다며 어떻게 관점을 잡으면 좋을지 스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큰 부작용이 없다 싶으면 그냥 본인이 하고 싶으면 하세요. 골프를 치기 위해 돈을 쓰는 사람도 있고, 술을 마시기 위해 돈을 쓰는 사람도 있고, 이 세상에는 돈을 허투루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손금을 보거나 사주를 보거나 점을 치면서 돈 몇십만 원 좀 쓰는 게 뭐 그리 큰 문제가 되겠어요? 사주를 보고 싶으면 보세요.
‘내가 술을 먹나, 골프를 치러 다니나, 아니면 춤을 추러 다니나! 다른 곳에 돈을 허투루 쓰는 것도 아닌데, 이런 데에 돈을 좀 쓰면 어때?’
이렇게 사주 보는 것도 하나의 취미 생활이라고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주를 안 보니까 마음이 불안하다면 그것은 문제입니다. 질문자가 사주를 자꾸 보는 이유는 심리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근심과 걱정이 많아서 생긴 문제입니다. 철학관에 가면 안 된다고 금기시할 필요는 없어요. 그런데 수행을 하는 사람이 심리가 불안하다면 마음의 평정심을 갖기 위해 명상을 하든지 수행을 해야지 왜 심리가 불안하다고 자꾸 점을 보러 다닐까요?
사주나 점을 보는 것은 심리 불안을 치료하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닙니다. 심리 불안의 원인이 어떤 육체적인 문제라면 신경정신과에 가서 검진해 보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안정제를 먹어야 도움이 됩니다. 절을 하거나 명상을 해서 눈 감고 가만히 있어도 마음이 불안하지 않고 껄떡거리지 않는 경지에 이르면 그런 노력을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노름을 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 오락기가 있는 곳을 지나가다가 동전 하나 넣고 당겨보듯이 1년에 그저 심심풀이로 돈 얼마 주고 운수를 한번 본다는 것은 놀이라고 봐야 합니다. 실제로 이름을 바꾼다고 운명이 바뀐다면 뭐 때문에 일을 합니까? 전부 좋은 이름으로 바꾸면 되는데요. 상식적으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름 때문에 사업이 잘 된다면 일을 왜 합니까? 이름 때문에 대학에 합격한다면 공부를 왜 합니까? 이름만 바꾸면 다 해결이 되는데요. 이름 하나 바꾼다고 장사가 잘 된다면 이름을 바꾸지 뭐 때문에 홍보물을 열심히 뿌립니까?
이것은 다 마음이 불안해서 생기는 일입니다. 마음에 욕심을 가져서 생기는 일입니다. 경영을 잘해서 장사를 잘하려고 하지 않고 이름 바꾸어서 장사를 잘하려고 하는 자세는 옳지 않습니다. 물론 간판을 바꾸면 좀 효과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간판을 사람들의 눈에 잘 띄게 만든다든지, 호기심을 갖도록 색깔을 칠한다든지, 이런 것은 장사에 도움이 될 때가 있어요. 그러나 점주 부인의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장사가 잘된다는 말은 좀 허무맹랑한 얘기 아니겠어요?
그러니 그런 말에 너무 빠져들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사주를 보는 게 큰 잘못도 아니에요. 남을 때리거나 괴롭히거나 죽인 것도 아니고 남의 돈을 훔치거나 사기 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은 아닙니다. 그러나 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심리가 매우 불안하면 자꾸 걱정되니까 사주라도 봐야 안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주를 보러 갈 거냐 안 갈 거냐가 문제의 핵심이 아닙니다. 마음이 불안한 요인을 없애면 저절로 해결됩니다.
첫째, 병원에 가서 안정제를 처방받아 드시면 불안한 마음이 좀 없어질 겁니다. 둘째, 불안할 때는 절을 하거나 4박 5일 명상수련에 참가해서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 봅니다. 가만히 있으면 답답하고 미칠 것 같지만 이런 훈련을 하면 심리 불안감에서 좀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심리가 불안해서 그런 게 맞습니다. 평정심을 갖기 위해 명상도 하고 절도하고 열심히 수행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서 스님이 닫는 말씀을 했습니다.
“정토회는 내일부터 하안거를 합니다. 열흘간 다른 활동은 좀 쉬고 수행 정진에 오롯이 집중합니다. 또 집안일이 많은 사람은 활동을 잠시 내려놓고 집안일을 좀 정리하는 기간입니다. 저와 공동체 대중도 모두 하안거와 명상에 들어가니까 스님의 하루와 법회도 다 쉽니다.
명상이 끝나면 대중 여러분의 활동은 다시 정상화가 되지만, 공동체에 들어와서 사는 출가 수행자들은 열흘을 더 정진해야 합니다. 저도 외국에 나가지 않고 공동체 대중과 함께 수행 정진을 할 예정입니다.
8월 4일은 6차 백일기도 입재식이 열립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백일기도를 시작하는 날이니까 여러분 모두가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천일기도에 입재할 때 입재식과 회향식은 꼭 참석하기로 약속했었습니다. 지금까지 기도를 꾸준히 해 온 사람들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가 있고, 중간에 기도를 빼먹고 안 한 사람은 입재식을 계기로 새로 시작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한 명도 빠지지 말고 전원 참석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8월에는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대학 졸업식을 하고 난 후 정토회의 상반기 사업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9월에는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시작하는 입학식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여러분 모두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활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8월 4일 6차 백일기도 입재식에서 뵙겠습니다.”
생방송을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넘었습니다.
내일은 평화재단에서 북한 전문가들과 조찬 모임을 한 후 하안거와 명상 수련을 하기 위해 문경 수련원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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