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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명상 수련을 앞두고 선유동 연수원, 문경 수련원, 봉화 수련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도량을 점검한 후 인도 JTS 활동가들과 온라인으로 간담회를 했습니다.
어젯밤 선유동 연수원에서 하룻밤을 잔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아침 8시부터 연수원 회의실에서 법사단과 인도 성지 순례 준비 회의를 했습니다.
참가 신청자 현황, 항공권 예약, 숙소 준비, 버스 대여, 프로그램 등 인도 성지 순례 준비 상황을 하나씩 점검한 후 9시 40분에 회의를 마쳤습니다. 회의실을 나와 연수원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모레부터 이곳 연수원에서 명상 수련 오프 참가자들이 입소하여 지내게 되는데, 구석구석 정비가 잘 되어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명상 수련 바라지들은 며칠 전에 입소하여 곳곳에서 도량 정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무더운 여름에 땀을 흘리며 고생하는 바라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10시 10분에 차를 타고 연수원을 출발하여 괴산으로 향했습니다. 차로 30분을 달려 괴산에 도착했습니다. 괴산에는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공동체 소속 환자들이 살고 있습니다. 스님이 도착하자 묘향 법사님이 우산을 들고 달려 나왔습니다.
삼배로 인사를 나눈 후 스님은 환자들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건강은 좀 어때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치료는 어떻게 받고 있는지, 어떤 음식이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 후 스님은 환자들이 마음 편하게 치료에 집중하도록 격려했습니다.
다시 차를 타고 연수원으로 돌아와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차를 타고 12시 15분에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스님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요사채에 행자님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행자들이 삼배로 인사를 하자 스님이 행자님들을 위해 한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다들 잘 지내요?”
“네.”
각자 어떤 소임을 맡고 있는지 소개했습니다. 행자원 운영, 수련 공양 준비, 49일 문경 살이, 회계, 명상 수련 준비, 농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임을 맡아 역할을 해나가고 있었습니다.
“공부하면서 어려운 건 없어요?”
“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
“아직까지 괜찮으면 앞으로는 어려울 것 같아요? 지금까지 괜찮았으면 앞으로도 잘할 거예요. 다들 열심히 공부하세요.” (웃음)
요사채를 나와 모레부터 시작하는 명상 수련 준비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명상 수련 기간 동안 스님은 문경 수련원의 명상원에 마련된 방송실에서 온라인으로 명상을 안내할 예정입니다.
방송 시설을 비롯하여 도량 곳곳이 잘 정비되어 있는지 확인한 후 방송실에 자리했습니다. 오후 1시 30분부터는 명상원 방송실에서 인도 JTS 활동가들과 온라인 간담회를 했습니다.
먼저 인도 아삼 지역 홍수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한 긴급구호 활동을 하고 온 인도인 스태프가 긴급 구호 활동을 보고하고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파완 님을 비롯하여 다섯 명의 스태프가 긴급 구호 활동을 했는데요. 대표로 파완 님이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긴급 구호를 떠나기 전 홍수 피해가 난 아삼 지역에 긴급 구호 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전체 회의를 했습니다. ‘누가 갈 건지?’ 하고 물었지만, 아무도 손들지 않아서 제가 한번 마음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책임을 맡은 후에는 ‘진짜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어야겠구나!’ 하고 마음을 다졌습니다. 먼저 홍수 피해를 입은 전체 지역을 답사하고, 그중 세 개 마을을 선택해서 구호 활동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고, 마지막에 스님도 함께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구호 활동을 잘 마무리하고 돌아올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피해 현장을 가보니까 정말 상태가 안 좋고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짠할 때도 있었습니다. 우리들도 긴급구호 잘 마치고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아삼 긴급 구호 활동을 잘하고 온 파완 님과 다섯 명의 인도 JTS 활동가들에게 모두가 격려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어서 인도 JTS 활동가들이 스님에게 말씀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반가운 얼굴로 인사말을 했습니다.
“나마스떼! 잘 지내셨죠?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는데, 아삼 지역의 수재민들을 돕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행히 우기가 되어 기온이 많이 내려간 덕분에 습하긴 하지만 생활하기가 조금 더 나아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우기 때 부탄, 아삼, 방글라데시에 있었는데, 날씨가 둥게스와리와 거의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방콕, 베트남, 캄보디아의 날씨도 거의 비슷하고요. 비가 많이 와서 홍수가 발생한 지역도 있고, 부탄에서는 산사태까지 많이 생기기도 했지만, 제가 방문했을 때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답사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학교 일, 병원 일, 마을 일이 많지만 아삼 지방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여러분이 파견되어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도 큰 기쁨이며, 여러분도 자부심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릴 때는 도움을 받기만 했지만, 이제 여러분은 성년이 되었고, 둥게스와리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둥게스와리 마을의 어려운 사람들뿐만 아니라 인도 전역과 다른 나라에서도 재난이나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요즘 부탄 안에서도 가장 오지라고 할 수 있는 지역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파로에서 차로 15시간 정도 걸리는 곳인데, 앞으로 여러분 중 일부도 그곳에 가서 그들에게 필요한 일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들을 도울 때 주로 필요한 일은 집을 짓고, 집을 수리하며, 농수로를 정비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미장을 할 줄 알거나, 벽돌 쌓기, 목공, 전기 수리 같은 기술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교사로서의 역할에만 안주하지 말고, 앞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구호 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이러한 기술들을 한 가지씩 익혀야 합니다. 그래서 필요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펜을 잡고 공부를 가르치며 서류를 보는 것이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유리할 수 있겠지만, 전 세계로 나가 활동하려면 그러한 것은 거의 필요하지 않습니다. 운전을 하든지, 중장비를 다루든지, 이런 기술을 앞으로 여러분이 한 가지씩 익혀 두어야 필요할 때 언제든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각자 활동을 하면서 느낀 의문점이나 고민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한 분은 토지 분쟁이 자꾸 생겨서 걱정이 많다며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 스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이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다 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올바르게 행동해도 다른 사람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이들은 억지를 써서 주장을 하고 목소리를 높이면 뭔가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면, 그 일 하나로 끝이 나는 게 아닙니다. 무조건 찾아가서 행패를 부리고 떼를 쓰면 된다는 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소문이 나서 일이 더 복잡해집니다.
계약 서류가 정확하게 갖춰져 있다면 일단 대화로 풀어가는 게 우선입니다. 그러다가 대화가 통하지 않으면 결국은 법원의 판결을 구해야겠죠. 법원으로 문제를 끌고 가면 변호사비 등 여러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법으로 해결하기보다 그냥 서로 옥신각신하며 자기가 이익을 더 가져가려고 싸우게 됩니다. 그렇게 시비하는 것이 이 세상입니다. 그런 시비가 없으면 좋겠지만, 그런 시비가 있는 게 이 세상이므로 그냥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런 일을 두고 걱정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세상이 원래 이렇구나' 하고 계속 대화로 일을 풀어가는 수밖에 없어요. 싸우지 말고요. 대화를 하다 보면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됩니다. 자존심이 상해서 고집을 부리고 있는 사람에게는 정성 어린 선물을 한다든지 해서 부드럽게 문제를 풀어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해도 도저히 대화로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면 돈이 좀 들더라도 법의 잣대로 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순서로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노력하면 되는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인도에서 여러분들은 이런 문제에 계속 부딪히게 될 겁니다. 최근 10년 사이에 인도의 땅값이 거의 100배가 올라버렸기 때문이에요. 예전에는 땅 문제로 형제나 이웃 간에 별로 싸울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땅값이 이렇게 올라버리니 사람들이 너도 나도 돈이 되는 일에 욕심을 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금 JTS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에요. 앞으로 여러분들도 형제간에 또는 이웃 간에 계속 이런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10년 전 땅값이 쌀 때는 서로 '너 가져라' 하던 땅이 이제는 100배가 올랐으니 아주 민감한 문제가 된 것입니다.
자꾸 '옛날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하면서 옛날 일만 생각하면 화가 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못 삽니다. 첫째, 천천히 대화로 풀어가세요. 싸우고 원수가 되어버리면 풀릴 일도 안 풀립니다. 둘째, 옳든 그르든 간에 적당한 선물을 통해 이 문제를 푸는 방식이 있습니다. 셋째, 상대가 너무 터무니없이 굴면, 그래서 도저히 말로도 선물로도 안 되는 상황이라면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법원으로 끌고 가는 겁니다. 법원에 간다고 반드시 올바른 판정이 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변호사에게 얼마나 돈을 많이 주느냐에 따라서 판결이 이렇게 되기도 하고 저렇게 되기도 하니까요. 3심까지 가서 최종 판결이 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조용한 시골에서 서로 사이좋게 살아왔기 때문에 법원 같은 데 갈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서로 이익을 다투고 싸울 일들이 생기면 법원이 필요한 세상이 되는 거예요. 앞으로는 물건을 사거나 돈을 빌려줄 때 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도록 영수증이나 계약서를 정확하게 작성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토지 분쟁이 생긴 것은 옛날에 좋은 일을 한다는 차원에서 서로 좋게 좋게 말로 약속하고 일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 지역의 토지가 돈이 되다 보니 옛날 인간관계에 의존해서 해온 일들이 다 말썽이 되는 겁니다. 앞으로 갈수록 이런 문제들은 더 많아질 위험이 있어요. 땅값이 올라서 이해관계가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학교만 문제이지만 나중에는 유치원도 문제가 될 수 있겠죠. 그 외에도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하나 천천히 대화하면서 풀어나가고, 안 되면 법적인 해결 방안을 찾으면 됩니다.
특히 옛날과 달리 요즘 사람들은 돈을 많이 밝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여러분들이 술을 마시는 것을 누가 신고하면 경찰들이 와서 싹 다 잡아간다면서요. 그러고는 1만 루피씩 내놓으면 풀어주는 식으로 자꾸 돈을 뜯어간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같은 동네 사람이라고 아무나 믿고 옛날식으로 일하면 안 돼요. 사회가 이런 식으로 변했으니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하든, 설령 물건을 하나 사더라도 대강 말로 약속하고 진행하면 안 됩니다. 땅을 사든 돈을 빌리든 정확하게 법적인 효력이 있는 계약을 하고 영수증을 받도록 하세요. 또 여러분 개인이나 마을로 이런 협박이 들어오면 놀라지 말고 바로 JTS에 알려주세요.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서 차근차근 풀어나갑시다.”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학교에 태권도 교사를 데려오는 비용이 너무 비쌉니다. 다른 대안이 없을까요?
땅 문제로 인해 가족같이 지내던 마을 사람들이 멀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대화를 나누다 보니 벌써 마쳐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이 닫는 인사를 했습니다.
“여러분, 앞으로도 수고해 주시고요. 가을에 한 번 더 회의가 있고, 이제 몇 달 후면 제가 인도 성지 순례로 다시 수자타 아카데미를 방문하게 됩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또 온라인으로 회의를 합시다. 인도 성지 순례 때는 직접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눕시다.”
오후 3시 30분이 되어 온라인 간담회를 마쳤습니다.
스님은 곧바로 차를 타고 봉화 수련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차로 1시간 40분을 달려 오후 5시 10분에 봉화 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봉화 수련원에서는 공동체 지부 대중들이 내일부터 하안거 수련을 합니다. 도량이 잘 정비되어 있는지 한 바퀴 둘러본 후 업무를 보고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20분에 봉화 수련원을 출발하여 서울로 향했습니다. 차로 2시간 40분 달려 밤 10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후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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