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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 정토회관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북한 전문가들과 조찬 모임을 하는 날입니다. 평화재단 실무자들이 정성껏 준비한 밥상으로 아침 식사를 한 후 세미나실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북한 주민의 생활 상황을 살피고 환율과 식량 가격의 변화를 점검했습니다. 현재의 안보 위기 상황을 깊이 우려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도 남북한이 평화를 유지하고 통일의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을지 북한 전문가들과 두 시간 동안 토론을 한 후 모임을 마쳤습니다.
조찬 모임이 끝나고 오전 10시부터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을 했습니다. 미팅을 마친 후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 1시에 SBS 등촌동 공개홀로 향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TV 프로그램 ‘SBS 좋은 아침’에서 스님을 모시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오래전부터 요청을 했습니다. 방송은 5월 15일과 16일 양일 간 오전 8시 50분에 60분씩, 총 120분이 나가지만 녹화는 오늘 하기로 했습니다.
스님이 SBS 공개홀에 도착하자 PD와 작가 등 관계자들이 반갑게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녹화를 하기 전 대기실에 SBS 예능국 유윤재 CP가 스님을 찾아와 잠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평소에 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으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오신 날 특집으로 스님을 정말 모시고 싶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요즘 부탄에 가서 지속 가능한 개발의 모델을 만들어 보려고 답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 답사를 다녀왔는데 무리를 했더니 지금 건강이 좀 좋지는 않아요.” (웃음)
작가님도 스님의 컨디션을 염려했습니다.
“녹화를 3시간 30분 동안 해야 하는데 괜찮으실까요?”
“방송이 2시간이면 녹화도 2시간만 하면 되지 왜 그렇게 오래 녹화를 해요?” (웃음)
“녹화한 것이 다 나가는 게 아니고 편집을 해야 하거든요.”
대기실로 출연진들이 계속 찾아와서 스님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아나운서 류이라 님, 유혜영 님, 이인권 님을 비롯하여 개그우먼 권진영 님과 심형래 님, 최홍림 님 그리고 가수 장미화 님, 배우 이승현 님과 김청 님이 차례대로 인사를 하고 스님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님, 즉문즉설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녹화장으로 향했습니다. 녹화장에는 방청객과 여러 대의 카메라와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홍보용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아나운서 류이라 님의 활기찬 멘트와 함께 녹화를 시작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좋은 아침에서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종교를 뛰어넘어 마음의 위로를 주는 강의로 너무나도 많은 분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계신 분, 법륜 스님을 모셨습니다. 큰 박수로 맞아주세요!”
녹화는 3시간 30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출연진들도 자신의 고민을 서슴없이 질문하고, 방청객들도 편안하게 스님에게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재미와 감동이 쉼 없이 이어졌습니다.
녹화를 마치자 출연진들이 스님과 기념사진을 찍고 싶어했습니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인사를 나눈 후 방송국을 나왔습니다.
“저희가 잘 편집해서 방송에 내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네, 여러분이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드세요.”
다시 차를 타고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돌아왔습니다. 퇴근길에 길이 막혀서 약속 시간에 조금 늦었습니다.
저녁 6시 30분부터 인도의 싱크 탱크에서 일하는 관계자들이 정토회를 방문하여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수레스 님은 인도 정부에 정책 자문을 해주시는 고위 관료인데요. 스님이 보드가야 근교 둥게스와리 불가촉천민 마을에서 수자타 아카데미를 세우고 기아, 질병, 문맹 퇴치를 위해 해온 일들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은 분입니다. 지난 2월에 인도에서 만난 후 이번에 한국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정토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수레스 님이 스님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습니다.
“정토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설명을 좀 듣고 싶습니다.”
“정토회는 종교적 신앙보다는 사회적 실천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환경 운동을 하고 있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구호 활동을 하고 있고, 전쟁을 막는 평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서 스트레스가 없도록 하는 수행을 가장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하고 복을 비는 기도는 하지 않습니다. 참여하는 사람들도 개인의 복을 빌기보다는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보시와 봉사를 많이 합니다. 대부분의 시스템이 온라인으로 구축되어 있습니다.
정토회에 처음 오게 되면 붓다 담마를 배우는 정토불교대학을 다니게 됩니다. 부처님의 일생에 대해 자세히 공부한 다음 그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인도 성지순례를 갑니다. 종교가 달라도 뜻이 같으면 항상 협력해서 활동을 합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인도적 지원 활동은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를 비롯하여 주로 아시아 지역에서 하고 있습니다.”
정토회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 후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회의실로 이동하여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스님은 멀리서 온 손님을 위해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이 책은 100년 전에 일본의 모든 종단 대표들이 인도를 방문하여 불교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담은 책입니다. 100년 전 인도 불교 유적지의 모습이 담겨 있어요. 귀한 자료입니다.”
인도에서 온 분들도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15층 옥상으로 올라가 법당을 참배했습니다. 그리고 3층 설법전에 모셔진 불상을 참배했습니다.
스님이 곳곳을 안내하고 설명했습니다.
“저는 수행 공동체가 도시에 빌딩을 짓고 사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반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대중들은 어차피 건물을 임대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임대해서 사용하는 것에 비해서는 건물을 짓는 것이 관리비가 3분의 1밖에 안 든다고 하면서 경제적 효율성을 주장했어요. 그래서 결국 건물을 짓게 되었습니다. 건물을 짓기는 했지만, 내부에는 모든 가구를 재활용품으로 배치해서 생활하고 있어요. 전부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가져와서 건물 안에서는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고 있습니다.”
안내를 마치고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다음에 오시면 제가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들을 더 많이 보여드릴게요.”
손님들을 정성껏 배웅한 후 저녁 8시 20분에 서울을 출발하여 두북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차로 3시간 30분을 달려 밤 12시가 넘어서 두북수련원에 도착한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오늘은 지난 17일 수행법회 생방송에서 질문자와 스님이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그건 질문자가 어떻게 한다고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평균적으로 아이 한 명에 어른 여덟 명이 둘러싸고 살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낳으면 엄마 아빠가 있고, 그 엄마 아빠의 양쪽 부모가 있습니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까지 합하면 여섯이 됩니다. 거기에 삼촌이든, 고모든 하나씩 포함하면 여덟 명의 어른이 아이를 에워싸고 살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어른 여덟 명이 어린아이 하나를 두고 쳐다보면서 ‘이거 해줄까’, ‘저거 해줄까’ 하는 환경이니 아이들의 버릇이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질문자가 노력한다고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또 할머니나 다른 어른들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부탁하더라도 개선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다른 어른들이 하는 건 그냥 두되 다만 질문자까지 거기에 합세하지는 않아야 합니다. 그걸 막으려고 하지도 말고, 나까지 나서서 더 부추기지도 말고, 그냥 아이가 자라는 대로 지켜보면 됩니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아이를 야단치면 안 됩니다. 야단을 치거나 때리는 것은 아이에게 심리적 억압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는 것도 안 돼요. 우리는 보통 아이가 뭘 해 달라고 요구하면 막 화를 내거나 욕을 하면서도 나중에는 요구를 다 들어줍니다. 욕을 해서 심리적 억압을 만들고, 결국에는 해주기 때문에 아이의 버릇이 나빠지는 겁니다. 해줄 거면 그냥 해주고,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아이가 울고불고하더라도 안 된다고 단호하게 거절해야 합니다. ‘왜 이렇게 우느냐’ 하고 야단치지 말고, 그냥 안 해주면 되는 거예요. 어떠한 경우에도 야단을 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미 개가 새끼 강아지를 키우듯이 밥을 달라면 밥을 주고, 때가 지나면 ‘네가 알아서 먹어라’ 하고 밥상을 치우면 됩니다. 이렇게 편하게 키워야 아이가 잘 됩니다. 물론 아이를 학대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너무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도 아이의 자립심을 키우는 데에 장애가 됩니다.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든, 뭘 하든, 제멋대로 한다고 야단도 치지 말고, 제멋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냥 ‘그건 바람직한 길이 아니란다’ 이렇게 말해주고 해주지 않으면 됩니다.
부모가 아이를 너무 힘들게 키우는 것은 아이에게 좋지 않습니다. 그냥 편하게 키우는 게 좋습니다. 먹는 밥에 숟가락 하나 얹어주고, 세탁하는 김에 옷 하나 더 집어넣는다는 관점을 갖고 아이를 편하게 키우면 저절로 아이가 잘 됩니다. 아이가 뭐 해 달라고 요구하면 ‘엄마가 볼 때는 너 스스로 하는 게 낫겠다’고 말해 주고, 오히려 가끔은 ‘엄마가 바쁜데, 네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고 말하는 게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너는 공부해야 하니까 이것도 하지 말고, 저것도 하지 말아라’ 이렇게 말하는 것은 아이의 성장에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자기 방 청소는 자기가 하도록 하고, 자기 짐은 스스로 정리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침에 학교 가라고 깨웠는데 안 일어날 때는 야단을 치면 안 돼요. 학교에 지각하거나 결석해도 된다 싶으면 그냥 놔두고, 학교에는 꼭 가야 한다 싶으면 얼굴에 물을 붓든지 해서 아이가 벌떡 일어나게 해야 합니다. (웃음)
가장 중요한 것은 야단을 치지 않는 것입니다. ‘학교는 가야 한다’하고 웃으면서 기준을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매일 아침마다 아이와 싸우면서 깨우는 건 바보 같은 짓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아침에 일어나지 않으면 부모님이 이불을 확 뺏어버렸거든요. 그럼 추워서 안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가 ‘엄마는 나를 사랑해서 내가 바른 길로 가라고 그러시는구나’ 하고 느끼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네, 스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봉사 활동을 많이 하면서 아이한테 관심을 덜 갖겠습니다. 저부터 행복하게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다고 외면을 해서는 안 돼요. ‘그래 알았다, 네 맘대로 해라!’ 하는 건 외면이거든요. 항상 아이의 상태를 지켜보고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주되,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무리 아이가 원해도 거절해야 합니다. 또 아이가 원하지 않아도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제안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싫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거예요. 내 욕심으로 아이를 어떻게 하려고 하지도 말고, 내 뜻대로 안 된다고 아이를 방치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사랑이란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편안하게 아이를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은 해외에서 온 초창기 활동가들과 함께 두북수련원에서 농사 울력을 하고 식사를 함께한 후 저녁에는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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