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12.7 김장 1일째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매일 일어납니다”

▲ 오디오로 듣고 싶은 분은 영상을 클릭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두북 수련원에서 김장을 하는 날입니다.

3일 동안 김장을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수련원에 모였습니다. 서울 공동체에서 행자들이 20여 명이 왔고, 법사 교육을 받고 있는 화엄반 행자님 30여 명이 일체의 장 수련을 하는 중에 틈틈이 김장을 돕기로 했습니다.

아침 9시에 JTS 창고 안에 모두가 모여 김장을 시작하기 전 여는 모임을 했습니다. 다 함께 명심문을 세 번 외치고, 스님에게 인사말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왜 공동체지부가 연말마다 김장 울력을 하는지, 그 취지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저희가 평화재단, JTS, 에코붓다 등 사회 활동 기구를 만들어서 많은 사회 인사들과 관계를 맺다 보니까 사회적인 예의를 조금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보시를 많이 했든, 무료로 강연을 해주었든, 곳곳에서 우리의 활동을 도와주고 있는 사회 인사들에게 연말을 맞이하여 작은 선물을 하려고 해요. 그렇다고 비싼 상품을 구입해서 선물하기에는 정토회의 원칙에 맞지 않고, 아무런 선물도 주지 않기에는 사회적인 예의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쌀을 생산하면 쌀을 보낸다든지, 감자를 생산하면 감자를 보낸다든지, 배추를 생산하면 김치를 보낸다든지, 우리가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정성을 기울여 보내는 것이 좋겠다 싶어요.

정성을 기울여 사회 인사들에게 보내는 선물

가격으로 따지면 얼마 되지 않지만, 우리가 정성을 다해서 선물을 보내기 때문에 화폐로 계산해서 값어치를 따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히려 몇 십만 원짜리 선물보다 귀하게 여기고 고마워합니다. 모든 정토회 회원은 대가를 받지 않는 자원봉사를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 인사들을 위해 선물을 보내는 일은 공동체지부가 도맡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취지를 잘 알고 2박 3일 동안 수행 삼아 김장 울력을 재미있게 하면 좋겠습니다.”

“네!”

이어서 역할 분담을 한 후 각자의 위치로 이동하여 김장 울력을 시작했습니다.

어제까지 밭에서 배추를 거의 다 수확해서 오늘은 배추를 다듬고 소금물에 절이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스님이 먼저 배추의 겉잎을 뜯어내고 밑동을 자른 후 배추를 반으로 갈랐습니다. 배추가 아주 크고 속이 꽉 차 있었습니다.

“배추가 속이 꽉 차서 정말 무겁네요.”

배추의 밑동을 잘라내고 반으로 가른 후 바구니에 담아 놓으면, 운반 팀이 바구니를 운반하여 소금에 절이는 팀으로 넘겨주었습니다.

“손이 보이면 안 돼요. 빨리빨리 넘겨주세요.”

선물 용으로 총 800포기를 소금에 절여야 하기 때문에 대형 튜브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빨간 고무통에 소금물을 담아두고, 배추를 한 번 담갔다가 꺼냈습니다. 소금물에 한 번 담근 배추를 대형 튜브 안에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대형 튜브에 배추가 한 켜 쌓이면 그 위에 소금을 팍팍 뿌렸습니다.

한쪽에서는 김치 사이사이에 넣을 무를 씻었습니다.


행자들이 빠른 속도로 일을 잘하고 있어서 스님은 행자님 몇 명을 데리고 밭으로 갔습니다. 어제 뽑으려다 만 배추를 다 수확했습니다.

금세 수확을 마치고 박스에 배추를 담아 옮겼습니다.

스님은 밭을 빌려주신 어르신에게 물어보고 겨울 동안 드실 배추 30포기를 비닐하우스 안에 옮겨드렸습니다. 또 어르신의 자녀분들이 먹을 배추도 마당에 따로 남겨 두었습니다.

남은 배추를 트럭에 다 싣고 부직포를 걷었습니다. 곧 점심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합시다.”

배추를 싣고 수련원으로 돌아오니 행자들도 배추를 손질해 다 절여 놓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배추 양이 많아서 대형 튜브에 배추가 다 담기지 못하고 위로 수북이 쌓였습니다. 이대로는 배추가 제대로 절여질 것 같지 않아서 오후에 대책을 세우기로 하고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에도 스님은 밭에서 울력을 했습니다. 먼저 텃밭에서 무를 모두 수확하고 산밑밭으로 갔습니다.

밭에는 화엄반 지장팀, 문수팀 행자님들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갖가지 열매와 푸른 잎으로 다채롭던 밭은 이제 작물을 받쳐주던 지지대와 그물망만 앙상하게 남아있었습니다. 스님과 행자님들은 함께 밭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행자님들은 역할을 나누어 작물을 지탱해주던 그물과 줄을 풀고, 부직포를 걷어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스님은 가지 나무와 지지대를 뽑았습니다. 뿌리가 얼마나 억센지 온몸을 실어 잡아당겨도 뿌리가 잘 뽑히지 않았습니다. 스님은 창고로 가서 각종 연장을 가져와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았지만 역시 잘 뽑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향존 법사님이 삽으로 뿌리 주변을 한삽 뜨고 가면 스님이 손으로 뽑았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가지는 총 두 두둑이었습니다. 스님이 힘겹게 한 두둑을 뽑아나가는 모습을 보고 행자님 두 분이 힘을 모아 가지 뿌리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둘, 셋!”

행자님 두 분은 함께 가지 줄기를 잡고 구호를 외치며 단숨에 뿌리를 뽑았습니다. 스님이 한 가지라도 덜 뽑도록 아주 빠른 속도로 뽑았습니다. 행자님들의 활약으로 스님이 한 두둑의 뿌리를 다 뽑을 동안, 행자님들도 한 두둑을 다 뽑았습니다. 뽑은 가지 나무는 차곡차곡 정리해서 밭 바깥으로 옮겼습니다.

마지막으로 다 함께 비닐을 걷었습니다.

그러나 곧 행자님들이 저녁 공양을 해야 할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세 두둑을 남겨 놓고 울력을 마쳤습니다.

한편 수련원에서는 팀을 나누어 김칫소에 들어갈 갖가지 채소를 손질했습니다. 무를 씻어 채칼을 이용하여 썰고, 갓을 다듬어서 적당한 크기로 잘랐습니다.

최말순 보살님과 묘덕 법사님은 장작에 불을 피워서 솥을 걸고 갖가지 재료를 넣어 육수를 만들었습니다.

한편 대형 튜브 옆에는 나무판자로 긴급하게 사각형 튜브를 추가로 만들었습니다. 나무로 만든 사각 튜브에 위로 수북이 쌓인 배추를 옮겼습니다. 800포기가 모두 대형 튜브와 나무 튜브 안에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다 했다!”

이제 배추를 소금물에 푹 담가 두어야 합니다. 대형 튜브를 비닐로 덮고, 그 위에 나무 판자와 물통을 올려놓아 배추가 뜨지 않게 누른 후 잠시 휴식을 했습니다.

밤에 배추를 한 번 뒤집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해가 저물 무렵 전등을 설치한 후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저녁 예불을 드리고 곧바로 7시 20분부터 배추 뒤집기를 시작했습니다. 행자들은 가슴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대형 튜브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숨만 쉬어도 입김이 나올 정도로 기온이 갑자기 낮아졌습니다. 손과 발이 꽁꽁 얼기 시작했지만 힘을 내어 배추를 하나씩 뒤집었습니다.

열심히 배추 뒤집기를 하다가 밤 9시 무렵에 나무판자로 짜 놓은 튜브가 부서지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서둘러 줄을 묶어 보강 공사를 한 후 나무 튜브에 넣은 배추를 모두 대형 튜브로 다시 옮긴 후 배추 뒤집기를 모두 끝냈습니다.

2시간 동안 부지런히 뒤집기를 한 결과 600포기를 모두 뒤집을 수 있었습니다.

“수고했어요!”

밤 10시가 넘어서 김장 1일째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주 금요 즉문즉설에서 질문자와 스님이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매일 일어납니다

“저는 28살 사회 초년생입니다. 저는 직장에 취직해서 일한 지 8개월이 넘었습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지칩니다. 최근에는 회사에 가면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그만둬야겠다고 말하고 싶고, 집에 있을 때도 업무에 관한 생각이 끊임없이 떠올라 괴롭습니다. 저의 삶에서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곳이 회사라는 게 답답하고 괴롭습니다. 앞으로 정년이 될 때까지 원하지 않더라도 회사를 계속 다니며 살아야 할 생각을 하니 답답한 마음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회사를 그만둔다고 해도 구체적으로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떻게 관점을 바꾸어야 할까요?”

“회사에서 하루에 12시간 이상 근무합니까?”

“8시간에서 9시간 정도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하는 일이 육체적으로 매우 고된 일입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매우 정교하게 해야 할 일이라서 집중력이 많이 요구되는 일입니까?”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런데 뭐가 힘들어요?”

“처음 해보는 일이 많아서 적응하는 과정이 힘듭니다.”

“처음 하는 일인데 왜 힘이 듭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질문자는 여행을 가면 매일 같은 곳만 가고 싶습니까? 아니면 새로운 곳을 가 보고 싶습니까?”

“당연히 새로운 곳을 가 보고 싶습니다.”

“처음 가 보는 곳을 여행할 때는 왜 힘들다고 느끼지 않을까요?”

“여행은 즐겁다고 생각해서 힘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일하는 것은 왜 즐겁게 하면 안 됩니까?”

“책임이 따라서 즐겁지 않습니다.”

“질문자는 평생 한 사람만 만나고 싶습니까? 아니면 여러 사람을 만나보고 싶습니까?”

“여러 사람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만난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은 매우 피곤한 일입니다. 그래서 만나던 사람만 만나게 되면 새로운 사람을 더 이상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처음 일을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질문자가 현재 다니는 직장이 아닌 다른 직장에 간다고 하더라도 처음 해보는 일이기 때문에 그 일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해보지도 않고 저절로 알게 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일을 해도 처음 한다면 그것을 배우는 과정은 꼭 필요합니다. 배우는 일은 재미있는 일이라고 받아들여야 해요. 무조건 처음 해보는 일이니 못 하겠다고 하면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일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인생에서 처음 하는 것이 있어야 그 속에서 배움이 있습니다. 하던 일만 한다면 배움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왜 처음 한다고 해서 일이 힘들게 느껴집니까?”

“대부분 처음 어떤 일을 하면 힘들지 않나요?”

“그 일을 처음 해서 힘이 드는 걸까요? 아니면 그 일을 처음 하는 사람이 마치 익숙하게 하는 사람처럼 하려고 하니까 힘이 드는 걸까요?”

“아하! 익숙하게 하는 사람처럼 하려고 해서 힘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처음 해보는 일을 다른 사람이 여러 해에 걸쳐 익힌 것처럼 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것은 마치 자동차 운전을 처음 하는 사람이 자동차를 10년 운전한 사람처럼 운전하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운전을 배우면 운전을 배우는 일이 매우 힘들어집니다. 모든 일은 처음 하면 서투른 것이 당연한 겁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요. 어린아이도 처음 걸음을 배울 때 얼마나 뒤뚱거립니까? 뒤뚱거리며 걷는 연습을 몇 개월 하면 아장아장 잘 걷게 되는 것처럼 처음 하는 모든 것은 배움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하나하나 배워간다고 생각하면 힘든 것이 없습니다. 새로운 일이 무조건 힘들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아, 이런 것도 배우네!’ 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보면 좋겠어요. 새로 하는 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내가 배우는 것이 많아집니다. 질문자도 직장에서 최소 3년 동안은 여러 가지를 배우는 기회로 삼아보면 좋겠습니다.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힘들지 않습니다. 새로운 곳을 여행할 때 ‘이런 곳도 있었네!’ 하고 즐겁게 다니듯이 새로운 직장에서도 ‘이렇게 일하는구나!’ 하고 배우는 마음으로 즐겁게 해 보면 좋겠습니다.”

“정말 좋은 해답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떤 청년이 저에게 ‘스님은 어떻게 즉문즉설을 그렇게 잘하십니까?’ 하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고생을 많이 하면 된다’고 대답했습니다. 인생에서는 수많은 일이 생깁니다. 사람들과 공감하며 대화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겪는 일을 조금이라도 경험해봐야 합니다. 인생에서 온갖 일을 겪으며 고생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교감을 나누며 대화하는 것에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예부터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모든 것은 배우는 과정입니다. 결과가 잘 되기만을 바라면 지금이 고생처럼 느껴지지만,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경험을 쌓아 나가는 즐거움이 생깁니다.”

내일은 김장 2일째입니다. 잘 절인 배추를 흐르는 물에 씻고 건진 다음 물기를 빼고, 배추에 김칫소를 버무린 다음 석박지용 무를 김치 사이에 박아서 김치를 통에 담는 일까지 할 예정입니다. 저녁에는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이 있습니다.


2023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65

0/200

김종근

감사합니다

2023-12-15 05:53:33

최미숙

김치 한포기에 담긴 정성이 너무 크게 느껴져 감사한 마음입니다

2023-12-12 18:13:50

오늘도행복

감사합니다.

2023-12-12 11:16:51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