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12.3 부탄 지속가능한 개발 회의, 하반기 전국법사단 수련
“지속가능한 개발을 하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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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 정토회관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오전에는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과 미팅을 했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12시부터는 부탄 왕실의 비서실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주제로 온라인 회의를 했습니다. 지난 11월에 온라인으로 회의를 한 후 두 번째 온라인 회의입니다. 지난 회의에서는 ‘부탄 왕국과 정부 운영 체계’에 대해 설명을 듣고 대화를 나누었다면, 오늘 회의에서는 스님이 제안한 지속가능한 개발 계획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대화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부탄 왕실에서 지역 선정에 대한 발표를 준비하는 동안 먼저 스님이 부탄에서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자고 제안한 취지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회개발 프로젝트가 아니고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인류 문명의 대안을 제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부탄이 가난해서 돕는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앞으로 기후 위기가 도래했을 때 어떻게 하면 인류가 적게 소비하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미래사회의 모델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취지가 부탄 정부가 추구하는 GNH 개념과 일치하기 때문에 부탄에서 그 모델을 함께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거예요. 가난한 사람을 돕는다거나 고아원을 짓자는 프로젝트는 이것과는 별도로 진행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새로운 사회 모델을 만들자는 것이 취지입니다.”

이어서 부탄 왕실에서 지난 회의 이후 추가로 더 논의하고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스님의 제안대로 지속가능한 개발을 해보기 위해 세 지역을 후보군으로 선정해 보았습니다. 여기에 있는 지역들이 잠재적으로 후보가 될 수 있는 곳이라고 제안을 드립니다.

다음 세 지역의 인구, 가장 최근에 조사한 GNH(국민총행복) 지수, 문해율, 평균 가구 수입, 빈곤율을 나타냅니다. 이 세 지역은 가장 빈곤하고 열악한 곳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지역들은 부탄 내에서 비교적 개발이 덜 된 지역들이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부탄 왕실에서는 많은 조사를 한 후 몇몇 후보 지역을 선정해서 제안하고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스님도 이에 대해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조사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시작하는 것이니까 규모가 비교적 작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다음에 확대해서 나가야 합니다. 첫 번째 개발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지역 선정을 위해 고려해야 할 것

첫째, 규모가 좀 작은 주를 선택해야 합니다. 큰 주를 선택해서 그중 일부만 개발하기보다는 작은 주를 선택해서 그 지역 전체를 다 개발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비교적 개발이 덜 된 지역이어야 합니다. 셋째, 자연환경이 비교적 좋으면 더 좋습니다. 왜냐하면 외국인에게 표본모델을 보여줄 때 자연환경도 아름다우면 더 좋으니까요. 지금은 JTS가 단독으로 자금을 투입하지만, 이것을 확대해 나갈 때는 외부에서 자금을 지원받거나 모금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때를 생각해서 외부인들이 들어왔을 때 자연환경이 조금 더 아름다우면 좋겠습니다. 넷째, 부탄 전역이 물자 공급이 어려운 편이지만, 그중에서 물자 공급을 조금 쉽게 할 수 있으면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에 더 유리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이런 조건을 다 갖출 순 없지만 이 중에 두세 가지 조건이라도 비교적 근접한 지역을 선정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추천해 주신 곳을 답사해 보고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함께 노력할 의지가 어느 정도 있느냐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누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JTS가 약간의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어야 합니다.”

이어서 프로젝트에 대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부탄 왕실에서는 지난 회의 때 스님이 제안한 소비 상한제에 대해 다시 한번 질문했습니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하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할까요?

“스님께서 제안해 주신 것에 대해서 저희의 의견을 하나씩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스님께서 제안해 주신 소비 상한제에 대한 것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적절한 수준의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심오한 포인트입니다. 이에 대해 스님께서 아주 확고한 의지를 갖고 계신 것을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과 실무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 개념을 설명할 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소비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하면 반발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정확하게 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다시 한번 스님께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청드립니다. 지속가능한 개발이 실제로 진행되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할까요?”

“그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한 요지는 너무 지나치게 소비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백 사람이 사용할 것을 소비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는 거죠. 부자가 돈을 얼마나 가졌는지는 상관하지 않지만, 소비를 많이 하게 되면 이산화탄소를 너무 많이 방출하게 됩니다. 소비 상한제란 개인이 한 달에 소비하는 소비량에 대해 어떤 제한을 두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그 정도로 과소비를 하는 사람이 당장 나타난 것은 아니니까 저는 이것에 대해 초기에는 명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개발을 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람들은 삶이 조금 더 좋아지도록 개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 찬성하고 적극적으로 좋아하지만, 더 이상 개발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항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가 물질로만 행복을 주려고 하지 말고 문화생활이든 종교생활이든 자연환경이든 이런 것을 통해서 만족을 얻을 수 있게 주민들을 교육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런 지도자의 역할을 누가 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첫째, 학교 선생님들이 훈련을 받아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종교 지도자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제 의견은 학교 선생님보다는 종교 지도자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학교 선생님은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는 역할이 더 크니까요. 부탄에는 라마(비구)가 많이 있는데, 저는 비구니를 훈련시키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현재 라마들은 절을 크게 짓고 이미 개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비구니들로는 어렵습니다. 지금은 주민들에게 복을 빌어주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는데, 비구니들에게 두 가지 교육이 새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첫째, 붓다 담마에 대해서 더 배우도록 해야 합니다. 불교의 세계관 또는 철학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불교는 검소하게 살면서 이웃을 돕고 사랑하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불교의 연기적 세계관은 자연환경과 인간이 둘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불교가 아닌 현대 과학과 자연환경까지 모두 수렴하는 좀 더 넓은 세계관을 가진 불교에 대해 배워야 합니다. 또한 주민들이 마음을 어떻게 관리해야 괴롭지 않을 수 있는지, 즉 욕심을 버리고 이웃과 함께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둘째, 기후 위기에 대해서 충분히 배우도록 해야 합니다. 욕망을 따라서 소비 수준을 계속 늘려나가면 결국 우리 모두가 공멸하는 길로 간다는 것을 충분히 자각해야 합니다.

검소하면서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라는 것이 붓다의 가르침입니다. 이것은 모든 인류가 가야 할 길입니다. 이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고, 나부터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부탄 안에서만 이런 가르침을 전할 것이 아니라 전 세계로 나가서 자신 있게 설명하고 전파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구니 교단에서 이런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전문적인 교육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저는 전 세계를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주로 비구 스님들은 약간 권위주의적이고, 재산을 모으려고 하고, 잘난 체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이런 역할을 하기에는 부적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비구니의 역할을 이야기한 것이지 비구니만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가 누구든지 지역에 있는 지도자가 그런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프로젝트의 목적뿐 아니라 실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점도 함께 짚어보았습니다. 스님은 자원봉사로 운영하는 원칙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 회의를 하고 마쳤습니다. 부탄 왕실에서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습니다.

“저희는 지금 이 프로젝트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최대한 신속하게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내년 2월에 스님이 오셨을 때 지역을 결정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준비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회의 시간을 잡은 후 오후 2시에 회의를 마쳤습니다.

오후 2시 30분부터는 하반기 전국법사단 수련에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수련을 했었고, 오늘은 하반기를 마무리하는 수련입니다. 전국법사단은 오전 10시부터 그룹별로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2차 만일결사 법사의 위상과 역할, 국제특별지부와 청년특별지부, 행복특별지부의 사업과 법사의 역할, 지부와 지회에서 법사의 모범 사례, 세 가지 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습니다. 그룹별 토론을 마친 후 다시 화상회의 방에 모여 토론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스님은 발표 내용을 경청한 후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이어서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정토회 운영과 수행 지도에 대해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는데요. 그중 한 명은 전법회원 교육을 할 때 어떤 내용을 중점적으로 가르쳐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전법회원 교육을 할 때 무엇을 중심에 두어야 할까요?

“전법회원 교육 개편을 앞두고 있는 시점입니다. 전법회원 교육에 대하여 특히 중점적으로 짚어야 할 부분들을 알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법회원 교육에 대해 가장 잘 아시는 분들이 법사님들 아닙니까? 저는 전법회원들과 직접 만나는 활동이 별로 없으니까요. 법사단의 3분의 2 이상이 어떤 방향으로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면, 저는 그것이 현실에 맞는 방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만 여러분들이 감안해야 할 것은 시대가 바뀌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면 옛날에 아이들을 대했던 방식과 요즘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은 달라져야 합니다. 그런데 옛날 아이들을 기준으로 하면 요즘 아이들이 문제라고 바라보기가 쉽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전의 군인들은 군대에 들어오면 시키는 대로 다 했지만 요즘 군인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그렇다고 ‘요즘 젊은이들은 다 문제다’ 이렇게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시대이기 때문에 전법회원 교육생들을 가르칠 때도 예전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첫째, 나이가 많이 젊어졌고, 둘째, 정토회를 온라인으로 만났다는 점을 감안해서 교육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자꾸 기준을 옛날에 두고 ‘옛날보다 낫다’, ‘옛날보다 못하다’ 이렇게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주변에서 모두 괜찮다고 하는 사람들을 선별해서 교육 대상자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탈락률이 적었던 반면, 요즘은 교육을 받고자 본인만 원하면 모두 전법회원 교육을 받을 수가 있기 때문에 탈락률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교육생의 수가 많아졌고, 그만큼 많이 탈락하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 탈락률에 대해서는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는 한국에서도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어려웠지 졸업하기가 어렵지는 않았기 때문에 입학한 사람들이 대부분 졸업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명문 대학들은 입학이 쉽게 문을 열어놓지만 졸업 사정을 까다롭게 해서 졸업률이 낮습니다. 그것처럼 전법회원 교육도 문호는 열어두되 교육의 질은 높게 유지한다는 관점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려면 교육과정을 중요시해야지 ‘사람을 제대로 뽑아라’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올바른 관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정신질환이 있지 않다면 가능한 교육에는 참여를 할 수 있게 열어두되, 교육과정에 충실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만약 탈락률이 많아서 교육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면, 교육생 수를 더 늘리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7명 중에서 4명이 탈락하고 3명만 졸업해서 교육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면, 10명을 신청받아서 5명이 탈락해도 5명은 졸업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이렇게 여러 가지 보완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토회가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을 한 만큼 오프라인 시대를 기준으로 계속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이 점을 감안해서 교육 시스템을 운영해야 합니다. 교육 기간도 현재 1년인데, 과감하게 1년 6개월로 늘리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꼭 1년을 고집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온라인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해 보니 1년은 부족하다고 평가를 한다면, 보완책으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해 보면 좋겠습니다. 교육을 기획하는 사람들이 실정에 맞게 조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의문점에 대해 스님과 함께 대화를 나눈 후 오후 4시가 넘어서 하반기 전국법사단 수련을 모두 마쳤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김형기 원장님과 연구원 운영에 대해 의논을 한 후 원고 교정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보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주간반 전법회원 법회를 하고, 오후에는 공동체지부 공청회에 참가한 후, 저녁에는 저녁반 전법회원 법회를 할 예정입니다.


2023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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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분

고맙습니다
부탄개발 프로그램이 잘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전법활동가 예전제가 활동하고자할땤ㆍ 생각납니다
그때는 많이 까다로웠는데 단계도 많고 그때가 있으므로 지금의 내가있습니다 정토회 교육은 그게 무엇이던 어떤것이든 나에게는 최상의 교육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12-08 05:59:31

KSY

"자꾸 기준을 옛날에 두고 ‘옛날보다 낫다’, ‘옛날보다 못하다’ 이렇게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2023-12-07 10:55:43

무량혜

모범국가일수록 국가시스템 운영도 모범적인 행복의 나라 부탄이 부럽습니다. 소비상한제라는 의미가 부탄 국민들에게도 적용될 정도로 기후위기가 심각함이 느껴집니다.

2023-12-07 06: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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