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1.27 바라나시(Varanasi) 도착, 금요 즉문즉설
“시비분별이 많아서 남편이랑 살벌하게 싸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인도에서 3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대 도시인 바라나시(Varanasi)에 도착하는 날입니다.

어제 저녁 델리 공항에서 8시 20분에 출발한 버스는 밤새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11시간이 경과하여 오전 7시 20분에 여섯 번째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휴게소가 아니라 주유소만 있어서 화장실이 한 칸밖에 없었습니다. 버스를 일렬로 주차한 후 스님이 화장실에 대해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버스 안에서 잘 주무셨습니까? 태어나서 이렇게 오랫동안 버스를 타본 것은 처음이죠? (웃음) 여자는 주유소 뒤쪽에서 볼일을 보고, 남자는 주유소 앞쪽에서 볼일을 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여섯 번째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는 작은 식당이 하나 있었습니다. 기사들이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버스에서 내려 기지개를 켜고 조별로 아침 체조를 했습니다.


버스 운전기사들이 아침 식사를 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바라나시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일곱 번째 휴게소를 들르지 않고 고속도로를 내려와 국도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버스 안에서 진행팀에서 나눠 준 빵과 각자 미리 싸 온 도시락을 꺼내 먹으며 아침식사를 대신했습니다.


술탄푸르(Sultanpur)를 지나 자운푸르(Jaunpur)로 가는 방향에서 잠시 버스를 세우고 마지막 일곱 번째 화장실을 다녀온 후 드디어 바라나시 근교로 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라나시(Varanasi)는 옛날 부처님 당시에 카시 왕국의 수도이자 힌두교의 최대 성지입니다. 부처님이 첫 설법을 바라나시 근처의 사르나트에서 하였기 때문에 불교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바라나시 시내로 들어서자 도심이 아닌데도 3천 년 된 고대 도시답게 온갖 탈 것들이 복잡하게 붐볐습니다.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릭샤, 오토릭샤, 소, 말, 개, 사람들이 붐비는 비좁은 도로가 펼쳐졌습니다.

“빵, 빵빵, 빵빵빵...”

자동차마다 울려대는 경적 소리에 귀가 먹먹해졌습니다.

복잡한 거리를 지나 오후 2시에 사르나트에 도착했습니다. 델리에서 바라나시까지 860km에 이르는 18시간 동안의 대장정이었습니다.

“먼 길 오시느라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스님이 탄 버스는 태국절로 향하고, 참가자들은 캄보디아 절, 베트남 절, 티벳 절, 수라비호텔 등 차량별로 배정된 순례자 숙소로 이동해 짐을 풀었습니다. 스님은 18시간 동안 운전을 해 준 기사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점심 식사비를 드렸습니다.

“긴 시간 동안 운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은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했으니 충분히 휴식하시기 바랍니다.”

원래는 오후에 강가강을 가기로 했는데, 버스 기사들에게 너무 무리가 될 것 같아 오후 프로그램을 모두 연기하고 버스 기사들 모두 휴식을 할 수 있게 조정을 했습니다.

태국 절에 도착하자 로비에 마련된 불상을 참배한 후 스님도 배정된 방에 짐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스님이 배정된 방은 중요 내빈들이 머무는 가장 좋은 방이었습니다. 태국절 주지스님께서 특별히 방을 내주었습니다. 스님은 스태프를 불렀습니다.

“좋은 방을 배정해 줘서 고맙긴 한데, 저는 이 방을 사양할게요. 참가자들에게 나도 참가자들과 똑같은 방을 쓰겠다고 약속을 했거든요. 저도 참가자들과 똑같은 방으로 다시 배정해 주세요.”

스님은 방을 옮긴 후 태국 절을 운영하는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편의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는 참가자와 똑같은 방을 쓸게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니, 주지스님께서 특별히 내주신 방인데요.”

“감사합니다. 다른 방을 하나 주세요.”

방에 짐을 풀고, 곧바로 실무준비팀과 성지순례 준비 회의를 했습니다. 1,250명이 이틀 동안 바라나시에서의 프로그램을 어떻게 가질지 세부적으로 점검하고, 버스별로 탑승 인원이 적절한 지 체크하고 조정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오후 4시부터는 한국인 시청자들을 위해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유튜브 스트리밍을 시작하자 5,4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했습니다. 스님이 환한 웃음과 함께 시청자들에게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저는 4일 전인 23일에 한국을 출발해 인도 델리에 왔습니다. 3일간 델리에서 인도 성지순례 준비를 하고, 어제 저녁 8시에 델리를 출발해서 버스를 타고 조금 전에 이곳 바라나시에 도착하기까지 18시간이 걸렸습니다. (웃음)

평생 동안 버스를 타 본 경험 중에서는 제일 오랜 시간 버스를 탄 것 같습니다. 저는 3천 년의 역사를 가진 인도의 고대 도시인 바라나시(Varanasi)에 와 있습니다. 바라나시에는 강가강(Gaṅgā, 갠지스강)이 흐르고, 부처님께서 처음 설법하신 장소인 사르나트(Sarnath)가 있습니다. 우리에겐 녹야원(鹿野園)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죠. 이곳에서 1,250명의 정토행자들이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인도 현지에서 생방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에 실시간 댓글창에는 열렬한 환호와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이어서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사람들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시비분별이 많아서 남편과 자주 싸우게 된다며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면 좋을지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시비분별이 많아서 남편이랑 살벌하게 싸우게 돼요

“자꾸 분별심이 들어 고민입니다. 자꾸 누구는 어떤 것 같다, 나는 뭐가 좋고 뭐가 싫다, 이거는 이러면 안 되지 않나, 이런 거는 이렇게 해야 되지 않나, 제가 이런 마음이 자꾸 든다는 걸 얼마 전에야 알았어요.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제 곁에 지금 남은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 때문에 남편이랑 엄청 싸웁니다. 제가 임신 중인데도 한번 싸우면 굉장히 살벌하게 싸우게 돼요. 남편은 ‘현미경 쓰고 들여다보지 말고 제발 대충 살자’ 이렇게 말하지만, 저는 과거에 싸웠던 일까지 다시 꺼내며 싸우게 돼요. 싸우면서도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기한테 나쁜 영향이 간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스님께서 좀 지혜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몰라서 개선하지 못하는 것은 누가 가르쳐주면 배워서 바꿀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습관은 달라요. 습관을 인도 말로는 ‘까르마(Karma)’라고 하고, 불교 용어로는 ‘업식(業識)’이라고 해요. 업식은 알아도 잘 안 고쳐져요. 몰랐을 때 알게 해주는 것은 제가 도와줄 수 있지만, 알아도 안 고쳐지는 것은 다른 누구도 대신 해결해 줄 수가 없어요.

습관을 고치는 방법

알지만 안 고쳐질 때 해볼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예요. 첫째, 그냥 지금 이대로 살면서 손실을 감수하는 겁니다. 둘째, 손실이 너무 크면 죽기를 작정하고 고치는 거예요. 습관을 고치기 위해 목숨이라도 걸 정도로 각오를 하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습관은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사람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말이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왜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요? 운명이란 곧 까르마 혹은 습관을 말해요. 습관이 얼마나 고치기 어려우면 예부터 ‘천성이 그런데 어떡하겠어, 천성은 하늘로부터 타고난 것이기에 고칠 수가 없다’라고 말했겠습니까? ‘천성이 변하면 죽을 때가 다 되었다’ 이런 말까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늘 화내고 짜증 내던 사람이 갑자기 상냥하게 웃으면 주변에서 ‘저 사람이 죽을 때가 다 되었나?’ 이런 말을 하잖아요. 그만큼 까르마 혹은 습관은 고치기가 어렵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운명론이 나오게 된 거예요.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것이 다 변합니다. 이를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고 합니다. 모든 것은 형성된 것이며 유지되다가 변하게 됩니다. 다만 그 변화가 어려우냐 쉬우냐의 문제일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려운 게 있으면 지레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해 버리잖아요. 그래서 변화를 포기하고 운명이라고 받아들여서 그냥 생긴 대로 살아갑니다. 이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이에요.

또 하나의 방법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운명을 한번 바꿔보는 것입니다. 단, 운명을 바꾸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정신작용의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 많이 발달했잖아요. 정신분석학이며 상담심리학 같은 것이 나오면서, 질문자가 말한 것과 같은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괜히 불안이 심하거나, 자꾸 자괴감이 들거나, 남을 보면 자꾸 짜증이 나고 열등의식이 생기거나, 우울감이 자꾸 느껴지거나, 이런 상태의 심각도를 분류해서 일정 기준을 넘으면 정신질환으로 취급합니다. 모든 사람의 심리 상태를 분포도로 그려보면 큰 포물선을 이루는데, 이 포물선에서 95% 안에 들어오면 ‘정상’이라고 말하고 95% 밖으로 나가면 ‘비정상’이라고 말해요. 그러니 사실 정신질환이냐 아니냐는 엄밀하게는 구분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학자들이 그 기준을 정하는 거죠. 옛날에는 이런 사람을 특이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질환이라고 평가합니다.

시비심은 누구나 있게 마련이지만 질문자의 남편이 표현한 대로 현미경 들여다보듯이 따지는 것도 일종의 질환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자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그리고 주위에서도 좀 심하다고 할 정도라면, 질환이라고 봐야 해요. 그래서 일단은 신경정신과에 가서 의사와 상담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꼭 병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의 성격에는 여러 유형이 있거든요. 지나치게 이성적인 사람은 감성이 좀 무디고, 지나치게 감성적인 사람은 이성적 판단이 좀 부족하죠. 요즘은 자기의 성격이나 성향을 분석해서 여러 유형으로 나눕니다. 테스트를 해보고 상담을 받아보면 ‘나는 이런 성격이구나’ 하고 알 수 있죠. 그게 100% 맞는 건 아니지만 대강이라도 ‘나는 이런 성격이구나’ 하고 자각을 할 수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어느 정도 자각이 되면 남편에게 이렇게 말해서 갈등을 좀 누그러뜨릴 수 있겠죠.

‘여보, 나는 이런 성격이니까 이럴 때는 당신이 좀 이해해 줘’

이렇게 성격이나 특성으로 보고 서로 인정하며 사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성격이나 특성으로 보기에는 그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이 되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불안 심리가 심하면 약물 치료를 좀 해야 해요. 신경과민도 근본적으로는 호르몬을 포함하여 어떤 특정 물질이 분비되는 양과 빈도에 따라 일어나거든요. 그래서 분비되는 양이 많으면 좀 중화를 시키고, 적으면 좀 보충하는 식으로 약물을 통해 조율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질문자는 지금 임신 중이라 하니 호르몬 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극단적인 심리 상태를 겪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요.

트라우마(trauma, 외상), 즉 어릴 때 입은 마음의 상처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야 합니다. 주로 심리 상담을 통해 상처를 치료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학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접근을 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불교에서는 어떻게 치료를 할까요? 현대의학의 개념으로 불교를 바라보면 불교 수행은 일종의 자가 치료라고 할 수 있어요. 병원에 가는 것은 타인의 도움을 받아서 치료하는 것에 해당합니다. 타인의 도움을 받아서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는 방금 말씀드린 포물선에서 5%에 해당하는 사람들이에요. 이 사람들은 증상이 심해서 자가 치료가 어렵습니다. 자기 혼자 아무리 애를 써본들 변화가 어렵기 때문에 의사의 도움을 좀 받아야 해요.

대다수 95%의 사람들은 본인의 특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특성을 인정하고 살 것인지, 좀 개선을 할 것인지, 둘 중에 선택을 해야 합니다. 개선을 하려면 우선 원리를 먼저 알아야 해요.

‘이건 습관이구나. 어릴 때부터 형성된 것이구나. 형성된 것이니 바꿀 수도 있구나.’

이걸 본인이 자각하고 난 뒤에 조금씩 고쳐나가는 거예요. 고치려면 당연히 저항이 따르기 때문에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원리를 알고 노력을 해야 해요.

어떤 습관은 너무 어릴 때 형성된 것이어서 현재 내 노력으로는 잘 바뀌지 않습니다. 이럴 때 질문자 같은 사람은 ‘나는 해봤자 안 돼!’ 하면서 자학 증상이 생기기 쉬워요. 그렇기 때문에 우선 내 습관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해요. 예를 들어 나는 화를 잘 내는 성격인데, 그걸 전기충격기로 지져가면서 고치려고 해도 도무지 안 고쳐진다고 합시다. 그럴 때는 그냥 솔직하게 내 성격을 인정하고, 남편에게도 이렇게 말해두는 거예요.

‘여보, 나는 어떤 자극을 받으면 나도 모르게 화가 일어나서 뚜껑이 펑펑 열리니까 그때만 좀 기다려줘. 내가 그때는 눈에 뵈는 게 없어. 그러니 당신이 ‘저게 또 미쳤구나’ 하고 잠깐 피해줘. 그렇게 해주면 나도 몇 분 지나지 않아 제정신이 돌아올 거야.’

이렇게 자기 모습을 인정하고 살면 됩니다. 물론 이 경우에는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남편이 ‘나는 그래도 너하고는 못 살겠다’라고 하면 이혼하는 것도 감수해야 하고, 자기 성질 때문에 친구를 잃는 것도 감수해야 해요.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질문자도 그 정도로 심하다면, 첫째, 병원에 가서 한번 체크해 보세요. 진단 결과 정도가 심하다고 하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치료를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하면 수행을 하면 됩니다. 수행은 무엇일까요? 마음 작용의 원리를 알아서 원리에 따라 노력하는 것이 수행입니다. 노력해 봐도 잘 고쳐지지 않으면 현실을 인정하고 과보를 받는 거예요. 이렇게 접근하면 됩니다.

안 고쳐지면 그냥 성질 좀 내고 살면 됩니다. 남편이 ‘너하고 못 살겠다’ 하고 떠나면 ‘오케이. 내 성질에 누가 같이 살겠어’ 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아이가 민감하게 반응하면 ‘내 자식인데 누구를 닮았겠어? 나 닮았겠지’ 이렇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아이가 자라서 화를 내도 ‘그래, 화를 내려무나. 네 엄마도 그랬다’ 이렇게 수용하면 됩니다. 이렇게 자기 성격을 인정하고 사는 것도 굉장한 수행입니다. 이런 방법도 있으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그런데 스님, 저는 수행하고 싶거든요. 절을 할 때 명심할 수 있는 기도문 같은 걸 스님께서 주셨으면 좋겠어요.”

“주로 머리 나쁜 사람들이 다리 아프게 절을 하는 거예요. 수행에는 기도문보다 결심과 노력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짜증을 내면 애한테 나쁘잖아요. 그러면 짜증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더라도 ‘애한테 나쁘다는데 엄마인 내가 이런 짓을 할까 보냐!’ 하고 혀를 확 깨물어야 해요 그래서 혀에서 피를 흘릴 정도로 각오를 해야 합니다. 수행이란 그렇게 단호한 마음으로 해야 진척이 있습니다. 그냥 본인이 하고 싶을 때 하고, 하기 싫을 때 안 하는 것은 수행이 아니에요. 안 그러면 매일 300배 절을 하면서 이렇게 기도해 보세요.

‘여보, 나하고 살아줘서 고마워. 내가 가끔 미쳐서 성질을 낼 때가 있는데, 그래도 이런 나와 함께 살아줘서 감사해.’

이렇게 좀 적극적으로 임해야 개선이 됩니다. 그냥 적당하게 해서는 개선을 하기가 어려워요. 그리고 이미 지은 인연은 과보를 달게 받아야 합니다. 과거에 나쁜 행위를 한 것이 있으면 그로 인해 돌아오는 나쁜 과보를 받아야 해요. 대신 앞으로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좋은 일을 많이 해야 합니다. 이처럼 수행을 하려면 조금 야무지게 해야 돼요.

돌멩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큰 게 있고, 작은 게 있고, 색깔이며 무늬며 모양이며 제각각이에요. 꽃도 모양, 크기, 빛깔이 다 다릅니다. 같은 종류의 꽃이라 해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 한 송이도 100% 똑같은 건 없어요. 이처럼 세상 사람은 성격, 행동, 가치관 등이 저마다 다릅니다. 질문자와 남편도 서로 다른 게 당연해요. 자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입맛도 다르고 생활 습관도 다릅니다. 서로 다를 뿐이지 틀린 게 아닙니다. 그런데도 질문자는 현미경 갖고 들여다보듯이 그렇게 남편을 내내 들여다보면서 틀렸다고 따지는 거예요. 현미경이라니 남편이 참 표현을 잘했네요. 같이 살면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너는 현미경 갖고 들여다보듯이 따진다’라고 말할 정도예요? (웃음)

저는 그 얘기를 들으니까 남편이 불쌍해 보이네요. 그러니 본인을 좀 살펴보세요.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개선의 여지가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거나 스트레스받지는 말고요. 그렇다고 한꺼번에 개선하려고 애쓰지는 마세요. 한꺼번에 고치려고 하면 너무 힘들어서 금방 포기하게 되니까요. 이렇게 남편에게 물어보세요.

‘우선 내가 큰 것 한 가지만 고칠게. 제일 문제가 뭔지 얘기해 줘.’

이렇게 해서 100일을 노력해 보고, 그다음에 또 남편에게 한 가지를 더 얘기해 달라고 해서 그걸 갖고 100일을 노력해 보고, 이렇게 하면 조금씩 개선이 돼요. 그러면 남편이 ‘성질은 뭐 같지만 그래도 미쳤다가 금방 돌아오네. 같이 사는 데는 별 지장이 없구나’ 하고 생각하게 돼요. 그렇게만 되어도 굉장한 발전입니다.”

“네, 고맙습니다. 야무지게 수행을 해보겠습니다.”

“얘기를 솔직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엄마는 날 위해 간섭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본인을 위한 거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엄마의 행동은 본인을 위한 것 아닌가요?
  • 저희 남편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시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외벌이에, 독박육아, 집안일도 제가 다 도맡아 하는 상황에서 어떤 마음을 내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 남한의 성장은 미국에 의해서 주로 이루어졌지만 미국과 함께 쇠퇴의 길을 갈 것이고, 젊은 세대들은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남북한 통일이 출구가 될 수 있을까요?

대화를 마치고 나니 약속한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다음 주 이 시간에도 인도 성지순례 중에 시청자들을 다시 찾아뵙기로 하고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해가 저물고 인도 성지순례 준비 회의를 계속 이어서 했습니다. 하루 먼저 도착한 A팀 중 일부는 내일 새벽에 강가강과 박물관, 신물간다꾸띠를 둘러보기로 하고, 하루 늦게 도착하는 B팀의 대부분이 내일 오후에 강가강을 갈 수 있을지 일정을 체크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인도 성지순례 준비 회의를 하고, 오후에는 신물간다꾸띠에 가서 영상 촬영을 하고 돌아올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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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신물간다꾸띠"

2023-11-12 09:57:05

해탈지

수행을 한다는 것은 혀를 깨물어서라도 업식을 바꿀려는 의지가 있어야 함을 알았습니다. 마음가는대로 하고 있었음을 알아차립니다.

2023-02-20 13:42:44

지명화

다시 보니 정리가 되어 좋습니다.
함께 그곳에 있었던 것이 꿈만 같고 고맙습니다~^^

2023-02-20 08: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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