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5.13 공동체 법사단 수련 3일째, 금요 즉문즉설
“우울증이 있는데 결혼을 해도 될지 걱정입니다”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공동체 법사단 수련 3일째 날입니다. 오늘도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다 함께 농사일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모두 산윗밭으로 올라갔습니다.

일감은 두 가지였습니다. 예초작업과 풀매기였습니다. 법륜스님과 유수스님, 무변심 법사님이 예초기를 돌리고 나머지 법사님들은 모란밭, 도라지밭에 풀을 맸습니다.



스님은 밭둑에 예초기를 돌리고 과일나무를 심어놓은 밭으로 올라갔습니다.


3단 과수원은 유수스님과 무변심법사님이 예초를 했습니다.

“과일나무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주세요. 나무 너무 가까이 돌리지 않으면 됩니다.”

“예, 스님.”


스님은 더 높은 과수원으로 올라가는 길부터 예초기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과수원 한쪽에는 둥굴레 군락지가 있었습니다. 둥굴레 군락지는 베지 않고 남겨두었습니다.

예초기를 쉼 없이 돌리던 스님이 잠시 멈추었습니다.


실수로 과일나무 한 그루에 껍질이 조금 까졌습니다. 스님은 나무줄기를 주워와 나무를 싸주었습니다.


과수원 두 곳을 다 돌리고 울타리 바깥 사면으로 올라가 덩굴도 제거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풀이 뒤섞여 자라 있던 도라지밭, 모란밭도 제 이름을 되찾은 듯했습니다.


3단 과수원 밭도 깔끔하게 예초를 마쳤습니다.


울력을 마칠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자, 이제 갑시다.”


스님은 제일 마지막에 밭에 문을 닫고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울타리 바깥에 삐죽이 솟은 죽순을 발견했습니다.

“이야!”

스님은 순식간에 죽순을 한 아름 수확했습니다.


사용한 연장을 정리해놓고 두북 수련원으로 다시 돌아와 9시부터 발우공양을 했습니다.

공동체 법사단과 두북 공동체 대중이 일렬로 앉아 소심경을 힘차게 외우며 발우를 폈습니다.

“여래응량기 아금득부전 원공일체중 등삼륜공적”

소심경을 외우고 발우를 펴서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대중이 스님에게 한 말씀을 청했습니다. 스님이 웃으며 농사 팀장에게 물었습니다.

“농사일이 너무 많아서 농사 팀장이 걱정이 많다고 하던데, 상황이 어때요? 논둑에 예초기를 돌려야 하는데 논이 너무 많아서 그래요? 주말에 봉사자들이 와서 예초기를 돌리면 되잖아요. 고추 모종에 줄을 묶는 것도 주말에 봉사자들이 오면 함께 하면 되고요.”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큰 걱정은 없네요.”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실제로 하나하나 따지고 보니 걱정할 게 없자 대중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스님은 논둑을 베기 전에 윗논과 아랫논에 머위를 먼저 수확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후 발우공양을 마쳤습니다.

각자 맡은 구역에서 청소와 설거지를 한 후 10시 30분부터 공동체 법사단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해외에 파견 근무를 간 법사님들은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법사단 수련 도중 경주 국립공원 사무소에서 소장님을 비롯한 직원들이 두북 수련원을 찾아왔습니다. 스님은 잠시 자리를 비우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와룡사에서 천룡사로 올라가는 탐방로에 미끄럽고 위험한 구간이 있었는데 작년에 탐방로 보수 공사가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경과보고를 듣고 스님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법사단 수련은 저녁 6시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초파일 행사가 끝난 후 평가, 2차 만일결사의 방향 등 여러 가지 안건을 논의하다 보니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수련을 마쳤습니다.

법사님들은 지난 3일 동안의 수련을 마치고 각자의 처소로 돌아갔습니다. 스님은 해가 저물자 저녁 7시 30분부터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5100 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지난주는 부처님오신날이었는데, 가까운 절에 가셔서 연등이라도 다셨습니까? 저는 부처님오신날을 기해서 지체부자유아 시설과 노인 요양병원을 방문해서 나눔을 하고 왔습니다.”

스님이 거제 애광원과 자재요양병원을 방문하고 온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본 후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내셨는지 모르겠네요. 그럼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첫 번째 질문자는 우울증 치료를 6년 동안 받고 있는 분이었는데 결혼에 대해 걱정스러운 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우울증이 있는데 결혼을 해도 될지 걱정입니다

“저는 32살이고 아버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6년째 우울증과 불안증 치료를 받고 있고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저와 부모님의 의견이 일치되어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했는데, 결혼이 현실 문제로 다가오니 덜컥 겁이 납니다. 세 사람만 더 만나보고 결혼을 하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더욱더 스트레스가 심해져 만남을 미루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 지혜를 구하고 싶습니다.”

“어려운 질문을 해 주셨습니다. 질문 내용이 어렵다는 게 아니라, 말 꺼내기 어려운 얘기를 이렇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결혼은 보통 자기가 덕을 좀 보려고 하게 마련이에요. 결혼할 때 보면 상대 남자 또는 여자를 잘 만나서 덕을 좀 보려는 마음이죠. 그런데 질문자처럼 약간 우울증을 앓고 있을 경우 아버지는 사위를 좀 잘 만나서 사위가 우리 딸을 평생 잘 보살펴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을 수 있어요. 세상에 딸만 남겨 두고 가기에는 좀 안심이 안 되니까 좋은 사위를 구해서 우리 딸을 맡겨야 되겠다는 생각 때문에 자꾸 결혼을 권유한다고 볼 수도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세상 남자들은 어떨까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여자를 내가 잘 보살피기 위해서 결혼할까요, 상대가 나를 잘 보살펴주기를 바래서 결혼할까요?”

“상대가 잘 보살펴주기를 바라겠죠.” (웃음)

“맞아요, 서로의 이해가 안 맞죠. 그래서 결혼하면 갈등이 생기는 거예요. 질문자도 좀 보살핌을 받고자 결혼을 하려는 경우에 들어가요. 아버지가 경제력이 있으니까 여러 가지 지원을 해주면 결혼 생활이 원만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하면 그 사람이 잘 보살펴 줄지 염려도 될 거예요. 만약 남편 될 사람에게 어떤 사업체를 마련해 주거나 가게를 마련해 주면 그것만 달랑 먹고 떨어져 나가 버리진 않을까 걱정되고요. 이처럼 보이지 않는 일은 두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보살핌을 받기 위해서는 결혼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또 막상 결혼을 하려니까 ‘그게 과연 그렇게 될까?’라는 염려가 무의식 세계에 있기 때문에 망설여집니다. 보통 사람도 그런데, 질문자처럼 약간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이런 의심이 남보다 더 강해요. 두려움이 더 강합니다. 그래서 애초에 결혼을 마음먹을 때 질문자는 ‘남편이 나를 보살펴주지 않아도 괜찮다’ 이렇게 딱 각오를 해야 합니다.

‘부모님이 가게를 하나 내주거나 경제적 지원을 해줬지만 몇 년 살다가 다른 여자 만나서 가버릴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아, 결혼 한 번 해봤잖아.’

이럴 정도로 탁 터진 마음을 가져야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평생 나만 바라보고 잘 보살펴 주겠거니’ 이렇게 생각하면 반드시 고통이 따라요. 물론 상대가 평생 나만 보살펴 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높으니까요. 옛날에 딸을 가난한 남자와 결혼시키고 집안에서 경제적으로 도와주면 처음에는 다 고맙게 생각하고 잘 살지만, 일정한 지위를 확보하거나, 돈을 벌거나, 일이 잘 풀리면 다른 여자를 구하거나 하는 일이 벌어지기 쉽습니다. 그 사람이 나빠서 그런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그런 식으로 변하는 게 인간의 보편적 심리예요. 그래서 이혼을 하든지, 아니면 결혼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자기는 다른 여자를 좀 만나든지 하기가 쉬워요. 그럴 때 ‘결혼한 상태에서 남편이 다른 여자를 좀 만나도 괜찮아’ 이렇게 생각하든지, 이혼을 하더라도 ‘그래, 결혼 한 번 해봤으니까 괜찮아’ 이렇게 생각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이 정도로 미래를 딱 내다보고 ‘그래, 그래도 이왕이면 결혼을 한 번 해보는 게 낫겠다’ 이렇게 해서 딱 결혼을 하면 아무런 두려움이 없어요. 물론 예상했던 일이 안 일어나면 더 좋지만, 일어나도 상관이 없어진다는 뜻이에요. 처음부터 나는 대강 예상을 하고 시작했으니까요. 이런 관점을 딱 가지면 두려움이 없어져 버리고 망설임도 없어져 버립니다. 아니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아이고, 세상 사람들 모두 남에게서 득 보려고 하기 마련인데 누가 나를 이렇게 보살펴 주겠어? 그런 사람은 이 세상에 없어. 그러니 오히려 혼자 사는 게 나아. 결혼 비용으로 쓸 바에야 저축해 두고 조금씩 생활비로 뽑아 쓰면서 혼자 사는 게 나아.’

이렇게 혼자 사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도 막상 결혼해서 살다 보면 못 살겠다고 아우성인데,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결혼 생활에서 갈등이 생기면 병이 재발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같이 살기가 매우 어려워요. 같이 살려면 내가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것도 필요하고, 상대편이 나를 조금 배려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양쪽이 모두 이루어져야 함께하는 생활이 가능한 거예요.

세상 사람들은 결혼 생활이 사랑이 뭉쳐진 거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이기적으로 결합한 관계가 결혼이라고 보셔야 해요. 한 명을 잘 붙잡아서 평생 이득을 보겠다는 마음이 숨어 있잖아요. 결혼 상대를 고를 때 인물도 괜찮아야 하고, 돈도 있어야 하고, 성격도 좋아야 하고, 나만 쳐다봐야 하고, 이렇게 조건을 열 가지도 더 보잖아요. 이것보다 이기적인 만남이 어디 있어요? 친구를 사귈 때는 의리만 있으면 되고, 사업을 같이 할 동업자를 구할 때는 신용만 있으면 됩니다. 이렇게 인간관계는 딱 한두 가지만 보는데, 결혼은 열 가지, 스무 가지를 보잖아요. 그만큼 우리가 욕심과 이기심으로 서로를 고르는 거예요. 어떤 사람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면 그건 내가 원하는 열 가지 욕심이 다 채워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에요. 한눈에 반했다는 사람들이 정작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는 이것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사람을 볼 때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보고 기대하지 마세요. ‘내가 너에게 재정 지원을 해주거나 뭘 해주면 네가 평생 나를 보살펴주겠지’ 이런 순진한 생각을 하지 마세요. 그러면 나중에 ‘이 남자가 날 배신했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결혼을 한번 해보고 싶은데 아버지가 지원도 좀 해준다고 하니 적당한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해도 돼요.

‘내가 결혼 생활을 못 견뎌서 그만두거나 상대가 도망가더라도 후회는 안 할 거다. 평생 혼자 사느니 하루를 살든 한 달을 살든, 1년을 살든 10년을 살든, 결혼을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상대에게 기대를 하지 말고 이렇게 가볍게 임해야 해요. 그래야 두려움도 없고, 결혼 생활 중에도 실망감이나 배신감을 안 느낍니다. ‘한 1년 살아보고 그만두겠거니 했는데 3년까지 살아주니 고맙다’, ‘3년 살면 그만두나 했더니 5년이나 살아줘서 고맙다’ 이런 마음이어야 맺어진 인연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생겨요.

사는 것도 다 생각 나름이에요. 질문자가 가볍게 생각하고 결혼한다면 저도 찬성입니다. 그러나 ‘상대가 평생 나를 돌봐주겠거니’ 이렇게 생각하고 결혼한다면 저는 반대예요. 그러면 배신당했다는 일이 생길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격이 돼요.”

“제가 우울증과 불안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처음부터 얘기하는 게 올바른 일이겠죠?”

“한 달 살다가 우울증에 대해서 알고 상대가 떠날 걸 각오하면 얘기 안 해도 돼요. 일단 결혼을 한번 해보는 게 목적이라면요.

‘우울증이 있다고 하면 상대가 아예 결혼을 안 하려 들겠구나. 그냥 일단 한번 결혼해 보자. 우울증이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상대가 알게 됐을 때 그만두겠다면 그만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울증이 있다는 사실을 얘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도 조금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사전에 밝히는 게 낫겠죠. 사전에 밝히면 결혼이 성립되지 않을 확률이 높은 대신, 일단 결혼을 하면 상대도 우울증에 관련한 위험요인을 처음부터 알고 고려하니까 관계가 조금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어요. 우울증이라는 사실을 숨기면 결혼하기는 쉽지만 나중에 결혼이 깨질 확률이 높죠. 그러니 결국은 숨기든 안 숨기든 어느 쪽이든 마찬가지예요. 결혼 생활을 원만하게 오래 유지하는 게 목적이라면 밝히고 진행하는 편이 낫겠죠.

제가 JTS란 구호 단체를 세우고 인도에 학교를 세우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는데, 그 동네에서 조선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 벌어졌어요. JTS 스태프 중 한 명이 선을 보고 상대가 마음에 들어서 결혼을 했어요. 그런데 막상 결혼하고 보니까, 선을 본 상대는 동생이었고 결혼한 부인은 그 언니였던 거예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런 얘기는 여러분도 들어본 적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인도에서는 요즘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선을 볼 때 만난 사람과 실제로 결혼한 사람이 다른 거죠. 나중에 알고 보니까 선을 본 사람은 부인의 동생, 즉 처제였어요. 인도에서는 한번 결혼하면 이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선시대에 결혼하면 이혼을 못 했던 것과 비슷해요. 결국은 이 사람은 맨날 부인을 두들겨 패며 분풀이를 했고, 애가 있는데도 결국은 다른 여자를 또 만나서 두 집 살림을 했습니다. 특별히 나쁜 남자가 아니었어요. 학교에서 스태프로 일하면서 착실하다고 평판도 좋았던 청년입니다. 처음에 제가 이 사실을 알게 됐을 때 ‘JTS에서 활동하는 스태프가 그렇게 다른 여자를 두고 있으면 어떡하느냐. 이런 사람은 JTS 활동을 할 수 없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주위에 ‘참 착실한 사람이었는데 어쩌다 그렇게 됐느냐’라고 물어봤더니 속아서 결혼했다는 거예요. 어떻게 속았냐고 물어보니까 선 볼 때는 동생을 보고 마음에 들었는데 정작 결혼은 언니하고 했다는 겁니다.

이런 경우는 결혼 생활이 오래 못 갑니다. 사실을 알게 되면 상대편은 속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 사실을 얘기하는 게 낫죠. 사실을 얘기한 뒤에 그래도 좋다고 하면 결혼하고요. 그런데 상대가 그래도 좋다고 흔쾌히 말하기가 좀 어렵긴 합니다. 상대도 질문자에게서 득을 보기 위해 결혼을 하고 싶을 것이니까요.

그러면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무언가를 지원해 주겠다는 이야기를 해서 결혼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경제력을 내세워서 결혼을 하게 되면, 상대가 처음에는 경제력 때문에 결혼했지만 본인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부인인 질문자는 약간 뒷전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알아야 합니다. 그 사람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에요. 이 세상에 특별히 나쁜 인간은 극히 드물어요. 물론 정신 이상자인 경우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흉악범’이라고 부르는 경우는 대부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에요. 이기적인 마음을 갖는 정도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런 것을 알고 결혼하면 돼요. 또 이런 것을 알고 결혼 안 해도 되고요. 옛날에야 결혼을 안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요즘은 굳이 결혼에 목맬 이유가 없잖아요. 억지로 애써서 결혼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이 사람 저 사람 알고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 뜻이 맞아서 결혼하는 케이스가 이왕이면 좋죠. 결혼해서 애까지 낳고도 아내나 남편의 우울증이 발병해서 못 견디고 이혼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우울증이 생겼다고 해서 이혼하는 게 아니라, 우울증 증세가 감당하기가 어려워서 그래요. 계속 의심하고 피해의식을 느끼니까 배우자 입장에선 힘들죠. 부모가 자식을 돌보는 건 어지간하면 돌보지만, 부부지간에는 그렇게 자기를 희생하면서 배우자를 돌보려는 사람이 극히 드뭅니다. 그러니 너무 기대를 갖지 말고 ‘그래도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하면 괜찮다는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얘기 듣고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어떡하나’ 이러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즉문즉설 시간이에요. 위로를 하는 자리가 아니라 속을 터놓고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자리예요. 이런 대화를 통해 본인이 어떤 길이든 선택하는 겁니다.”

“사실 아버지는 제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지 모르고 계세요. 혼날 각오를 하더라도 남자를 만나기 전에 아버지께 먼저 알리는 게 도리겠죠?”

“당연하죠. 상대 남자한테도 알려야 하는데 아버지한테는 당연히 알려야죠.

‘아버지, 제가 이러저러한 병이 있고 이러저러한 상태예요. 지금 이렇게 결혼만을 목적으로 진행하다가 나중에 어떡하시려고요?’

이렇게 솔직하게 얘기해야죠. 스님한테도 이야기하는데 왜 아버지한테 이야기를 못 해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울증이 있으면 어때요? 내가 우울증이 있는 줄 알고도 좋아해 주는 사람과 살아야지, 우울증이 있다고 버리고 갈 인간하고 결혼해서 어떡하려고 그래요? 아버지한테도 솔직하게 얘기해야죠.”

“약 먹는 걸 아버지께서 좀 싫어하세요. 그래서...”

“아픈데 어떻게 약을 안 먹어요? 질문자의 아버지는 정신질환에 대해서 잘 모르는 거예요. 육체만 멀쩡하면 다 멀쩡한 줄 아니까요. 그건 아버지를 탓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해야 해요. 다만 아버지가 꼭 나를 이해해 주기를 바라지는 말고요.

‘아버지, 사실 제가 우울증 때문에 약을 먹고 있어요. 지금은 약을 먹으니까 멀쩡하지만, 약을 안 먹으면 제 마음이나 감정이 굉장히 힘들어요.’

이해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렇게 가볍게 내놓으면 돼요. 내 인생이잖아요. 32살이나 되었는데 아버지를 두려워하고 남자를 두려워할 이유가 뭐 있어요? 딱 깨 놓고 그냥 살면 돼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습니다. 스님은 한 명 한 명의 괴로움이 없어질 수 있게 애정을 담아 대화를 했습니다.

  • 저는 미국에서 아이를 평생 혼자 키운 싱글맘입니다. 아이가 숙제를 안 하는 문제로 다투다가 딸의 뺨을 때리는 일이 한 번 있었는데, 주당국에 신고가 되어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고, 전자발찌를 차는 조건으로 다시 아이들과 살게 되었어요. 그동안 당했던 수모와 억울함이 이제야 밀려와 힘듭니다. 어떡하죠?

  • 언니가 사이비 종교에 몸담고 있습니다. 가족끼리 대화를 통해서 '본인 인생의 선택이다' 하는 결정이 났습니다. 그런데 남들은 '네가 빼와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합니다. 언니와 저에게 나중에 어떤 과보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 영국에서 13년을 살다 아이들의 교육과 저희 부부의 미래를 생각해 독일로 이주하여 3년을 살았어요. 큰딸이 이곳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다시 영국으로 가서 대학을 준비하고 싶어 합니다. 부모가 되어서 어떻게 현명하게 다루어주는 것이 좋을까요?

즉문즉설을 마치자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다음 시간을 기약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한 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종일 제4차 전국 법사 회의 및 연수에 온라인으로 참석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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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린이

항상 다른 즉문즉설에 대한 스님의 명쾌한 답변이 읽고 싶어집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다음 회에 계속... 같은 기분처럼 아쉽습니다. ^^

2022-05-24 11:09:53

gkfk

https://www.jungto.org/pomnyun/view/83755?p=1&k=

2022-05-23 05:59:31

해인월신승희

고맙습니다

2022-05-19 12: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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