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1.7 정토불교대학 기획 회의, 금요 즉문즉설
“자꾸 긴장하는 습관을 고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벽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자마자 사무실에 화목 난로를 피웠습니다. 땔감을 넣고 불을 지피자 차가운 사무실이 제법 훈훈해졌습니다.

스님은 오전 내내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사무실에 들어온 스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여기가 제일 따뜻하네.”

온기가 있는 사무실을 지나 방송실로 향했습니다. 오후 1시부터는 3월부터 시작하는 정토불교대학 교과 개편을 위한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생방송을 어떤 방식으로 송출할지, 입학생들의 모둠 구성을 어떻게 할지, 반별 활동을 어떻게 진행할지 등 홍보를 앞두고 당장 정해져야 할 여러 가지 내용들을 토론하고 결정했습니다.

“일단 오늘부로 이 회의는 해산을 하겠습니다. 다음 회의부터는 교과 내용마다 세부 항목을 어떻게 구성할지, 교재는 어떻게 제작할지, 더 세부적으로 논의를 이어나가겠습니다. 이후에도 이 논의에 계속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자발적으로 손을 들어주세요.”

다음 회의에도 계속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자발적으로 손을 들고 신청을 한 후 새롭게 회의 구성원을 확정 짓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오후 4시부터는 공동체 법사단 회의를 했습니다. 공동체와 관련된 여러 가지 현안들을 논의하고 결정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7시 30분에는 금요 즉문즉설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유튜브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채널에서 공개 방송이 시작되자 95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새해맞이 잘하셨습니까? 올해도 복 많이 지으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불성이 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을 잘못 이해하면 마치 우리의 마음속에 아주 영롱한 ‘참나’, ‘부처’라는 어떤 실체가 존재한다고 착각할 수 있어요. ‘모든 사람이 부처가 될 수 있다’라는 말은 ‘모든 사람은 괴로움 없이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라는 뜻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떻게 태어났든지, 어떻게 자랐든지,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지에 관계없이 정신을 차리면 행복하게 살 수가 있다는 의미예요.

모든 사람은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주로 과거에 살아온 경험에 견주어서 이렇게 자랐기 때문에 괴로울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또는 현재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괴로울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자꾸 자신의 괴로움을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어요. 제가 안 괴로워해도 된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자신은 괴로울 수밖에 없다고 막 주장을 합니다. 성인의 가르침을 너무 신비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다 부처가 될 수 있다’라는 말은 모든 사람이 종교나 인종. 성별, 민족, 장애 등 이런 조건에 관계없이 행복하게 살 수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올 한 해 여러분들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나는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을 꼭 명심하고 한 해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행복한 게 아니라,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것을 능히 받아들일 수 있고 적응할 수 있으며 이겨낼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는 거예요. 새해에도 행복한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세 명이 사전에 질문을 신청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즉문즉설이 진행되는 중에 잠깐 특별 초대 손님을 모셨습니다.

지난주 즉문즉설 방송에서 노희경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오늘도 특별한 손님을 모셨습니다. 영화배우 조인성 씨가 화면에 나오자 방청객 모두가 열렬한 환호를 보냈습니다.

먼저 스님과 조인성 씨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조인성 씨가 출현한 모가디슈 영화는 사람들이 얼마나 봤습니까?”

“362만 명 정도 보았습니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는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상황은 안 좋았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신 덕분에 결과가 좋았습니다.”

“요즘은 무엇을 촬영하고 계세요?”

“다양하게 연기 활동을 하고 싶어서 꼭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제가 잘 쓰일 수 있다면 작은 역할이라도 해보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습니다. 그랬더니 오히려 많은 작품에 출연하게 되어서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에 영화도 한 편 찍었고, 지금은 OTT 플랫폼에서 ‘무빙’이라는 드라마도 찍고 있습니다.”

금요 즉문즉설은 종교와 무관하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방송계 종사자들의 마음공부 모임인 길벗도 그렇습니다. 스님은 요즘 길벗에서 조인성 님이 어떻게 마음공부를 하고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매일 108배 절하는 수행을 오랫동안 해왔어요. 최근에는 무릎 수술을 해서 절은 못하지만 명상은 꼭 합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부터 개고 명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수행하지 않을 때와 비교해서 뭐가 좋아졌어요?”

“일단 덜 괴롭습니다. 그래서 매일 합니다.” (웃음)

실시간 댓글창에는 ‘우와! 조인성 씨다’, ‘얼굴이 법문이에요’, ‘인성 좋은 조인성 님, 찐 팬입니다’ 등등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조인성 씨는 지난 연말에 JTS에서 진행하는 저소득층 연탄 지원 사업에 참여하여 연탄 배달을 직접 하기도 했고, 로힝야 난민촌에 가스버너를 지원하는 일도 했고, 여러 가지 봉사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스님은 조인성 씨가 사회를 위해 잘 쓰일 수 있도록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응원을 부탁했습니다.

가슴이 훈훈해지는 시간을 뒤로하고 즉문즉설을 이어나갔습니다. 마지막 질문자는 청년이었는데, 긴장을 자꾸 하게 되는 습관을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자꾸 긴장을 하게 되는 습관을 고치고 싶어요

“즉문즉설에서 스님께서 ‘주는 사람이 주인이고 받는 사람은 노예다.’라고 해주신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다만 저에게 고민이 한 가지 있는데요, 그것은 긴장을 많이 한다는 것입니다. 시험을 보거나 중요한 자리에서 무언가 발표해야 할 때마다 긴장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잠을 잘 때나 가만히 있는 상태에도, 혹은 무언가 집중해서 보거나 골똘히 연구할 때 어느 순간 어깨가 움츠러들고 인상을 찌푸리면서 몸에 힘을 바짝 주고 있습니다.

제가 명상을 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스님께서 비슷한 즉문즉설에서 호흡을 관찰해보라고 하셨던 말씀대로 한번 해 봤습니다. 천천히 호흡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과정에서 몸이 차분해지고 있는데 어느 순간 다시 몸에 힘을 주고 바짝 긴장하고 있는 저를 알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습관이 좀 좋아질 수 있을까요?”

“긴장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일을 잘하려고 하거나 잘 보이려는 욕심이 지나쳐서 긴장을 할 수 있습니다. 둘째, 태어날 때부터 긴장을 잘하는 체질일 수 있습니다. 질문자는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지 잘 살펴보아야 해요. 가족 중에 특히 어머니를 생각해 봅시다. 질문자의 어머니는 아등바등하며 긴장하고 사는 편인가요, 마음이 편안하신 편인가요?”

“어머니께서는 쉬는 날 없이 항상 열심히 사셨어요. 제가 어렸을 때 횟집을 하셨는데 나중에는 장사가 잘 되기도 했지만, 초반에는 새벽까지 일하시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래서 저는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많이 봤었죠.”

“긴장하는 체질을 타고나는 원인은 두 가지예요. 첫째, 어머니가 임신했을 때 늘 불안해하고 긴장을 하면 아이가 긴장을 잘하는 체질을 타고날 수 있습니다. 옛날부터 ‘산모는 초상집에도 가지 마라, 싸우는 것도 보지 마라, 개나 소를 잡는 것도 보지 마라’ 이런 말들이 있잖아요. 산모가 남이 우는 모습이나 험악한 꼴을 보면 심리가 움츠러들고 긴장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태중에 있는 아이까지 긴장을 해요. 그래서 산모들은 아기를 가지고부터 낳을 때까지는 심리가 편안해야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담배를 피운다든지, 술을 먹는다든지, 마약을 한다든지, 무슨 독한 약을 먹는다든지 이런 일은 물질적으로 아기한테 나쁜 영향을 줄 것을 알기 때문에 대부분 산모들이 그렇게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정신적 영향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산모가 지나치게 긴장하면 태중의 아이도 긴장하게 되어 긴장을 잘하는 체질을 가지고 태어날 수 있습니다. 질문자의 어머니도 임신했을 때 장사하느라 조마조마하고 초조했다면 질문자가 그 영향을 받았을 수 있어요.

둘째, 태어나서 세 살까지의 성장 환경 때문에 긴장하는 체질이 될 수 있습니다. 갓난아기 앞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늘 싸우고 집안 분위기가 나쁘면 아이는 눈치를 보게 되고 긴장할 수 있겠죠. 이런 경우는 성장 환경에서 정신적인 영향을 받은 거예요. 이렇게 두 가지로 형성된 체질은 바꾸기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거의 바꿀 수가 없습니다. 옛날 말로 하면 ‘사주팔자가 그렇다’, ‘천성이 그렇다’고 표현할 수 있고, 급기야 ‘전생에 지은 업’라는 표현도 하잖아요. 물론 옛날에는 그 원리를 모르니까 이렇게 표현한 것이겠죠.

초등학교 시절에 집안이 어려워지고 부모님이 싸워서 긴장을 많이 하게 된 경우는 체질이 되지는 않아요. 나중에라도 심리 치료를 하면 어렵긴 해도 치유를 할 수 있어요. 사춘기가 지나서 생긴 상처는 그 상처가 커도 치료가 비교적 쉽습니다. 하지만 세 살 이전에 받은 상처는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받은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로는 치료를 할 수 없다고 봐야 해요. 그래서 그런 상처는 좋고 나쁘고 따지지 말아야 합니다. 체질이라고 받아들이고 그냥 안고 사는 수밖에 없어요.

질문자가 어릴 때 집안 분위기로 인해서 심리가 불안했는지 살펴보세요. 만약 그랬다면 심리가 억압되었거나 불안한 마음이 습관이 돼서 지금은 불안할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기도 모르게 긴장할 수 있어요. 정신작용도 모두 신체의 화학적 작용에 의해 일어납니다. 의사와 의논해서 긴장을 이완시키는 안정제를 약하게 복용하면 훨씬 긴장을 덜할 거예요. 심할 때는 응급치료로 약을 먹는 게 좋습니다. 혼자 결정하지 말고 전문가의 진료를 받고 최소한의 도움을 받아야 해요.

근본적으로 체질을 바꾸고 싶다면 명상을 해야 합니다. 명상할 때는 모든 긴장을 풀고 마음을 태평스럽게 가져야 해요. '아무 할 일없이 그저 앉아서 숨이나 쉰다. 숨 쉬는 것 빼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아무 할 일이 없다.' 이렇게 태평스러운 마음을 내야 하는데 대부분 그렇게 안 됩니다. 어릴 때부터 아등바등 살아왔기 때문이에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도 된다고 해도 자기도 모르게 몸과 마음이 긴장되고 머리가 돌아갑니다. 명상을 잠깐 하는 정도로는 체질이 안 바뀝니다. 4박 5일이나 6박 7일, 9박 10일 동안 하는 명상수련에 꾸준히 참여해야 해요. 틈날 때마다 계속 그렇게 명상수련을 해보세요. 그러면 어느 순간 긴장이 완화되어 체질이 바뀌게 됩니다. 긴장이 당장 완화되지 않더라도 우선 '내가 체질적으로 긴장하는구나. 내가 태생적으로 그렇구나.'라는 걸 스스로 알 수 있어야 해요.

나의 특징을 내가 수용하고 그 안에서 인생을 설계해야 해요. 체질을 고친다는 것을 전제로 인생을 설계하면 힘듭니다, '긴장하는 체질을 가지고도 나는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이렇게 관점을 가져야 해요. 다리가 하나 없는 사람은 다리가 있어야 행복해지는 게 아닙니다. 다리가 없는 가운데도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눈이 안 보이면 안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처럼 심리가 불안한 사람도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태생적으로 심리가 불안한 사람은 불안을 다 없애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면 안 돼요. 그럼 그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또 괴롭습니다. 불안한 심리를 그냥 안고 살면 돼요. 질문자는 불안한 정도가 남보다 조금 심할 뿐이지 모든 사람이 다 불안해요.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본인이지 법륜스님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자신의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저는 원리만 설명해줄 수 있어요. 어머니로부터 왔든, 과거 경험으로부터 왔든 지금 긴장을 잘하는 체질은 질문자의 것이 되었습니다. 긴장을 완화하고 싶다면 명상을 통해 아무것도 안 하고 편안하게 있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시험이나 면접을 볼 때 지나치게 긴장한다면 의사와 상담을 해보세요. 긴장이 지나칠 때 심리를 안정시키는 가벼운 약을 복용하면서 생활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감사합니다, 스님.”

“기도란 자기 무의식 세계에 암시를 하는 것입니다. ‘편안하게 해 주세요.’ 이렇게 기도하면 자기가 불안하다는 걸 반증하는 거예요. 교회를 다닌다면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는 편안합니다.’ 이렇게 기도를 해야 해요. 불교신자라면 ‘부처님, 감사합니다. 저는 편안합니다.’ 이렇게 기도하면 됩니다. 기도하는 대상이 하나님이냐, 부처님이냐, 조상님이냐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저는 편안합니다.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자기에게 지속적으로 암시를 하다 보면 무의식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대화를 마치고 스님이 방청객에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조인성 씨가 손을 들었습니다.

“질문하신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보시는 분들은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지만 저도 연기하면서 굉장히 긴장을 많이 합니다. 연기를 시작한 지 23년이 됐는데 아직도 긴장이 돼요. 질문자처럼 어깨가 딱 굳어지고 배까지 아픈 날도 있습니다. 그런데 긴장을 하면 제가 숨을 안 쉬더라고요. '호흡을 하고 있구나'를 자각하면 그 긴장이 조금은 풀릴 때가 있어요. '나는 긴장을 아예 안 할 수가 없고 예민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이렇게 나를 편안하게 대해주는 게 좋아요. 다른 사람은 내가 긴장했는지 몰라도 나는 알잖아요. '내가 숨을 안 쉬고 있구나.' 자각하면서 조금 의도적으로 숨에만 집중하면 생각보다 내가 하는 일의 결과가 괜찮을 수 있거든요. 스스로 너무 잘하고 싶거나 나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스스로 긴장하는 것입니다. 후배들이 볼 때는 제가 워낙 연기 생활을 오래 했으니 '저 선배는 긴장 같은 건 안 할 거야'라고 생각 하지만 저는 긴장하는 저를 알거든요. 그렇게 본인을 잘 운영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네, 조인성 님 자신의 경험을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음공부한 보람이 있으시네요. 질문자님, 조인성 님 같은 대 연기자도 23년을 연기했는데도 긴장한다잖아요. 안심하세요.(웃음) 저도 마찬가지예요.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제가 아무 긴장도 없고 무척 편하게 강의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도 저를 가만히 살펴보면 처음에는 항상 저도 모르게 약간 긴장을 하는 것 같아요. 제 강의를 보면 처음에는 말이 약간 부드럽지 못하다가 뒤로 갈수록 부드러워지거든요. 긴장해서 덜덜 떠는 건 아니지만, 무의식적으로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누구나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하거나 어떤 일을 하면 약간은 긴장을 합니다. 낯선 곳에 가거나 낯선 사람을 만나거나 처음 하는 일을 할 때는 누구나 긴장을 해요. 겉으로 보기에는 다 편안한 것 같지만 속은 안 그렇습니다. 제가 즉문즉설에서 대중과 대화를 많이 하다 보니, 어떤 분이 저하고 있으면 자기 이야기를 실컷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운전기사를 자청했어요. 그런데 그분이 딱 3일 해보고 가버렸어요. 같이 다녀보니 제가 하루 종일 한 마디도 안 하거든요.(웃음) 사람은 다 밖에서 보는 거랑 조금씩 달라요.

그런데 질문자는 긴장하는 정도가 조금 심하다고 볼 수 있어요. 잘하려고 하다 보니 긴장을 한다면 잘하려는 생각만 내려놓으면 됩니다. 그런데 체질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긴장을 하는 사람은 기도를 해야 해요. 긴장을 이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숨만 쉬는 겁니다. 숨만 쉬면 살아요. 사실 다른 건 다 필요 없어요, (웃음) 그런데 우리는 숨 쉬는 걸 하찮게 생각합니다. 명상의 핵심은 숨 쉬는 것 외에 모든 걸 다 놓아버리는 거예요. 그러면 몸과 마음의 모든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질문자가 대화를 나눈 소감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을 스님께서 알려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긴장하는 체질을 타고났다는 것을 인정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그나마 이렇게 사람 구실을 한다고 생각하고 감사하면서 살겠습니다. 조인성 님께서 조언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인성 님께 아무리 바빠도 딱 10분만 시간을 내어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오늘 90분 내내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인성 님을 위해서 박수 한번 쳐주세요,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아버지가 난치성 질환인 루게릭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대로 두면 저는 죄책감이 너무 클 것 같아요. 어떡하죠?
  • 전에 다녔던 직장에서 저를 갈구는 상사 때문에 늘 스트레스받았어요. 이직한 직장에서 나를 갈구는 상사가 있을까 봐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들어요. 어떡하죠?

대화를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한 시간 반이 언제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을 한 후 오전에는 전법활동가 신청자 교육 수료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오후에는 인도JTS 활동가들과 온라인 간담회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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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화진

나도 긴장마니 하는데 환경탓이었구나...
할머니가 엄마 때리고 괴롭히고 그런걸 마니봐서 잘때도 긴장합니다...ㅠㅠ
긴장하고 또긴장하고 또 긴장하고...
막상 닥치게되면 긴장해서 스트레스받고...
죽어야 끝날려나요?

2024-01-29 23:55:04

김희복

스님 감사합니다~()

2022-01-29 15:51:35

김은희

감사합니다 스님.
저는 편안합니다. 저는 지금 현재로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기도하며 생활하겠습니다.

2022-01-28 12: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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