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11.28 애광원 배추 전달, 일요 명상
“창의성 없는 학교 교육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죠?”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아침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지면서 들판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렸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하고 발우공양을 마친 후 스님과 두북 공동체 모두가 두북 수련원을 출발해 구미에 있는 아도모례원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정토회가 정한 가정의 날이어서 공식 행사가 없습니다. 두북 공동체 대중은 스님의 제안에 따라 오늘 하루 봉사 활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8시 30분에 아도모례원에 도착해 트럭에 배추를 싣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대경지부 자원봉사자들이 배추 수확을 해서 논둑에 쌓아두었습니다. 스님이 트럭 위에 올라가고 행자님들이 밑에서 배추를 릴레이로 옮겼습니다.



“빨리 빨리 하세요. 손이 보여요.”

“숨 쉴 시간도 없이 지금 하고 있습니다.”

“숨은 일 끝나고 쉬어도 되잖아요.” (웃음)


농담을 주고받으며 아침운동도 할 겸 가벼운 마음으로 울력을 했습니다. 멀리 있는 배추는 던져서 받으며 릴레이 속도가 더욱 빨라졌습니다. 트럭의 양옆과 뒷면에 판자를 대고 배추를 트럭에 가득 실었습니다.

“수고했어요. 이제 애광원으로 갑시다.”

한 시간 만에 배추를 다 싣고 곧바로 구미를 출발해 거제도 애광원으로 향했습니다. 차로 세 시간을 달려 거가대교를 지나 애광원에 도착했습니다.


트럭이 도착하는 소리가 나자 건물 안에서 애광원 식구들이 반가운 표정으로 트럭 주위로 모여들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년 스님과 봄가을로 나들이를 했기 때문에 대부분이 스님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어~ 스님!”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악수를 건네자 애광원 식구들은 함박웃음을 보이며 반가워했습니다.

스님이 트럭 위에 올라가서 배추를 하나씩 내리면, 애광원 식구들이 릴레이로 배추를 식당까지 날랐습니다. 배추를 만질 때마다 ‘배추!’, ‘많다!’ 하는 소리를 내었습니다.




두북 공동체 대중도 한 줄을 더 만들어서 릴레이로 배추를 옮기며 식당 앞에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30분 만에 배추를 모두 내리고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배추!”

코로나 이후 나들이를 진행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함께 배추를 나르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요.”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애광원을 나왔습니다. 다시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닷가를 잠시 산책했습니다. 지난 한 달 사이에 나비 장터, 농산물 수확, 김장, 내부 난방 공사 등 여러 가지 일이 겹쳐서 바쁜 일상을 보냈던 두북 공동체 대중들은 오랜만에 여유로운 휴식을 했습니다.

차 안에서 단잠을 자며 고속도로 위를 달려 저녁 6시가 넘어서 두북 수련원에 다시 도착했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8시 30분부터는 일요 명상수련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농사지은 배추를 트럭에 가득 싣고 장애인들을 돌보는 애광원에 가서 나눠주고 왔습니다. 수행자는 대중의 보시와 봉사를 통해 생활하기 때문에 남으로부터 보시받기만 하다 보면 그것이 하나의 생활 습관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수행공동체에서는 가정의날에는 다른 사람들이 일하는 곳에 가서 봉사를 하거나, 우리가 생산한 농산물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보시를 해서, 받기만 하는 습관에 물들지 않는 삶을 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함께 본 후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자세를 바로 합니다. 몸과 마음의 모든 긴장을 풀고 한가한 마음을 갖습니다. 마음을 콧구멍 끝에 집중해서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에 깨어 있습니다.”

탁, 탁, 탁!

죽비 소리와 함께 30분 간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다시 10분 간의 포행 시간을 가진 후 30분 간 명상을 했습니다. 다시 죽비 소리와 함께 명상을 끝내고 실시간 채팅창에 올라온 댓글을 스님이 읽어준 후 명상을 모두 마쳤습니다.

“편안한 가운데 명상을 잘 마쳤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27일에 열린 청춘톡톡 즉문즉설에서 있었던 내용을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창의성 없는 학교 교육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죠?

“저는 대한민국의 교육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인 독일에 살다 보니 점점 더 그 생각이 커졌는데요, 미래사회에 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에는 너무나도 미흡해 보입니다. 제가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을까요?”

“이 자리에 젊은이들이 많이 참석했으니까 독일에 못 가본 우리들도 질문자를 통해서 공부 좀 해봅시다. 독일에서는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쳐서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했고, 한국은 질문자가 경험해 보니까 어떤 게 문제가 있어서 창의성을 키우는 데 문제가 되는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번 얘기해 보세요.”

“저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쪽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직접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학업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중학교 때부터 시작되어서 고등학교 때는 제 삶의 초점을 온통 훌륭한 수능성적을 받는데 두었고, 하루의 모든 시간을 공부와 또 공부를 위한 조건을 만드는 데에만 썼습니다. 야간 자율학습이라고 불리는 강제 학습을 끝내면 어느덧 저녁이 되어 있었고, 그 후에 학원과 독서실 또는 도서관에 다니면서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모든 주변 환경에서 언어적, 비언어적 압박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수험생이라는 규정에 우리의 삶을 억지로 끼워 맞췄습니다. 원하는 성적을 받아서 대학교에 가면 그때부터 ‘나는 뭐하고 살지!’ 하면서 고민과 방황을 하고, 직업 선택을 할 때도 대학교 때 공부했던 전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그에 반해서 이곳 독일은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칠 때 단순한 지식을 가르치기보다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초점을 둡니다. 외국어를 가르칠 때도 한국처럼 턱없이 어려운 단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문장 구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칩니다. 학교 수업이 제대로 되어 있으니까 따로 학원에 갈 필요가 없어요. 미래 사회에 필요한 창의적인 인재는 죽은 지식을 입력하는 학생들이 아니라 스스로 배운 지식들을 활용할 줄 알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스스로 깨우쳐가는 학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독일 교육이 저는 굉장히 부럽습니다.”

“저도 질문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우리 사회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자가 독일에서 교육받았던 것이 훨씬 더 좋은 시스템이라는 것을 경험했다면, 질문자는 한국에서 앞으로 할 일이 많아질 거예요. 질문자는 좋은 것을 배웠으니까 한국에 있는 다른 젊은이들보다 훨씬 더 경쟁력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우월해졌기 때문에 한국에서 살기가 훨씬 쉬워졌는데 무슨 걱정이 있어요? 한국 사회를 걱정하는 건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질문자는 독일에서 좋은 것을 배웠고, 한국에 있는 젊은이들은 제대로 창의적인 훈련을 못 받았으니까 질문자 개인적으로는 좋은 일이잖아요.”

“네, 그렇죠.”

“개인적으로 좋은데 뭐 그게 큰 걱정거리가 돼요? 좋은 걸 배웠으니까 한국에 오면 성공하겠네요.”

“제가 한국 교육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질문자가 독일 교육의 좋은 점을 한국에 도입하면 되잖아요. 예를 들어 한국에 어떤 가게에 진열이 잘못되어 있는데 독일은 진열이 잘 되어 있다고 하면, 자기는 그 진열하는 방식을 배워 와서 한국에서 가게를 열면 경쟁력이 있을 겁니다. 그것처럼 독일의 교육 시스템이 훨씬 더 잘 되어 있다면, 질문자는 거기서 훈련받았으니까 거기에서 배운 경험을 한국 교육에 적용하면 되잖아요. 질문자는 학교에 들어가도 더 창의적일 것이고, 기업에 들어가도 더 창의적일 겁니다. 여러 측면에서 본인이 훨씬 더 유리하잖아요.”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선 질문자가 유리하다는 것을 한국 사회에 들어와서 증명을 해야 합니다. 유리하다는 것이 증명이 되면 당연히 동료들이 ‘독일 가서 공부하더니 확실히 났네!” 이렇게 인정을 할 겁니다. 그래야 질문자의 주장대로 교육 시스템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지금 그게 증명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만약 우리나라 교육이 잘못됐으면 우리나라가 50년 전에 세계 최후진국이었는데 자원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어떻게 50년 만에 선진국 대열로 올라왔겠어요? 많은 사람이 말하기를 한국 사람들이 교육열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요. 나라가 큰 것도 아니고,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술이 축적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 부모들이 논밭 팔아서 애들 공부시키는 그 교육열이 한국 발전에 기초가 됐다고 이렇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는 한국 교육이 잘못됐다고 할 객관적 증거가 없어요. 한국 학생들이 힘들고 괴로운 상황은 맞는데 결과적으로는 지금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보다 경제적, 기술적, 문화적으로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거든요. 한국 교육이 다 잘못됐는데 어떻게 K-드라마가 나오고 K-팝이 나오고 하겠어요? 그래서 섣불리 판단 하기는 어려워요.

그동안 한국은 선진국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압축성장을 했는데, 이제 한국이 선진국보다 앞서 가기 위해서는 창의성이 필요한 건 맞습니다. 창의성 개발은 훈련이 안 되어 있어서 앞으로 한국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미래에는 굉장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대부분이 예측하고 있어요.

일본도 새로운 걸 만드는 힘은 없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정체되어 있듯이 한국도 그런 프레임에 갇힐 위험이 있다고 진단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창의적인 교육으로 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은 맞아요. 그러니 그것을 질문자가 와서 증명을 해 보여야 한다는 겁니다.

외국 교육이 우수하다면 독일에 유학 갔다 온 사람이 한국이 안고 있는 사회적 과제를 해결해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는 문화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격차가 좁아졌기 때문에 유학 갔다 온 사람이 더 유용하다 할 만한 특별한 증거가 없습니다. 질문자는 지금 그런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유학 끝나고 한국에 오면 회사에 들어가서 한국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해결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 내든 지, 교육계에 들어가서 문제를 해결하든지, 그렇게 해서 증명을 해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됩니다.

한국 교육은 질문자가 걱정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걱정할 필요도 없어요. 한국 사람들은 요즘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서 자기가 잘 나가는 줄 알고 있어요. 문제가 있다고 아무리 얘기해 봐야 설득이 안 됩니다. 저도 질문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 이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

창의적인 교육이 되려면 정답이 없어야 하고, 유치원 때부터 선생님이 ‘이 문제는 어떻게 봐요?’ 하고 질문했을 때 애들이 ‘이거예요!’, ‘저거예요!’ 하면 ‘너는 맞고, 너는 틀렸어!’ 하잖아요. 이렇게 OX를 표시하는 방식은 굉장히 나쁜 교육의 습관이에요.

이 세상에 맞고 틀린 것은 없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요!’ 하고 말하면 ‘아! 그래, 너는 그렇게 생각하니!’ 그것도 또 다른 생각이네’ 이렇게 말해주는 방식으로 훈련을 시켜야 창의성이 길러지는 거예요. ‘너는 틀렸고 너는 맞았어!’ 이렇게 가면 사람이 자꾸 정답만 찾으려고 하게 됩니다. 모방 교육은 정답이 있어요. 모방은 어떤 것을 따라 해야 하기 때문에 정답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새로운 개척 분야에는 내가 찾아 나가는 것이지 정답이 없어요.

그런 면에서 어릴 때부터 창의성 훈련이 된다는 점은 저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질문자가 걱정을 하기 때문에 전혀 걱정거리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어요. ‘내가 독일에 가서 공부해 보니 참 좋더라!’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한국에 돌아와서 회사든 어디든 가서 뭘 하든지 증거를 보이면 되잖아요.

저는 불교 공부를 해서 ‘참 좋더라!’ 하고 체험을 했기 때문에 사는 것도 이렇게 기쁘게 살잖아요. 농사를 지어도 기쁘게 살고, 나이가 들어도 기쁘게 살고, 혼자 살아도 기쁘게 삽니다. 힘들다는 얘기는 안 해요. 이렇게 늘 행복하게 사니까 여러분들도 뭔가 특별한 게 있나 싶어서 지금 이렇게 제 강의를 들으러 온 거 아닙니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자꾸 비판만 하지 말라는 거예요. 창의력의 핵심은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그 모델을 확산시키는 것입니다. 남의 모델이 맞느니 틀리느니 하는 것은 과거의 사고방식이에요. 질문자는 굉장히 창의적인 공부를 했다고 하면서 비판은 한국 방식으로 한다는 겁니다. ‘한국 교육이 문제다. 이런 사고방식이 한국식 교육의 사고방식이라는 거예요.”

“경험하고 증명해서 삶으로 비판하라는 말씀이신가요?”

“그게 아니라 질문자가 정말로 창의적인 교육을 받았다면 한국의 교육 방식과 독일의 교육 방식이 갖는 장단점을 비교해서 미래사회에는 독일의 교육 방식이 조금 더 효과적인 것 같다는 의견을 말하면 된다는 겁니다. 이런 관점이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교육은 문제가 있고, 독일 교육은 좋다’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정답이 있는 OX 방식입니다. 지금 제가 한 말이 이해가 되나요?”

“독일 교육은 맞고 한국 교육은 틀렸다고 비판하는 접근 방식을 지적해주셨네요. 민주적 사고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요. ‘한국식 교육은 주입식이니 잘못되었고, 유럽식 교육은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식입니다.’ 이렇게 사고하는 것 자체가 OX로 사고하는 방식이에요. 민주적 방식으로 사고한다면 이렇게 열린 자세로 대화하겠죠. ‘독일에서 공부해보니 유럽의 교육 방식이 저에게 굉장히 좋았습니다. 한국 교육도 지금까지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창조성이 중요합니다. 현재 한국의 교육방식은 창조성을 키우는 데 조금 한계가 있는 게 아닐까요?’ 질문자는 독일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는데 왜 비판은 그 좋은 독일식으로 하지 않나요? 비판도 민주적이고 창의적이어야죠.”

“네,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입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소위 진보 세력이라는 사람들도 과거에 민주주의를 위해서 투쟁을 했지만, 투쟁한 방식은 독선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거예요. 대상만 다를 뿐이지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라고 사고하는 방식은 독재와 같기 때문입니다. 독재자가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며 민중을 억압하는 거나, 진보 진영에서 우리는 옳고 너는 틀렸다며 생각이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게 같다는 거예요.

평화를 주장한다면 그 방식도 평화적이어야 합니다. 적을 상정하지 않아야 해요. 나와 그 무엇도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이에요. 우리가 ‘남한은 민주주의 국가고, 북한은 독재 국가다. 북한은 독재를 하니까 나쁘다’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독재적인 사고라는 거예요. 북한은 남한과 시스템이 다르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민주적인 방식이에요. 제 이야기가 조금 어려웠어요?”

“굉장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상대편을 비난할 때 ‘돈을 너무 밝힌다’라고 하면 사실은 자기도 돈을 밝히고 있는 거예요. ‘너는 너만 알지 남을 이해 안 한다.’라고 하면 사실은 자기도 자신만 알고 상대를 이해하지 않는 거예요.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더라도 그를 사랑하는 정도가 돼야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내가 왜 너를 사랑해?’라고 한다면 이건 장사잖아요. ‘내가 너한테 십 원 줬는데 너는 나한테 왜 십 원을 안 주니?’하고 거래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진정으로 창조적이고 민주적이라면 세상을 다만 다르다는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절대적으로 우월하거나 열등하고, 옳거나 그른 건 없어요. 이건 옳고 저건 그르다고 답을 정해놓는 것 자체가 비민주적인 방식입니다. 어떤 점이 서로 다르다고 보는 관점 위에, 선택은 각각 개인이 하는 거예요. 물론 평생 옳고 그름을 따지며 살아왔기 때문에 저부터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네, 감사합니다. 스님께서 말씀해주신 두 가지 강력한 메시지, 첫째, 네가 독일 교육을 배워서 미래 사회에 더 적합한 교육방식을 증명해라, 둘째, 독일식 교육은 옳고, 한국식 교육은 그르다고 비판하는 사고 자체가 한국식으로 생각한 비판이다, 이 점을 잘 새기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내일은 오전에 전법활동가 법회를 생방송하고, 오후에는 정토회 기획위원회 회의를 온라인으로 참여한 후 안거 후 마련된 공동체위원회 공청회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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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은

새로운 시각에서 보게 되는 법문입니다.
독일에서 공부햇으면서 한국식으로 보고 있는.
스님 앞으로 스님처럼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2021-12-12 07:48:45

임길수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
스님 존경합니다.♡
한발 한발 수행정진합니다.

2021-12-07 17:55:36

임태종

스님
감사합니다🙏🙏🙏

2021-12-07 05: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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