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10.16 천일결사 기도, 정토불교대학 특강, 행복시민대회, 지원담당자 교육
“모기를 죽이는 것도 불살생 계율을 어기는 것인가요?”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

“정토행자 만일결사 중 제10차 천일결사, 제6차 백일기도 중 90일째 기도를 시작하겠습니다.”

새벽 4시 30분부터 종송, 예불, 삼귀의, 수행문, 참회, 108배, 명상, 경전 독송을 차례대로 했습니다.

천일결사 기도를 마친 후 스님은 90일을 넘어서 기도를 계속해오고 있는 초심자들을 격려한 후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오늘 읽은 경전의 내용에 대해 법문을 해준 후 내일 읽을 경전의 내용에 대해서도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내일 읽게 될 경전을 함께 보겠습니다."

적의 있는 자들 속에서도 적의가 없고
폭력적인 자들 속에서도 평온하고
집착하는 자들 속에서도 집착하지 않는 사람,
나는 그를 바라문이라고 부른다. - 법구경(法句經)

"수행자는 경계에 물들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세상을 살다 보면 주변에 의해 물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짓말하는 사람들과 같이 살면 ‘당신도 거짓말을 하는데 나는 왜 안 되는가?’ 이렇게 생각을 해서 차츰 거짓말을 하거나, ‘내 이익을 지키기 위해 나도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대응논리를 세우게 됩니다. 이렇게 대응논리를 세워서 합리화를 하거나 따라 배우는 건 수행자의 자세라고 할 수 없습니다.

나쁜 것에 물들지 않는 사람

거짓말하는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 욕설을 하는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욕설을 하지 않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내 것이다’ 하고 집착하고 고집하는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내 것이라고 집착하거나 고집하지 않는 사람이 수행자입니다.

우리는 늘 ‘당신이 그렇게 하니까 나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이런 논리를 내세우거나, ‘그 사람이 그렇게 해서 나도 이럴 수밖에 없다’ 하는 상황논리를 만들어 냅니다. 이러면 우리는 늘 경계에 끄달리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하는 건 그들의 삶일 뿐, 내가 따라갈 일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그걸 고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그들을 미워할 일도 아닙니다. 일단 그건 그들의 삶이고, 나는 내 갈 길을 가야 합니다. 우선 물들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좋은 것을 주변에 물들이는 사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그들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화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폭력을 써서 억지로 그들을 바른 길로 이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의 모범이 되고 모델이 되어서 그들을 차츰 교화하는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내가 모범을 보이니 그들도 이 길이 좋은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그들 스스로 ‘이 길이 더 좋구나’ 하고 알게 되어 따라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즉, 좋은 것을 주변에 물들이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변의 나쁜 것에 물들지 않는 사람, 나아가 주변을 좋은 것에 물들이는 사람이 진정한 수행자입니다. 현재 정토행자 여러분들은 이 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어떻든, 아내가 어떻든, 부모가 어떻든, 자식이 어떻든, 우선 내가 괴롭지 않기 위해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좋은 법을 이웃과 나누어서 내 곁에 있는 가족과 이웃들도 이 법을 알게 되어 자유롭고 행복한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 환경을 살리는 검소한 삶을 추구하고, 남는 것을 가난한 사람들과 나눠가지는 삶을 추구합니다. 미워하고 원망하고 보복하고 복수하는 삶을 내려놓고,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고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 하고 이해하는 삶을 추구합니다. 이렇게 여러분은 나도 평온하고 상대에게도 도움이 되는 인생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막상 현실에서는 잘 안 되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이런 관점을 가지고 꾸준히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 법이 정말 귀하고 좋은 줄 알아야 합니다. 아직은 잘 안 되지만 내가 이 길에 들어선 것이 아주 큰 행운인 줄 알아야 합니다. 이 길을 발견하고 제시하신 부처님을 찬탄하고 공경해야 하고, 내가 이 법을 만난 것을 정말 기뻐해야 하고, 내가 이 길을 따라 수행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가져야 합니다. 부처님께 귀의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하고, 수행자의 모임에 귀의하는 삼귀의(三歸依)는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정진해 나갈 것을 당부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두북 공동체 대중과 발우공양을 한 후 7시 30분부터 농사와 재활용 유통 사업에 대해 대중공사를 했습니다. 여러 가지 산적한 과제들에 대해 스님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창고에 쌓여 있는 재활용 가구들을 판매하기 위한 ‘살리고’ 바자회 계획, 김장 축제 계획, 감자 보관, 벼 수확과 보관, 들깨 수확, 도라지 밭, 양파와 마늘 파종, 농막에 가추 설치와 물길 내기, 겨울 농사, 폐교 건물의 난방 수리 및 동절기 생활 등 함께 결정해야 할 여러 가지 현안들을 점검한 후 대중공사를 마쳤습니다.

오늘은 주말이어서 9시부터 곳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두북 수련원을 찾았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아침 일찍부터 어제 수확한 배추를 씻고 올해 처음으로 김장을 했습니다. 배추에 무름병이 생겨서 밭에서는 배추가 매일 쓰러져가고 있어서 김장을 일찍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전 10시부터는 얼마 전 9월에 입학한 정토불교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즉문즉설 생방송을 했습니다.

정토불교대학 즉문즉설

입학식 후 한 달 동안 학생들은 알아차리기 연습과 실천적 불교사상 과목을 공부했습니다. 첫 과목을 갈무리하는 시점에서 스님의 격려도 받고, 궁금한 점도 해소하는 시간입니다.

“공부 잘하고 있어요? 입학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실천적 불교사상을 다 배운 사람들은 손을 들어보세요. 한 달 배워보니 할 만합니까?” (웃음)

스님의 환한 웃음에 학생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습니다. 화상회의 방에는 서울, 제주, 해외, 청년들만 입장하고, 나머지는 모두 유튜브로 생방송을 시청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질문을 신청했지만 총 여섯 명이 선정되어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불살생 계율을 배웠는데 피를 빨아먹는 모기를 내버려 두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모기를 죽이는 것도 불살생 계율을 어기는 것인가요?

“오계 중 불살생 계율에 대해 배웠습니다. 모기, 파리, 바퀴벌레를 죽이는 것도 불살생 계율을 어기는 게 되는 것인지요? 모기의 경우 내 피를 빨아먹고, 균을 다른 이에게 옮기기도 합니다. 게다가 물린 다음에는 피부가 가렵고 고통스러운데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자신의 생명이 가장 소중하다는 가르침과 상충되는 것과 같아서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모기가 질문자를 물었다고 해서 질문자가 죽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가렵잖아요.”

“조금 가려울 뿐이죠.”

“뿐만 아니라 제 피를 빨아서 다른 사람에게 옮기면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가 가니까요.”

“질문자는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을 때 볶아 먹기도 하고, 튀겨서 먹기도 하나요?”

“네.”

“그렇게 큰 생명체를 잡아서 살코기를 먹으면서 모기가 내 피를 조금 먹은 걸 가지고 그러면 어떡해요?”

“그러면 모기도 죽이면 안 되는 건가요?”

“죽이면 된다, 안 된다를 떠나서 죽여도 된다고 단정해서 말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반면, 기독교에는 인간을 위해 다른 생명을 희생시켜도 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창조주인 하나님이 사람에게 그러한 권한을 줬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믿음 위에 발달된 문명으로 인해 현재 자연파괴가 심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누구도 그러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다만 현재 인간의 수준이 그렇게 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죠.

부처님의 말씀에 기초해서 우리가 현실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는 있습니다. 질문자가 말한 것처럼 ‘모기가 내 피를 빨아먹었으니 죽여도 된다’ 하고 생각하면 ‘저 사람이 나한테 손해를 끼쳤으니까 나도 저 사람을 해쳐도 된다’ 하는 논리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런 논리로 한국과 일본이 싸운다면 서로 ‘저들이 나를 해치려 하니 나도 저들을 해쳐도 된다’고 생각할 거예요. 한국 스님들이 ‘한국이 이기게 해 주세요’ 하고 기도하면, 결과적으로 ‘일본 사람들을 많이 죽게 해 주세요’ 하는 뜻이 되고, 일본 스님들이 ‘일본이 이기게 해 주세요’ 하고 기도하면, 결과적으로 ‘한국 사람들을 많이 죽게 해 주세요’ 하는 뜻이 되지 않습니까? 이때 부처님은 어떻게 해야 해요? 한국 스님들의 기도를 들어주려면 일본 사람들을 많이 죽여야 하고, 일본 스님들의 기도를 들어주려면 한국 사람들을 많이 죽여야 하는데, 과연 이런 게 불교일까요?

이처럼 보복의 논리에는 모순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큰 생명이든 작은 생명이든 그 생명의 입장에서는 하나같이 다 소중한 생명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어떤 생명이든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 우선 최소한으로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나에게 이익이 되거나 성질이 나더라도 사람을 죽이거나 해치지는 말아야 합니다.

모기와 파리는 안 죽이려고 조심하면서 성질이 난다고 아이를 때린다면, 이건 모순입니다. 밖에서는 내 마음에 안 든다고 폭력적으로 시위를 하면서 집에서는 벌레를 안 죽이려고 애를 쓴다면, 이건 앞뒤가 안 맞는 위선적인 행동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사람을 죽이거나 때리지 말아야 합니다. 내 아이라고 하더라도 때리면 안 됩니다. 모기와 파리는 잠시 놔두고 우선 이 부분부터 실천해야 합니다.

사람을 해치지 않는 것이 실천이 되면, 그다음으로는 우선 큰 동물은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큰 동물이 작은 동물보다 더 중요해서가 아니라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 나간다는 측면에서 순서를 매겨보는 겁니다.

만약 내 어머니와 이웃집 아주머니가 같이 물에 빠지면 누굴 먼저 구해야 할까요? 만약 둘 다 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두 명 모두 구해야 하지만, 만약 한 명 밖에 못 구할 상황이면 우선 내 어머니를 구해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는 내 어머니를 먼저 구하는 게 이기심이 아닙니다. 내 어머니만 구하고 이웃집 아주머니도 구할 수 있는데 안 구한다면 문제지만, 한 명 밖에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 어머니를 선택하는 건 이기심이 아닙니다.

만약 나와 어머니가 물에 빠졌을 때 나만 사는 건 가능하고 어머니까지 구하려고 하다가는 둘 다 죽는다면 나 혼자라도 살아야 합니다. 이건 어머니를 내팽개치는 것과 다릅니다. 현실에서는 우리에게 선택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는 나부터 구하고, 내 어머니부터 구해야 하는 거예요. 대신 형편이 되면 이웃집 아주머니도 구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모든 생명이 다 소중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우선 사람부터 해치거나 죽이지 말아야 하고, 그다음으로 큰 동물부터 해치지 말아야 합니다. 동물 안에서도 포유류, 조류, 파충류 등의 순서로 또 따져볼 수 있겠죠. 그렇다고 이 생명이 저 생명보다 더 소중하다거나, ‘이건 살려야 하고 저건 죽여도 된다’ 이런 건 없습니다.

우선 내가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게 없는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만약 그런 게 없다면 그다음으로 다른 생명을 죽이거나 해치는 건 없는지를 살펴보면 됩니다. 만약 물고기 한 마리도 죽이지 않는 사람이라면 차츰 그 범위를 넓혀서 모기 한 마리, 파리 한 마리도죽이지 않는 쪽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소도 잡아먹고 닭도 잡아먹으면서 모기 한 마리를 걱정하고 있으니까 앞뒤가 안 맞는 질문처럼 들리는 거예요. 만약 제가 ‘모기를 잡아라’ 하고 대답하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어긋나게 됩니다. 그렇다고 ‘모기를 잡지 마라’ 하고 대답하면 현실에 어긋나는 말이 됩니다.

생명을 해치지 말라는 계율을 현실에 적용할 때는 이렇게 선택의 순서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모기를 잡을 것인지 안 잡을 것인지는 잠시 내려놓고, 우선 사람을 때리거나 해치지는 않는지부터 살펴보세요. 그다음으로 큰 동물을 죽이는 걸 멈추는 것부터 실천해야 합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이 외에도 다섯 명이 불교사상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했습니다. 즉문즉설을 마칠 무렵 스님이 질문자들에게 한 줄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모기를 죽여도 되는지 물어본 질문자도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모기나 파리를 보면 예전에는 아무 죄책감 없이 죽였는데, 스님의 법문을 듣고 난 후로는 그런 행위를 할 때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차츰 내버려 두는 연습을 하다 보니 괜찮아졌고 ‘아, 이렇게 조금씩 변해가는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질문자의 소감을 들어보니 아직도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서 스님이 다시 한번 분명하게 관점을 잡아 주었습니다.

“이제 모기는 그만 신경 쓰세요. (웃음) 자꾸 모기에 집착하지 말고 ‘내가 모기에도 신경을 쓸 정도인데, 지나치게 고기를 먹어야 되겠는가?’ 이 부분을 한 번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선 그 부분을 더 중요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기 죽이는 것에 대해 지나친 죄책감을 느끼게 되면, 나중에 풀을 베는 것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가 없습니다. 생명을 해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건 없지만, 현실적으로는 모기도 죽이면서 살 수밖에 없는 게 우리 인생이기도 합니다. 불살생 계율은 항상 살생을 삼가하는 자세를 가지라는 의미이지, 죄책감을 가지라는 뜻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정토불교대학에서 다음 주부터 공부하게 될 과목인 ‘부처님의 일생’에 대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공부하면 좋은지 이야기한 후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불교대학 학생들은 모둠별로 온라인 공간에 모여서 마음 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 세계 행복시민대회

오후 2시부터는 온라인 전 세계 행복시민대회를 시작했습니다. 2021년 1월에 시작한 행복시민 모임은 현재 900여 명이 참여하고 있고, 그동안 JTS 공모사업, 환경활동, 공동행동 등 다양한 지역 실천 활동을 전개하며 사회문제에 대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힘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오늘 행복시민대회는 그동안의 행복시민 모임 활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오늘 드레스 코드는 ‘꽃’입니다. 화상회의 방에는 행복시민들의 얼굴과 더불어 다양한 꽃이 만발했습니다.

먼저 행복시민이 경험한 최고의 활동은 무엇이었는지 설문 조사한 결과를 3위부터 1위까지 발표하며 각각의 활동을 자세히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JTS 노인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취약계층 주거 개선 활동을 통해 느낀 점, 쓰레기 줍기 활동을 하면서 담배꽁초로 막힌 배수구가 생기지 않게 시의원과 함께 제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 이야기, 헌법 강의를 듣고 그 내용을 생활 속에 적용한 이야기가 차례대로 발표되었습니다.

이어서 스님과의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발표 내용을 경청한 소감을 이야기하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화면이 꽃밭 같네요. 여러분은 작은 화면으로 보고 있겠지만, 저는 500명을 한꺼번에 보고 있으니까 이 화면이 꽃밭처럼 환하게 보입니다. 발표 잘 들었고, 활동 상황도 잘 봤습니다.

그동안 여러분은 내 인생 하나도 제대로 못 살아서 괴로워하고,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다가 그게 뜻대로 안 되어서 남을 원망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여러분은 내 인생을 내가 행복하게 하는 것에서 나아가 다른 사람도 도와주겠다는 마음을 내셨습니다. 이런 마음을 내는 것이 바로 행복시민이 되는 출발입니다.”

그동안의 행복시민 활동을 격려한 후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전에 다섯 명이 질문을 신청하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실천을 해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허탈한 기분을 느낀다며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노력해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에 허탈해집니다

“행복시민이 되어서 쓰레기 줍기 등 다양한 활동을 실천하니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되고 스스로도 뿌듯합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그렇게 실천을 해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네가 하는 실천은 큰 의미가 없다’ 이런 말을 할 때는 허탈한 기분을 느낍니다. 이런 말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실천을 이어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어릴 때부터 들은 격언 중 이 경우에 맞는 게 있어요.

‘내일 지구가 망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지구 저 편 나비의 날개 짓이 반대편에서는 폭풍이 된다’

비록 지금 우리의 시작은 작고 미약하지만 언젠가 그것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행동과 실천에 지속성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활동을 지속하지 못하고 조금 하다가 그만두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맞는 게 되어버립니다.

시작할 때는 주변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지만 이 실천을 지속하게 되면 언젠가 그것이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처음 시작할 때와 같은 마음으로 10년, 30년, 50년, 100년을 실천하게 되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기적이라는 건 외부의 어떤 존재가 일으키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도 있는 거예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행복시민 활동은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바른 길이라면 주변 사람들의 평가나 단기적인 효과를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주변 이야기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변에서 누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도 빙긋이 웃으면 됩니다. 속으로는 ‘10년, 30년 후에 봅시다’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멀리 보고 한 발씩 나아가는 사람은 눈앞만 보고 하는 주변 이야기에 너무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비록 지금은 종교의 유무를 따지고, 종교 안에서도 기독교와 불교를 따지고, 사는 곳이 경상도인지 전라도인지를 따지지만, 앞으로 지구 전체가 위기에 처하면 피부색, 국적, 성별, 종교의 구분이 모두 무색해집니다. 모든 인류가 위기에 처하게 되면, 백인, 흑인이 따로 없고, 한국인, 일본인이 따로 없고, 남자, 여자가 따로 없고, 기독교, 불교가 따로 없고, 경상도, 전라도가 따로 없어집니다.

시간이 흐르면 ‘더 많이 생산해서 더 많이 쓰는 게 좋다’는 가치관도 사라지고, ‘삶이 행복하고 편안하고 자유로운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삶의 행복’이 인류 문명의 새로운 가치로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GDP와 같이 물질적 가치를 숫자로 표시해서 어느 나라가 잘 사는지 순위를 매겼지만, 앞으로는 국민의 행복 지수에 따라 선진국과 후진국을 나누게 될 겁니다. 이미 뉴질랜드에서는 재정 투자를 할 때 ‘투자에 따라 행복 지수가 얼마나 변할 것인가?’ 하는 것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올림픽을 유치할 때 그에 따른 경제 유발 효과를 주로 따지는데,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행복 지수가 평가의 기준이 되는 새로운 지표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행복시민 여러분은 이미 앞서 가고 있습니다.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고, 뒤쳐진 사람들이 어떻게 여러분이 가는 길을 헤아리고 상상할 수 있겠어요? 그러니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오히려 ‘눈을 감고 있으니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행복시민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해보는 ‘나도 한마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자유롭게 오늘 법문을 들은 소감이나 앞으로 하고 싶은 활동을 제안했습니다.

행복시민의 다짐을 영상을 보며 다 함께 읽고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곧이어 오후 4시 30분부터는 2차 만일결사 준비위원회와 화상회의를 했습니다. 만준위 위원들은 법회 운영 방안, 10차 천일결사의 목표 수정 등 다양한 안건에 대해 스님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저녁 식사를 부엌에서 서서 간단하게 하고 곧바로 저녁 7시 30분부터 전국 지원담당자 소임자 교육을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지부별 지회별로 불교대학, 경전대학, 법회, 7대 행사, 교육수련, 실천 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화상회의 공간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동안 활동하면서 어려웠던 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스님에게 질문하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밤 10시가 되어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오늘은 네 번의 생방송 법회, 한 번의 화상회의가 연달아 있었습니다. 긴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영어 통역으로 외국인을 위한 즉문즉설을 하고, 낮에는 밭에서 고구마 수확을 하고, 오후에는 의료인을 위한 즉문즉설을 하고, 저녁에는 온라인 일요명상을 생방송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4

0/200

해아월신승희

고맙습니다

2021-11-08 17:11:06

이미이

같은질문에 그것은 위생이다라는 답변으로 간단하게 계율에 대한 제 의심을 끊어주신 어느 작은방에서 하루종일 도를 닦는다시던 노스님이 그리워집니다ㆍ
스님의 왕성한 활동들에 감탄을 하면서 늘 감사합니다

2021-10-22 06:35:07

힐링아지매

언제나 스님의 귀한 말씀 덕분에 제 삶이 풍요로워짐을 느낍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그냥 하는 것이 저의 삶에 가치를 더해 주는 것 같아서 많이 행복합니다. 위로도 되고 채찍도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

스님은 모르시는 멘티입니다. _()_

2021-10-21 08:22:32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