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10.12 밤 줍기, 밤 깎기
"시누이가 저를 도둑년 취급하고 따귀를 때렸어요."

안녕하세요. 두북 정토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새벽부터 하루 종일 비가 세차게 내렸습니다.

천일결사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스님은 비옷을 입고 밤나무 밭으로 갔습니다.

“밤이 이제 끝났는지 한 번 더 확인하러 가봅시다.”

어제 선물용 밤 포장을 모두 마쳤는데, 몇 분 드릴 것이 부족해서 조금 더 밤을 주울 필요가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가보았습니다.

“아이고, 밤이 아직 많이 떨어져 있네요.”


며칠 사이에 밤이 새로 떨어진 게 많았습니다. 오히려 비를 맞은 밤은 반짝반짝 빛이 나서 눈에 쉽게 띄었습니다.

“비가 오니까 밤이 더 잘 보이네요.” (웃음)

입구에서부터 밤을 한참 동안 주웠습니다. 밤을 줍는 동안 비는 더욱 세차게 내렸습니다.


준비해 간 바구니에는 오늘도 밤이 가득 찼습니다.

밤나무 밭을 나와서 다음은 저수지로 가보았습니다. 저수지 아래 윗 논과 아랫 논에도 밤나무가 있는데, 한동안 밤을 줍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도 밤을 주우러 가야겠다 생각만 하고 계속 못 왔어요.”

밤을 계속 줍지 않았기 때문에 꽤 많은 알밤이 곳곳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아이고, 여기는 온 천지가 밤이네요. 진작에 올 걸 그랬어요.”



윗 논을 지나 아랫 논으로 가서 밤을 더 줍고 밤 줍기를 마쳤습니다.

바구니가 가득 차서 주머니에도 주운 알밤을 담고, 쓰고 간 모자에도 주운 알밤을 담았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주웁시다.”

오전에 주운 밤을 깨끗이 씻은 후 물에 두 시간 동안 담가 두었습니다.

텃밭에는 보랏빛 국화가 아주 예쁘게 피고 있었습니다.

“비가 와서 국화가 계속 쓰러지니까 끈을 대어서 세워 줍시다.”

적당한 간격을 두고 지줏대를 세운 다음 국화가 넘어지지 않게 끈을 대어 주었습니다.

국화를 똑바로 세우니까 모양이 가지런해져서 꽃이 더욱 예쁘게 보였습니다.

텃밭 한쪽에서는 나무에 다래가 주렁주렁 열려 있었습니다.

“다래를 전부 수확해야 한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아무도 수확을 안 하고 있네요.”

결국 스님이 다래를 모두 수확했습니다.

대부분이 잘 익었지만 약간 덜 익은 다래까지 모두 수확해서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수확한 다래는 익은 것과 덜 익은 것을 구분해서 덜 익은 것은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얼마 전에 심은 고수도 빼곡히 자라 있었습니다. 점심 식사 때 먹을 만큼만 한 바구니 뜯었습니다.


뜯은 고수는 곧바로 물로 씻어서 먹기 좋게 담았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부터는 밤 깎는 기계로 그동안 주운 밤을 모두 깎았습니다. 며칠 전에 노재국 거사님이 스님에게 밤 깎는 기계를 보시하여서 오늘 시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벌레가 먹지 않은 크고 튼실한 밤은 모두 선물용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이제 남은 밤은 모두 벌레가 먹은 밤입니다. 자루에 모아 놓은 벌레 먹은 밤을 크기 별로 분류해 놓았는데, 한 대접씩 꺼내서 밤 깎는 기계에 넣었습니다.

“밤이 어느 정도 깎아지는지 한 번 봅시다.”

기계가 왱하는 소리를 내며 돌아가자 밤 껍질이 우두두 까지기 시작했습니다.

옆으로 난 뚜껑을 열자 껍질이 까진 밤이 우두둑 튀어나왔습니다.

“이야, 70퍼센트 이상은 껍질이 까지네요. 이 정도면 일일이 손으로 까는 것보다 엄청나게 효율적이에요.”

잘 까진 밤을 보며 행자님들도 모두 탄성을 질렀습니다.

“좋아요. 나중에 벌레가 먹은 부위만 손질을 하면, 밥에 넣어서 먹는 밤으로는 쓸만 할 것 같아요.”

다들 벌레 먹은 밤은 버리라고 이야기했지만, 스님은 벌레 먹은 밤을 포대에 모아 놓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벌레 먹은 밤을 삶았거든요. 삶으면 벌레 먹은 밤도 크기가 큰 것은 먹을 게 있는데, 작은 건 먹을 게 없었어요. 그런데 기계가 있으니까 작은 것도 먹을 수 있네요.”

순식간에 세 포대에 담긴 밤을 모두 깎았습니다. 까진 밤 중에서 벌레가 먹은 부위만 칼로 도려낸 후 곧바로 방 안에 널어둔 후 울력을 마쳤습니다.

“까진 밤을 바짝 말립시다. 말린 밤은 한 묶음씩 냉장 보관하고 있다가 밥할 때마다 꺼내서 넣어 먹으면 돼요. 올 겨울에는 밤밥을 많이 먹을 수 있겠네요.”

해가 지고 저녁에는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한 후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8일 금요 즉문즉설에서 소개하지 못한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시누이에게 상처를 크게 받았어요, 남편과 이혼하면 해결될까요?

“저는 3남 3녀가 있는 남편 집안의 맏며느리입니다. 남편은 그중 둘째로 누나가 한 명, 남동생 두 명, 여동생 두 명이 있습니다. 그런데 결혼 초부터 남편의 누나가 시누이 노릇을 심하게 합니다. 시어머니는 오히려 별말씀이 없고 가만히 계시는 편인데, 시누이가 며느리들을 다 잡으려고 합니다. 남편은 누나 말이면 다 옳다고 생각하고 가만히 있습니다.

시어머니의 환갑잔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가 시누이와 상의를 하지 않고 이것저것 했다고 화가 났는지 대화 도중에 제가 축의금을 형제들끼리 나눠 갖자고 한다면서 도둑년이라고 욕을 하고, 그날 시누이 집으로 돌아가서는 제가 자기 말을 안 들었다며 따귀까지 때렸습니다.

지금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도 그 일이 저한테 트라우마가 돼서 갑자기 화병이 나서 새벽에 숨을 못 쉬고 응급실에 간 적도 두 번 있습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시누이를 찾아가서 ‘그때 왜 나를 도둑년 취급했냐?’고 물었더니 ‘그때는 너희가 가난해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대답을 했는데, 그 말을 들으니 더 기가 막혔어요. 진짜로 나를 도둑년 취급했다는 건가 싶어서 더 기가 막히고, 지금까지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아서 그 일이 뇌리에 계속 박혀있어요.

이후로는 시댁하고 얽히는 일이 생기면 남편도 너무 밉고, 남편에게 시누이는 누나니까 뗄래야 뗄 수 없는 사람이다 싶어서 차라리 나랑 이혼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이들이 모두 스무 살이 넘었기 때문에 이혼을 해도 되겠다 싶기도 해요. 남편과 시누이는 피를 나눈 형제 사이니까 헤어질 수 없겠지만 저랑 남편은 헤어질 수 있지 않나 싶어서 이혼하자는 말까지 했는데, 시누이에 대한 제 마음이 풀리지 않은 채 계속 살다 보니 저도 괴롭고 남편도 괴롭습니다. 지금 남편과 이혼을 해야 할지 아니면 시누이를 용서해야 할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문제만 빼면 남편은 괜찮은 사람이에요?”

“네, 돈은 잘 벌어오는 편인데 가사 일은 전혀 안 도와줘요. 저도 직장을 다니면서 지금까지 살았는데, 가사 일을 전혀 안 도와주니까 아이 셋을 혼자서 키우는데 힘들었어요. 친정 엄마의 도움을 받아서 아이들을 키웠는데, 저녁 때는 친정 엄마도 집으로 돌아가셔야 하니까 혼자서 아이 셋을 키우는 건 힘들었어요.”

“시누이와의 일도 이미 지나간 일이고, 아이들도 이제 다 스무 살이 넘었으니까 아이들 키운 이야기도 다 지나간 일입니다. 지금 질문자는 모두 지나간 일을 가지고 지금 이혼 결정을 하려고 하고 있어요. 이혼을 하는 건 지금의 일이고, 시누이와 싸운 일이나 아이들을 키운 건 지나간 일이잖아요. 그래서 지금도 남편이 질문자를 힘들게 하는지를 물어보는 거예요. 지금도 집안일이 많은데 남편이 전혀 도와주지 않는다든지, 돈을 잘 안 벌어온다든지, 큰 소리를 친다든지 하느냐고요. 과거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지금 남편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해서 도저히 같이 못 살겠다는 거예요? 아니면 지금도 소소한 다툼은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고, 다만 지나간 일들을 떠올리면 속에서 화가 올라와서 같이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사실 옛날에 비하면 요즘은 잘해줘요. 요즘은 집안일도 가끔은 도와주는 편이에요.”

“그러면 지금은 잘해주는데 옛날 일 때문에 헤어지고 싶다는 것이네요. 그런 이유로 헤어지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반드시 후회를 합니다. 옛날에는 잘해줬는데 지금이 별로여서 헤어지는 거라면 헤어지고 나서 ‘잘 헤어졌다’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옛날 생각 때문에 헤어지면 헤어지고 나서 즉각 후회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옛날 일 때문에 지금 헤어지는 건 현명한 방법이 아닙니다.

어릴 때 고아로 자랐든, 어릴 때 성추행을 당했든, 어릴 때 부모님께 매를 맞았든, 결혼 초에 시누이한테 뺨을 맞았든, 결혼 초에 아이들을 키우느라 힘이 들었든, 이런 일들은 다 지나간 일입니다. 한 여름밤의 꿈과 같은 일이에요. 질문자는 아직도 그 생각을 하면 화가 나는데, 화가 나는 이유는 지금 그 생각을 하기 때문에 화가 나는 거예요. 옛날 비디오를 켜서 보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겁니다. 옛날 일을 생각한다는 건 옛날 비디오를 틀어보는 거예요. 이렇게 옛날 비디오를 틀어보고 화가 나는 건 영화를 보고 우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옛날 비디오를 틀어보고 화를 내는 거예요. 이걸 ‘트라우마’라고 합니다.

사람의 괴로움은 대개 두 종류입니다. 첫째, 옛날에 어렵게 살았던 걸 갖고 비디오를 틀어보면서 지금 괴로워하는 거예요. 옛날 생각을 하면 화가 나고, 옛날 생각을 하면 괴롭고, 옛날 생각을 하면 슬픈 감정을 느끼는 겁니다.

둘째,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해서 느끼는 괴로움입니다. ‘저 사람이 바람을 피우면 어떡하지?’, ‘저 사람이 나중에 병석에 누우면 어떡하지?’, ‘저 사람이 저렇게 돈을 다 쓰고 돈이 없으면 어떡하지?’, 이렇게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생각하며 괴로워합니다. 이것도 미래의 비디오를 보는 겁니다. 미래의 비디오를 자꾸 보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초조해지고, 근심과 걱정이 많아지고, 두려움이 생깁니다. 불안, 초조, 근심, 걱정, 두려움은 아직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미래를 미리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아직 찾아오지 않은 미래의 비디오를 틀면 주로 불안, 초조, 근심, 걱정, 두려움이 생기게 되고, 지나간 과거 비디오를 틀면 주로 화가 나거나, 슬프거나, 후회를 하게 됩니다. 이런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과거 비디오도 틀지 말고, 미래 비디오도 틀지 말고, 지금에 깨어 있어야 합니다. ‘지금 어떠한가?’ 이렇게만 살피면 됩니다.

질문자는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지금 조건이 과거보다 좋은데도 행복하지 못한 거예요. 트라우마는 마음의 병입니다. 이건 시누이의 문제가 아니에요. 질문자가 병을 앓고 있어서 생기는 일인데, 이게 이혼을 한다고 해서 없어질까요?

막상 이혼을 한다고 해도 질문자의 병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이혼을 하면 처음에는 남편하고 부딪힐 일이 없으니까 이와 관련된 생각을 할 기회가 적어지겠죠. 그런데 혹시라도 질문자가 이혼에 대해 후회를 하게 되면 과거 생각이 다시 떠오르게 됩니다. 이번에는 ‘내가 이혼을 한 게 다 시누이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이 흘러가서 지금보다 트라우마가 더 자주 일어날지도 몰라요. 그러니 정신과에 가서 이런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트라우마에 대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제가 볼 때 질문자의 상태는 트라우마도 있고, 또 그 트라우마로 인해 약간의 우울증까지 겹쳐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남편이 질문자한테 힘든 존재일 거예요. 이런 상태에서는 남편이 조금만 잘못해도 트라우마를 건드리고 감정이 터진단 말이에요. 그러니 병원에 가서 먼저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자신의 심리상태를 진단해 보고 만약 우울증이라면 치료를 받아야 하고, 행여 지금 상태가 괜찮다고 해도 트라우마 치료는 꼭 받아야 합니다.

트라우마가 치료되면 이 일이 아무런 문제가 안 됩니다. 그저 옛날에 시누이와 있었던 해프닝으로 기억될 거예요. 우리 대부분이 초등학교 때 친구랑 치고받고 싸웠던 기억도 있고, 어릴 때 형제간에 싸웠던 기억도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시누이와의 일도 하나의 해프닝으로 남게 될 겁니다.

그리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입장에서 바라보면, 여동생이 오빠한테 간섭하는 건 문제일 수 있지만 누나는 조금 다릅니다. 요즘은 그렇지 않지만 옛날에는 집안의 장녀가 동생들을 모두 자기 자식처럼 키웠습니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을 때 장녀가 다른 형제들을 돌보고, 형제들도 큰누나를 엄마처럼 생각했어요. 형제들의 심리상태가 그랬습니다. 그렇게 돌본 동생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이런 갈등이 생기는 것인데, 인간의 심리 상태를 조금만 이해하면 큰 문제가 아닙니다.

또한 이 문제는 시어머니가 자기 아들에 대해 간섭하는 건 인정이 되는데, 시누이가 간섭하는 건 인정이 안 돼서 생긴 일이기도 합니다. 옛말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이런 것도 있잖아요. 시누이가 말리는데 왜 시누이가 더 미울까요? 그건 내 안에 ‘너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다’ 하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에요. ‘남편의 누나 입장에서는 동생에 대해 간섭을 할 수 있겠구나’ 이렇게 이해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아닙니다.

또 남편 입장에서는 시누이가 누나니까 남편이 어떻게 하기가 힘듭니다. 남자들은 어머니와 누나한테 대들기가 어렵습니다. 질문자도 아들이 자기한테 버럭 대들면 기분이 안 좋잖아요. 그런 것처럼 남편은 누나를 함부로 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누나에 대한 이야기는 남편한테 안 꺼내는 게 좋아요.

그런데 질문자는 10년 전 이야기를 계속 꺼내니까 남편이 볼 때는 질문자가 답답한 거예요. 지금은 질문자가 남편한테 이혼을 하자고 하는데, 이게 너무 오래되면 오히려 질문자가 이혼을 당할 위험도 있어요. 자꾸 옛날 일에 대해 문제를 삼으면 이제부터는 남편이 못 살겠다고 나올 겁니다. 왜냐하면 남편 입장에서 보면 이 일은 별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질문자 입장에서는 이게 엄청 큰일인데, 남편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거예요.

사실은 이렇게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싸우는 거겠죠. 이게 큰일인 줄 알고 질문자가 이 이야기를 꺼낼 때 남편이 ‘아이고, 당신이 그때 상처를 많이 받았지? 미안해’ 이렇게 말해주면 될 텐데, 남편은 지금 ‘별 일 아닌 걸 갖고 10년째 계속 그런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시누이도 옛날 일이라 기억도 잘 못할 거예요. ‘그때 내가 그랬나? 그때 너네가 형편이 어려워서 내가 그렇게 생각했나 보다’ 이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이것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생기는 입장 차이입니다.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면 해결이 어렵지 않아요. 이런 경우에는 스스로 자기 심리를 치유해야지 시누이의 사과를 받아서 치유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시누이를 만나서 사과를 받으려고 하다가 오히려 상처가 더 날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시누이는 여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별로 없기 때문이에요. 상대방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면 ‘아, 그랬구나. 미안하다’ 이렇게 말이라도 할 텐데, 시누이는 이 일 자체를 기억 못 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잘해봐야 형식적인 사과 정도가 내가 받을 수 있는 최대예요. 그런 사람을 두고 계속 이야기를 하면 자칫 시누이로 하여금 질문자에 대해 ‘이 사람 정말 문제구나’ 하는 생각만 심어주게 됩니다.

남편에게도 이 이야기를 계속 꺼내면 남편이 ‘우리 아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구나’ 이렇게 생각할 가능성이 커요. 남편 입장에서도 아내가 문제제기를 하니까 달래기는 하지만 누나가 문제라는 생각은 전혀 안 할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질문자의 반응이 지금 과도하기 때문이에요. 비록 시누이나 남편으로 인해 병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그건 그때의 일이고, 지금은 누구의 병이 된 거예요?”

“제 병이에요.”

“질문자의 병이니까 이제는 내가 스스로 치료를 해야 해요. 우선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 보세요. 그리고 기도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 마음을 내는 겁니다.

‘누나 입장에서는 자기 동생 일이니까 간섭을 할 수 있겠구나. 또 누나는 옛날 사람이니까, 자신이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구나.’

이렇게 이해하는 마음을 내면 치유가 됩니다. 지금 질문자의 상태를 봤을 때 병원에 가서 검진하고 치료를 받으면 금방 좋아질 거예요.

옛날 일을 붙들고 계속 이렇게 괴로워하면 머지않아 미래에 큰 재앙을 초래하게 됩니다. 지금 성질이 나서 이혼이라도 하게 되면 금방 새로운 고통을 받게 될 거예요. 그러니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마세요.

이건 내 트라우마 때문에 생기는 일이에요. 남편 문제도 아니고, 시누이 문제도 아닙니다. 설령 발병은 그들이 원인이 되어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내 병입니다. 그러니 내가 치유해야 해요. 관점을 ‘내 병이니까 내가 치유해야 한다’ 이렇게 가져야 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지금은 다 좋은 조건이 되었는데, 옛날 비디오 때문에 힘든 거예요. 한 잔만 마시면 옛날 일을 다 잊을 수 있는 ‘망각수’를 마시면 금방 나을 텐데요.” (웃음)

“제가 사실 불안장애 약을 복용하고 있거든요. 과거를 떠올리고 하는 것도 불안장애와 관련이 있는 걸까요?”

“네, 관계가 있습니다. 이미 약을 먹고 있다면 도움이 될 거예요. 불안장애 약도 흥분된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 약에 뭔가 신비한 게 있는 게 아닙니다. 성분의 정도에 따라 강한 약은 신경을 강하게 안정시키는 것이고, 약한 약은 그에 비해 효과가 덜한 차이가 있을 뿐, 크게 보면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우선 응급 치료는 약을 통해서 하고, 보다 근원적인 치료는 스스로 자각하는 겁니다.

‘내가 좋지도 않은 옛날 비디오를 틀어놓고 보면서 바보같이 내 인생을 망치고 있구나’

이렇게 자꾸 자각해야 합니다. 나도 모르게 옛날 비디오가 틀어지면 ‘꺼버리자, 이제 다른 생각하자’ 이렇게 관점을 바꾸셔야 해요. 비디오를 꺼버리면 아무 일도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내일은 하루 종일 정토대전 사상팀 법사님들과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수행법회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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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과거는 붙잡지 말아야겠군.. 감사합니다

2021-10-24 18:39:17

박주영

능청스럽게 본인 할 말하는 노력,습관도 필요하더라구요.

어쨌던,시댁은 좀 더 멀리 떨어지는 연습이 필요해요.

힘내세요.

2021-10-22 14:47:18

박주영

자기 승질?대로 하는 사람은 홧병이 없습니다.
다만,주위 사람이 괴롭고 힘들기 때문에 피하지요.

너무 착해서 자기 발언을 안해서 생기는 병 약자 을의 입장이라 큰소리 내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나만 참으면 조용할 꺼라는..
매번 큰소리 나면 시끄러우니까요.

인생은 짧습니다.
아파보고 하니,그런 것도 필요없더군요.

지혜롭게 유머스럽게 능

2021-10-22 14: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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