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9.10. 농사일, 정토대전 성전팀 회의, 금요 즉문즉설 강연
“분양권 투자에서 큰 손실을 입고 너무 힘듭니다”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오늘도 농사일을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스님은 먼저 산 밑밭으로 향했습니다. 날마다 주렁주렁 열리고 있는 가지와 오이, 호박을 수확했습니다.

오늘은 스님의 농사일의 도와주기 위해 골프선수 김인경 씨도 두북 수련원을 찾았습니다.

“스님, 제가 무슨 일을 도와 드릴까요?”

“제가 가지를 따서 줄 테니까 바구니에 담는 일을 좀 해주세요.”


스님이 가지를 따서 넘겨주면 김인경 씨가 가지를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가지가 생각보다 가볍네요.”

“가지 모양이 정말 재미있게 생겼죠?”

길쭉하지 않고 동그랗게 꼬부라진 가지를 보며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잘 익은 호박도 몇 개 수확했습니다.

“아이고, 암꽃과 수꽃을 수분 작업해줘야 호박 열매가 열리는데...”

“어떻게 수분 작업을 해주는 거예요?”

“수꽃을 따다가 암꽃에 묻혀주면 돼요.”

수꽃은 많이 보이는데 암꽃은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이게 암꽃이에요. 꽃 아래에 탁구공 같은 볼록한 씨방이 있는 게 암꽃입니다. 수꽃은 씨방이 없어요.”

스님은 수꽃 하나를 따서 암꽃 세 개에 꽃가루를 묻혀 주었습니다.

수확한 가지와 오이, 호박을 바구니에 가득 싣고 산 아랫밭으로 향했습니다. 김인경 씨가 바구니 세 개를 수레에 싣고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운동을 해서 그런지 힘이 좋네요. 일꾼 역할을 제대로 해주네요.” (웃음)

아랫밭에는 고구마와 배추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 심었는데, 배추가 벌써 이만큼 자랐어요.”

아직 두둑을 만들지 못한 빈 땅이 보였습니다.

“여기는 왜 아무것도 안 심으셨어요?”

“한 달 동안 비가 오고 날이 흐리니까 땅이 질어서 두둑을 만들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여기는 제가 며칠 전에 고수 씨앗을 확 뿌려 버렸습니다.” (웃음)

산 아래로 내려가 비닐하우스와 논, 그리고 산 앞밭에 심어 놓은 배추를 구경시켜 주었습니다.

“여기는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그래서 피 반 벼 반이에요. 피 뽑기를 벌써 세 번도 넘게 했는데 또 피가 저만큼 생겨났어요.”

김인경 씨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스님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오늘 수확한 채소 중에 서울에 가져갈 것들만 모아서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두북 공동체 대중이 발우공양을 하고 있는 사이 스님은 김인경 씨에게 천전리 반구대 암각화를 구경시켜 주고 돌아왔습니다.

오전 10시 30분부터는 정토대전 성전팀 법사님들과 함께 회의를 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서 화엄경 중에서 정토대전에 실으면 좋을 내용들을 준비해 와서 발표했습니다.

경전을 함께 읽은 후 스님의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하루 종일 회의가 계속되었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7시 30분부터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시도별 밴드를 통해 15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했습니다.

스님은 날씨와 농사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예년 같으면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초가을인데 늦은 장마가 계속되어서 맑은 하늘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모레까지 3일 동안은 해를 좀 볼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다음 주로 넘어가면 또다시 태풍이 와서 계속 흐린 날씨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서늘해서 좋은 면도 있지만 곡식이 익는데 큰 지장이 있습니다. 벼의 알이 영글고 있는데 까만 것들이 많이 보여요. 깜부기인가 해서 전문가한테 물어보니 벼꽃이 필 때 바람이 불거나 비가 많이 와서 벼가 수정을 못하게 되면 까맣게 된다고 합니다. 어떤 논은 까만 것이 굉장히 많아요. 웬 깜부기가 이렇게 많나 했더니 깜부기가 아니고 수정을 못해서 그렇답니다.

여름은 여름답게 비가 와 주고, 가을은 가을답게 햇살이 비춰줘야 만물이 성장할 수 있는데, 올 가을은 계속 날씨가 흐려서 작물이 영그는 데 장애가 있습니다.”

오늘도 네 명이 사전에 질문을 신청하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아파트 투자를 했다가 실패하고 열심히 모은 돈을 다 잃어버렸다며 고통스러운 마음을 호소했습니다.

분양권 투자에서 큰 손실을 입고 너무 힘듭니다

“저는 요즘 인생에서 가장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막연한 수익을 기대하고 손을 댄 아파트 투자에서 B급지 분양권을 계약금 포기하고 마이너스 피로 되팔고 4번의 실패를 겪으면서 5년 동안 열심히 모았던 2천만 원을 단 몇 개월 만에 날려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돈을 가져간 사람들을 저주하게 되고, 죽어서 영혼이 되어서라도 따라다니며 괴롭히고 싶은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갑니다.

스님, 저는 너무 살고 싶습니다. 통장잔고 0원일 때도 행복했던 제 삶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지금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도와주세요.”

“투자라는 것은 돈을 벌려고 한 거예요, 잃으려고 한 거예요?”

“벌려고 했습니다.”

“노동을 해서 버는 것보다 손쉽게 벌려고 한 거죠?”

“맞습니다.”

“그러면 실패의 위험이 따릅니까, 안 따릅니까?”

“위험이 따릅니다.”

“질문자는 실패의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고통을 겪게 된 겁니다.”

“맞습니다.”

“실패로 인해 생긴 손실은 학습비라고 생각해야 해요. 제가 보기에 질문자가 처한 상황은 오히려 좋은 점도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든, 주식 투자든, 코인 투자든, 남한테 돈을 빌려주든, 만약 첫 번째도 이익을 보고 두 번째도 이익을 봤다면 어떻게 될까요? 투자금을 점점 늘려서 하다가 결국 다 날려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그런데도 절대 이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해요. 왜냐하면 처음에 이익을 봤던 순간을 잊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계속 ‘그때처럼 기회가 오지 않겠나’ 하고 기대를 하다가 재산 다 잃고 빚더미에 앉게 돼요.

그런데 투자를 했을 때 첫 번째도 실패하고 두 번째도 실패한 사람은 그 자리에서 손을 털고 일어납니다. '아, 이런 투자는 위험하구나' 하고 바로 손을 떼기 때문에 큰 손해를 보지 않아요. 행여나 이익을 보더라도 또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항상 조심을 합니다. 빚을 내면서까지 막무가내로 투자하지는 않게 돼요.

지금 부동산, 주식, 코인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한번 보세요. 정상적인 투자인 것 같아요? 거의 투기 수준에 다다른 것 같아요?”

“투기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은 정상적인 투자가 아니고 완전히 노름판이 되었어요. 너도 나도 돈 벌었다고 하니까 다들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 모아서 투자를 하기 때문에 판돈이 계속 늘어나니까 값이 계속 올라가고 있긴 한데, 이제 곧 있으면 판돈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한계 상태에 다다를 겁니다. 그러면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어느 순간 빠지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거품이 꺼지게 돼요. 그러니 2천만 원이 큰돈이긴 하지만 앞으로 닥칠 손실에 비하면 작은 돈이니 학습비라 생각하고 깨끗이 잊으셔야 됩니다. 딱 손을 털고 이렇게 생각하세요.

'잘 놀았다. 몇 달 재밌게 투자해 보았다.'

이렇게 배포가 있어야 돼요. 파친코를 하더라도 놀이로 생각하고 해야 됩니다. 넣어서 당겨보고 돈을 벌면 다행이지만 만약 잃으면 놀이로 십만 원을 쓰게 되면 '십만 원 가지고 잘 놀았다' 이렇게 생각하고 탁 털고 나와야 해요. 거기에 재미를 붙여서 계속하게 되면 자꾸 본전을 생각하게 되고, 본전 생각을 못 버리고 계속하게 되면 결국 패가망신을 하게 됩니다. ‘잘 놀았다’ 하고 나와야지 본전 생각해서 빚까지 내어서 덤비면 재산까지 다 날리게 돼요.

지금 질문자는 본전 생각을 못 버리고 있기 때문에 제가 볼 때 굉장히 위험한 상태입니다. 빚을 내서라도 본전을 찾으려고 하면 앞으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험이 높아요. 물론 월급으로 2천 만 원을 모으려면 힘이 들긴 하지만, 그 정도는 지나 놓고 보면 껌값이에요. 그러니 딱 포기하고 일상생활에 충실하는 게 좋습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거품이 꺼질 때가 다 되어 갑니다. 거품이 꺼지는 시기가 한두 달 후일지 일 년 후일지 모르지만 현재의 부동산 시세는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화폐를 많이 풀어서 일어나는 거품이기 때문에 화폐를 회수하거나 금리를 올리면 금방 꺼질 거예요. 그러니 일찍 손을 떼는 게 좋습니다. 그 정도는 울일 아니에요. 자꾸 생각하면 다른 것까지 잃어버리게 돼요. ‘아이고, 잘 놀았다’ 하고 탁 털어버리시기 바랍니다.

중국 사람들은 옛날에 머슴들이 연말에 1년 치 임금을 한꺼번에 받으면 그걸 투전판에 가져가서 그날 다 잃어버리고도 ‘아이고, 잘 놀았다’ 하고 다시 일하러 간다고 해요. '그게 위험한 거구나' 하고 깨닫기 위해서 그 정도 학습비를 내는 건 그렇게 아깝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툭 털고 일어나세요. 연연하면 인생 전체를 망칩니다. 화나서 술 먹고 잠 못 이루면 정신질환까지 생기게 되고, 빚까지 지게 되면 갚을 길이 없으니 자살을 하게 되든지, 회사 돈에 손을 대게 되든지, 돈 많은 남자를 만나서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하든지, 이런 식으로 가게 돼요. 정상인이라면 그런 위험한 생각을 안 하는데, 궁하게 되면 그런 생각으로 자꾸 빠져들어 갑니다. 오늘 질문 잘하셨어요. '잘 놀았다' 하고 탁 털고 일어나서 다시 일상생활에 충실했으면 좋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아들이 고등학생인데 작년부터 우울증을 앓아서 엄청 힘들었습니다. 아들이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하여 가슴이 철렁하였습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 자녀 둘이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어떻게 하면 돈 버는 일에 집중할 수 있을까요?
  • 고1 딸아이와 사이가 원만하지 않아 감정싸움이 잦습니다. 방학이라서 집에 있는데 생활이 엉망입니다. 저에게 막말도 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합니다. 딸아이를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요?
  • 회사에서 제작하는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나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비자에게 안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 마음이 걸립니다. 업계의 관행이기도 한데,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즉문즉설이 끝나고 스님이 질문자들에게 한 줄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아파트 투자에 실패해서 고통을 겪고 있다는 분도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스님 말씀을 듣고 나니 제가 참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손실이 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투자를 했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게 정말 저의 모순이었고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스님 말씀처럼 2천만 원으로 잘 놀았으니까 이제 그만 툭 털고 일어서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아주 잘하셨어요.”

질문자의 얼굴이 밝아지자 스님도 환하게 웃었습니다.

생방송을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넘었습니다. 오늘도 긴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을 한 후 오전에는 정토회 선거관리위원장 온라인 간담회를 하고, 오후에는 행복학교 특강을 생방송하고, 통일특별위원회 운영위원들과 화상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4

0/200

ㅎㅎ

투자를 한다는건 노동을 안하고 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거군.. 투기는 하지 말아야겠다

2021-09-20 18:30:26

양규선

잘놀앗다 ~~ 좋은 경험 햇다 손 탈탈 ㅋㅋㆍ

2021-09-20 09:37:26

전미애

수업료라 생각하고 탁 털어 버리라는 스님의 말씀에 공감했습니다

2021-09-14 22:30:34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