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6.14 농사일, 전법활동가 법회
“딸이 사귀는 남자가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많아요”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도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곧바로 농사일을 하러 밭으로 향했습니다. 오후에 서울에 올라갈 예정이어서 농산물을 최대한 수확해서 차에 싣고 가기로 했습니다.

“이것 좀 만져보세요. 상추가 정말 부드러워요.”

한 잎 한 잎 집중해서 상추를 뜯었습니다. 금방 바구니 하나에 상추가 가득 찼습니다.

“서울 공동체 대중들도 싱싱한 채소를 먹게 해줘야죠.”

상추를 뜯는 스님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무와 배추도 좀 수확해서 갑시다.”



수확하자마자 무는 무끼리, 배추는 배추끼리 분류해서 차에 실었습니다.


“상추가 좀 부족한 것 같아요. 텃밭에 가서 상추를 더 뜯읍시다.”

행자님 한 명과 함께 상추를 뜯으러 텃밭으로 향했습니다. 텃밭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상추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공동체 대중이 충분히 먹을 수 있겠어요. 상추는 이만큼만 뜯읍시다.”


상추를 다 수확하고 나서 법회가 있기 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습니다.

“시간이 좀 남네요. 빈자리에 어린 상추 모종을 옮겨 심읍시다.”

흙삽으로 어린 상추를 뿌리째 퍼서 대야에 담은 다음 텃밭에 빈자리마다 빼곡히 옮겨 심었습니다.




아침 일찍 열무를 다 뽑았습니다. 열무는 칼로 깨끗이 다듬은 후 포장을 했습니다.


열무를 뽑은 자리에는 다시 열무 씨앗을 심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물을 듬뿍 주었습니다.

“수고했어요. 이제 법회 하러 갑시다.”

서둘러 마무리하고 연장을 물로 씻었습니다. 장갑은 깨끗이 빨아서 빨랫줄에 널고 울력을 마쳤습니다.

비날하우스에서 일한 행자님들도 서울로 가져갈 각종 수확물들을 박스에 차곡차곡 담았습니다. 차 안에는 농산물이 가득 실렸습니다.

서둘러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와 오전 9시부터 발우공양을 했습니다.

직접 농사지은 채소로 식사를 한 후 두북 공동체 대중이 스님에게 한 말씀을 청했습니다. 스님이 다음 주에 진행되어야 할 중요한 농사일에 대해 몇 가지를 이야기해 준 후 발우공양을 마쳤습니다.

“차에 타는 사람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오늘 서울 올라가는 차에 농산물을 가득 실어서 갑시다.”

발우공양을 마치자마자 방송실로 이동해 법회 준비를 했습니다.

오전 10시 정각에 전법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400여 명의 전법활동가들이 생방송에 접속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반갑게 인사말을 했습니다.

“요즘 날씨가 상당히 더워졌습니다. 여름이라 더운 건지 평년 기온보다 올해가 더 더운 건지 모르겠지만 이곳 두북에서는 5월까지만 해도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서 불을 좀 때거나 외투를 걸쳐야 할 정도였습니다. 6월에 들어서 낮에는 기온이 30도를 넘어서서 농사일하기가 어려워졌어요. 여러분도 더위에 유의해서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법회 후 정일사 300배 정진을 해야 해서 세 명의 질문만 받았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딸이 사귀는 남자친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불편하고 걱정되는 마음을 어떡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딸이 사귀는 남자가 제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많습니다

“27살 된 딸이 5년 넘게 사귀는 남자가 있는데 제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많아요. 조건을 보고 만나면 조건으로 헤어진다는 스님의 법문이 생각나서 딸에게 관여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늘 불편하고 딸이 걱정됩니다. 어떻게 하면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을까요?”

“저는 조건을 보고 만나면 조건 때문에 헤어진다는 식으로 말한 적은 없어요. 돈 때문에 결혼했는데 상대가 돈을 잃으면 헤어지게 되고, 인물 때문에 결혼했는데 상대가 얼굴을 다치면 헤어지게 되고, 지위 때문에 결혼했는데 상대가 지위가 낮아지면 헤어지게 된다고 얘기했죠. 조건 때문에 결혼하면 조건 때문에 헤어진다고까지 말한 적은 없는데 말을 잘 만들어내시네요. (웃음)

어떻게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느냐고 물으셨는데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딸이 스무 살이 넘었으니까 내 일이 아니다.’

스무 살이 넘었으면 성인입니다. 딸이 어떤 인생을 살든 이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고 인정을 해야 해요. 질문자는 딸을 아직도 어린아이라고 생각하니까 걱정이 되는 거예요. 과거에 부모 자식의 인연이 있으니까 내가 딸을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주되 도울 형편이 안 되면 안 도와줘도 됩니다. 마음이 편해지려면 ‘내 일이 아니다’ 이렇게 관점을 가져야 해요.

이웃 사람이 무언가를 물어도 아는 만큼 조언을 해주잖아요. 그것처럼 딸이 물으면 질문자가 인생을 산 경험만큼 조언해주면 됩니다. 묻지 않으면 딸이 알아서 할 거니까 신경을 안 쓰면 돼요. 질문자는 지금 딸의 일을 내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간섭하게 되는 겁니다. 또 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불만을 갖게 되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불안함을 없앨 수 있냐고요?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그러면 또 이렇게 되묻습니다.

‘어떻게 자식 일이 내 일이 아닙니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불안하게 살 수밖에 없죠. 달리 길이 없으니까요. 원래는 내 일이 아닌 일을 나의 일로 삼았으니까 신경을 좀 써야지 어떡하겠어요?

제가 인도에 가서 구걸하는 아이들을 모아서 학교를 만들고 밥도 먹이고 공부도 가르쳤어요. 원래는 제 일이 아니었지만 이제 제 일이 된 겁니다. 그 아이들이 아프거나 사고를 치면 제 일로 삼았기 때문에 제가 해결해야 할 일이 되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요즘 인도 아이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1년이 넘도록 학교에 못 오고 있으니까 저는 한국에 있으면서도 고민이 많이 됩니다.

‘아이들이 계속 공부를 못해서 어떡하나?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지급하고 마을마다 전봇대를 세우고 공유기를 설치해서 온라인으로라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온라인 수업이라도 하지만, 인도의 가난한 마을에서는 일 년이 지나도록 등교 수업을 대체할 다른 방식의 수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의 자식들인데 왜 제가 걱정하고 있을까요? 더욱이 한국도 아니고 인도 아이들의 문제이잖아요. 그 이유는 내 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인도 아이들의 이런 문제를 자기 일로 안 삼잖아요. 그래서 여러분은 인도 아이들의 상황이 아무리 안 좋아도 불안하지 않은 겁니다. 저는 그래도 여러 가지 연구는 하지만 걱정은 안 합니다. 경비를 따져보고 가능한 계획인지 살펴보죠.

자식이 스무 살이 넘었으면 어떤 문제가 생겨도 원칙적으로 부모가 책임질 일이 아니에요. 저처럼 남의 일을 내 일로 삼더라도 걱정을 하지 않고 연구를 하면 마음이 불안하지는 않습니다.

제일 현명한 방법은 딸이 스무 살이 넘었으니까 내 일로 안 삼는 겁니다. 그러나 내 일로 삼을 수밖에 없다면 조언할 만한 일이 있을 때 조언을 좀 하면 돼요. 그러나 딸이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실제로 질문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딸을 때리거나 가둬둘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실제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걱정만 하고 있으면 나만 병들지 딸한테도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에요. 그러니 질문자가 수행자라면 ‘내 일 아니다’ 이렇게 관점을 분명히 가지면 좋겠습니다.”

“스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맞고 틀린 건 없어요. 관점을 이렇게 가지면 마음이 불안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은 또 ‘스님은 자식이 없으니까 저렇게 말할 수 있죠?’ 이렇게 말하죠. 맞아요. 결혼을 안 하면 이런 일이 안 생깁니다. 그런데 결혼을 안 해도 인도에 가서 동네 아이들을 보살피는 것을 내 일로 삼으니까 내 일이 되잖습니까? 내 일 아닌 것은 손을 끊는 것이 제일 낫습니다. 그러나 수행자는 설령 내 일로 삼았다고 하더라도 도움될 만한 것을 도와줘야지 혼자서 걱정하는 것은 아무 도움도 안 됩니다. ‘아이들 공부를 어떻게 시키나’ 하면서 울고불고 걱정한다고 해결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인도 정부의 방침이 학교를 못 열게 하니까 방법이 없잖아요? 이런 방법 저런 방법을 계속 연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첫째, 아무리 자식이라도 스무 살이 넘었다면 더 이상 내 일로 삼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 내 일로 삼을 수밖에 없다면 근심 걱정한다고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스물일곱 살 먹은 딸이 거지를 사귀든 외국인을 사귀든 누구를 사귀든 그건 딸의 자유잖아요. 지금 질문자는 자신이 관여할 수 없는 일을 관여할 수 있는 일로 착각하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겁니다.

질문자가 관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해 봐도 좋아요.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닙니다. 폭행을 행사하든지 하면 딸을 제 뜻대로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행동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어요. 아무리 자식이라도 때리면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딸이 도둑질을 한 것도 아니고, 살인을 한 것도 아닌데, 누구를 남자친구로 사귀든 그걸 왜 관여해요? 관여할 수 없는 일에 관여하려고 하니까 인생이 피곤한 거예요. 그래서 아주 간단하게 한 줄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내 일 아니니까 신경 끄자. 딸의 남자 일에 관여하지 말고 내 남자나 잘 챙기자.’

이런 관점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수업을 진행하는데 첫날부터 중년 여자분이 눈물 흘리시고 가정사 문제를 얘기하시는데 미혼이라 공감도 안 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공감이 안 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 정토회에서 소임이 여러 개 주어졌을 때, 모두 다 할 능력이 안 된다면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해야 할까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선택하는 게 조직과 나의 수행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듭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친 후 스님이 질문한 분들에게 한 줄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딸의 남자친구가 마음에 안 든다는 질문자도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딸이 스무 살이 넘었으니까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도와주도록 하겠습니다.”

스님은 다시 한번 질문자를 위해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무엇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좋을지는 질문자가 결정해요? 아니면 도움을 원하는 상대가 결정해요?”

“상대가 결정합니다.”

“상대가 도와달라고 하는 것을 도와줘야 합니다. 도와달라고 하지 않는데 도와주려고 하면 속박이 되고, 간섭이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도와달라고 하는 것을 다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도와달라는 것은 상대의 입장이고, 도와주려는 것은 내 마음이기 때문에, 아무런 부담 없이 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딸은 스무 살이 넘은 성인이기 때문이에요.

이웃이 갑자기 천만 원만 빌려달라고 했을 때 내가 돈이 없으면 거절할 때 아무 부담이 없잖아요. 사정은 딱하지만 나도 여유가 없다고 편안하게 대답합니다. 그것처럼 딸에게도 거절할 때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 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 집에 세 들어 사는 처녀라고 생각하세요.

자식을 어릴 때부터 계속 키워왔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도 어린애처럼 보이는 게 부모의 마음입니다. 육십이 넘은 자식도 집 나갈 때 팔십 노모가 길 조심하라고 걱정하잖아요. 그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렇게 자식의 일에 자꾸 관여하면 고뇌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자식이 스무 살이 넘었으면 성인으로 대우하고 인격적으로도 존중해 줘야 합니다. 자기 일은 자기가 하도록 놔두세요.

질문자가 딸을 걱정하는 이유는 딸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엄마가 딸을 믿지 못하는데 세상 그 누가 딸을 믿어주겠어요?

‘내 딸은 자기 일을 자기가 알아서 하고, 자기가 선택한 일은 자기가 책임지는 사람이다’

엄마부터 이렇게 딸을 믿어줘야 세상 사람들도 딸을 그렇게 믿어 줄 것 아니에요? 질문자가 먼저 딸을 성인으로 인정하고 믿어 주는 게 딸에게도 좋습니다. 어려움이 있어서 딸이 도움을 요청하면 사정을 봐서 도와줄 만하면 도와주고, 그렇지 않으면 ‘미안하지만 엄마가 도울 형편이 못 된다’라고 말하면 됩니다. 이렇게 해야 서로 원수가 되지 않고 죽을 때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한결 밝아진 질문자의 얼굴을 뒤로하고 마지막으로 스님이 닫는 말씀을 했습니다. 오늘은 전법활동가를 위한 수행 프로그램인 정일사(정토를 일구는 사람들) 300배 정진 마지막 날입니다.

다음 주부터는 도반들과 함께 온라인 공간에서 모여 담당 법사님을 모시고 수행 점검 시간을 갖게 됩니다. 스님은 어떤 마음으로 수행 점검 시간을 가지면 좋은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날도 더운데 300배 정진하느라 힘드셨죠? 오늘까지 2주간 정진을 마치고 오늘부터 도반들의 눈과 귀를 빌려 나의 부족한 점을 돌아보는 정일사(정토를 일구는 사람들) 수련을 시작합니다.

활동을 하면서 생긴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

자기 마음에 남은 찌꺼기를 다 드러내서 씻어내고, 다른 사람이 나에게 품은 의혹이나 상처도 귀담아들으면서 서로의 상처를 씻어내는 과정이 ‘정일사’ 프로그램입니다. 가정에서 생긴 상처는 정토회에 와서 많이 씻어냈는데, 정토회에 와서 여러 활동들을 하면서 또다시 새로운 상처를 만들고 앙금을 쌓기도 합니다.

정토회에 오기 전에는 부부관계에 갈등이 생기면 함께 치유하기보다는 그냥 헤어지고, 회사에 다니다가 상처가 생기면 그냥 일을 그만두는 방식으로 풀었습니다. 그런데 정토회에 와서 많이 배웠다고 하면서도 정작 정토회에서 생긴 상처를 정토회 안에서 서로 치유하려 하지 않고 그만둬버리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안 보고 나가버리면 그만이라는 식이예요. 정토회에 오기 전의 방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고 있다면 원래대로 돌아간 겁니다. 불교 지식을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정토회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더라도, 마음자리는 처음 시작하기 전으로 돌아간 겁니다.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거나 도반들과 함께 치유하는 수행 정진을 ‘탁마(琢磨)’라고 합니다. 도반이 서로 씻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가족은 서로 씻어주지 못합니다. 가족의 문제는 정토회에 와서 법문을 들으면서 스스로 치유해야 합니다. 내 치유가 끝나면 가족의 치유를 도와줄 수 있지만, 가족이 나를 도와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수행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토회에서는 모두가 수행자이니까 스스로 치유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도반이 치유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 치유는 위로가 아니에요. 그들의 눈과 그들의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통해 나를 치유해 나가는 겁니다. 즉,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다른 도반들이 보고 얘기해 줍니다.

‘네 모습은 이러이러하지만, 이런 점을 조금 개선한다면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이렇게 나를 위해서 이야기해줍니다. 그때 그 의견에 동의한다면 보완하거나 수정하면 되고, 동의하지 못한다면 ‘죄송합니다. 저는 생긴 대로 살겠습니다’라고 하면 돼요. (웃음)

비록 내 맘대로 살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내 인생은 내 좋을 대로 살아도 되지만, 그렇다고 남에게 손해를 입힐 권리는 없습니다. 나로 인해서 받은 상처가 있다면 귀담아듣고, 완전히 없앨 수는 없더라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개선해 보겠다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만약 내 안의 상처가 있다면 스스로 돌이켜 보고 치유해야 합니다. 지난 2주 동안은 이렇게 스스로를 치유하는 300배 정진을 한 겁니다.

만약 내 상처를 집에서 드러내면 갈등이 생깁니다. 그렇지만 도반들에게 드러내서 도반들과의 오해를 풀면 도반들의 이해 속에 함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사람들끼리 부족한 대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 탁마(琢磨)가 되는 겁니다.

정토회는 이런 수행을 ‘정일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일 년에 두 번,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차례씩 합니다. 이제까지는 스스로 치유하는 정진을 했다면, 이제는 도반들과 함께 서로의 거울에 서로를 비춰 보면서 수련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 빠지지 말고 수련에 꼭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법문이 끝나고 사홍서원으로 전법활동가 법회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전법활동가들은 각자 자신의 방에서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300배 정진을 함께 했습니다.

300배가 끝나고 모둠별로 화상회의 방에 모여 지난 2주 동안 수행 과제로 삼았던 것에 대해 도반들과 마음 나누기를 했습니다.

법회를 마치고 스님은 정원의 나뭇가지 치기와 풀베기를 하며 도량을 깔끔하게 정비했습니다. 오후 공양을 간단히 한 후 4시에 두북 수련원을 출발해 서울로 향했습니다.

서울에 도착하니 해가 저물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고 나서 며칠 괜찮더니 어제부터 몸 상태가 계속 안 좋네요. 저녁에는 일찍 휴식을 해야겠어요.”

저녁에 사료편찬특별위원회와 온라인 회의가 잡혀 있었지만 취소하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내일은 평화재단 조찬 모임을 시작으로 사회활동기구 책임자들과 합동회의, 기획위원회 회의를 연달아하고, 오후에는 전국비구니협회 초청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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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미

서로 안부는 하자,
너가 도움이 필요하면
말을 해 달라고 했어요.
여력이 되면 돕겠다고. . .
100일이 넘는 시간동안 내린 결론이고
버림받은 엄마의 마지막 마음이에요.

2023-09-16 15:57:07

고경희

거절할때 편안하게

2021-07-26 20:49:33

김민정

과거의 인연이다 정리하고 정을 딱 끊겠습니다

2021-06-21 17: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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