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3.7 임시 전국대의원회의, 법사단회의, 일요명상
“직접 민주주의의 단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방법”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 임시 전국대의원회의에 참석해 입재법문과 회향법문을 하고, 저녁에는 공동체 법사단회의와 온라인 일요명상을 했습니다.

문경 수련원의 새벽 하늘에는 보름달을 둘로 쪼갠 것 같은 하현달이 환하게 떠 있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오전 9시에 임시 전국대의원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출석 대상 대의원 200여 명 중에서 공식 휴가자를 제외하고 99퍼센트가 참석한 가운데 대의원 모두가 스님에게 입재 법문을 청했습니다.

입재식

스님은 높은 출석률을 보며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99퍼센트가 참석을 했네요. 대의원 역사상 선출직은 전원 다 참석한 것 같아요. 온라인 화상 회의로 진행하니까 가능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의원 제도는 이번 회의를 끝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지난 10년 간 대의원 제도를 통해서 대중이 주인이 되어 참여하는 문화가 더욱더 깊이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이 성과를 딛고 대의원들이 새로운 방식에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작년 2월 말, 3월 초에는 좀 어리둥절했습니다.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혼란을 좀 겪었고요. 그러다가 많은 변화를 시도했고, 지금에 와서는 많은 정리가 됐습니다. 정토회 역사상 가장 큰 변화의 1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큰 혼란 없이 오히려 발전의 기반을 다졌다는 것은 여러분들 모두의 깊은 신심과 실천적 행동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또 당초에는 1차 만일결사를 잘 마무리하기 위한 10차 천일결사를 기획했는데,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오히려 2차 만일을 준비하는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직접 민주주의로의 확대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 변화들 중에서 가장 핵심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대의제도에서 직접 민주주의로의 확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정회원 열 명당 한 명, 스무 명당 한 명을 대표하는 대의원이 정토회의 모든 의사 결정을 하고, 회원들에게는 보고회를 통해 보고하는 시스템이었다면, 이제 모든 시스템이 온라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전법활동가 모두가 의사를 결정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3000여 명이 한꺼번에 온라인 회의를 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토론의 내용이 부실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소수가 낸 초안이 몇 번의 질의응답만 거치고 통과되어 버리는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포퓰리즘으로 흘러갈 위험이 높습니다. 반대로 대의제도는 소수의 사람들이 깊이 토론하는 숙의가 가능하지만 대의원들의 의사만 반영되고, 회원들의 의사는 반영이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엘리트주의로 가거나, 대중 추수주의로 가거나, 이렇게 양극단으로 가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도의 관점에 서야 합니다. 중도의 관점에서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는 방식으로 마련한 것이 현재의 시스템입니다.

온라인 시대, 새로운 의사결정 방식

정토회가 온라인 시대에 새롭게 마련한 시스템은 권력의 수직적 분립이라는 3단계 시스템입니다.

첫째, 안건에 대해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초안을 냅니다. 임원 선거의 경우 좀 더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들이 후보 추천을 먼저 합니다.

둘째, 조금 더 넓은 범위의 사람들, 즉 전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그 안건에 대해 의사 결정을 합니다.

셋째, 전체 회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 더 넓은 범위의 사람들이 그 안건을 최종 승인합니다.

이렇게 3단계 시스템을 마련함으로 해서 모든 회원들이 다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대의원제도가 없어진다고 아쉬워하는 것은 과거에 집착하는 거예요. 미래를 생각하면 직접민주주의로 나아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봐야 합니다.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되는 거예요. 또한 결정된 내용은 우리 모두가 집행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래서 똑같이 ‘회의’라고 표현하더라도 그것이 의사를 결정하는 회의일 때가 있고, 집행을 하는 회의일 때가 있습니다. 이제 이 방식에 여러분들이 익숙해져야 합니다.

새로운 방식을 우선 8월까지 실험적으로 진행해 보고, 불편한 점을 다시 보완하고자 합니다.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한 것은 익숙해지면 됩니다. 뭐든지 처음 할 때는 불편하니까요. 일단 익숙해졌을 때는 그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라면 그 방식으로 가야 합니다. 그러나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제도를 개선해야 하고요.

익숙하지 않은 것인가 vs 효과적이지 않은 것인가

걸어가는 것보다는 자전거 타는 게 더 편리합니다. 만약 10리를 가는 것이라면, 자전거를 하루 동안 배워서 다음날 타고 가는 것보다는 그냥 1시간 만에 걸어가는 게 더 빠릅니다. 그러나 1000리를 가는 것이라면, 며칠 동안 배우는 한이 있더라도 자전거를 배워서 타고 가는 게 더 빠릅니다.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한 것과 그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은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갖고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 방식에 익숙해지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회계관리 프로그램도 그렇고, 구글 미트나 줌 같은 화상회의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익숙하지 않으면 이런 방식들이 훨씬 더 불편합니다. 그런데 익숙해지면 훨씬 편리하죠. 처음에는 좀 어렵지만 그 방식을 익혀서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장점이 있는 대신에 이 프로그램을 익숙하게 익히는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어렵다고 해서 온라인을 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면 안 돼요.

실제로 해보면 처음에는 당연히 불편하고 혼란이 오죠. 대의원회의를 처음 만들었을 때도 굉장히 혼란이 왔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거냐?’하는 불편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한 것은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해 봐야 됩니다. 그러나 익숙해졌는데도 불편하면 설계가 잘못된 거예요. 그것은 고쳐야 됩니다.

인류 역사에 남을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

5개월 동안의 시범 운영만으로 설계가 잘못됐다고 평가하기는 조금 빠를 수는 있지만, 그래도 너무 길게 실험할 수는 없으니까 5개월이라도 실제로 해 보고 그다음에 설계에 문제가 있다면 수정을 하려고 합니다. 건물도 짓다가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설계를 고치지 않습니까? 고쳐야 될 점이 발견되면 수정을 해서 8월에 정식으로 출발하고자 합니다. 그 후 1년 정도 정식으로 운영을 해보고 나면, 2차 만일결사를 더욱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가 있을 겁니다. 일부러 여러분들을 혼란스럽게 하려고 이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 5개월 정도 시범 운영을 해보고 나서 보완하거나 수정해서 좀 더 완성된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겁니다.

지난 1년간 정토회 내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새로 임원을 맡은 지 1년도 안 되어서 법당 철수해야 했죠. 법당 만들기도 어려운데 없애기는 더 어렵잖아요. 만드는 건 재미라도 있지만 없애는 건 섭섭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법당 총무를 맡았던 사람들 중에는 ‘이제는 좀 쉬어야 되겠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해요. 그분들의 마음에 아픔을 줬으니까 누군가는 사과를 해야 되는데, 정토회 전체를 대표해서 제가 사과를 하는 게 마땅한 것 같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여러 혼란을 끼친 데에 대해서 제가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과정을 잘 극복해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이 변화의 과정에 참여하시면서 이렇게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손으로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

지금까지 정토회의 의사결정 구조는 총회에서 보살단으로, 보살단에서 서원행자로, 서원행자에서 대의원 제도로, 이렇게 세 번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변화는 정토회 창립 이후에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 중요성을 모를 거예요. 나중에 지나놓고 나서 정토회 100년의 역사를 평가한다면, 여러분들은 어마어마한 일을 한 사람들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때 그분들이 그런 결정을 내려서 정토회가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기초를 마련했다’

이런 평가를 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러니 자랑스럽게 생각하시고, 오늘 회의에 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입재법문을 마치고 곧바로 본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임시 상임위원회 보고를 듣고 나서 2차 만일준비위원회에서 8개의 안건을 발표했습니다.

모둠, 지회, 지부와 실천 장소 운영안, 지원국 및 지원팀 구성안, 소임자 임명절차, 회칙 개정안, 운영규정 개정안 등 각각의 안건에 대해 대의원들은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오후 4시 무렵 각각의 안건에 대해 승인 여부를 묻는 찬반 표결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안건이 찬성으로 통과되고 큰 박수와 함께 임시 전국대의원회의를 마쳤습니다.

전국대의원들은 오후 5시에 다시 스님을 모시고 회향법문을 청했습니다.

회향식

스님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 임원이 최소화되는 대신에 모두가 임원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대표님이 중간에 지도법사 찬스를 쓰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찬스를 쓰지 않고도 이렇게 원만하게 회의를 잘 끝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웃음)

우리 모두가 임원입니다

온라인정토회로 개편이 되면, 임원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수가 4분의 1로 줄어들게 됩니다. 이것은 여러분 모두가 임원이 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개인 법당의 당주이기 때문에 이제는 여러분 모두가 임원입니다.

대의제도가 없어지고, 중간 관리는 최소화되고, 모든 회원들이 온라인으로 직접 소통하고 의결하고 집행하게 됩니다. 그런 새로운 시스템을 8월까지 시범적으로 운영하게 되니까 이 기간 동안 새로운 방식에 대해 여러분이 몸에 익혀야 될 것 같아요.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대의제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해왔고, 중간 관리자 중심으로 행정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수행이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립하여 붓다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늘 말하면서도 우리는 조직에 의해 관리되는 방식에 길들여져 살고 있습니다. 명예니 승진이니 이런 것을 버리기 위해 정토회에 왔으면서 정토회 안에서도 또다시 팀장, 국장이 되려고 아등바등하는 것은 수행자의 자세를 망각한 거예요. 그런 소임들은 대중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봉사의 의미로 잠시 맡는 겁니다.

그래서 정토회 안에서는 임원이라는 용어도 쓰지 말자는 제안까지 있었습니다. 임원회의 이런 말도 쓰지 않고, 그냥 지부장회의, 지회장회의, 모둠장회의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용어는 한번 입에 익으면 바꾸기가 어려긴 하지만, 우리의 중심은 분명히 잡고 가야 합니다. 일시적으로는 이런 이중성을 가지면서 가더라도 목표를 분명히 하고 지내면 좋겠습니다.”

사홍서원과 함께 폐회를 선언한 후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오후 6시에 임시 전국 대의원 회의를 마치고 6시 15분에 곧이어 공동체 법사단회의를 했습니다.

법사님들이 공동체 지부와 지회, 모둠 구성을 어떻게 할지 초안에 대해 발표하고, 스님이 각각에 대해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저녁 8시 30분부터는 온라인 일요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48번째 진행되는 온라인 명상 시간입니다. 오늘은 국내외에서 2천 여 명이 접속한 가운데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성큼 다가온 봄소식을 나누며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일주일 동안 잘 지내셨어요? 3월 들어 첫 번째 일요명상입니다. 한국은 3월부터 봄이 시작된다고 보는데 벌써 매화꽃이 피기 시작했어요. 어제는 제가 문경수련원보다 더 남쪽에 있는 두북수련원에 갔었는데, 양지바른 곳에 원추리 새싹이 벌써 반 뼘 정도 올라와 있었어요. 어제는 봄나물을 처음으로 뜯어서 삶아 무쳐 먹었는데,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나물을 먹으니까 입안에 봄 향기가 가득 퍼졌어요. 봄이 왔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이번 주에 비가 많이 와서 땅이 아주 촉촉해져서 새싹들도 저마다 싹 틔울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겨울은 예년보다 더 추웠지만, 올해 봄은 더 빨리 오는 것 같아요.”

봄 인사를 나누고 외국인 참가자가 신청한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왜 이렇게 명상이 하기 싫을까요?

“왜 이렇게 명상이 하기 싫은지 모르겠어요.”
“I don't know why I feel so resistant to meditation.”

“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됩니다. 그런데 조금 싫지만 하는 게 좋겠으면 싫어도 그냥 하면 됩니다. 싫은 마음에 집중된 관심을 돌려서 호흡에 딱 집중하면, 싫은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질문자는 자세만 잡고 앉아 있지, 호흡은 놓치고 계속 싫은 마음에 끌려가는 거예요. 자신의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겁니다.”

이어서 질문 두 가지에 대해 답변을 하고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자세를 바로 합니다. 가부좌를 하고, 허리를 펴고, 머리도 반듯하게 듭니다. 두 손은 앞으로 가지런히 모으고 눈은 편안히 감습니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지금 나는 아무런 할 일이 없다, 한가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디 갈 일도 없고, 여기에 꼭 있어야 할 일도 없고, 아무런 할 일이 없다’ 그렇게 마음을 편안하게 갖습니다. 그리고 코끝에 관심을 두면 호흡을 하고 있는 줄 알 수 있습니다. 숨이 들어가고 숨이 나올 때를 관찰해보면 숨이 거칠게 들고 날 때도 있고, 부드럽게 들고 날 때도 있습니다. 길게 들어가기도 하고 짧게 들어가기도 합니다. 다만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탁! 탁! 탁!

오늘은 40분간 명상을 했습니다.

명상이 끝나고 스님이 소감을 물었습니다.

“자, 소감을 채팅창에 올려주세요.”

곧 수십 개의 소감이 채팅창에 올라왔습니다.

“졸았다, 호흡에 집중했다를 반복했습니다.”
“I was dozing off then focusing on the breath and back and forth.”

“할 일을 구상하는데 마음을 계속 뺏겼습니다.”
“I was continuously distracted by my plans for what I had to do.”

“망상이 끝도 없이 일어났습니다.”
“There's no end to distractions.”

“알아차렸다 놓치기를 반복했으나 편안합니다.”
“I was cycling back and forth between mindfulness and losing focus but now I'm comfortable.”

“저는 살아 있습니다.”
“I’m Alive.”

“제가 좀 구부정한 것을 느꼈는데, 그래서 똑바로 몸을 일으키니까 허리가 좀 아팠습니다.”
“I noticed I started to slouch sitting up straight strained my back a little.”

여러 증상과 소감들을 다 읽은 후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여러분이 직접 명상을 해 보니까 이런저런 증상이 나타나는 걸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도 괜찮아요. 어떤 증상이 나타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편안한 가운데 했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잘하려고 애를 많이 써서 긴장했다거나 호흡에 집중하기 어렵고 지루했다는 것은 작은 문제입니다. 편안한 가운데 되든 안 되든 꾸준히 했다면 자신의 상태에서는 가장 잘한 겁니다. 졸리는 가운데서도 다시 깨서 호흡을 알아차리고, 생각에 끌려갔다가도 다시 호흡을 알아차리고, 많이 알아차렸든 적게 알아차렸든 놓쳤다가 다시 알아차렸다면 괜찮습니다.

명상할 때는 어떤 욕구를 따라가서는 안 돼요.

‘편안해지고 싶다, 좋은 상태로 나가고 싶다, 명상을 잘하고 싶다’

이것마저 모두 다 욕구입니다. 이 욕구를 내려놓는 것이 명상입니다. ‘내일이면 잘 될까, 얼마나 많이 하면 잘 될까’ 이것도 지금 여기에 깨어 있지 않고, 잘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거예요. 이런 것도 다 욕구에 끄달리고 있는 거예요.

또 선하지 않은 생각, 부정적인 생각에 끄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구를 미워한다든지, 두려움이 있다든지, 걱정을 한다든지, 화가 난다든지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있다면 명상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거예요. 욕구와 선하지 않은 생각, 이 두 가지가 큰 장애입니다. 이런 장애가 있는 가운데 다만 호흡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호흡에 집중이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 게 잘하고 있는 거예요.

명상을 하면서 미래나 과거 생각에 사로잡히는 사람도 많습니다. 미래를 구상하고 미래에 희망을 건다면, 현재와 미래를 비교해서 좋고 나쁜 것을 구분하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후회하거나 절망한다면,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서 좋고 나쁜 것을 따지기 때문이에요. 둘 다 현재 깨어 있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만 지금에 깨어서 모든 욕구를 떠났을 때 편안함과 자유로움이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주를 기약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밤 10시가 가까웠습니다. 내일은 화상으로 LA수련원 관련 회의와 행복한 백일법문 준비팀과 회의를 한 후 서울로 이동해 저녁에는 공동체 전법활동가 공청회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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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연기

[…이 변화의 과정에 참여하시면서 이렇게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손으로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 에긍~스님 사과하시는 모습에 눈물이 찡합니다ㅜㅜ온라인으로의 새시스템을 모든면에서 새로 짜시느라,스님 마치 목숨거시듯 애쓰시는 모습!충분히보여지거든요ㅠㅠㅠ
[다만 지금에 깨어서 모든 욕구를 떠났을 때 편안함과 자유로움이 있습니다.]

2021-03-14 20:06:26

김기숙

어떤 상황이든 편안한 마음에 깨어있는 연습합니다

2021-03-12 12:58:40

무애

스님의 혜안과 가르침에 늘 감사드립니다.

2021-03-11 07: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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