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3.5 정토대전 불교사상팀 회의, 금요 정기법회
“막말하는 습관을 고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하루 종일 정토 대전 편찬을 위해 불교사상팀, 사회사상팀과 회의하고, 저녁에는 금요 정기법회를 생방송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문경 수련원이 구름 위에 두둥실 떠 있었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비가 내리더니 아침에 해가 뜨면서 산 아래에 짙은 안개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마치 구름 위 신선들이 사는 곳 같았습니다.

엊그제 만 배를 마친 백일출가 41기 입재자들은 도량 곳곳 구석구석을 청소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아침 8시 30분에 공동체 법사단과 정토대전 편찬을 위한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불교사상팀과 사회사상팀을 담당하고 있는 법사님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스님에게 삼배로 인사를 한 후 사상팀을 책임지고 있는 여광 법사님이 오늘 회의할 내용을 이야기했습니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서 준비가 많이 미흡합니다. 오늘은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을 개조식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지난번 회의 이후 3주나 지났는데도 진척이 없어요? 시간을 많이 주어도 달리지는 게 없네요.” (웃음)

먼저 법사님들이 중도, 사성제, 팔정도, 12 연기, 5온, 12처, 18계에 대해 조사하고 공부해 온 내용을 발표한 후 대화와 토론을 하루 종일 하였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금요 정기법회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2000여 명의 회원들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처럼, 인생에도 봄을 맞이하려면

“3월 들어 봄맞이 첫 정기법회입니다. 극심했던 한겨울 추위도 한풀 꺾이고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3월이 시작됐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꽃샘추위라고 해서 영하로 떨어지는 추위가 몇 번 더 찾아오겠지만 다가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 인생의 봄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가 수행 정진을 하면 인생도 점점 행복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장애가 와도 이 길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수행정진을 해야 합니다.

4월 셋째 주 일요일은 5차 백일기도 입재일입니다. 입재식 이후부터 법회 일정이 전반적으로 바뀔 예정이에요. 금요일에 하던 정토회 회원을 위한 정기법회는 수요일로 옮기고, 금요일에는 일반인을 위한 생방송 즉문즉설을 할 예정입니다. 정토회 2021년 일정이 10-5차 입재식을 기준으로 전체 개편을 하니까 일정을 미리 조정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총 여섯 분이 질문 신청을 하셨는데요. 제가 질문내용을 미리 훑어봤습니다, 질문자들의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무겁네요. 우리가 살다 보면 어려움을 겪긴 하지만 어떻게 다 심각한 사람들만 모아놨는지 모르겠어요.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중 한 명은 어릴 시절 부모님의 폭언으로 상처를 받았는데, 자신도 똑같이 폭언을 해서 고민이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폭언하는 어머니가 너무 싫었는데 저도 어머니처럼 폭언을 합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께 받은 폭언의 상처로 힘든 시절을 보냈는데요 저 또한 제 아이들과 주위 분들에게 폭언을 합니다.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말이 나와 버린 후입니다. 참회하고 또 참회하기를 반복하는데 친정어머니가 유독 원망스러워요. 지금 제 상태가 고민입니다”

“네. 그렇게 살아도 괜찮으니 너무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질문자를 보니 어머니한테 폭언을 듣고 자랐어도 잘 자랐네요. 저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요. 저보다 젊죠?”

“네.”

“질문자는 폭언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어도, 학교도 다니고,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저보다 훨씬 낫잖아요. 그러니 이렇게 믿음을 가지세요.

‘폭언하는 어머니 밑에 자란 나도 잘 살듯이 나에게 폭언을 들은 내 아이도 잘 살 것이다’

그래서 별로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우선 이렇게 생각하면 질문자의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네.”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나에게 이런 상처가 없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네.”

“저는 어릴 때 고생한 날들이 오히려 인생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린 시절을 원망해 본 적이 없습니다. 시골에서 가난하게 자랐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호미질, 낫질, 괭이질, 삽질을 모조리 섭렵할 수 있었습니다. 조기 교육을 잘 받은 거예요. 산과 들의 나무나 풀에 대해서도 일부러 배우려면 굉장히 어려운데 시골에 사니까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인도 같은 오지에 가도 말만 안 통할뿐이지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서 잘 지내요. 왜냐하면 그곳 환경이 제가 어릴 때 자란 환경과 비슷하거든요. 이렇게 잇점이 많기 때문에 ‘내가 전생에 복을 많이 지어서 이 생에 가난한 시골집에 태어나서 조기교육을 참 잘 받았구나. 그래서 내가 이렇게 인생을 잘 살 수가 있구나’라고 생각해요.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가난한 집에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전생에 복을 많이 지어야 가난한 집에 태어날 수 있는 거예요. 그것처럼 질문자도 한번 다르게 생각해보세요.

‘아! 내가 전생에 복을 많이 지어서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욕하는 집에 태어났구나. 어머니에게 욕을 듣다 보니 단련이 되어서 이제 나는 어지간한 사람이 욕을 해도 끄덕도 없구나.’

질문자가 이렇게 관점을 딱 바꾸면 지금까지 나쁘다고 평가했던 환경이 사실은 좋은 환경이 되는 거예요. 비유하자면 ‘추운 지역에서 자라서 너무 고생이 많았다’라고 생각하던 사람이 ‘추운 지역에서 자랐기 때문에 스케이트도 잘 타고 썰매도 잘 탄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는 겁니다. 어릴 때는 어리석어서 나쁜 환경에서 자랐다고 상처를 받았는데 부처님 법 만나서 한 생각을 탁 바꾸어버리니까 상처가 없어지는 거예요. 이렇게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을 긍정적으로 보아서 인생을 확 바꾸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더라도 어머니가 폭언하는 건 정말 싫다고 생각한다면 자기 자식에게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기 자식도 어릴 때 질문자처럼 지금 힘들지 않겠어요? ‘폭언을 안 하고 싶은데 자꾸 하게 됩니다.’ 이런 소리를 하면 안 됩니다. 내가 어릴 때 안 겪어봤으면 욕을 하고 악을 쓸 수도 있지만 질문자도 다 겪어봤잖아요.

‘내가 겪어봤더니 정말 아이가 견뎌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 내가 혀를 깨물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내 아이에게 그런 고통을 안 주겠다.’

이렇게 관점을 딱 잡고 폭언을 멈춰야 합니다 근데 질문자는 어릴 때 엄마에게 말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엄마를 미워하고 원망하면서 아이에게는 똑같이 폭언을 하고 있어요. 그런 자신을 탓하라는 게 아니라 그런 자신을 보며 엄마를 이해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나도 엄마가 되어보니 폭언을 하는구나, 우리 엄마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나쁜 사람이라서 말을 함부로 한 게 아니라 엄마도 지금 나처럼 말이 어쩔 수 없이 튀어나와 버렸구나.’

이렇게 질문자가 엄마를 이해하면 엄마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사라지고 폭언에 대한 상처가 없어집니다. 그러나 내가 엄마에게 말로 받은 상처가 컸다면 아이에게 욕하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그래야 수행을 한다고 할 수 있는 거예요, 내 상처는 치유하고, 엄마는 용서해주고,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합니다. 엄마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엄마를 미워하면서, 내 아이에게도 엄마와 똑같은 행동을 해서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건 수행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다시 정리해보면 첫째, 이대로 좋은 길이 있습니다. ‘엄마에게 어릴 때 욕 얻어먹고 상처 입고 자란 나도 지금 잘 살고 있으니까 우리 아이도 잘 살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너무 걱정하지 않는 거예요.

둘째, ‘내가 어릴 때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내 아이에게는 이런 고통을 안 줘야지!’라고 생각한다면 혀를 깨물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아이한테 욕을 하면 안 됩니다.

셋째, 아이에게 욕을 안 하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오는 나를 보면서 어머니를 이해해야 합니다. ‘어머니가 나를 사랑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미워한 것도 아니고, 어머니도 자기 성질을 조절 못한 거였구나, 아이고! 어머니, 어머니도 힘드셨겠네요’ 이렇게 어머니를 이해하고 참회를 해야 합니다.

‘저도 자식 낳고 키워보니까 어머니 고충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는 참 힘들었는데, 이제 어머니 마음을 알겠습니다. 그동안 어머니를 미워해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내 상처가 없어집니다. 우리는 이렇게 발전해가야 합니다. 발전을 꾀하기 어려우면 현실을 인정하고 살면 돼요. 그런데 손실이 크다면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서 변화를 도모해야 합니다. 이것이 수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날부터 ‘모진 시어머니 밑에 모진 며느리 난다’ 이런 말이 있잖아요. 군대에서도 기합을 세게 받은 사람이 계급이 올라가면 부하들에게 기합을 세게 준다고 하잖아요, 그러면서 ‘야,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이것보다 곱절은 세게 받았어.’라고 합니다. 이게 일반적인 인간의 모습이에요. 보통 한국인 엄마 밑에서 자라면 아이도 한국말을 하고, 엄마가 밥을 먹으면 아이도 밥을 먹고, 엄마가 김치를 먹으면 아이도 김치를 먹습니다. 그처럼 엄마가 짜증을 내면 아이도 짜증을 내고, 엄마가 남을 미워하면 아이도 남을 미워해요. 이렇게 인간은 따라 배우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질문자도 엄마가 폭언을 해서 상처를 받았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똑같이 폭언을 하고 사는 겁니다. 이것이 ‘내리기’, ‘관습’, ‘문화’라는 거예요.

부처님 이전에는 까르마를 운명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까르마는 운명이 아니라 형성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형성된 모든 것은 바꿀 수가 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까르마는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꾸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못 바꾼다고 괴로워할 바에야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는 거예요. 그것이 바로 ‘나도 잘 살았으니까 내 아이도 잘 살 거야!’라고 생각하고 사는 길이예요.

만약 내가 받은 상처가 너무 크다면, ‘나는 혀를 깨물고 죽어도 내 아이한테는 이런 상처를 안 줘야겠다’ 하고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고치려고 하는데 잘 안 되는데요’ 이렇게 말하는 수준으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아요. 그럴 때는 아이에게 폭언을 할 때마다 전기 충격기로 자신을 지지면 고쳐져요. ‘그렇게까지 할 게 뭐가 있어요?’라는 건 고치기 싫다는 거예요. 그러면 생긴 대로 사는 것도 괜찮아요. 그러나 고치려면 태도가 단호해야 합니다.”

“스님 말씀처럼 요즘 참회기도를 하면서 어머니의 마음을 좀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는데 스님과 대화를 나누고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정도로는 해결이 안 돼요. 폭언을 할 때마다 전기 충격기로 팍 지져서 뜯어고쳐야 해요. 요즘 자기 아이라도 폭언을 하면 아동학대죄로 처벌을 받습니다. 질문자도 조금 더 심해지면 쇠고랑을 차야 할지도 몰라요.(웃음) 경찰에 잡혀가는 것보다는 전기충격기로 미리 지지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에요. 마음을 딱 다 잡아도 잘 안 되는데 어머니를 원망하는 수준으로는 그 습관이 늘 반복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친정 식구들을 도와줬지만 고마워하기는커녕 원망이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도와주지 않고 있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고 죄책감이 들어요.
  • 6년 전, 남편이 우연히 외도한 사실을 알고 30년 결혼생활을 끝냈습니다. 제가 젊을 때 조울증이 있어서 남편을 많이 힘들게 했습니다. 이제 남편에게 잘해주고 싶은데 떠나갔으니 제가 어떻게 마음을 잡아야 할까요?
  • 아이가 유학을 가고 싶어 해서 유학을 보냈는데 소극적인 성격과 언어에 대한 어려움으로 유학을 그만둘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힘든 마음이 이해되지만 그간 투자한 시간과 돈이 아깝습니다. 제가 어떻게 아이를 이끌어줘야 할까요?
  • 저는 몸이 아프면 짜증이 나고 마음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족들에게도 섭섭한 마음이 들면 짜증을 내거나 참습니다.
  • 저는 이혼 후 7년째 아이 셋을 키우고 있습니다. 정년퇴직까지 10년 더 일을 해야 하는데 본부에서 승진을 하고 능력을 인정받으며 살지, 아니면 승진은 포기하고 지방에 가서 무능한 사람으로 무시를 당하더라도 몸은 편하게 살지 고민입니다.

마지막으로 질문자들과 방청객들의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방청객 중에서는 7명이 손을 들고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아홉 시가 넘어 법회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생방송으로 천일결사 기도를 함께 하고 법문을 한 후 두북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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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숙님 댓글

맞아요~~~! 엄마는 늘 일하는사람ㅠㅠ그 바쁘신 와중에도 자식들 잘되라고 부처님전 빌고비시며ㅠㅠㅠ

2021-03-13 02:53:39

굴뚝연기

[…다가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 인생의 봄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가 수행 정진을 하면 인생도 점점 행복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장애가 와도 이 길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네~스님ㆍ어떤 장애가와도 막을 수 없도록,인생이 점점 행복해지도록,안되면ㆍ때로 목숨을 거는 각오로 정진해봐야겠어요^^*저도 스님처럼 어린시절 모든 추억들이 좋았습니다~*

2021-03-13 02:34:39

김경숙

현재의 나를 있게해준분에게 감사함으로 살겠읍니다 불법이 무엇인지 알게 떠밀어준분에게 감사합니다 세상은 감사한것 투성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읍니다 항상 초심을 잊지않고 살아가겠읍니다

2021-03-11 09: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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