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1.15. 정토대전 경전팀 회의, 온라인 정기법회
“정인이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하루 종일 정토대전 편찬을 위한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금요 정기법회를 생방송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 8시에 명상원 정정당에서 공동체 법사단 회의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법사님들은 스님과 의논해서 결정할 안건들을 하나씩 이야기했습니다. 먼저 여름 명상 수련 날짜를 언제로 조정하면 좋을지 의논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열흘 동안 집에서 명상을 하는 것은 대중이 참가하기에는 좀 무리일 것 같아요. 가족들과의 갈등도 생길 것 같고요. 그래서 여름휴가 기간에는 재심자의 경우 6박 7일 온라인 명상을 하고, 초심자는 4박 5일 온라인 명상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올해부터는 2박 3일 주말 온라인 명상수련을 매월 정기적으로 열어주는 게 필요해요. 온라인 명상수련은 지금 코로나 사태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위해서도 정말 필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대면 접촉을 못하니까 이것밖에 현재 정토회가 국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다른 업무가 아무리 바빠도 이 일을 최우선적으로 진행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 외에도 전국에서 지역별로 농사짓고 재활용 유통 사업을 할 수 있게 지역별 실현지를 어떻게 정비할지, 공동체 상주 대중이 오랜 기간 외식 금지로 인해 힘들다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봐야 할지 등 공동체 사업과 관련해서 다양한 주제로 안건 토론을 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10시부터는 정토대전 경전팀 법사님들과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경전 모음집 제작팀을 이끌고 있는 덕생 법사님이 오늘 회의할 내용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먼저 스님께서 교화 사례를 강의하신 내용을 백 가지 주제로 분류해 보았습니다. 희광법사님이 그 가운데 87개를 선정했습니다. 저희들이 살펴보니 모두 수록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스님께서 보시고 빼거나 더할 부분이 있는지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주제만 봐서는 알 수 없고, 경전 원문을 모아 주시면 검토해보겠습니다. 경전마다 같은 이야기도 내용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어느 경전을 어떻게 인용할지 점검을 해야 합니다.”

“예, 그럼 경전 원문으로 준비해서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경전에서 유영굴에 대한 부분을 찾기 어려워서 대당서역기에 유영굴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발췌해왔습니다. 함께 읽어보고 이어서 각자 준비해온 경전모음을 읽고 점검해보겠습니다.”

오늘은 경전 속에서 부처님을 만나 삶이 변한 제자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야사 비구와 구리가 장자, 야사 비구의 친구 50인, 등불을 밝힌 가난한 여인, 똥꾼 니이다이가 깨닫고 정진하는 내용을 차례로 읽어보았습니다. 소리 내어 읽고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나 시대에 맞지 않게 어색한 표현을 짚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성이 최초로 출가하고 수행한 내용도 함께 읽어보았습니다. 뛰어난 비구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니까야에서 빨리어 원음으로 비구니들의 성함을 찾아보세요. 비구니 제도가 없는 남방불교 스님들과 이야기할 때 원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예. 찾아보겠습니다.”

준비한 내용을 다 점검하고 6시가 가까워 회의를 마쳤습니다.

스님은 원고 교정을 본 후 저녁 7시 30분부터 금요 정기법회를 시작했습니다. 13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환한 웃음과 함께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일주일 동안 잘 지내셨나요? 35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던 지난주가 무색하게 이번 주는 날씨가 확 풀려서 오히려 봄날 같습니다. 따스한 햇볕이 비치는 양지바른 곳에는 ‘얼마 후에 진달래꽃이 피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포근하네요. 남부지방의 기온은 10도가 넘게 올라간다고 합니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을까요?

저는 어제 낙동강 상류 지역을 계곡을 따라 걸었는데, 지난번 추위에 꽁꽁 얼어있던 계곡물도 이번에는 어느 정도 녹아 있었어요. 물이 고여 있는 곳은 아직도 얼어있지만 흐르는 곳은 다 녹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길이 없는 곳은 강을 가로질러 가야 했는데 얼음이 녹아서 건너기가 매우 위험했습니다.

강을 조심해서 건너는데 압록강과 두만강을 오가며 북한 동포들을 도울 때가 생각이 났어요. 봄에 얼음이 녹을 때 북한 동포들이 식량을 구하러 강을 건너오다가 얼음이 꺼지면서 물살에 휩쓸려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4월에 얼음이 녹으면 많은 시신이 얼음 아래 있다가 떠오르는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지금도 북한의 상황은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때보다 날씨도 춥고, 경제 제재도 받고 있고, 코로나 사태 때문에 대외관계도 끊겨 있어서 더욱더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경을 차단하니까 코로나 사태로부터는 안전할지는 몰라도 생활하는 데는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됩니다. 이번에 미국에 새 정권이 들어섰으니 서로 협력해서 최소한 북한 주민들이 먹고사는 생존의 문제는 서로 돕는 것이 어떤 경우에도 허용되면 참 좋겠습니다. 정치·군사적으로는 북한과 갈등을 좀 겪더라도 굶어 죽고 병들어 죽는 일은 다시는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치를 하는 권력자들은 자기의 지위를 중심에 두고, 재력가들은 자기의 재물을 중심에 놓다 보니, 사람들이 삶 속에서 겪는 고통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국민들 전체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지만, 이 어려움은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살기가 어려워졌다는 상대적인 어려움이기 때문에 서로 위로하고 돕는 것은 매우 필요합니다. 또 어려움을 손에 손을 맞잡고 같이 극복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그러나 북녘 동포들은 이런 상대적인 어려움이 아니라 먹고 입고 자는 생존의 보장이 안 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비록 북한과 정치군사적으로는 대립하고 있다 하더라도 북한 동포들에 대해서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대했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추위 속에서 더욱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정토 회원들에게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전화위복으로 기회로 삼자고 격려했습니다.

똥이 거름이 되는 대변혁을 만드는 사람들

“지금 정토회는 대면접촉이 안 되는 시대에 맞춰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재편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법회와 불교대학의 모든 과정이 온라인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온라인 방식으로 바꾸지 못한 과제가 일부 남아 있습니다.

첫째, 각 지역에 있는 법당들이 아직 문을 닫지 못하고 남아있습니다. 둘째, 오프라인에서 운영해왔던 조직체계와 운영방식, 회원 규정 등은 아직 일 년 전 과거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서 온라인 시대에는 형식과 내용이 불협화음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빠른 속도로 온라인 체제에 맞게 회원제도를 새로 규정하고, 법회도 더 개설하고, 조직체계와 운영방식도 바꾸는 작업을 지금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을 위한 온라인 무료 강연을 대대적으로 열어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전국을 순회하면서 무료 강연을 했는데, 이제는 강연회를 못 여니까 온라인으로 일반 국민도 누구나 자기의 고뇌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을 갈 수 있도록 유튜브 공개 강연을 더욱더 개방적으로 열어나가려고 합니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갔으면 합니다.

소극적으로는 ‘이 시기에 장애를 잘 극복하자’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는 ‘이 시기를 오히려 잘 활용해서 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나아가자’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것이 바로 똥이 거름이 되는 대변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금이야 말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전화위복의 시기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6명이 화상으로 연결되어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정인이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이 사건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정인이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정인이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합니다. 저도 아동학대를 받으며 자랐지만, 백일 출가도 하고 수행도 꾸준히 한 덕분에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저는 아동학대를 받는 어린이들을 돕고 싶고, 예방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시민단체나 비영리단체는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번 정인이 사건을 어떤 시선으로 봐야 할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명복을 빌면서 다시는 이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의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시스템

자기가 낳은 자식을 학대하거나 자기가 입양한 자식을 학대하는 원인이 무엇일까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통계적으로 제일 확률이 높은 원인은 부모의 정신질환입니다. 정신질환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 겉으로 봐서 누구나 알 수 있는 정신질환입니다. 둘째, 다른 것은 모두 정상인데 특수한 한 부분만 고장이 난 정신질환입니다. 예를 들어 의부증이나 의처증 같은 질환은 전체적으로 고장이 난 것이 아니고 아내나 남편에 대해서 의심하는 것을 빼고는 모든 일상에서 아무런 표시가 안 납니다. 그래서 질환자의 아내나 남편은 더욱 죽을 지경이 되고, 본인도 고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아동 성추행도 단순히 성적 욕망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아동 성애에 대한 어떤 정신질환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정신질환은 치료를 해야 합니다.

만약 이런 특수한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이 부모가 되면, 자기 자식이라도 학대를 하고, 심지어 죽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해서 보호자의 자격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입양할 때 외부 조건이나 경제상태만 갖고 심사를 하기 때문에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될 때는 ‘어린 아이를 보살필 수 있는 심리 상태와 재정 상태가 되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점검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 원인은 자신의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니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낳은 아이라고 해서 그 아이가 자신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아이가 이 세상에 태어나면 일단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라고 봐야 합니다. 내가 아이를 낳았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는 마땅히 보살핌을 받아야 할 존재이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를 보살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내가 낳은 아이를 나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아이를 내가 때리는데 무슨 간섭이냐’ 이런 잘못된 관점을 갖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고 소유물로 간주하는 이런 관점이 크게 바뀌어야 합니다. 자녀를 인격체로 보고 부모는 아이가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만약 내가 아이에게 도움을 줄 재정 능력이나 정신 상태가 아니라면 양육자가 되는 것을 빨리 포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정신적인 이유 때문에 혹은 다른 어떤 문제로 인해 부모가 아이를 키울 능력이 없다면 아무리 내가 낳은 아이라고 해도 아이를 위해서 빨리 양육 포기를 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학교 교육에서도 가르쳐야 합니다.

태어난 아이는 누구나 제대로 양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는 성별, 인종, 어떤 조건에도 관계없이 제대로 양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결혼을 해서 낳았든, 인공 수정으로 낳았든, 이런 것은 어른들에게나 중요하지 아이에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아이는 그냥 태어난 것입니다. 태어난 아이는 누구나 제대로 양육받을 권리가 있는데, 아이는 말을 하지 못하니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것뿐이에요.

부모가 정신질환까지는 아니지만 성격적인 이상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감정 기복이 심해서 아이한테 고함을 지르거나 손찌검을 하는 것인데, 이것은 정신질환과는 다르지만 굉장히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부모는 양육 포기를 하든지 교육이나 치료를 받아야 해요.

세 번째 원인은 부모가 잘못된 믿음을 가진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을 믿으면 하나님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다 막아준다’ 이런 믿음을 갖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믿느냐와 코로나에 감염되는 것은 전혀 상관없는 문제인데, 이런 신앙을 갖는 것은 잘못된 믿음이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잘못된 믿음 때문에 아이를 학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또한 처벌과 규제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그 원인이 무엇인지 다방면으로 함께 체크해봐야 해요. 과거에는 길가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이웃에 있는 아이의 건강 상태를 유심히 살펴서 혹시 아이가 정신이상을 갖고 있거나 성격이상의 보호자를 만나 학대받고 있지 않는지 주의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서 사회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부모가 될 사람들이 가져야 할 자세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될 사람들이 ‘낳은 사람이 부모가 아니라 기른 사람이 부모다’ 이런 관점을 갖는 것입니다. 기른다는 것은 아이가 필요로 하는 보살핌을 제때에 적절하게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물질적인 보살핌도 필요하지만 정신적인 보살핌도 중요합니다. 짜증을 내고, 욕설을 하고, 자기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건 부모로서 합당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많은 사람들을 상담해보면 어릴 때 부모의 비정상적인 성격 때문에 심리적 상처를 많이 입고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 치유를 할 수 있긴 하지만 어쨌든 성장과정에서 깊은 상처를 주기 때문에 이런 것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해요.

가해자를 처벌하는 법률과 제도의 보완도 필요하지만, 그런 부모를 조기 발견해서 치료할 수 있게 하고, 치료가 어려우면 아이가 좋은 양육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양육권을 뺏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고요.

그래서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제도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보완을 해야 하고, 부모가 될 사람들에 대한 교육도 진행해서 자신이 보호자로서 부적당하면 빨리 양육 포기를 하게 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러나 이 사건을 보면서 복수심에 차서 처벌을 더 강화하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분노 서린 복수심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건 사고가 생겼을 때 단순히 형벌을 강화해서 해결하려는 것은 복수심의 일환입니다. 하지만 종교인으로서 제가 봤을 때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명백히 나쁜 의도를 갖고 했을 때는 처벌이 도움되지만, 대부분 이런 사건들은 잘못된 교육이나 정신적인 문제로 야기된 것이기 때문에 처벌이 해결의 능사는 아닙니다. 나쁜 짓을 했기 때문에 ‘처벌’한다는 관점보다는 다시는 이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한다는 관점에서 교화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반 국민들은 감정이 앞서다 보니 처벌을 내세우게 됩니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실제로 도움이 되려면 합리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일 년에 몇 차례씩 계속 이런 문제가 생기잖아요? 냄비처럼 사건이 생길 때마다 들끓다가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기보다는 조금 더 원인을 찾아보고 실제로 해결책을 마련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해요. 예를 들어, 가정폭력 피해자나 학대받는 아이들을 정토회에서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그에 맞는 시설을 갖추어야 하고, 훈련된 인력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개인이 무엇을 하기는 쉽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고통받는 아이들의 문제를 걱정하고 마음을 써주신 질문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조금 마음이 아프지만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제도적으로, 법률적으로, 교육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온라인상의 여론을 만드는 활동 같은 것을 오히려 해보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마음나누기를 할 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너무 깊게 공감하거나 분별심이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스님께서 도반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했는데 어떻게 그런 마음을 낼 수 있을까요?
  • 정회원이 되어 봉사를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딸과 갈등이 더 심해질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50살 미혼여성입니다. 직장에서 또래들은 관리자인데, 저는 실무자예요. 나보다 훨씬 어린 후배들과 일을 같이 하니 마음이 위축됩니다. 어떻게 해야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을까요?
  • 요양병원에 어머니가 코로나로 가족을 못 보게 되니 상태가 안 좋아지셨습니다. 영상 통화를 하면 언제 집으로 데려갈 것인지만 계속 물으십니다. 휴직하고 집에 모시는 게 좋을까요?
  • 요즘 돈 있는 사람들은 주식과 아파트에 투자해서 더 부자가 되고 있습니다. 빈부격차가 더 심화되는데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모든 질문자와 대화를 마치고 나니 아홉시가 다 되었습니다. 짧게 인사를 하고 법회를 마쳤습니다.

“오늘 1시간만 법문을 하려고 했는데, 1시간 20분이나 지났네요. 온라인으로 너무 길게 하면 노인들은 눈이 아파서 보기가 힘들어요. 법회를 지금 마칠 테니 모둠별로 마음 나누기 잘하시기 바랍니다. (웃음)

행복한 백일 법문을 연기한 대신에 봄에 시작하는 불교대학과 경전반은 더욱 확대할 예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입학할 수 있도록 홍보해서 코로나 사태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이 정신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법회를 마치고 모든 불빛을 끄고 나오니 온 세상이 깜깜합니다. 구름에 가려 달도 별도 보이지 않는 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온 세상이 별빛 하나 없이 깜깜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아이들이 있을 겁니다. 먹구름을 지나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게 따스한 빛이 전해지기를 바라며 스님의 하루를 마칩니다.

내일부터는 온라인으로 정초순회법회를 시작합니다. 천일결사기도 생방송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10시에는 서울제주지부 저녁반, 2시에는 강원경기동부지부 저녁반, 5시에는 부산울산지부 저녁반 정토회원들을 만나 정초법회를 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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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여래심

정기법회로 접한 내용을 이렇게 다시 글로 접하니 맘이 더욱 착찹합니다 조속히 제도적 법률적 교육적 시스템이 정비& 보완되어 미래의 주역 될 아이들이 더욱 밝고 건강하며 따뜻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2021-01-23 23:30:03

상화

온라인으로도 지혜를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01-22 09:15:43

굴뚝연기

[…봄에 얼음이 녹을 때 북한 동포들이 식량을 구하러 강을 건너오다가 얼음이 꺼지면서 물살에 휩쓸려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4월에 얼음이 녹으면 많은 시신이 얼음 아래 있다가 떠오르는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거든요. ] […그래서 우리가 비록 북한과 정치군사적으로는 대립하고 있다 하더라도 북한 동포들에 대해서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대했으면 좋겠습니다.”]

2021-01-22 01: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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