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11.24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행복한 직장을 만들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이 열리는 날입니다.

스님은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아침 7시에 평화재단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이 도착하고 나서 얼마 있지 않아 목사님, 신부님, 교령님, 교무님, 주교님도 속속 도착했습니다. 모두 발열체크를 한 후 자리에 앉았습니다.

“목사님, 오늘도 식사 기도해 주시죠?”

먼저 김명혁 목사님이 종교인 모임을 위해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죄와 허물 밖에 없는 우리들을 아직까지 살려주시고, 생명을 주시고, 건강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종교인들이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마음과 뜻을 모아 좋은 대화를 나누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은총을 내려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다 함께 아멘을 힘차게 외친 후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우선 김명혁 목사님에게 여는 말씀을 청했습니다. 목사님은 빠른 시일 내에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종교인들이 평화를 위한 성명이라도 낼 수는 없는지 질문했습니다.

“성경의 최고 목표가 화해입니다. 히브리서 요한계시록에 보면 모두가 하나가 되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우리 종교인들이 3.1 운동을 이끌었던 민족의 지도자들처럼 정말 하나가 되어 남북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가져올 수 있는 어떤 행동을 하면 정말 좋겠어요. 그게 저의 간절한 소원입니다. 지금 굶주림에 처한 북한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어떤 방법이 없을까요?”

스님이 현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일단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져야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가능해질 것 같아요.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을 두려워한 북한은 지원을 일절 안 받겠다고 하고 있어서 현재로서는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어서 스님이 주제를 하나씩 던졌고, 각자의 생각이 자유롭게 오가며 대화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특히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앞으로 국제 정세와 한반도 평화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각자의 견해가 어떠한지 스님이 질문했습니다. 종교인 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후 스님도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전망을 이야기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새로 들어와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예상해 본다면, 북미 관계는 앞으로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은 트럼프 정부처럼 탑다운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타결이 용이한데, 바이든 정부는 실무자 사이의 협의를 통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타결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한반도 평화 문제에 있어서 바이든 정부가 가진 장점

그래도 바이든 정부가 가진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 보수 정당인 공화당 쪽에서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반발이 굉장히 적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민주당 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하려고 하면 공화당 쪽에서 엄청나게 반대해서 진척이 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지도자를 이미 두 번이나 직접 만났기 때문에 앞으로 민주당 쪽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풀어나간다 하더라도 공화당 쪽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굉장히 적어졌습니다.

둘째,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은 한미동맹을 굉장히 중요시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역할이 커질 수 있습니다. 만약 한국 정부가 과거의 이명박 정부처럼 북한과 대립한다면,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수용할 경우 남북 관계가 나빠지게 되지만, 현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유리한 상황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가장 우려되는 점

그래서 저는 현재 한국 정부가 북한 문제를 풀 때 조금 더 진중하게, 조금 더 면밀하게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이 문제를 풀려면 낭만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 제가 제일 크게 우려하고 있는 점은 앞으로 미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서 대북정책을 제대로 펼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겁니다. 북한이 그 기간을 못 참아서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 발사를 하게 되면, 바이든 정부 4년 내내 험난한 길이 펼쳐지게 될 거예요. 이 기간 동안 북한이 그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 같습니다.”

스님의 질문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한국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각자의 견해가 어떠한지 질문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이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한국 정부의 위상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 상황에서 인도, 일본, 호주는 미국 편에 서는 것으로 입장을 분명하게 했거든요. 아시아에서 한국만 지금 입장을 애매하게 취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떤 나라보다도 미국과 가까운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데도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미국 편에 분명하게 안 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도 중국과 혈맹 관계이지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에서는 중국의 편에 서는 것을 분명하게 하지 않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 편에 분명하게 안 서고 균형자론을 주장하다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 아니냐 하는 거죠. 한편 현재 상황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다 고려하면 어정쩡하게 갈 수밖에 없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고요.

예전에는 미국의 강력한 힘에 의해 각국이 종속적으로 미국과 동맹 관계를 맺어나갔다면, 지금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힘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자발적으로 맺어 나가고 있거든요. 이 문제는 국가의 운명이 달린 문제인데, 한국은 앞으로 어떤 위상을 가져야 할까요? 다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종교인 분들은 각자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했습니다.

“예전과 달리 한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너무 미국에 의존하지 말고 위험이 따르더라도 우리가 좀 더 주체적인 입장을 갖고 길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한과 북한이 내적으로 서로 신뢰를 구축해 나가는 것을 다른 한쪽에서는 계속해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남한만이 아니라 남한과 북한이 공동으로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친미파, 친중파를 넘어서서 서로 다름을 수용해낼 수 있는 우리 국민들의 내적 역량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 국민들의 내부 역량이 성숙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상대방을 악마화 시켜서 증오하는 운동까지 일어날 정도로 우리의 의식 수준이 낮다는 겁니다. 우리 종교인들이 해야 하는 역할은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자강론을 주장했잖아요. 국민들의 의식을 깨우는 일을 우리가 쉼 없이 해나가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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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 한 분의 의견을 모두 경청한 후 스님도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국가의 외교 안보 전략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과거처럼 ‘친미’, ‘반미’, ‘우리 민족끼리’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베트남처럼 미국과 전쟁까지 한 국가가 지금 미국과 다시 협력을 할 정도의 전략적 판단을 해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과거에 우리가 미국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하더라도 어쩌면 지금은 미국을 적극적으로 우리 편으로 끌어들여야 할 정도로 세계정세가 바뀌고 있어요. 미국에 종속되어서는 안 되지만 자주적인 한미동맹은 오히려 우리에게 유리할 수 있지 않느냐는 거죠.

그리고 북한을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지금 체제 유지를 어떻게 할 수 있느냐에 엄청나게 몰두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남한은 자꾸 체육대회를 하자든가,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든가, 이런 남북 교류 방식으로만 접근을 하고 있거든요. 이에 반해 북한은 지금 체제 생존이 걸린 문제라 절박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겁니다. 변화된 환경에서는 새로운 관점을 갖고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에서 오랫동안 공부해온 박종화 목사님은 독일의 통일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스님도 이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었습니다.

독일 통일과 남북통일의 차이점

“독일의 통일과 남북의 통일은 주어진 조건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독일은 미국과 소련이 대립했지만 소련이 붕괴되고 있는 상황이었고, 지금 한반도는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고 있지만 중국이 부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중국이 몰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우리도 독일처럼 중국에 많은 지원을 해주면서 북한에서 손을 떼도록 설득하면 되는데, 지금은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이 중국에게는 경제적으로 큰 이익이 안 되지만 안보적으로는 중요한 위상을 가진 나라입니다. 현재 중국을 둘러싼 모든 나라가 반중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중 북한만 반중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어서 중국이 북한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만약 통일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적인 국가가 된다는 보장이 있다면 중국도 안심을 하겠지만,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쉽지 않거든요.

이 문제는 온 국민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도 풀기가 쉽지 않은데, 국내에서의 이익 다툼 때문에 여야의 갈등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는 겁니다. 대외적인 영향력을 가지려면 먼저 대내적인 안정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여야가 하나같이 물고 차고 싸우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으니까 참 안타까워요. 여당이 야당에 대해 너무 야박하지 굴지 말고 조금 더 포용적으로 대응해서 국민통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왔지만, 이런 어려운 점도 함께 내포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고민을 함께 공유하면서 우리 종교인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면 좋을지 더 연구해 봤으면 해요.”

여기까지 대화를 나눈 후 종교인 모임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종교인 한 분 한 분에게 올해 직접 농사지은 생산물을 선물했습니다.

“올해도 작년처럼 농산물 생산한 걸 선물로 드릴게요. 하나는 고추 농사를 지어서 고춧가루로 만든 겁니다. 다른 하나는 우렁이 농법으로 쌀을 생산한 겁니다. 현미로 뽑았어요. 잡곡밥처럼 밥을 지어서 드시면 돼요. 김치는 너무 무거워서 들고 가시기 힘들까 봐 택배로 보냈습니다.”

“맨날 스님에게 얻어먹기만 해서 미안하네요. 우리도 무언가를 스님께 드려야 할 텐데...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모두 농산물을 한 상자씩 들고 평화재단 세미나실을 나왔습니다. 스님은 한 분 한 분을 배웅한 후 다시 평화재단으로 돌아와 다음 일정을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오전 10시에 기획위원회 회의를 비롯해 연달아 미팅을 가진 후 오후 늦게 서울 정토회관으로 돌아와 일정을 마쳤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행복한 대화 온라인 즉문즉설에서 미처 소개해 드리지 못한 내용을 하나 소개해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행복한 직장을 만들 수 있을까요?

“내년에 직장에서 한 지점의 책임자로 승진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함께 일하는 분들도 행복하고 저도 행복한 직장을 만들려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리더십 강의에서 섬기는 리더나 봉사하는 리더에 대해 배우기도 했지만 막연하게 느껴져요. 스님은 좀 더 쉽고 명확하게 말씀해 주실 것 같아서 질문드립니다.”

“네. 뭐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뾰족한 수가 있었다면 법륜스님의 리더십 강의 열풍이 불었겠죠. (모두 웃음)

그냥 제 생각을 편안하게 말씀드릴게요. 어떤 집단의 책임자가 되면, 책임자가 해야 할 역할이 있습니다.

업무의 분산과 수렴

책임자는 위에서 내려온 일을 받아서 다섯 명이면 다섯 명에게, 열 명이면 열 명에게, 일을 분산시켜 나누어 주고, 그것을 다시 모아서 또 위로 올려주어야 합니다. 그런 역할을 하라고 부서장이 있는 거예요.

관리에는 두 가지 일이 있어요. 첫째, 업무를 관리하는 일이 있고, 둘째, 그 업무를 맡은 사람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업무 관리와 인사 관리라고 할 수 있죠. 부서장은 이 두 가지를 늘 살펴야 합니다.

업무 효율 vs 인사 화합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화합을 주로 강조하다 보면 업무에서 비효율이 생깁니다. 업무 효율을 위해서 사람들을 너무 빡빡하게 굴리면 초기에는 성과가 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지쳐서 나가떨어지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불교적으로 말하면, 업무 효율과 인사 화합의 두 가지가 중도적으로 결합을 해야 합니다. 어느 한쪽의 비중이 너무 높아지면 나중에는 결국 두 가지 모두 비효율적이 됩니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업무를 진행할 때 분산과 수렴이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해요. 부서원일 때는 자기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 부서장은 자기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부서원 전체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 업무를 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실패해도 안심하도록 책임져주기

그런데 사람이란 누군가가 어떤 일에 책임을 져주면 굉장히 안심하게 되고 좀 과감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꾸 책임을 묻게 되면 조심스럽게 일을 하게 돼요.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게 되는 이유도 공무원들에게 공무라는 이름으로 너무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일만 적당히 하면서 중간만 가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공연히 새로운 시도를 했다가 실패하게 되면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이런 분위기는 결국 실험적인 것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문제가 아니라 공무원에게 어떤 책임을 과하게 물으면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다는 거예요. 책임을 너무 세게 물으면 복지부동이 되고, 책임을 묻지 않으면 부정부패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이 둘 사이를 늘 중도적으로 조정해 나가야 해요.

리더는 업무를 가져와서 업무를 나누어 주고, 그 다음에 업무를 수렴해서 올리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럴 때 사람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외부의 바람을 내가 막아줘야 합니다. 우리 부서에서 잘못한 일이 생겼을 때 내가 책임을 져주지 않고,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모두 돌려버리면 아랫사람이 힘들어하게 돼요. 그래서 리더는 책임을 져주는 자세가 매우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이 선의로 하다가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내가 책임져주겠다.’

이렇게 해야 사람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일을 하게 됩니다.

직원들에게 성과를 나눠주기

책임은 내가 져주되 성과는 직원들에게 돌려줘야 해요. 그런데 어떤 부서장은 성과가 나면 다 자기 성과로 가져가서 자기가 승진하고 표창받고 해 버리면 밑에 사람들은 기운이 빠집니다.

‘우리가 죽어라고 일해 봤자 저 사람 좋은 일 시키는 것밖에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서원들에게 항상 성과를 나눠주고, 책임은 대신 짊어져 주는 자세를 가져야 부서원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고, 일을 적극적으로 하게 됩니다.

그리고 좋은 뜻으로 했는데 결과가 나쁜 것은 너무 문책하면 안 돼요. 왜냐하면 인생은 늘 실수할 수도 있고, 실수를 통해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관점을 갖고 늘 책임을 져주는 것이 좋습니다.

직책을 그만두었을 때도 외롭지 않으려면

제가 상담을 해보면 경찰서장이나 세무서장처럼 권력과 관계있는 관청에서 높은 직책에 있었던 사람들은 은퇴하고 나면 사람들이 아무도 안 찾아온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어떤 분은 자식이 결혼할 때 자신의 옛날 부하들이 아무도 안 와서 배신감을 느꼈다고 하는데, 그런 일이 생긴 것은 너무 당연한 거예요.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굽신굽신 했던 이유는 그 사람을 보고 했던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직책을 보고 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직책이 없어졌으니까 이제는 굽신거릴 이유가 없어졌잖아요.

물론 높은 직책에 있을 때는 그 직책이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합니다. 그러나 저녁에 밥을 함께 먹는 등 사석으로 돌아갔을 때도 직책을 갖고 만나면 안 됩니다. 초등학교 동기들을 만나서 같이 밥을 먹듯이 사석에서는 친구가 되고, 공석에서는 공적인 역할을 해줘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사석에서 친구가 되면 그게 공적인 일에 영향을 미쳐서 공적으로 처리해야 할 것을 사적으로 처리합니다. 반대로 너무 공적으로 지내서 밥 먹는 자리에 가서도 공적으로 관계를 맺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외로워져요. 사람 관계는 사적으로도 관계가 맺어져 있어야 지위에 상관없이 서로 연락이 되고, 어떤 어려움이 있으면 서로 돕게 됩니다. 이렇게 관점을 가지시고 책임자를 맡으시면 일도 좀 효율적으로 되고, 직원들과의 관계도 원만해질 겁니다.”

내일 스님은 온라인 수행 법회를 서울 정토회관에서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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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지

감사합니다 🙏

2020-12-11 06:28:07

대덕

리더란..
업무관리와 인사관리를 적절하게 해야하며
직원들의 업무에 책임을 져주고
직원들에게 일의 성과를 돌려줘야 한다는
가르침 잘 명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20-11-29 13:52:47

윤건

잘 읽었습니다

2020-11-28 23: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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