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10.15 용성조사 오도일 기념행사, 2차 만일결사 준비위 간담회
“지금 우리가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이유”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용성조사님이 깨달음을 얻은 지 134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스님은 새벽 5시 40분에 두북 수련원을 출발해 용성조사 탄신 기념 성지인 죽림정사로 향했습니다.

아침 8시에 죽림정사에 도착해 도량을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먼저 은사이신 불심 도문 큰스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큰스님, 오늘은 정토회 공동체 법사단만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정부의 방침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50명 이상 집회하는 것을 못하도록 하니까요.”

“잘하셨어요. 제가 쓴 책이 새로 나왔어요. 한번 보세요. 법륜 스님이 학생 때 배웠던 ‘수도의 표본 교화의 지침’도 책 속에 들어 있어요.”

큰스님은 이번에 새로 발간한 책을 건네며 다시 한번 용성조사님의 유훈 실현을 잘 이어 나가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제 법륜 스님에게 용성조사님의 유훈 실현의 모든 것을 넘기겠습니다. 왜 나한테 자꾸 짐을 지라고 하느냐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 무거운 짐을 짊어질 사람이 법륜 스님밖에 없어요. 법륜 스님이 용성 조사님의 유훈을 실현할 수 있게끔 지금 모든 인연이 흘러가는 것 같아요. 종단이 법륜 스님의 10분의 1만이라도 이 일에 뜻이 있으면 모르겠는데, 종단에 기대할 건 이제 없는 것 같아요.”

“네, 말씀하신 대로 잘 이어받겠습니다.”

큰스님에게 인사를 마친 후 오도일 기념식이 열리는 죽림정사 교육관으로 향했습니다. 먼저 1부 행사로 역대 전등 조사들을 기리는 다례제를 지냈습니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대중은 일절 참가하지 않고 공동체 법사단만 참석했습니다. 늘 앉을 자리도 없이 대중이 운집했던 교육관이 오늘 텅 비었습니다.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한 후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자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 용성진종 조사의 행장을 낭독했습니다.

이어서 백용성조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이자 죽림정사 주지인 법륜 스님이 참석한 내빈들을 향해 인사말을 했습니다.

“올해는 용성조사님이 오도하신 지 134년이 되는 해입니다. 134년 전 이 날 조사님께서는 깨달음을 얻으시고, 보림을 하신 후 우리를 위해 이 좋은 법을 설해주셨습니다.

용성 조사님의 세 가지 업적

용성조사님의 많은 업적 중에 첫 번째는 불교의 지성화입니다. 우리나라 불교는 조선 500년 간 탄압을 받으면서 불교의 바른 모습을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용성조사님은 불교의 역사관을 바로잡는 큰일을 하셨습니다. 부처님의 정법이 마하가섭 존자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에 해당하는 석가여래부촉법을 확립하시고, 불교의 5대 수행을 정립하셨습니다.

두 번째 업적은 불교의 대중화입니다. 당시 우리나라 불교에는 불보살에게 복을 비는 것만 있었지 대중이 부처님의 법을 공부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중이 쉽게 부처님의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삼장역회를 조직해서 어려운 한문 경전을 한글로 번역하셨습니다. 당시로는 참으로 개혁적인 많은 대중 포교 활동을 하셨습니다. 우리 생활 가까이에 도심 포교당을 만들어서 불법을 익히도록 해주셨고, 삼귀의 오계를 복원하셔서 대중도 수행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또 부인 선방을 만들어서 여성들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어린이들을 위해 직접 풍금을 연주하면서 찬불가를 가르쳐서 어릴 때부터 부처님의 법을 접하고 익힐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세 번째 업적은 불교의 생활화입니다. ‘선농일치 (禪農一致)’를 통해 수행이 소비적인 것이 아니라 생산과 함께 연결될 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과일을 따면서 화두를 챙기고, 모를 심고 벼를 베면서 자신의 동작에 대한 알아차림을 유지하고, 이렇게 선과 노동이 일치하는 선농일치의 불교를 제창하셔서 생산 불교를 실험하셨습니다. 이런 시도는 앞으로 한국 불교가 세계화될 때 정말 중요한 업적이었다고 평가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이유

용성조사님께서 사셨던 시대가 평화로운 시대였다면 불교가 일대 혁신을 하고 중흥을 이뤘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라를 일본에 빼앗긴 어려운 시기이다 보니 나라의 독립을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교 혁신 운동에만 전념할 수가 없었고, 불교 혁신 운동마저도 조사님께서 독립운동을 하시니까 일제의 갖가지 탄압을 받았습니다. 그런 중에 함께한 동지와 제자들이 그 압력을 못 이겨서 이탈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시대 상황으로 인해 용성조사님의 노력은 꽃 피고 열매 맺지 못했습니다. 조사님께서 뿌려놓은 이 씨앗을 잘 가꿔서 꽃 피고 열매 맺도록 하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용성조사님께서는 불교개혁에만 몰두한 것이 아니라, 나라를 잃고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자 그것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고통받는 2천만 백성들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평생 독립운동을 하셨습니다. 특히 3.1 독립운동의 막후에서 거사를 주도하셨고, 그것을 계승해서 상해 임시정부가 들어설 때 나라 이름을 ‘대한제국’이 아닌 백성이 주인이 되는 ‘대한민국’으로 하도록 안내해주셨고, 태극기를 사용하도록 하셨습니다.

참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들어서는데 최고의 숨은 공로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용성조사께서는 상대가 아무리 폭력으로 탄압하더라도 평화적으로 대항하는 비폭력 운동을 하셨습니다. 3.1 운동은 우리의 역사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에서도 빛나는 평화적인 비폭력 운동이 되었습니다.

이런 조사님의 뜻이 비록 당대에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런 활동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얼마나 그 시절이 부끄러웠겠습니까. 그러나 우리 선조들이 이런 일을 했기 때문에 나라가 독립이 됐고, 우리 불교계가 이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사회에서 부끄럽지 않은 종교적인 위치를 갖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

그러나 아직 남북이 분단되어 있고, 대립과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해방 후 미국과 소련의 갈등이 우리나라를 분리시키는 원심력이 되었듯이, 현재는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패권 싸움이 또다시 우리 민족을 분리시키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더욱더 애국 애족의 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한 번은 이런 실수를 할 수 있지만 두 번 다시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큰 원을 갖고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없는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데에 우리의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남북이 서로 협력해서 하나가 되는 길로 나아가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잘 산다고 하지만 국민들의 심리적인 불안과 괴로움은 아주 큽니다. 물질 지수로는 세계 17위니 19위니 할 정도로 잘 사는 나라에 속하는데, 개인의 행복지수는 매우 낮습니다. ‘당신 행복하십니까’ 물으면 불행하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만큼 경제적으로는 잘 사는 나라인데도 심리적으로는 굉장히 괴로움이 큽니다. 이런 문제는 더 이상 물질로 치유가 안 됩니다. 정신적인 괴로움은 부처님의 법으로 치유를 해야 됩니다.

오늘 용성조사님의 오도일을 맞아 다시 한번 다짐을 해보게 됩니다. 용성조사님의 바른 법을 널리 전파해서 대한민국 국민들과 세계 시민들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우리가 조금이라도 기여를 하면 좋겠습니다.

제 스승님이신 불심 도문 큰스님께서는 용성조사님의 말씀을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평생을 노력해 오셨습니다. 용성조사님이 탄생하신 이 곳에 죽림정사를 건립하시고, 용성조사님이 남기신 유언 10가지 항목을 하나하나 실현해 오셨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 일을 계승해서 나아가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특히 오늘은 불심 도문 큰스님께서 제가 불교에 처음 입문했을 때 가르쳐 주신 책 ‘수도의 표본, 교화의 지침’과 화엄경 보현행원품을 새로 번역하셔서 책으로 발간하셨습니다. 큰스님께서 어렵사리 쓰신 책이 첫 출간이 되어 부처님 전에 봉정이 되겠습니다. 큰스님의 헌신과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참여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이어서 2부 프로그램으로 석가여래 부촉 계대법 제77세 불심 도문 큰스님에게 기념 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 큰스님은 오늘 출간한 화엄경 보현행원품과 불교 5대 수행의 요지가 무엇인지 법문 했습니다.

보현행원품에 나오는 보현보살의 10종 대원과 참선 수행, 염불 수행, 간경 수행, 주력 수행에 대해 차례대로 설명한 후 마지막으로 불사 수행을 강조했습니다.

“불사 수행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용성조사님께서는 경전 불사 수행, 은전 불사 수행, 비전 불사 수행으로 성불의 인연을 지어 나가라고 하셨어요. 경전 불사 수행이란 불법승 삼보에 귀의해서 공경 공양 참회 발원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나 혼자서 이 세상을 살아가지 못해요. 인연 연기로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만약 부모가 아니라면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니 부모에게 불효하지 말고 효도를 해야 합니다. 내가 어찌 나라 없이 살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국가에 불충하지 말고 충성을 해야 합니다. 스승과 어른이 없이 어떻게 내가 사람이 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니 스승과 어른을 불경하지 말고 공경해야 합니다. 내가 먹고 마시고 살 수 있는 것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인연 연기로 얽혀진 중생의 은혜 덕분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니 중생을 배은하지 말고 보은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은전 불사 수행입니다.

홀아비, 과부, 부모 없는 고아, 자녀가 없는 노인, 가난하고 외롭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말고 도외시 하지 말고 본체만체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을 사랑하고 보살펴주고 동정하고 구제해야 합니다. 가난하고 힘이 없다고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을 궁휼히 여기고 구제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슬플 ‘비(悲)’, 밭 ‘전(田)’, 비전 불사 수행입니다.

용성조사님께서는 이 세 가지 불사 수행으로 성불의 인연을 지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이고, 위대한 용성조사님! 감사합니다.”

큰스님은 가난하고 굶주린 이들을 구제해야 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외에도 화엄경 보현행원품의 핵심 요지도 설명했습니다.

“이제 불심 도문 법사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법상에 안 오르려고 합니다. 누가 묻는다면 대답만 하겠습니다. 여생은 수행에만 전념할 생각입니다. 남은 일은 법륜 스님과 여러분께서 맡아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지금껏 법륜 스님에게 한 푼도 준 적이 없어요. 그런데도 법륜 스님은 농사를 지어서 상추도 보내주고, 배추도 보내주고, 무도 보내주고, 고춧가루도 보내주고, 계속 보내주거든요. 그렇게 바쁜 사람이 이렇게 마음을 내기가 어렵잖아요. 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15분 예정이었던 큰스님의 법문이 1시간 반 동안 이어지면서 행사를 예정보다 늦게 마쳤습니다.

기념 법문이 끝난 후 큰스님이 발간한 새책 ‘화엄경 보현행원품’을 과거 칠여래불 앞에 올리는 봉정식을 거행했습니다. 법륜 스님이 먼저 책을 불단에 올린 후 내빈들도 뒤이어 책을 불단에 올렸습니다.

사홍서원으로 기념식을 마친 후 점심 공양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빈들은 요사채에서 공양을 하고, 스님과 공동체 법사단은 새벽에 두북 수련원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죽림정사를 떠나기 전 스님은 큰스님에게 다시 찾아가 인사를 했습니다.

“큰스님, 내년 봄에 정토회 본부 건물이 개관을 합니다. 개관 기념식에 오셔서 기념 법문을 해주십시오. 큰스님 머무실 방도 마련해 놓았으니 서울 오실 때마다 머무시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십원 한 장 안 준 사람한테 내가 이런 도움을 받네. 이 도리가 무슨 도리입니까?” (웃음)

죽림정사를 나와 다시 두북 수련원으로 출발했습니다.

오후 5시에 두북 수련원에 도착해 여러 업무들과 원고 교정을 본 후 저녁 7시부터 2차 만일결사 준비위원회와 온라인 간담회를 했습니다.

“준비를 많이 하셨네요. 곧바로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2차 만일결사준비위원회는 8월 전국대의원회의 이후 두북특별위원회로부터 업무를 인수해서 온라인 정토회에 관한 연구 활동을 계속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2차 만일결사 목표 및 의제에 관해서도 전원이 한 분야씩 맡아서 연구하고 함께 토론하였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의문과 쟁점이 도출되어 스님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온라인 정토회와 2차 만일결사의 목표에 대해 총 15개의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은 질문에 대해 자세하게 답변해 주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세계인들에게 어떻게 전법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2차 만일결사의 목적 달성을 위한 주요 의제로 세계 전법,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 문명 전환을 위한 환경운동, 지속 가능한 정토회, 2차 만일의 주역 청년 인재 양성, 다섯 가지를 잡아 보았습니다. 이에 대한 스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일단 이 다섯 가지 주제에 대해 연구해 봅시다. 연구해 나가면서 혹시 빠진 것이 있으면 의제를 더 추가해 나가면 될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은 의견 없어요?”

세계 전법을 개척하고 있는 국제국 국장 김순영님이 추가로 질문했습니다.

“2차 만일결사의 주요한 목표가 세계인에게 전법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정토회의 대다수 활동가들은 한국 사람인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을 중심으로 목표를 잡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아직 소수에 불과한 세계인을 중심으로 목표를 잡기에도 애매한 것 같아요.”

“우리가 대한민국을 좀 더 민주화시키고, 복지국가로 만들고, 평화로운 나라로 만드는 것은 앞으로 정토회가 발전하는 데도 굉장한 유리한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한 때 아메리칸드림이라고 해서 미국을 동경했듯이 세계 사람들이 볼 때 ‘대한민국이 우리의 꿈이고 이상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정토회가 세계 전법을 하기에 굉장히 용이해져요. 실제로 지금 동남아에 가면 한국 불교나 정토회에 대해 좋은 이미지가 있습니다. 한국 불교가 어떤 좋은 일을 많이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좋아지니까 동남아 사람들이 볼 때 한국 불교와 정토회도 좋아 보이는 겁니다. 나라의 발전이 이런 영향을 끼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에요.

세계인들에게 부처님의 법을 전하려면

한국에서 출발한 정토회가 세계적인 영향을 끼치려면 정토회만 갖고는 안 됩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몇 가지 좋은 점도 있지만 사실 막상 여기서 살아보면 개선할 점이 많거든요. 대한민국을 세계인의 모델 국가로 만들어서 이 배를 타고 정토회가 세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늘 전쟁의 위험 속에 놓여 있는데 우리가 세계인들에게 평화를 얘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어요.

‘자기가 사는 나라에도 평화를 제대로 정착시키지 못하면서 무슨 세계 평화 얘기를 하느냐?’

이렇게 문제제기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우선 한국 사회를 좀 더 정의롭고 평화롭게 만드는 일은 우리가 해야 하는 굉장히 중요한 사업입니다.

질문하신 것처럼 우리가 세계 전법을 얘기하고 있지만, 현재 정토회의 구성원 대다수가 한국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2차 만일결사부터는 세계 전법을 본격적으로 해야 해요. 그래서 제 의견은 한국 전법과 세계 전법을 크게 나눠서 하면 어떨까 하는 겁니다. 그러면 한국에서 좀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요.

그렇지 않고 한국 전법과 세계 전법을 하나로 합쳐서 가면, 한국이라는 특정 국가의 사업은 외국인이 볼 때 좀 문제가 됩니다. 그렇다고 한국 상황에 맞는 사업을 뺀다면, 구성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사람들이 할 일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2차 만일결사까지는 한국 전법과 세계 전법을 크게 둘로 나누어서 사업을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은 한국 전법이 중심이고, 세계 전법은 시작입니다. 해외 상황에 맞는 사업을 중심으로 활동하기는 해외의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이미 짜여진 틀을 계속 밀고 나가고, 세계 전법은 개척사업으로 잡아서 역량 있는 사람들이 집중하는 형태로 2차 만일의 계획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 상황에 맞는 사업을 해외에서도 똑같이 하려고 하면 해외 사람들이 참여하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빼기에는 다수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이런 문제가 생깁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연구를 해보시면 좋겠어요.

영어권을 넘어서 중국, 일본, 인도, 동남아시아로

세계 전법도 지금까지는 영어권 나라만 생각했는데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는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고, 영어를 전 세계 언어로 번역하고, 이런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2차 만일결사 때 본격적으로 세계 전법을 하기 위해서는 외국어 콘텐츠의 첫출발이 영어로 번역되어야 한다는 뜻이지, 전법을 꼭 영어권에서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구로 보면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의 규모가 훨씬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좀 더 연구해야 할 것이 아시아권 전법입니다. 지금 중국과 동남아에서 한국에 들어와 있는 사람만 해도 2백만 명이 넘습니다. 유학생도 많습니다. 또 한국 사람들도 동남아시아에 많이 나가 있습니다. 현재 세계 전법이 영어권 콘텐츠 개발에만 집중되어 있는데, 아시아권에서는 아시아권에 맞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개발해 나가야 해요.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영어권은 숫제 불교가 낯설기 때문에 전법을 하기가 용이합니다. 그런데 제일 어려운 나라가 일본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지금 굉장히 공허해하고 있고, 어느 나라보다 부처님의 바른 법이 필요한 곳입니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이 일본 것을 따라 배웠으면 배웠지 일본 사람들이 한국 것을 따라 배운다는 인식이 없어요. 그리고 우리 교민들도 일본 사람들에게까지 전법을 하겠다는 심리적인 자신감도 별로 없는 상태입니다. 게다가 일본은 수행하는 문화가 전혀 없습니다. 서양 사람들은 명상을 하는 문화라도 있는데, 일본은 명상을 하는 문화도 별로 없어요. 그러나 일본은 전법을 굉장히 필요로 하는 곳입니다.

중국은 아직 기복적인 문화가 강한 곳입니다. 그러나 조선족이 가교의 역할을 해낸다면 중국도 수요가 엄청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도도 이미 상류층과 중상류 지식인 사회에서는 불교에 대한 엄청난 수요가 있지만, 명상은 자기들이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외에 동남아시아에서도 수요가 많아질 겁니다. 동남아 불교는 종교적 불교에 머무르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을 제외하고도 수요가 많다는 것을 고려해서 좀 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해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시아 전법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시아에 살고 있는 사람이 그 나라에서 전법을 하는 식으로 계획을 세우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조선족들은 중국 교화를 하고, 일본 교포들은 일본 전법을 하는 겁니다. 같은 한자 문화권인 일본과 중국만큼은 영어로 먼저 번역하지 않고 바로 그 나라 말로 바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하고 뜻 전달도 쉽습니다. 현재 국제국은 영어권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2차 만일결사부터는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세계 전법을 해나가야 합니다.

만약 한국에 세계 전법 특위를 만든다면, 한국에 사는 외국인 유학생이나 외국인 노동자에게 전법을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조선족이나 해외에 나가 있는 조선족도 차별을 받으면서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조선족들은 한국 사람도 아니고 중국 사람도 아니라는 정체성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해외에 가면 조국이라도 있으니 긍지라도 있는데, 조선족들은 국적은 중국이고 민족은 한국이고, 한국에 와도 차별받고, 중국에서도 소수 민족이고, 미국 가서 살아도 한국 사람도 중국 사람도 아닌 취급을 당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정신적인 방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는 것도 우리가 해결해 나가야 할 일입니다.

조선족 중에도 인재가 굉장히 많고, 중국 사람들 중에도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조선족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일본 사람들도 정신적인 공허함이 크기 때문에 이런 문제까지 고려해서 2차 만일결사 계획을 세워보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스님의 정토회의 저변 확대에 대해 아이디어를 하나 제안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국민들을 위해

“제가 지금 새로 개발하려는 것은 온라인 2박 3일 주말 명상 프로그램입니다. 금요일 저녁에 입재해서 주말에 하루 종일 명상하는 프로그램인데, 정토회 회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다 참여할 수 있게 문을 열려고 해요. 요즘 코로나 사태로 국민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온라인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유튜브에서 즉문즉설을 즐겨 보는 사람들은 자기 혼자서 법문 듣는 것만 좋아하지 직접 수행을 할 수 있게 연결이 안 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일요명상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본인이 지속적으로 수행을 하겠다고 하면 앞으로 조를 편성해서 같이 마음 나누기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튜브에서 혼자 법문 보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수행을 체험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맞춤형 시스템을 마련해서 전법을 해나가면 저변이 많이 확대될 수 있어요. 물론 정토회 정회원이 되면 수행과 사회적 실천을 동시에 해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일반 회원은 사회적 실천을 본인이 선택해서 해야지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튜브 구독자라는 광범위한 바탕 위에 다양한 수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 중에 일반회원이 되는 사람들이 나오고, 일반회원 중에 정회원이 되는 사람들이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점점 저변을 넓혀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런 구조를 오프라인에서 만들기는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지만, 온라인상에서는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일반회원과 정회원을 명확하게 나누어서 활동이 좀 어려워지면 일반회원으로 활동하고, 일반회원으로 활동하다가 시간이 되면 다시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이렇게 이동과 선택이 좀 자유롭게 하면 좋겠어요. 만약 3년간 책임지고 소임을 하겠다고 하면 정회원을 하고, 형편이 안 되면 다시 일반회원을 하고요. 이렇게 유연하게 조직관리를 해나가는 방식으로 가면 어떨까 싶어요.”

여기까지 스님의 생각을 들려준 후 9시에 온라인 회의를 마쳤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말씀해주신 내용 잘 참고해서 세부 계획을 다시 세워보겠습니다.”

“네, 수고했어요.”

스님은 합장으로 인사를 하고 온라인에서 나왔고, 만준위 멤버들은 다 함께 마음 나누기를 했습니다.

앞으로의 농사 일정과 추수 계획에 대해 농사팀 행자님과 의논한 후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아침에 농사일을 한 후 하루 종일 공동체 법사단과 정토대전 편찬에 대해 회의한 후 저녁에는 금요 정기법회를 생방송으로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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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사트바

감사합니다.
바르게 수행하고
일체 중생을 행복하게 하겠습니다.
저도 미약한 힘이지만
부처님과 스승님들의 유지를 이어 받아서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_()_

2020-10-22 12:57:11

단풍잎

마스크 쓰시고 강연하시는 스님 모습도 정겹네요.
오랜시간을 나와는 정작 아무런 관련도 없는 여러명의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집요하게 스토킹 당해오며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오며 스스로의 제 마음을 추스리지도 못하고 불필요하게도 제가 그 나쁜 기운을 타인에 대한 화를 마음에 담아온 어리석음을 후련하게 떨쳐버리고자 스스로 깨우치려 노력을하고 있어요.

2020-10-21 01:56:15

연못위의연잎

아~ 그렇군요!
그래서인지 제가 언듯 보아도 일본사찰은 모든것이 상업적인 성향이 뚜렷하다고 느껴졌었어요.
역시 저혼자만 느낀 감정이 아니였군요!
어쩐지... 일본의 사찰운영이 가족중심의 경영?운영,체제로 대를 이어나아가는 세습화방식 이군요.
얼마전엔 도쿄 중심의 사원 사찰 운영자금 금전문제로 가족 형제 간에 큰 싸움으로 이어져서 살인사건으로~

2020-10-21 01: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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