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10.13 니와노 평화상 수상식 연설 녹화
“명상을 통해 더 큰 기쁨을 느끼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안녕하세요. 오늘은 니와노 평화상 수상식 연설을 영상으로 녹화하는 날입니다.

지난 2월 니와노 평화재단은 한국의 법륜 스님이 지난 수십 년 동안 해온 평화운동, 인도주의 활동, 환경운동, 종교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 간에 신뢰와 선의의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고무적인 노력 등을 인정하면서 제37회 니와노 평화상을 법륜 스님에게 수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6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수상식이 연기되다가 오는 10월 26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26일 온라인 수상식에서 상영이 될 연설을 미리 녹화했습니다. 영상은 서초동 정토회관 후불탱화를 배경으로 촬영했습니다. 일본 니와노 평화재단에서 미리 상장을 보내왔습니다. 스님은 상장의 내용을 한 번 읽어본 후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오전에 촬영 준비를 하고 리허설을 해본 후 오후 1시부터 실제 녹화를 시작했습니다. 목소리가 안 나오는 가운데 몇 차례 촬영을 했습니다.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이 상을 받게 된 것은 제 개인에게만이 아니라, 지난 20여 년간 저와 함께 활동해 온 수많은 정토회 평화 활동가들에게도 큰 격려가 되어줄 것입니다. 또한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평화를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명, 무명의 모든 분들과 평화상 수상의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생략)

3시에 녹화를 마친 후 한 시간 휴식하고 두북 수련원으로 출발했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온라인 명상수련 소식을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1일 일요일 저녁 8시 30분, 스님은 생방송 카메라 앞에 앉았습니다. 3천여 명의 정토행자들과 외국인들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온라인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 명상수련을 시작한 후 27주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스님은 환한 웃음과 함께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가을이 점점 깊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그제는 고구마를 수확했고, 어제는 들깨를 수확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2시간씩 밤을 줍고 있어요. 시골에서 이렇게 농사를 짓고 사니까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아무 관계없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가까운 분의 친지가 돌아가셔서 도시에 다녀왔는데 정말 오랜만에 마스크를 썼습니다. (웃음)

코로나 사태를 둘러싼 논쟁

한국은 지금 코로나 감염 환자가 하루에 50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어서 오늘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1단계로 다시 낮춰졌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하게 유지해 달라는 정부의 방침을 국민들이 생활의 불편을 감수하고 잘 협조한 덕분입니다.

한국 사회에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약간의 논쟁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국가 안보 문제를 이유로 개인의 자유를 국가가 규제하는 것으로 인해 갈등이 많았습니다. 민주화 운동이 광범위하게 일어났었죠. 지금은 전염병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집회를 금지하거나 개인의 자유를 제재하니까 이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안보 비상은 과거부터 늘 있어 온 반면 지금은 보건 의료 비상이라고 하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이어서 지난주에 명상을 하고 나서 올라온 질문에 대해 답변을 했습니다. 총 3명이 질문을 했는데요. 그중 한 명은 명상을 통해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질문했습니다.

명상을 통해 더 큰 기쁨을 느끼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더 깊은 기쁨을 느끼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다른 종류의 불교 명상을 해봤는데, 그때가 기쁨을 느끼기 더 쉬웠습니다. 스님의 명상 지도를 받았을 때는 자유를 느낄 수는 있었지만 깊은 행복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How can I experience a deeper joy? I tried other kinds of buddhist meditation and it was easier to feel this joy. Although I feel free, I can't really be deeply happy.”

“네, 다른 방법이 더 좋으면 그 방법대로 명상을 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명상은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에요. 이 세상의 삶은 뭔가를 쌓아가는 것입니다. 돈을 쌓아가거나, 지식을 쌓아가거나, 즐거움을 쌓아 갑니다. 이렇게 많이 쌓아야 내가 부자가 된 것 같고, 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어릴 때 보다 모든 면에서 많은 것을 가졌는데 과연 어릴 때보다 더 행복해져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이 쌓아지는 것과 비례에서 우리들의 번뇌와 괴로움도 점점 많이 쌓였기 때문입니다.

명상의 목표는 지금까지 쌓아 놓은 괴로움을 다 없애는 거예요. 더 나아가 이 괴로움이 앞으로는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있는 괴로움을 없애고, 없는 괴로움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명상입니다. 우리가 열반이라고 표현하는 ‘니르바나’는 ‘괴로움이 소멸된 상태’라는 뜻이에요. 즐거움이나 기쁨을 쌓는 게 열반이 아닙니다. 즐거움이나 기쁨이 쌓이는 것에 비례해서 나중에 괴로움도 같이 쌓이는 것이 바로 ‘윤회’입니다. 기쁨을 쌓아가는 방식으로는 윤회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붓다의 가르침인 ‘니르바나'는 괴로움을 소멸시키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명상을 할 때 호흡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명상을 할 때 호흡이 바뀌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들숨이 좀 더 길어졌고, 날숨 전 잠깐 정지했다가 날숨도 길어졌고, 다시 들숨 전에 잠깐 멈춥니다. 명상을 하지 않을 때보다 정지하는 시간이 깁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마친 후 본격적으로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마음을 콧구멍 끝에 주시해서 이미 일어나고 있고 항상 숨쉬고 있는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이때 우리의 관심을 뺏어가는 많은 요인들이 발생합니다.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 몸에서 일어나는 통증, 졸음,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생각,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구상, 이런 것들이 자꾸 나의 관심을 뺏어가기 때문에 호흡을 알아차리기가 어려워져 결국 호흡 알아차림을 놓치게 됩니다.

관심을 다른 것에 빼앗기지 않고 호흡을 알아차리기에만 집중해 봅니다. 놓치면 다시 집중하고, 놓치면 다시 집중하고, 꾸준히 해 봅니다. 그러면 저절로 명상이 깊어져 갈 겁니다. ‘명상을 깊이 해야겠다’ 이렇게 의지를 갖는다고 명상이 깊어지는 게 아닙니다. 명상이 잘 됐다, 못됐다, 이런 평가도 하지 마십시오. 그냥 편안한 상태에서 마음을 콧구멍 끝에 주시해서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립니다. 놓치면 다시 알아차립니다.”

오늘은 40분 동안 명상을 했습니다.

탁, 탁, 탁!

죽비 소리와 함께 명상을 마쳤습니다.

“명상을 해 본 후 어땠습니까? 여러분들의 소감을 채팅창에 올려 주세요.”

순식간에 수십 개의 질문과 소감이 올라왔습니다. 어떤 내용은 질문이고, 어떤 내용은 소감이었습니다. 질문에 대해서는 스님이 짧게 답변도 했습니다.

“눈을 떠도 되나요?
Can I open my eyes during the meditation?”

“눈을 감는 것이 좋습니다. 명상을 할 때 졸리지 않도록 하거나, 생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눈을 뜨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감고 명상을 하라는 것은 다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스님이 답변하는 동안 채팅창에는 계속해서 소감이 올라왔습니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My mind and body feels lighter.”

“다리가 좀 아팠습니다.
My legs ached little.”

“예전보다는 호흡에 더 많이 집중했습니다.
I was able to concentrate more on the breath than before.”

“정말 생각이 끝도 없이 올라옵니다.
Really the thoughts are ceaseless.”

“네,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따라가지만 않으면 됩니다.”

“온몸이 후끈하게 더워짐을 느꼈고 피로가 풀렸습니다.
I felt heat radiate out throughout the body and that relief my fatigue.”

“생각과 알아차림의 반복이었습니다.
It was a cycle between being distracted by thoughts and maintaining focus on the breath.”

스님은 각양각색의 다양한 소감을 읽고 피드백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를 기약했습니다.

“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일주일 잘 보내시고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항상 긴장하고 애쓰면서 살지 말고 좀 편안하게, 그러나 꾸준히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마치겠습니다.”

합장으로 인사를 한 후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온라인 일요 명상은 아래 유튜브에서 다시 보기 하실 수 있습니다.

▲ 영상 보기

전체댓글 47

0/200

윤정호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법륜스님

2020-10-27 04:12:32

무지랭이

축하드립니다~^^

2020-10-19 19:37:41

한상연

쌓아두는 수행이아니라 버리는수행이라고. 하시니
맘이 더 가벼울것 같습니드

2020-10-17 09: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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