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9.16. 온라인 수행법회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온라인 수행법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스님은 아침저녁으로 농사일을 하고, 오전에는 수행법회 법문을 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기도를 마치고 밭으로 나갔습니다.

스님을 보고 행자들이 놀라서 물었습니다. 어제 봉화수련원에서 6시간 동안 예초기를 돌렸기 때문에 스님이 오늘은 쉬실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스님, 좀 쉬셔야 하지 않으세요? 오늘 오전에 법회도 있는데 너무 피곤해 보이시면 중생 구제가 안 되지 않을까요?”

스님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피곤한 가운데도 법문을 해야 중생 구제가 되지요.”

비가 와서 비닐하우스에서 일을 했습니다. 먼저 열무와 배추를 솎아주었습니다.


한 바구니 가득 솎은 열무와 배추를 바로 요리할 수 있게 뿌리를 잘라내고 상한 겉잎을 땄습니다.


야채 손질을 마치고 참깨를 뽑은 두둑에 무 씨앗을 심었습니다.

“땅이 딱딱해서 무가 잘 자랄 수 있을지 모르겠네.”

호미로 흙을 부드럽게 부수고 땅을 평평하게 고른 뒤 씨앗을 2-3알씩 넣고 흙을 살짝 덮어주었습니다.

스님은 한 구멍씩 심지 않고 여섯 구멍씩 흙을 고르고, 씨앗을 톡톡 넣어주었습니다. 반대편에서 오는 행자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씨앗을 심었습니다.


비닐하우스 끝 부분은 물이 잘 빠지지 않아서 무가 자라기엔 어려워 보였습니다. 무 대신 배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무와 배추를 다 심고 받아놓은 빗물을 떠다가 뿌려주었습니다.


받아놓은 빗물에 장화, 장갑, 호미를 씻고 울력을 마쳤습니다.

농사일을 마치고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온 스님은 카메라 앞에 앉았습니다. 오전 10시 정각에 수행법회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모종 값이 두 배나 올라서 깊어가는 농민들의 시름을 이야기하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9월 들어 세 번째 수행법회입니다. 무덥던 여름도 이제 완전히 꺾여서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합니다. 그동안은 물을 데우지 않고 목욕을 했는데 이제는 차가워서 그냥 하기가 어려워요. (웃음)

연달아 태풍이 지나간 후 제가 있는 이곳은 아직 그 피해가 제대로 복구되지 않아서 요즘은 복구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나락이 누렇게 익어가기 때문에 논에 물을 빼서 벼를 벨 준비도 해야 합니다. 8월 말에 김장용 배추와 무를 다 심었는데, 이번에 비가 많이 와서 제 때 심어놓았던 것이 전부 죽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늦게나마 지금이라도 배추와 무를 다시 심고 있습니다. 이곳은 남부 지역이어서 김장을 12월 초에 하니까 지금 심어도 가능하다고 해요.

깊어가는 농민들의 시름

채소 값이 지금도 비싸지만, 현재 상태로 보면 가을에 김장 채소 값도 조금 비싸지지 않을까 싶어요. 또 모르죠. 이러다가 값이 폭락할지도 몰라요. 채소 값이 비싸진다고 예상하고 김장용 배추를 많이 심게 되면 오히려 폭락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시골에서는 무와 배추를 밭에서 뽑지도 않은 채 버린 경우가 지금껏 많았거든요. 심지어 배추 큰 것 한 포기가 모종 값과 거의 비슷할 정도였던 때도 있었습니다. 이럴 때 시골 어르신들은 ‘모종 값도 안 나온다’ 이렇게 말하곤 하죠. 올해도 모종 값이 두 배나 뛰어서 농민들은 이래저래 시름이 깊습니다.

옛날에는 농업이 중심이니까 농사가 어떻게 되느냐가 국가 지도자부터 해서 모두의 관심사였는데, 이제는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보니 국가 지도자들이 농민들의 이런 어려움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조차 표시하지도 않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스님을 걱정해서 ‘농사일 좀 적게 하고 피곤하지 않은 얼굴로 법문을 해주세요’라고 하는데, 요즘 시골 생활이 피곤하고 않고를 따져가며 일할 형편이 못 됩니다. 농사일은 내일 죽더라도 오늘 일은 하고 죽어야 해요.” (웃음)

그리고 일상이 되어버린 비대면 상황에 적응하려면 생활 방식이 바뀌어야 함을 이야기했습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된 현실

“이제는 우리의 일상이 비대면으로 바뀌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백신이나 치료약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제가 볼 때는 일시적인 처방 같아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종이 계속 나오고 있고, 백신의 부작용도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일정한 거리 두기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해요. 이제는 생활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이런 변화에는 여러 가지 좋은 점도 있습니다. 위생에 신경을 쓰다 보니 감기 환자도 많이 줄었고, 그동안 너무 많이 이동을 해서 지구 환경이 아주 나빠졌는데 이제는 이동이 많이 줄어들어서 공기도 맑아지고 있다고 해요. 이처럼 꼭 나쁜 것만이 아니라 좋은 점도 있어요. 다만 지금까지 살아온 습관을 기준으로 볼 때는 좀 불편하고 가슴이 답답하게 느껴질 겁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으면 우리는 또 이 생활에 적응해서 잘 살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여는 이야기를 한 후 화상으로 연결된 7명과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온라인 즉문즉설이 익숙해졌는지 질문자들도 실수 없이 가볍게 스님과 문답을 주고받았습니다.

그중 한 분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에 대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하지 않는지 질문했습니다.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요즘 환경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올 여름 유례없는 긴 장마와 잦은 태풍,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대형 산불 등 지구 온난화 관련 뉴스를 접할 때면 위기감이 느껴집니다. 우리 모두가 심각한 환경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제 주변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걱정스럽습니다. 교육 현장이며 언론, 정치권, 어디에서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제 정토회에서도 본격적으로 환경 운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기후가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구의 온도가 오르는 온난화 현상이 일어나면서 대기의 흐름이나 바닷물의 흐름을 비롯한 여러 가지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가 점점 심해지다 보니까 이제는 ‘변화’라는 말도 부적당하고 ‘위기’라고 불러야 한다고들 합니다. 즉 변화가 나쁜 쪽으로 일어났다는 뜻이죠. 유럽의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기후 위기에 대해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당장 비상행동을 취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합니다. 전쟁이 일어날 때 우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듯 기후 위기를 지금 세계에서 제일 중대하고 시급한 문제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선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무감각합니다. 기후 변화가 우리의 인위적인 개발행위 때문에 일어났다는 정확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도 일부 있습니다.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우리가 에너지를 좀 썼다고 해서 이런 변화가 일어난다는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거예요. 기후 변화가 인위적인 행위의 결과로 일어났다고 해야 우리가 그걸 막는 어떤 행동을 할 텐데, 그 증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행동을 취하기가 어렵다는 거죠.

‘오랜 지구의 역사를 보면 지구의 온도가 높아졌다가, 빙하기가 될 정도로 낮아졌다가, 다시 높아지는 변화가 있었지 않느냐. 인간이 손을 대지 않아도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지금의 변화도 그런 것이어서 우리가 무슨 노력을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이런 관점을 갖는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은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탄소세를 부과하거나 뭔가 행동을 취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봅니다. 더욱이 미국은 땅이 워낙 넓고 사람은 적게 사니까 이런 기후 변화가 아직은 그리 심각하게 체감되지 않는 것도 이유일 겁니다. 오히려 기후 변화가 인위적인 행위의 결과라는 증거가 없다는 일부의 주장에 기대어서 개발 행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 의식이 부족한 이유

지금까지 우리는 미국을 본받아 살아왔어요. 그러나 우리의 사회 발전 정도나 여러 가지 요소를 살펴보면 오히려 유럽과 공통성이 많습니다. 역사도 오래되었고, 민족 구성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이민 사회입니다. 유럽이 꼭 우리보다 앞선다는 뜻이 아니라, 이처럼 비슷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유럽을 벤치마킹해서 사회의 여러 가지 시스템을 우리 실정에 맞게끔 바꾸는 편이 유리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50년간 전부 미국 일변도로 모방을 해서 개발해왔어요. 그래서 환경 위기에 대한 대응도 미국이 심각하게 대응하면 우리도 따라서 심각하게 대응하고, 미국이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으면 우리도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폐단이 있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지금도 우리 국민들은 이 문제에 대한 위기 의식을 덜 갖는 편입니다. 또 인접한 거대 국가인 중국이 아직 개발도상국이다 보니까 개발 행위를 계속해야 한다는 사실도 한 요인입니다. 이러다 보니까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 의식이 부족한 편인데, 질문자의 얘기처럼 사실은 상황이 매우 심각합니다.

그런데 기후가 변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지구의 위기라고는 말할 수는 없습니다. 기후가 변하면 지금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이 위험에 처하는 것은 사실이에요. 모두 지금까지의 기후 조건에 맞게끔 진화해서 적응된 상태니까요. 기후 조건이 급격히 바뀌면 지금까지의 조건에 적응해서 살아가던 생명은, 나무든 풀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모두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변화된 환경에 더 적응을 잘하는 새로운 병원균이나 생물이 출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새로운 병원균 중에는 우리가 면역력을 갖지 못해서 치명적인 위협을 주는 것도 있겠죠.

이처럼 기후 변화의 결과로 여러 가지 대형 재앙이 초래될 위험이 높습니다. 태풍이 더 강력해지거나 면역력이 없는 전염병이 급속도로 번창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재앙이 될 만한 일이 지금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요. 이런 일들은 하나하나 원인이 따로 있는 현상이 아니라 크게는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고 보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금의 기후 변화가 인간의 지나친 개발 행위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더 잘 살려고 한 행위가 결국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 쪽으로 나아간 것입니다. 이런 인간의 행위는 나쁘다기보다는 어리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시민의식의 변화로부터

그러니 기후 위기에 대해 우리 모두가 지금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 해요. 에너지를 절약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합니다. 많이 생산해서 많이 소비하는 것이 곧 잘 사는 것이라는 지금의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국가적인 정책도 그렇게 바뀌어야 합니다. 시민들도 이런 의식을 갖고 행동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기가 쉽지 않아요. 국가적인 정책만 놓고 보더라도 시민의 투표에 의해 정부가 구성되기 때문에 시민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정부가 시민들의 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정책들을 내놓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시민들은 아직도 더 많이 생산해서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해주는 정부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강력한 환경 캠페인을 벌여도 시민들의 의식이 바뀔까 말까 한데, 오히려 정부가 더 나서서 개발 행위를 하니까 시민들이 거기에 끌려갈 수밖에 없어요. 또 시민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정부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시민의 눈치를 봐서 정책을 바꿀 텐데, 시민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시민들이 어리석음에 빠져서 소비주의를 향해 치달을 때는 선각자들이 강력하게 제동을 걸고 변화를 시도해야 해요. 그런데 우리 나라에는 그럴 만한 정치인도 없고, 설령 그런 정치인이 있다고 해도 시민들이 지지해주지 않기 때문에 성장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시민운동이라도 일어나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고 국민운동을 벌여야 하는데, 시민들도 그다지 깨어있지 못해요. 일부 각성된 몇몇 사람들이 그런 운동을 하고는 있지만, 국민의 지지율이 1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시민들이 거기에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자기 지역에 공장을 더 세우거나 어떤 산업을 유치해서 지역 개발을 더 해주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후 위기에 대한 전망이 밝지는 않습니다. 과거 역사에서 수없는 생물들이 한때 번창하다가 멸종했듯이 인류도 그런 길을 밟아갈 확률이 매우 높아요. 그러나 우리는 어리석은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니까 어쨌든 이것을 깨우쳐서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나아가야겠죠. 그게 ‘운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반도 전쟁의 위기 vs 기후 위기

질문을 받으면서 저도 좀 아픔을 느꼈습니다. 사실 이런 일은 정토회가 제일 앞장서서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합니다. 이는 부처님의 가르침이기도 하고, 정토회의 수행 관점과도 정확히 일치하니까요. 그런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금 남북이 분단되어 있고, 아직도 전쟁이 종식되지 않은 정전 상태에 있다는 겁니다. 또 미중의 패권 경쟁 속에서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매우 높다 보니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보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입을 피해가 당장은 더 큽니다. 그래서 전쟁을 막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쪽으로 에너지를 집중하느라 기후 위기를 막는 일에는 많은 힘을 쏟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토회의 역량이 양쪽을 모두 하기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정토회가 가진 역량이 크다면, 한쪽에서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는 운동을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환경 실천을 대대적으로 벌여나가는 일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현재 정토회는 역량이 매우 부족해요. 한 가지도 제대로 못하다 보니까 이쪽을 하려면 저쪽을 손 놓게 되고, 저쪽을 하려다 보면 이쪽을 손 놓게 되는 것이 현재 정토회의 처지입니다.

만약 남북문제가 통일은 고사하고 평화라도 안정적으로 지켜지는 단계까지만 간다면, 지금 질문자가 제기한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최대한 힘을 모아서 비상 행동에 나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정토회 전체 차원에서 힘을 쏟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요즘처럼 평화 운동이 약간 정체되어 있을 때 정토회 회원 여러분께서 개인이나 지역 차원에서 환경 실천 활동을 자발적으로 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 모둠원 중에 온라인으로 컴퓨터 활용이 잘 안되시는 분들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될지 애로사항을 호소합니다.
  • 아침 천일결사 기도 108배 중 가족이나 다른 사람이 보게 되면 위축되는 자신을 봅니다. 나를 버리지 않아서 그런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 안다 병, 모른다 병에 걸린 사람들은 부처님도 구제하지 못하신다고 하셨는데 정말 방법이 없는 걸까요?
  • 수행법회 후 지역 모둠별로 마음나누기를 하는데, 주간반과 저녁반이 동시 참석이 어려워 멤버십 형성이 어렵습니다. 지역 범위가 넓어지더라도 주간반과 저녁반을 분리하면 어떨까요?
  • 알아차림에는 지금 내 마음의 상태를 인지하는 알아차림과 원인과 모순을 깨닫는 알아차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해하면 올바른 것일까요?
  • 같은 부서에 부장 교사와 상담사 사이의 갈등을 보면서 제 마음이 불편합니다. 어떤 마음으로 수행해야 할까요?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은 정회원을 위한 수행법회이기 때문에 개인 수행에 대한 질문, 모둠 활동에 대한 질문, 환경 문제에 대한 질문, 알아차림에 대한 질문, 천일결사에 대한 질문 등 다양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개인 수행에 대한 질문도 좋지만, 오늘 같은 자리에서는 우리의 꿈과 희망이 담긴 정토회 활동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어려운 점 또는 좋은 점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를 마음에 새겨서 앞으로도 정진과 활동을 활발하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정토회는 ‘이래야 한다!’ 하면서 하나를 정해놓고 ‘그대로 하지 않으면 나쁘다!’ 이렇게 주장하는 고지식한 단체가 아닙니다. 정토회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무유정법(無有定法)’을 추구하는 단체입니다. 즉 정함이 없는 가운데서 어떤 것이 더 효율적이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는 단체입니다. 그러나 원칙은 있어야 해요. 일단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을 현실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방편이 나오는 겁니다. 원칙 없이 하면 무질서해지고, 반대로 원칙만 무조건 강조하면 너무 경직되어 버립니다.

정토회의 큰 틀은 많은 의논을 통해 정해집니다. 그런 큰 원칙은 일단 수용을 하되, 원칙을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해당 지역이나 사람의 처지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질 있어요. 그런 것은 건의를 하거나 문제를 제기해서 약간씩 수정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일단 원칙을 이해하고 나서 수정을 요청해야지, 원칙을 부정하고 현재의 내 어려움만 얘기하면 개선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관점을 갖고 여러분 모두 마음껏 활동하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정토회가 여태껏 주장하고 활동해온 것마저도 버리고 새롭게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야 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당장 어제 결정한 내용이라도 오늘 더 나은 것이 있다면 버리고 새로운 길을 갈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좀 가벼운 마음으로 변화의 국면에 대응해주시길 바랍니다.”

합장으로 인사를 하고 방송을 마쳤습니다.

“다가오는 일요일 10-3차 입재식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법문을 하는 동안 스님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많이 잠겼습니다. 어제 무리해서 일한 것이 원인인 것 같았습니다.

오후에는 배추를 심는 울력을 했습니다. 스님은 밭에 나가려고 작업복을 갈아입고 잠시 쉬었는데 깜빡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행자들이 먼저 밭에 나와 땅을 고르고 배추 심을 준비를 했습니다.

스님도 곧 나와 바로 삽을 들었습니다. 밭 옆에 흥건한 물이 빠질 수 있도록 물길을 팠습니다.

이어서 배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일을 하면 몸이 풀리네요. 어제도 봉화에 가는데 도저히 일을 못하겠더라고요. 근데 예초기 돌리고 나니 괜찮았어요. 방금도 옆구리가 쑤시고 아파서 옷 갈아입고 잠깐 누웠다가 깜빡 잠이 들어버렸어요.”



밭에 모기가 너무 많았습니다. 얼굴이고 몸이고 가리지 않고 모기가 달려들어서 얼굴을 가릴 수 있는 모자를 쓰고 계속 배추를 심었습니다.


함께 하니 금세 다섯 두둑에 배추를 다 심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배추 모종이 필요하다는 마을 어르신에게 모종을 나눠주고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아침에 농사일을 한 후 하루 종일 사료편찬특별위원회와 온라인 화상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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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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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전쟁 은 없어야합니다,스님 께서 원을 삼고계시는 평화통일. 되기를. 기원합니다.

2022-02-26 17:01:17

김현숙여래심

스님의 손끝이 어느 아낙네들보다 맵고 야무져 보여요~ 법체 강건하시길...

2020-10-27 22:26:48

보리수

기후위기에 대해서 왜그리 관심갖기 어려운지 알았습니다 결국 깨어 있는 시민의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문제로 깨달아야 정치 정책등이 바뀌어 갈 것 같습니다. 나 하나부터 알고 실천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0-09-23 08: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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