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화성지회
본래 주인된 자리를 찾다

"오랜 결혼생활에도 제 자리가 없다고 서운해했는데 한 생각을 바꾸니, 손님에서 주인이 되었습니다. 그 자리가 본래 저의 자리였습니다." 라고 말하는 배해정님. 화성지회 배해정님의 경전대학 졸업 소감문입니다.

관점을 바꾸니 고마운 사람

저는 2019년 겨울, 코로나의 확산으로 집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답답하고 우울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남편은 물론, 아이들과의 관계도 점점 나빠지고 무엇보다 저 스스로 자존감이 낮아졌습니다. 매사에 불평불만도 쌓여갔습니다.

그러던 중 지인이 보내준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듣고 불교대학을 거처 경전대학까지 졸업했습니다. 법문을 반복해서 듣고, 수행연습을 해나가니, 조금씩 제 삶의 관점도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 가족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도량 청정 봉사
▲ 도량 청정 봉사

저는 평소 바깥 일만 하고, 가족에게 무심했던 남편에게 불만이 많았습니다. 또, 내가 옳다는 생각으로 사사건건 시비하며 서운한 감정을 많이 내비쳤습니다. 그렇게 나 자신을 괴롭힌 것은 물론이고, 남편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책임감이 강하고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주변을 잘 챙기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저는 그동안 남편이 주변을 잘 챙기지 못한다는 것에 맞췄던 초점을 ‘내 남편은 책임감이 강하고, 집중력이 좋다’라고 바꿔보았습니다. 그렇게 바꿔보니 남편이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일해주는 것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불편한 감정이 생겨도 대화로 풀고 서로 솔직하게 표현하니 남편의 불만도 조금씩 해소되었습니다. 요즘 남편은 저와 아이들에게 ‘고마워, 사랑해’라는 표현을 자주 합니다. 또 저에게 아이들과 집안을 잘 살펴줘서 편안하게 바깥일을 한다고 말합니다. 매일 저녁, 술 마시는 남편이 걱정되었는데 그대로 인정하니 지금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들어주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영양꾸러미 봉사, 오른쪽이 주인공
▲ 영양꾸러미 봉사, 오른쪽이 주인공

예민해서 맞추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두 아들의 성격도 제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니 문제 될 것이 없었습니다. 큰아들이 중학생이 되면서 엄마가 부끄럽게 느껴지고 엄마 말이 잔소리로만 들려 귀찮고 부담스러웠답니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엄마가 자랑스럽다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내 주인된 자리

경전대학에서 공부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수행과제는 ‘예, 하고 합니다.’였습니다. 어떤 일이든 분별심을 내려놓고 다만 인연 따라 잘 쓰이겠다고 마음먹으니 주저하는 저의 업식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또, 시댁과의 관계에서도 주인의 마음으로 할 일을 회피하지 않으니 시부모님과 형제들이 제게 고마워합니다. 오랜 결혼생활에도 제 자리가 없다고 서운해했는데 한 생각을 바꾸니, 손님에서 주인이 되었습니다. 그 자리가 본래 저의 자리였습니다.

2023년 경전대학 졸업, 두 번째 줄 가운데
▲ 2023년 경전대학 졸업, 두 번째 줄 가운데

부처님 법을 만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나를 살펴 알아차리는 힘을 키우고 있습니다. 3년 후, 10년 후, 30년 후, 주변을 살피며, 세상에 더 이로운 사람이 되도록 ‘수행, 보시, 봉사를 실천하겠다’라는 원을 세워봅니다.

제 삶에 큰 스승이신 법륜스님, 그리고 정토 도반님들, 모두 모자이크 붓다의 한 조각으로 함께한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저도 부지런히 수행 정진하여 제가 만난 부처님의 바른 법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글_배해정 경전대학 졸업생
편집_정토행자의 하루팀

전체댓글 21

0/200

김희복

감사합니다~()

2023-04-06 09:22:45

사공엽

응원합니다. 🙏

2023-03-16 12:19:43

김남희

부끄러웠던 엄마가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셨다는 말씀이 가슴 뭉클합니다. 존경스럽습니다.

2023-03-10 0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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