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실천

복지
백만불짜리 미소, 백만불짜리 눈물
JTS안산다문화센터

JTS 안산다문화센터에서 7월 3일 다문화가족과 함께 양양에 있는 낙산사와 낙산해수욕장으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매년 다문화가족 나들이를 함께 해왔지만, 지난 3년간은 코로나19로 모두 중단되었습니다. 미얀마 청년의 제안으로 다시 진행된 이번 양양 나들이. 미얀마, 스리랑카, 태국, 캄보디아, 중국 등 여러 국적의 다문화 가족과 봉사자까지 63명이 함께 했습니다. 다문화 나들이를 통해 서로 한발 가까워진 시간.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던 그날로 함께 나들이 가보겠습니다.

미얀마 청년의 요청으로 시작된 나들이

미얀마 청년 인표님
▲ 미얀마 청년 인표님

코로나19 이전 법륜스님과 함께한 다문화가족 나들이에서 통역을 담당했던 미얀마 청년 인표님의 요청으로 낙산사 나들이를 추진하였습니다. 다문화센터에 오는 다문화가족들은 대부분 바다와 인접해 있는 나라 출신이 많아, 고향의 향수를 달래고자 드넓은 바다가 있는 동해로 나들이 장소를 정했습니다. 또한 불교국가에서 오신 분들이 많아 낙산사에 가서 함께 고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서도 기도하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본국의 상황이 어려워지고, 한국 산업 상황에 따라 실직하는 등 어려운 처지에 놓인 다문화가족들. 한국이라는 낯선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이들에게 함께하는 나들이를 통해 휴식과 경험을 제공하며, 한국인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서로가 더 잘 이해할 기회를 얻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과정이 곧 기쁨

나들이 출발 전날 다문화가족과 봉사자들이 함께 나들이 준비를 하였습니다. 쓰레기를 하나라도 줄여보자 각자 도시락을 싸 오기로 하고, 저희는 다문화 가족들에게 나눌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다문화 아이들이 간식을 담아 줄 종이 가방에 예쁘게 그림을 그리고, ‘사랑, 건강, 행복하세요’라는 문구를 썼습니다.

종이가방 안에는 휴지 대신 사용 할 수 있는 하얀 손수건과 봉사자가 온종일 직접 만든 구운 계란과 바나나 등을 정성스럽게 담았습니다. 그 모습을 본 월광 법사님은 '과정이 곧 기쁨'이라고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며 정성스럽게 종이 가방을 꾸미고 그 간식 가방을 받아 든 다문화 가족이 좋아하는 모습을 모두 지켜보는 것은 저에게도 감동이었습니다.

간식을 담을 종이 가방에 예쁜 그림과 문구를 쓰고 있는 다문화가족 어린이 최미설
▲ 간식을 담을 종이 가방에 예쁜 그림과 문구를 쓰고 있는 다문화가족 어린이 최미설

함께하는 놀이가 된 종이가방 꾸미기
▲ 함께하는 놀이가 된 종이가방 꾸미기

각국의 평화를 기도

오전 7시에 안산역에서 출발한 2대의 버스는 오전 11시쯤 낙산사에 도착하였습니다. 낙산사 입구에서 월광법사님이 참가 가족 모두에게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인사말을 마친 후 함께 빤짜실(예불)로 기도를 드리고, 나라별로 3그룹으로 나눠 문화 해설사 3분과 각 나라 대표가 통역 하며 함께 낙산사 구경을 했습니다.

낙산사 입구에서 빤짜실(예불) 중인 다문화 가족
▲ 낙산사 입구에서 빤짜실(예불) 중인 다문화 가족

홍예문 앞 그늘에 앉아 문화해설사분께서 이 절의 창건 이야기, 화재로 소실된 문화재 등의 이야기 등을 들었습니다. 원통보전 앞에 있는 탑에서는 탑돌이를 하며 각국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낙산사 해수관음상을 보러 가는 길에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 있는데 문화해설사분께서 소원 하나씩 생각하며 지나가라고 안내하였습니다. 미얀마에서 오신 분은 미얀마의 평화를 간절히 기도하며 지났다고 했습니다.

낙산사 종치기 체험 중인 다문화 어린이 나팟
▲ 낙산사 종치기 체험 중인 다문화 어린이 나팟

다문화가족들과 아이들은 낙산사에 있는 종을 치며, 즐거워했습니다. 그리고 무더위를 시키기 위해 마음을 씻는 약수를 각자 가지고 온 텀블러에 넣어 담아 마시며, 더위를 식혔습니다. 낙산사 나들이를 마치고, 바로 낙산 해수욕장으로 출발했습니다.

낙산사 구경을 마치고 미얀마 가족들과 함께
▲ 낙산사 구경을 마치고 미얀마 가족들과 함께

백만불짜리 미소

낙산사 해수욕장에 도착해 맑은 바닷가를 바라보며, 힐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닷가 근처 솔숲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스리랑카분들은 수영복을 챙겨오지 못해 근처에서 하나씩 구입하여 바닷속으로 첨벙첨벙 뛰어들었습니다. 특히 동해에 처음 와본다는 다문화 아이들은 정말 너무 행복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해맑은 웃음으로 수영하며 같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제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갈 시간이 되자 “너무 시간이 빨리 지나갔어요” , ” 좀 만 더 놀면 안돼요”라고 말하며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시간을 자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놀이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과 봉사자
▲ 물놀이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과 봉사자

다문화 가족과 함께하는 마음 나누기

마음 나누기도 함께 하였습니다. 먼저 다문화가족 나들이를 요청한 미얀마 인표님이 "제가 나들이 가자고 요청했는데, 이렇게 요청을 들어주셔서 JTS와 월광법사님에게 감사드리고, 행복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문화센터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고 미얀마 식당을 운영하는 건진이 어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지금 가족이랑 떨어져 있는데 가족 생각이 많이 났다. 월광법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법사님도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한국에 와서 오랫동안 일했지만, 처음으로 바닷가를 오신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또 오고 싶다는 말들을 많이 하였습니다.

처음 나들이 갈 때는 쑥스러워서 자기소개도 못 했던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각국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네팔 청년은 우리나라의 아리랑과 같은 네팔의 노래 '레상피리리'를 불러주었고, 그 옆에서 꼬마 봉사자는 열심히 춤을 추기도 하였습니다. 태국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트로트 같은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였습니다.

엄마를 따라 봉사자를 자청한 꼬마 봉사자 이이안
▲ 엄마를 따라 봉사자를 자청한 꼬마 봉사자 이이안

봉사자들도 오늘 함께해서 재미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다음에 또 함께 하자라고 마음을 나눠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월광법사님은 "나들이를 통해 좀 더 친밀해진 거 같습니다. 한국에 와 일해줘서 감사해요. 좋게 대해주는 회사도 많지만, 빨리빨리 문화 속에서 상처받은 다문화가족들에게는 제가 대신 사과드려요. 우리는 본래 하나입니다. 우리는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음에도 같이 여행가요. 그리고 JTS 이사장 법륜스님과 JTS 후원자님 덕분에 나들이 오게 되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법사님 말씀을 들으며, 훈훈하고 감동적인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바닷가 솔숲에서 단체사진
▲ 바닷가 솔숲에서 단체사진


2020년부터 JTS안산다문화센터에서 다양한 봉사를 경험했지만, 다문화가족과의 나들이는 처음이었습니다. 준비 과정부터 다문화가족들과 함께하며, 이제는 도와주는 자와 도움 받는 자가 아닌 서로 같이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 상처받은 마음을 나들이를 통해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거 같아 감동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많은 봉사자들과 다문화가족이 참여하여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위 이미지를 누르면 텔레그램 '정토행자의 하루' 채널로 이동합니다.
▲ 위 이미지를 누르면 텔레그램 '정토행자의 하루' 채널로 이동합니다.

글_신현정(인천경기서부지부 부천지회)
편집_서지영(정토행자의하루팀)

전체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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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구의

아름답습니다.

2022-07-26 11:42:33

최화심

정말 감동입니다. 타국에서의 힘겨움을 힐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네요~

2022-07-19 06:13:54

이정원

법사님, 다문화가족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2022-07-15 05: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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