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특집] 대중법사님 이야기
향존법사님 세 번째 이야기
아따, 별난 법사다

까탈스럽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꾸준히 환경 실천을 했습니다. 법사 되기 전부터 직장 동료들에게 법사 소리를 들은 향존법사님. 그 세 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법사 수계식
▲ 법사 수계식

아따, 별나다

정토회에서 법사 되기 전부터 직장에서 법사 소리를 들었습니다. 장례식장 갈 때도 컵과 수저를 들고 가니, “아따 별나다. 제발 별나게 하지 말고 그냥 나무젓가락 써라"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했더니 지금은 "우리도 닮아야 하는데 우리는 맨날 이렇게 일회용 컵에 나무젓가락 써가 우짜노?"라고 합니다. 사무실에서도 자신들은 종이컵에 마셔도 저에게는 머그잔을 줍니다. 빈그릇운동을 밖에서 실천하기는 어려운데, 교직원 식당에서 100일간 했습니다. 합장하고 공양 게송을 하고 깨끗이 씻어 국물까지 먹는 저를 보면서 "절에 다니는 사람도 기도를 하나?"라고 묻기도 하며, 가끔 "법사님 계시나?" 하며 우리 사무실로 들어오기도 합니다.

어떤 소임이 주어지면 자리에 연연하지 말라고는 하지만 그런 이름이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대구정토회 대표가 된 후, "대표라는 소리를 들으면 몸이 근질근질합니다."라는 제 말에 지도 법사님은 "대표 깜냥도 안 되는 게 대표되니까 그렇지"라고 했습니다. 그때 딱 ‘대표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라고 생각했음을 알았습니다. 그냥 주어지면 주어지는 대로 내 깜냥대로 하면 되는데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서 애쓰고 있었습니다.

법사 수계 받은 뒤 분별심이 덜 올라오고 알아차림은 더 잘됩니다. 스스로 더 생각하게 되고, ‘그래 저럴 때는 어렵지, 어려운 게 당연하지’라고 이해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소임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직접 해보면 경험으로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법사가 되어 "해보니까 정말 좋더라"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훨씬 더 가벼워진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 집착도 덜하게 되고 어려움이 생겨도 쉽게 탁 넘어가는 것도 배웁니다.

남산순례 준비작업 마치고(앞 줄 제일 왼쪽이 주인공)
▲ 남산순례 준비작업 마치고(앞 줄 제일 왼쪽이 주인공)

혼나면서 정착된 도시락 문화

도시락 문화가 정착되기 전 봄, 가을 경주남산순례 때, 스님과 법사님들 도시락을 영남권 세 법당(대구, 동래, 해운대법당)에서 돌아가며 준비했습니다. 스님은 간단히 준비하라고 했지만 돌아가면서 하다 보니, 반찬 가지 수가 점점 늘어나서, 공양팀이 생겨나고, 아이스박스에 가득 이고 지고 오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 후 스님은 반찬 3가지 이상은 안 된다고 했지만,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걸 드리고 싶은 대중들은 잘 고쳐지지 않고, 6가지를 준비했습니다. 스님은 보자마자 "안 먹는다"라고 고함을 치며 총괄인 저에게 “너는 지도 법사가 이야기해도 안 듣나?"라고 대중들 앞에서 호되게 야단쳤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뒤에도 잘 안되었습니다. 그 후에도 반찬 몇 가지는 숨기고 3가지만 드린 웃지 못할 일화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지도 법사님이 저를 불러 "절대 도시락 준비하지 마라. 우리는 우리가 준비한 밥 먹는다" 하면서 도시락 문화가 정착되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대략 3년 정도 걸렸습니다.

골프와 정토회

저는 소임을 하면서 할까 말까 하며 갈등이 생기면,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이 무언가를 먼저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참 골프붐이 일 때 친하게 지내는 동료들이 골프를 배우러 가자고 할 때 고민했습니다. 저는 골프연습장 가는 동료들과 달리 법당 가서 봉사하고 수행했습니다. 동료들이 주말에 라운딩 간다고 좋아할 때, 저는 모금 통을 들고 거리에 나가서 제3세계 굶는 아이들을 돕는 모금 활동을 했습니다. 두 개 상황 중 어느 것이 제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인가 생각하니 골프보다는 정토회에서 활동하는 것이 제 삶에 보람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확실히 입장 정리를 했습니다.

나쁜 게 아니면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또, 봉사하면 자기 업식대로 가지 않기도 합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하면 자기 업식대로 가는 건데, 하고 싶은 것을 안 하는 것도 수행이고 또 하기 싫은 걸 해보는 것도 수행입니다. 처음 봉사할 때는 하기 싫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죽을 때까지 할 거다.’ 말해도 짧게는 1~2개월 만에 그만두기도 합니다. 게으르고 하기 싫은 내 모습을 탓하면 자기 발전이 없습니다. 긍정적으로 이 정도만 해도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이 한다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문경에서 활동가들과
▲ 문경에서 활동가들과

때가 됐군요

수행하기 시작한 후로 저는 일상에서 사람들을 많이 챙기고 있습니다. 힘들어하는 동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야근하는 동료에게 간식도 사주고, "수고한다, 고맙다"라는 표현도 합니다. 매년 어린이 날이나 크리스마스 때, JTS 홍보지를 들고 사무실을 돌면 “네, 때가 됐군요.”하며 천 원 주던 사람이 만 원 주고, 만 원 주던 사람이 십만 원을 주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관계가 더 좋아졌습니다. 고등학교 은사님은 바쁜 저를 배려해서 늘 먼저 안부 전화를 주십니다. 스승의 날 "선생님, 오늘 스승의 날인데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렸더니 불자인 선생님께서 "사회에서는 내가 스승이지만 부처님 법안에서는 법사인 자네가 스승이잖아. 고맙네" 할 때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정토회 최초 남매 법사

4남 3녀 중 막내인 저는 어릴 적부터 누나 셋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누나 세 명이 먼저 정토회 활동을 했고, 큰 누나도 법사 수계를 받았습니다. 같은 대구 경북지부에서 저는 지부 법사로 누나는 지회 법사 소임을 하고 있습니다. 누나지만 정토회 일을 할 때만큼은 공식 호칭을 사용하여 "법사님 이거는 어떠세요?"라고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막내 누나도 서원행자 전법활동가로 열심히 활동합니다.

6-7차 입재식에서 누나들과, 왼쪽 큰누나(화등명법사)와 함께
▲ 6-7차 입재식에서 누나들과, 왼쪽 큰누나(화등명법사)와 함께

다만 안내만 할 뿐, 선택은 그의 몫

여러 차례 친구에게 권하여 돈을 내주고 <깨달음의 장1>을 보냈습니다. 불교대학 인연을 많이 맺어주지는 못했습니다. “보내 주는 법문 잘 듣고 있다. 좋은 일 많이 하는 네가 부럽다.” 이런 인사만 많이 듣습니다. 유튜브 등 간접적으로 접할 기회도 안내합니다. 어떤 일을 하든, 보시나 봉사를 권할 때도 부담 없이 하면 좋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저 사람은 내가 말하면 들어 줄 거야.’ 이런 생각을 가지면 부담스럽습니다.

달서정토회 수행맛보기 갈무리(앞 줄 가운데 주인공)
▲ 달서정토회 수행맛보기 갈무리(앞 줄 가운데 주인공)

저는 두 번, 세 번, 네 번 얘기해도 걸림이 없다는 월광법사님에게 많은 걸 배웁니다. ‘나는 이런 기회가 있으니까 너에게 얘기한다. 선택은 너의 몫이다’. ‘저 사람 지난번에도 안 들어줬으니 오늘도 그렇겠지?’ 이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전법을 못 합니다. 상대가 내 얘기를 다 들어줄 거라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가볍게 할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그는 왜 의원 300명에게 이 책을 선물했나, 사진 클릭시 기사로 이동합니다
▲ 오마이뉴스, 그는 왜 의원 300명에게 이 책을 선물했나, 사진 클릭시 기사로 이동합니다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이라 온라인으로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스무 명이 넘는 리포터가 함께 했고, 인터뷰가 끝나고 장애아를 둔 엄마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경험에서 우러나는 진솔한 답변에 리포터들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든든한 등불을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대구경북지부 담당 법사인 향존법사님 고맙습니다.

다음달은 향음법사님 기사가 나갑니다.

대중법사님 특집기사 발행일정표
▲ 대중법사님 특집기사 발행일정표

위 이미지를 누르면 텔레그램 '정토행자의 하루' 채널로 이동합니다.
▲ 위 이미지를 누르면 텔레그램 '정토행자의 하루' 채널로 이동합니다.

인터뷰 진행_김혜경
인터뷰 지원(영상, 녹화)_김혜경
글, 편집_최미영, 도경화, 권영숙
도움주신이_이정선, 백금록, 박우경, 김승희, 박정임, 전은정


  1. 깨달음의 장 4박 5일 기간의 정토회 수련 프로그램. 평생에 한 번만 참여할 수 있음. 

전체댓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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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 정희도

향존법사님 감동적인 사례담 감사합니다!

2022-05-21 07:44:14

세숫대야

향존법사님~
고맙습니다()()() ~~

2022-05-18 23:15:33

오진미

선택은 상대의 몫임을 알고 가볍게 권해보시는 전법활동이 귀감이 됩니다.
몸소 실천을 보여주시는 법사님! 늘 도반들과 가까이 계셔서 감사합니다.

2022-05-09 11: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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