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수영지회
지체없이 정토회 클릭 ! 백일출가 클릭!

인터뷰를 위해 건 전화 너머 탄산수같이 톡톡튀는 목소리를 만났습니다. 친언니의 갑작스런 죽음, 남편의 외도와 이혼. 누군가에게는 삶이 무너져내릴만큼 무거운 순간들을 슬기롭게 헤쳐 온 전소영 님에게서 싱그럽고 밝은 에너지가 샘솟고 있었습니다. 여름 무더위를 잠시 잊게해 줄 시원한 수행담을 전해드립니다.

백일 출가는 템플스테이?

일본에 살고있을 때 친언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잠시 한국에 들어와 49재를 지냈습니다. 일본에 돌아가서도 그 때 들었던 염불소리가 계속 기억에 남아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불교방송 BTN을 접했습니다. 뜻도 몰랐지만 목탁소리가 좋아 《천수경1》을 들었습니다.

백일출가 홍보지에 전소영님.
▲ 백일출가 홍보지에 전소영님.

자연스럽게 법륜스님의 즉문즉설도 들었습니다. 한 질문자가 스님께 선택에 대한 고민을 드렸는데 스님께서 백일출가를 가봐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백일출가가 무엇일까? 템플스테이인가?' 하고 검색해보니 정토회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지체없이 정토회를 클릭하고 바로 백일출가도 클릭했습니다.

행복하지 않아 억울하다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저는 직장 동료인 일본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일본에 정착했습니다. 결혼 생활 2년 남짓 지났을 때, 뜻밖의 남편의 외도를 알았습니다. 남편만 믿고 의지하며 타지에서 생활했는데 내 모든 것이 무너지는 배신감으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혼할 생각은 없었고 그저 제가 좀 더 잘하면 될거라 마음을 먹고 지냈습니다. 그러나 6개월 뒤 언니가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처음으로 저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도 언니처럼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데 열심히 살고는 있지만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이 억울했습니다. 남편과 잘 이야기해서 3년의 결혼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왔습니다.

문경수련원 수행공동체 시절(왼쪽)
▲ 문경수련원 수행공동체 시절(왼쪽)

삶의 전환이 된 상근생활

저의 첫 정토법당은 문경 정토수련원입니다. 정토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갔습니다. 백일 출가를 하기 위해서는 〈깨달음의 장2〉을 다녀와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원하는 것은 백일 출가인데 왜 거기를 다녀와야 하는지, 마치 상품에 끼워 팔기처럼 의구심이 들어 싫은 마음만 가득했습니다. 막상 그곳에 가서도 무슨 뜻인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도통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 질문의 의미를 나중에서야 이해했습니다.

백일출가가 템플스테이인줄 알고 힐링 할 생각으로 갔는데 일정이 너무 힘들어 백일이 끝나면 도망가야겠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백일출가의 마지막 날까지도 꺼내지 못한 괴로움이 남아 있었기에 헛공부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백일출가 회향 후 문경수련원 수행공동체에 남아서 수련 공양간 팀장을 맡아 1년 3개월 상근 생활을 하면서 불교대학부터 경전 반까지 졸업했습니다.

〈나눔의 장3〉을 다녀와서 대연법당 청년정토회 팀장으로 불교대학 담당을 맡아 부산울울지부 자활팀장으로 활동했습니다. 백일출가와 동시에 불교대학 공부를 해서 그랬는지 법당에 처음 오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 능력이 전혀 없었습니다. 모두 처음이라 모르는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을 못해 정말 힘들었습니다. 담당을 하면서 하나씩 배웠나갔습니다.

새로운 인연 그리고 관점의 전환

정토회는 제 생활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청년 정토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 2018년 8월 15일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소식에 백일출가 졸업생들, 도반들, 크리스찬 친구들까지 모두 해운대법당에 와서 축하해 주었습니다. 신혼여행 가기 전, 문경 정토 수련원에 가서 법사님께 인사드리고 만 배를 했습니다. 신혼여행은 한 달 반 동안 땅끝 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걸어서 국토대장정을 했습니다.

전소영 님의 해운대법당 결혼식
▲ 전소영 님의 해운대법당 결혼식

대학을 졸업 후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물질적으로는 풍족한 일본 생활을 했지만, 늘 체면을 중시하고 남 탓만하고 만족할 줄 몰랐습니다. 제 생각에 사로잡혀 저를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관점이 바뀌니 마음이 편해져 삶도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졌습니다. 소중하다고 움켜쥐고 있던 것들이 정말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 제 마음을 점검하고 일어난 일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누가 저를 욕을 한 다해도 지금은 배짱이 생겨서 신경도 안 쓰이고 돈에 대한 집착도 많이 내려놨습니다. 지금은 오전에는 동네 카페에서 근무하고 자아실현을 위해 시민단체인 불교환경연대와 부산환경운동연합 웹진 편집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토회에서는 전법 활동가로 수영지회 용호 2모둠에서 일반회원 그룹장 소임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일보 청년즉문즉설 홍보사진(위줄 맨 왼쪽)
▲ 부산일보 청년즉문즉설 홍보사진(위줄 맨 왼쪽)

아침 기도의 힘

아침기도를 하면 하루 종일 마음이 편안합니다. 백일출가를 다녀와 시작하게 된 천일결사 아침 기도는 사회생활에 큰 힘이 되어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매일 수행정진 하다보니 늘상 뒤집어졌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지만 24시간 안에 괴로움은 사라집니다. 활동에서 겪는 부딪힘이나 어려움이 생기면 도망치고 싶을 때도 많지만 꾸준히 내 마음을 살피고 알아가기 위한 수행정진으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직장 동료와 식당에서 같이 점심을 먹으며 우연히 정토회에 대한 이야기했습니다. 얼마 후, 그 동료가 불교대학에 입학을 했고 지금은 활동가로 소임을 맡고 있었습니다. 전법의 인연이 언제 어디서 이어질지 모르니 일상 생활이 그냥 전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법활동가로서 정토회 문고리라도 붙들고 잘 따라가기만을 바라며 제가 눈감는 날까지 수행 정진하며 정토회 활동을 하겠습니다.


스스로 행복을 찾아 불법을 만나고 새로운 인생을 찾은 전소영 님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했습니다. 전소영 님의 수행담을 듣고 느낀 든든함과 괴로운 현실을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모든 분들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글_김영미 희망리포터 (부산울산지부 수영지회)
편집_박문구 (서울제주지부 마포지회)


  1. 천수경불교 경전의 하나. 관세음보살이 부처에게 청하여 허락을 받고 설법한 경전. ‘한량 없는 손과 눈을 가지신 관세음보살이 넓고 크고 걸림없는 대자비심을 간직한 큰 다라니에 관해 설법한 말씀’이라는 뜻.  

  2. 깨달음의 장 4박 5일 기간의 정토회 수련 프로그램. 평생에 한 번만 참여할 수 있음. 

  3. 나눔의 장 자신을 사랑할 수 있고, 인간관계가 평화로워지는 4박 5일 정토회 수련 프로그램. 깨달음의 장을 다녀온 참여자만 신청하여 참여할 수 있음. 

전체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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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옛날 해운대 법당에서 밝은 모습을 본적이 잇었는데, 그 분이 이분이였는요. ㅎㅎ
수행담 감명 깊게 잘 들었습니다......^^

2023-06-23 14:08:08

권효주

삶을 다시 돌아볼수있게 해주는 수행담입니다
감사합니다 나누기할때 솔직하게 하는것을 보며 참 많이 배웠어요
늘 밝은 미소 톡톡 튀는 말투 긍정의 메세지 에너지 넘치는 소영님을 보면서 많은 힘이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2-03-23 14:28:23

이미진

통일의병교육을 진행해주시던 모습 나누기할 때의 진지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수행담을 통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되어 감사합니다. 님에게서 항상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 받고 있어요♡

2022-02-21 07: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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