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수정법당
우리회사 미스 No.1이 수행자가 된 사연

수정법당에는 올해 2월 경전반을 졸업하고 전법활동가로 활동할 새내기 발심행자1가 있습니다. 법당에서 할 일이 있다고 하면 “예” 하고 적극적으로 가볍게 나섭니다. 시원시원하고 거침없는 김은희 님의 삶으로 함께 들어가 볼까요?

법당에서
▲ 법당에서

태권도 2단 말괄량이 소녀, 행운

법당 총무가 수행담을 써보라고 해서 “예”라고 대답했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갑자기 부끄럽고 창피했습니다. ‘이제 겨우 정토회에 한발 내밀었는데 어떻게…' 그러다가 이것을 계기로 발심하여 수행정진 하는데 매진하리라 마음을 내어봅니다.

저는 경주에서 태어나 법륜스님 모교인 경주고등학교 뒷동네에서 말괄량이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북천 냇가에서 물장난치는 태권도 2단 꿈 많은 소녀였습니다. 보문단지 안에 있는 호텔학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 취직해서 예쁜 한복을 입고 안내를 맡았습니다. 대부분 서울말을 쓰니 사투리 쓴다고 직원들이 놀리기도 했습니다. 우연히 《선데이서울》의 '우리회사 미스 No.1'에 뽑혀 잡지에 기사가 실리는 행운도 얻었습니다.

《선데이서울》에 실린 기사 내용
▲ 《선데이서울》에 실린 기사 내용

불행한 결혼과 사업실패, 방황

그런 가운데 남편을 만나 아들 둘을 낳았습니다. 가족이 함께 역삼동 성당에 다니면서 단란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사업이 기울면서 매일 술타령에 살림을 부수는 일이 잦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남편이 무섭고 두려워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남편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컸었습니다. 그런 삶을 몇 년 동안 지속하면서 저는 몸과 마음이 지쳤고 남편 눈에는 살기가 보였습니다. 언젠가는 남편 손에 죽을 것만 같아 미국으로 도망갔다가 3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이혼했습니다. 큰아들은 제가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고, 작은아들은 아빠가 재혼하면서 데려갔습니다.

가끔 작은아들 소식을 들었습니다. 야구를 했는데 새엄마의 눈치를 보며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은 것 같았습니다. 미국으로 떠난 지 1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멋모르고 한국에서 이자야키 프랜차이즈 가게를 운영했습니다. 큰돈을 잃고 일 년 반 만에 접고 노래방을 운영했습니다. 친구와 무당집에도 가고, 굿도 하며 돈을 바쳤습니다. 우연히 불교방송에서 어떤 스님의 ‘술술 풀립니다’란 법문을 들었습니다. 부산까지 내려가서 거금의 돈을 들여 천도재를 했습니다. 그 절을 기업체처럼 운영하는 것을 보고는 여기도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불교대학 입학식(아래줄 제일 오른쪽 김은희 님)
▲ 불교대학 입학식(아래줄 제일 오른쪽 김은희 님)

방황 끝에 찾은 행복, 정토회

여러 가지로 마음의 상처를 받았습니다. 기복신앙으로 빌고 또 빌어도 괴롭고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여러 스님의 법문을 유튜브로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법륜스님의 ‘행복도 내가 짓고 불행도 내가 짓는다’는 법문을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제 문제였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이 편해지며 순간 잔잔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그날 밤 스님께서 108 염주를 제 목에 걸어주는 꿈을 꾸고는 가장 친한 짝궁이랑 바로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4개월 법당에서 공부하고는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시대 흐름을 따라 남들보다 앞서가는 스님이 지혜롭다고 생각했습니다. 불교대를 졸업하고 경전반에 입학하기 전에 신규발심행자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신규발심행자 교육과 경전반 수업을 병행하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경전반을 졸업했습니다. 경전반 학생으로, 정기법회 진행자로 보낸 일 년 반 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모두에게 이로운 삶, 수행자

정토회를 알기 전에는 돈에 대한 집착과 불투명한 미래에 허우적거리며 살았습니다. 정토회에 발 들인 순간 정확한 관점이 생기고 인생 일 순위를 수행, 봉사로 정했습니다. 계율을 지키고, 받고 누리는 많은 것을 갚자는 것이 좌우명입니다. 노래방에서 번 돈을 더 많이 보시하고, 더는 술을 팔지 않고 일 년 후 은퇴할 계획입니다. 은퇴 후 60살 이전에 백일출가를 꼭 하고 싶습니다. 제 꼬락서니를 깊이 보고 업장 소멸하면서 남은 시간은 오롯이 수행자로 살고 싶습니다.

저는 참으로 복을 많이 받았습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깨달음의 장2>에 가는 행운을 가졌습니다. 모든 것이 새로워 보이고 고마웠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머리로만 배워 익히는 것이 아니라 몸소 실천하면서, 모두에게 이로운 삶을 살기 위해 오늘도 모두가 잠든 새벽에 일어나 정진합니다.

법당 정리(오른쪽 김은희 님)
▲ 법당 정리(오른쪽 김은희 님)


이제는 전법 활동가로, 힘들고 어려운 분들께 최고의 선물인 행복을 듬뿍 나누어 드리고 싶다는 김은희 님. 정토회에 몸담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도반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글_김혜자 희망리포터(분당정토회 수정법당)
편집_도경화(달서정토회 구미법당)


  1. 발심행자 정토회 정회원은 발심행자, 서원행자, 결사행자로 구분됨. 수행, 봉사, 보시 활동을 기준으로 하며, 회원가입 신청서를 제출해야 함. 발심행자 3년 후 서원행자 자격이 갖추어짐.  

  2. 깨달음의 장 4박 5일 기간의 정토회 수련 프로그램. 평생에 한 번만 참여할 수 있음. 

전체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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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성실하신 분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2021-04-18 00:01:51

김미숙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성불하세요

2021-04-12 18:19:38

이종미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2021-04-09 11: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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