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안성법당
하느님도 좋아할 부처님법!

안성법당 박병익 님은 4대째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누나가 수녀이고 일가친척 중 성직자가 10여 명이라고 합니다. 이런 주인공이 어떻게 정토회를 만나 행복을 전하는 수행자가 되었는지 이야기 들어 보겠습니다.

어린 시절 성당에서 (두 번째 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 어린 시절 성당에서 (두 번째 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모태신앙 천주교

저는 4대에 이르는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는 세례, 견진성사도 받았으며 가톨릭 신자로 생활하며 부지런히 성당에 다녔습니다. 집안 밖의 성직자로 신부, 수녀들이 10여 명 있습니다. 가까이에는 친누나가 수녀고, 외가 쪽으로 5명의 신부가 있습니다. 10살 때까지 어머니가 아침을 짓기 전에 저를 깨워 함께 기도하며 살았기에 자연스럽게 신앙을 가졌습니다.

성당에 가면 평온하고 깨끗한 마음이었으나 성당 밖으로 나오면 금방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느님을 믿지만 해결되지 않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또 성당에 다닐 때 일주일에 한 번, 두 달에 한 번, 아니면 봄가을에 한 번씩 신부님에게 고해성사합니다. 지은 죄를 신부님에게 말하면 ‘죄를 사해준다’라고 했는데 나중에는 다시 ‘죄의 값은 받는다’라고 해서 이해가 되지 않고, 아쉬웠습니다.

그런 아쉬움 때문인지 여러 종교에 관심이 있었고 여러 책 보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경전은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허황된 것 같아 마음에 끌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유·불·선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수년을 살았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장수 죽림정사에서 주인공
▲ 장수 죽림정사에서 주인공

우연한 기회에 법륜스님 유튜브 즉문즉설을 보고 2017년 정토불교대학으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처음에는 법당 분위기와 부처님께 절하는 것이 어색하고 낯설었습니다. 그리고 마음 나누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한두 달 지나니 절하는 것도 목탁 소리도 좋아졌습니다. 특히, 108배보다 300배를 마치면 마라톤을 할 때와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상념으로 머릿속이 채워지다가, 마지막 40KM즈음에 도달할 때처럼 아무런 생각이 없고 고요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절을 하면서 고요하면서도 청정함을 마주했습니다.

법문 들은 후 제 마음을 알아차리고 잘 정리해서 말하는 것이 어려워, 마음 나누기 시간이 힘들었습니다. 마음 나누기가 좀 익숙해지니 저처럼 나이 든 회원에게는 매우 좋은 것임을 알았습니다. 제 나이(66세)대 친구를 만나면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며 지냅니다. 불법과 봉사, 평화통일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이 없습니다. 정토회에서 도반들을 만나서 이런 이야기 하며 사는 게 너무 좋습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성당에 다니면서 이해되지 않고 채워지지 않았던 것을 불교대학에 다니면서 비로소 알았습니다. ‘내가 주인이 되어 살아라’ 누구에게 의지해서 얻으려 말고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이라는 말이 확 와닿았습니다.

경전반에서 스님은 경전의 배경과 해석을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해 주었습니다. 매주 기대와 준비된 마음으로 수업에 임했습니다. 법문 중간에 나오는 스님의 재미있는 경험담은 경전을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컸습니다. 제 삶에 적용할 수 있었고 제 인생에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전에 읽었던 금강경이 두 종류나 되지만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해 답답했는데 법륜스님의 책을 읽으며 모두 해소했습니다.

인연 과보의 법칙

JTS 봉사 중
▲ JTS 봉사 중

JTS 봉사활동은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깨우칠 좋은 기회였습니다. 저는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안성시에서 35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하였습니다. 집 밖으로 나가면 알아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도반들과 함께하는 거리모금 활동을 시작은 가볍게 했지만 막상 띠를 두르고 말을 건네자니 부끄웠습니다. 다른 이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 같아 마음에 걸렸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습니다. 모금 봉사 중 제가 사는 아파트 바로 위층의 아이와 엄마를 만났습니다. 층간소음으로 며칠을 밤늦게 만나 이야기했었기에 제 몸과 마음이 살짝 경직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당시 딸이 공무원시험 준비로 열심히 공부했는데 위층 아이가 밤늦게까지 뛰어다녀 몇 번 찾아갔던 일이 있었습니다.

화를 내지 않고 위층과 원만하게 해결했기 때문에, 길에서 모금 활동 하며 마주쳤을 때 위층 가족에게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인연 과보는 법칙이라는 말씀이 번뜩 떠오르며 크게 깨달은 날이었습니다.

도반들과 영양꾸러미 전달을 하며
▲ 도반들과 영양꾸러미 전달을 하며

300배 정진

2020년 10월 정일사 정진과 2021년 정초 기도는 저에게 한 단계 변화의 계기였습니다. 정일사 정진에서 명심문 ‘나는 수행자입니다, 나를 내려놓습니다’를 새기며 한 기도는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반야심경과 금강경을 통섭하기로 하여 정일사 기간 안에 끝내고 마음 나누기를 하니 가벼웠습니다. 반야심경이나 금강경은 하나로 통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2021년 정초기도 때는 2박 3일 철야 정진을 했는데 ‘형성된 것은 소멸하는 것이다’라는 법문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제 업식에 의해서 인생을 주인으로 살지 못했음을 알았습니다. 나라고 하는 집착이 강하고 아직도 상을 짓고 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자꾸 잊어버리지 않게 스님 법문을 꾸준히 듣고 연습할 수 있도록 정토회와 평생 함께하자 다짐했습니다.

제가 수행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두 총무님과 도반들의 도움으로 가능했습니다. 남은 인생동안 꿈에서 깨어나 불법에 의지해 제가 주인이 되어 살겠습니다. 항상 계율을 몸에 지니고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이웃과 잘 쓰이면서 살아가고자 합니다. 올해는 불법을 공부한 지 4년이 됐습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글을 안다고 하는데 아직도 확연히 깨치지 못했지만, 그냥 따라온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지금은 없어졌지만 법당이 옆에 있어 수시로 찾아 부처님 법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한 시대라도 정토회는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전법을 멈추지 않고 합니다. 또 정토 대전을 편찬한다고 하니 기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작년 10월 정일사 회향 때 법사님이 “매일 300배를 한다. 기쁘고 행복하다.” 말씀하면서 빙긋 웃는 모습에 저도 시작해 보자고 다짐하였습니다. 매일 300배 정진을 70세까지 5년 만이라도 하고자 합니다. 뭐가 변해도 변할 테니까요. 불법은 만법입니다. 새로운 세상입니다. 인생 100세 시대 남은 30년은 수행자로 살아보려 합니다.

온라인으로 하는 마음 나누기
▲ 온라인으로 하는 마음 나누기


도반들과 법문을 나누고, 명상과 봉사 등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는 박병익 님은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300배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마음을 내어 수행담을 나눠 주신 박병익 님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글_박병익 (수원정토회 안성법당)
정리_손유미 (수원정토회 안성법당)
편집_강현아 (수성정토회 수성법당)

전체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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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애자

'나는 수행자입니다 나를 내려놓습니다'
잔잔한 감동 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2021-04-20 10:09:27

자재왕

수행담 내어주신 도반님께 감사드리며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2021-04-06 06:16:43

박신영

감사합니다

2021-03-28 06: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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