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문경법당
찐~ 행복 전하며 사는 삶

법당 활동가들이 문경새재 입구에서 행복학교1 홍보를 하던 날, 전단지를 나눠주며 누구보다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던 박영미 님을 보고 저는 참 놀라웠습니다. 현수막을 들고 만 있는데도 쑥스러워 움츠리고 있는 내 모습과 비교 되는 당당하고 행복한 박영미 님이 너무 멋져 보였습니다. 정토회와 인연 된 지 10년째 되는 박영미 님은 불법의 가르침을 어릴 적 부모님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배우며 자랐다고 하는데요, 부모님이 몸소 실천하며 새겨 주신 불법의 진리는 무엇이었을까요? 너무나도 궁금한 감동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관점 바꾸기의 달인, 아버지

법당에서 연등만들때(왼쪽)
▲ 법당에서 연등만들때(왼쪽)

부모님은 대구의 한 마을에서 과수원을 하시며 저희 7남매를 키우셨습니다. 아버지는 민주적이고 자상한 분으로 본인의 이익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분이셨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되던 해 과수원 땅 위로 경부고속도로 개통식이 열리는 날, 우리 가족들은 과수원 언덕 위에 올라 개통식 행사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을 제외한 이웃집 어른들은 모두 땅 보상 문제로 시위하러 다른 곳으로 가고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지께 “아버지는 왜 시위하러 안 가세요?”하고 물었습니다. 아버지는 이 도로가 완성되면 나라가 크게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하시며 ”국가발전을 위한 일이 개인의 이익으로 물거품이 되어서야 되겠나? ”라고 얘기 하셨습니다.

또 한번은 어머니가 일본에서 어렵게 구한 미장세트를 아버지가 이웃에게 빌려 주셨는데 한참이 지나도 이웃이 되돌려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이웃에게 가서 받아 와야 하지 않겠냐고 하니 아버지는 어머니 말을 들으신 후에 허허허 웃으시며 “우리 집에 있어봐야 일년에 한 두 번 사용 하겠나? 저 사람은 생업으로 쓰고 있으니 우리에게 있는 것 보다는 저 집에 있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고 하셨고 어머니도 그런 아버지의 의견을 존중하셔서 결국 되돌려 받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는 자식을 훈육하는 방법도 남다르셨습니다. 아들 딸 차별없이 어떤 일이 있을 때 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니 생각은 어떠하니?”하시며 자식들의 생각을 들어보시고 또 존중해 주셨습니다.

새터민과 나들이때 도반과 함께(오른쪽)
▲ 새터민과 나들이때 도반과 함께(오른쪽)

저는 바로 위 넷째 언니와는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과수원 집이라 외딴 곳에 사는 저는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인데 언니는 저를 따돌릴 때가 많았습니다. 같이 놀다가 혼자 떼어놓고 가 버릴 때가 자주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심하게 싸우게 되었고 그 모습을 보고 계셨던 아버지는 결국 매를 들기로 하셨습니다. 언니와 저를 부르시고는 “ 동기간에 이렇게 심하게 싸웠으니 혼이 나야 하겠구나! 너희 둘이서 맞을 매를 만들어서 방에서 기다리고 있어라.”

자상한 아버지가 매를 드신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는 순간 이제껏 서로의 탓을 하며 미워하던 감정이 사라졌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함께 매를 만들어 오는 일이었고 언니와 매를 준비 하는 그 시간동안 우리는 언제 싸웠냐는 듯 한 마음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떤 나무가 덜 아플까” “이 정도 크기면 덜 아플까” “너무 작으면 더 혼나지 않을까?”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노심초사하며 알맞은 매를 준비했습니다. 우리들 방에 가서 무릎을 꿇고 아버지를 기다리며 서로의 얼굴을 보며 깊이 반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참이 지나서도 아버지가 오시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우리의 일을 깜빡 잊으셨나 하는 생각이 들 때 쯤 헛기침을 하며 오시는 아버지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들어오신 후 한쪽 바닥에 준비된 매와 긴장하며 무릎 꿇고 앉아 있는 우리를 번갈아 바라보시며 아버지는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이제 싸움이 다 해결되었나?” 이 한마디 후 그날 아버지는 매를 들지 않으셨습니다. 서로에 대한 미움으로 가득 차 있는 두 자매를 함께 매를 만들게 하여 미움에 사로잡혀있는 우리를 벗어나게 하신 아버지의 훈육법. 이것이 제가 제자들의 대하는 교육방법에 크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사로잡힘에서 벗어나는 불법의 가르침이었습니다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 어머니

동북아역사기행 때
▲ 동북아역사기행 때

어머니는 원래 목회자 집안에서 태어나 성실히 신앙생활을 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와 결혼을 하신 후로 자연스럽게 절에 다니시게 되었습니다. 과수원 일과 7남매를 키우며 살림 하시느라 어머니는 항상 바쁘셨습니다. 그런 바쁜 와중에도 정해진 기도날과 특별히 집안의 대소사가 있을 때면 기도를 하셨습니다. 기도 하시기 전에는 한 겨울에도 새벽에 일어나 몸을 씻으셨는데 머리의 물기가 얼어 빚질을 하시면 얼음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온 정성을 다해 기도하시며 유난히 많은 일을 하시느라 손이 많이 거칠었습니다. 간절한 기도 말씀을 하시면서 손바닥 비비는 바스락 소리가 어머니는 가셨지만 제 마음 속에 남아 항상 울림이 되었습니다.

저는 호적이 늦게 올라가 있어 학교를 일년 기다려야 했습니다. 옆집 친구는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데 나는 가지 못한다는 상황에 기다리는 일년 동안 배움에 대한 갈망이 커졌습니다. 일년이 지나 드디어 들어간 학교. 공부하는 것이 정말 재미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국어 문장쓰기 다섯 번 해 오라고 숙제를 내주시면 저는 공책의 마지막 겉장까지 칸을 만들고 깨알 같이 숙제를 해 갔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동그라미 다섯 개가 최고 점수 백점을 주셨는데 저에게는 특별히 동그라미 일곱 개를 그려 주시며 "영미는 공책 한 권을 다 써 왔네. 그래서 선생님이 동그라미 더 그려준 거야."하며 칭찬해 주셨습니다. 이 다음에 나는 자라서 ‘선생님이 되어야지.’ 저는 마음 속에 꿈을 그렸습니다.

성도재일 철야정진마치고 (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 성도재일 철야정진마치고 (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중학교 3학년때 고등학교를 인문계로 진학하고 픈 나에게 어머니는 여상을 가라고 하셨습니다. 어머니 말씀에 저는 무관심 한 듯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묵묵히 내 꿈을 향해 공부했습니다. 중 3 드디어 학교에서 진학 상담을 위한 학부형 면담이 있기 전 저는 담임 선생님께 저의 사정을 얘기하며 "저는 대학교를 꼭 가고 싶으니 선생님이 절 좀 도와주셔서 저의 어머니를 설득시켜 주세요." 저의 부탁에 선생님은 학교에 오신 어머니에게 "영미는 인문계로 진학 해야 합니다."어머니에게 조언 하셨고 선생님 말씀을 하늘처럼 떠받드는 어머니는 선생님의 조언대로 저에게 인문계를 허락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뭔가 찜찜 하셨던지 저에게 "너 동생은 남자이니 대학을 보내야 하고 넌 대학은 보낼 수 없다."하시곤 하셨습니다. 대입 예비고사를 본 후 저는 또 다시 고민했습니다. '사립대학은 등록금이 비싸니 국립 대학에 합격 하면 어머니가 나를 대학 보내 주실거야'

오로지 대학을 향해 공부했고 국립대학에 합격하여 집으로 입학통지서가 날라왔습니다. 어머니는 합격 통지서를 받아보시고 며칠 동안 조용히 고민 하셨는데 결국 대학 입학금을 내어 주셨습니다. 대학 입학식 날, 어머니 옷 중에서 가장 고운 옷을 입으시고 미장원에서 올림머리로 단정하고서 저를 축하해 주셨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종교 저 종교 진리를 찾아서…

선유동봉사 왼쪽2번째
▲ 선유동봉사 왼쪽2번째

교사가 되고 나서 곧바로 결혼을 하였습니다. 결혼생활은 지금까지의 제 삶처럼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남편과의 불화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는 날이 많았고, 그 때부터 이 절 저 절 이 종교 저 종교 찾아다니며 무엇이 문제였는지? 진리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던 중, 2010년 대구의 한 사찰에서 불사를 함께 하던 도반이 <깨달음의 장2>을 애기했고 곧 바로 신청해서 다녀온 후 정토회와 인연이 시작 되었습니다

교사로 발령이 난 학교가 정토회와 연관이 있는 지역이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합니다. 두북수련원 근처 초등학교에 첫 발령이 나는가 하면, 교감이 되어서는 스님이 청년회 활동을 왕성하게 하신 분황사와 지척에 있는 초등학교로 발령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교장이 되어 정토수련원 근처 초등학교에서 재직중입니다. 마치 파랑새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다가 결국 빈손으로 돌아와 보니 자기집에 파랑새가 있었다는 이야기처럼 정토회를 근처에 두고…이 종교 저 종교 이 절 저 절 그렇게 돌아다닌 겁니다

정토회 만나고 나서 가장 놀라웠던 변화는 교사시절 나에게 혹독했던 교장선생님 때문에 교직을 그만 두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기도하며 역경을 이겨 내시던 저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엎드려 절을 했습니다. 어느 날 교장 선생님은 갖은 혹독한 말에도 끄달림 없는 저를 보며 신기한 듯 “너는 신경도 안 쓰냐?”고 물어셨고 저는 교장 선생님께 “어떻게 신경이 안 쓰일 수 있겠습니까? 저도 괴로워서 잠 못 자고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고 왔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저의 말에 교장선생님의 표정은 환해지셨고, 그 후로는 괴롭힘을 멈추었습니다. 그 전에는 제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몰아 붙이던 사람이 그 일 이후에는 오히려 저에게 학교를 떠나지 말라고 붙잡기 까지 하는 것을 보며 이것이 기도의 힘인가 참 놀라웠습니다.

행복학교 홍보중인 주인공의 뒷모습 (중앙 남색 옷)
▲ 행복학교 홍보중인 주인공의 뒷모습 (중앙 남색 옷)

늘 힘들어 하던 제가 정토회를 만나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동료들은 비법이 궁금한 지 저에게 물어 왔고 그때마다 저는 법륜스님의 책을 구입해서 나눠 주었습니다. 사무실과 자동차에 전법의 책을 두고 인연이 있는 분께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교육자는 종교의 중립이 의무 사항이지만 올해는 전교직원에게 스님의 책 5가지 중 선택된 책을 나누는 주는 용기도 내었습니다. 그리고 이 절 저 절 이 종교 저 종교를 찾아 다니며 인연 맺었던 분에게 이제는 그 분들을 전법의 대상으로 삼아 전법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바른 법 만나 누리는 이 행복을 다른 이에게도 나눠주자는 마음으로 가족, 친구, 동료, 지인에게 전법을 하여 지금까지 형제 절반이 정토인이 되었고 친구와 동료, 지인들도 불교대학으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얼마 전 딸이 “엄마가 이렇게 행복하니 법륜스님께 감사하다고 말해야겠다.”고 하더니 요즘은 자신도 스님의 유튜브를 보고서는 “법륜스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고 하니 제 딸에게도 불법의 싹이 자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기독교 신앙으로 장로와 권사로 신앙생활을 한 형제가 “법륜스님의 부처님이야기”를 들으면서 불법에 기뻐하며 감동합니다. 나 하나 조차 행복하게 살지 못하던 제가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전법하고자 용기를 내며 부처님 가신 길 따라 즐거이 이 길을 가리라 길을 나섭니다.

9-10차 법사님과의 만남에서 '만'자를 들고 있는 주인공
▲ 9-10차 법사님과의 만남에서 '만'자를 들고 있는 주인공


저는 희망리포터가 되고 이번이 3번째 기사입니다.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하고,약속을 잡고, 취재, 소통을 하며 한 개인의 수행담을 기사로 쓰는 과정에서 놀라운 경험과 벅찬 행복을 느꼈습니다. 이 행복을 글로는 다 표현할 방법이 없어 아쉽습니다. 혹시라도 궁금한 분이 있으시다면 희망리포터 직접 경험해 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수행자를 만나는 감동을 직접 경험해보기 바랍니다.

글_정태남(달서정토회 문경법당)
편집_서지영(홍보국 행자의하루 편집팀)


  1. 행복학교 행복해지고 싶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종교적 의식이나 프로그램을 배제하고, 법륜스님의 행복 메시지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행복을 이야기하고 소통하며, 지금 이 순간 행복해지는 연습을 함께 하는 곳.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12강 구성으로 진행되고 있음.
    행복학교 신청: http://hihappyschool.com 

  2. 깨달음의 장 4박 5일 기간의 정토회 수련 프로그램. 평생에 한 번만 참여할 수 있음. 

전체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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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이 참행복임을 알겠습니다 박영미님의 나누기는 부처님법에 잘 물들여진 단풍같습니다 잔잔한 인생이야기 감사합니다

2021-03-05 05:59:41

윤영심

3.1절 102주년을 맞이해 수성법당 통일기도 도반들과 천룡사에서 백용성조사님의 유훈을 받아 천배정진하고 오신 박영미 보살님ᆢ대단하십니다
열심히 수행하며 정진하시는 모습보며 저도 앞으로 꾸준히 통일기도 이어나가보겠습니다~_()_
든든하고 참 좋은인연입니다

2021-03-02 06:59:59

덕승

보살님 얼굴에서 부처님의 미소가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

2021-03-02 00: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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