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옥교법당
의리와 도반애로 똘똘 뭉쳐 지낸 2년간의 행복한 공부 - 1부

옥교법당 2019년 가을 정토불교대학 경전반은 9명이 입학하여 코로나 역경을 헤치고 전원이 졸업했습니다. 그중 8명은 2018년 불교대학 동기로, 의리와 우정으로 2년간 똘똘 뭉쳐 행복한 공부를 이어왔다고 합니다. 그 도반들의 수행담 함께 들어볼까요?

앞줄 왼쪽부터 최경남, 양현자, 조주현, 권하윤/뒷줄 왼쪽부터 조홍제, 김정순, 박재성, 최현주 님
▲ 앞줄 왼쪽부터 최경남, 양현자, 조주현, 권하윤/뒷줄 왼쪽부터 조홍제, 김정순, 박재성, 최현주 님

이만 해도 괜찮다

양현자 님

어느 날 제주도에 있던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언니, 내일까지 정토회 불교대학 신청 마감이니까, 오늘 당장 근처 정토회 연락해서 등록해, 꼭!' 불교대학을 졸업한 동생이 주위 한 사람에게 입학 권유하는 과제를 받았나 봅니다. 그때 ‘법륜스님은 전부터 존경하던 분이니까 가 본다.’ 하며 법당에 전화를 걸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양현자 님
▲ 양현자 님

다른 절 불교대학에 다녔는데, 정토회 불교대학은 체계도 다르고 다른 곳에서는 하지 않는 나누기도 해서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습니다. 친구 삼아 같이 온 사람도 우여곡절 끝에 그만두어 혼자 다녔습니다. 젊은 도반에게 나누기하는 것도 배우고,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젊은 도반에게 도움이 못 되고 폐를 많이 끼쳐서 미안했지만 지금 경전반까지 졸업하게 되어 정말 고맙습니다.

정토회를 다니기 전엔 제 욕심대로 남편과 자식이 잘나기를 바라고 잘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불교대학을 통해 이제는 남편과 자식도 이만해도 괜찮다, 저 자신도 이만하면 잘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아항수제불학(願我恒隨諸佛學)

조홍제 님

조홍제 님
▲ 조홍제 님

청년시절부터 불교를 접하면서 계속 절에 다녔습니다. 혼자 하는 공부다 보니 부족한 점이 있어 불교대학을 찾던 중 먼저 다니던 친구의 권유로 정토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부처님 말씀 중에 천수경에 나오는 ‘원아항수제불학 (내가 깨닫기 위해 공부한 모든 것을 항상 몸에 지니고 있기를 원합니다)’이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혼자 배우면 마구니고, 같이 있는 것만 해도 수행’이라는 말에 꽂혀서 무조건 도반과 같이해보자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는 혼자서 하는 성격이라, 예전에는 절에 기도하러 가서도 여성신도가 많으면 나와버리곤 했습니다. 불교대학에서 남성은 저밖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여성 도반이 말이 많았으면 싫어서 나왔을 겁니다. 그런데 다들 말없이 자기 맡은 바는 다 하니 보현보살님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도반으로 제일 고마운 부분입니다.

봉사하면서 가끔 힘이 떨어지고 하기 싫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함께하는 도반이 있고, 나누기 때 한다고 한 말에 책임지려고 최소 일주일은 버팁니다. 지금은 일이 년은 너끈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달라진 점은 성질대로 안 하고, 도반과 같이 어울리며 수행할 힘을 얻은 것입니다.

인연된 모든 이의 도움으로 살고 있음을

최현주 님

최현주 님
▲ 최현주 님

제게 정토회는 인연입니다. 정토불교대학을 알게 된 건 불교대학 입학식 일주일 전이었습니다. 불자인 어머니가 다니는 절에서 불교 기초교리를 배운 후 그 절에서 운영하는 불교대학에 입학하려 했으나, 울산으로 근무지를 옮기며 자연스럽게 포기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서울에서 울산으로 파견 온 직원이 정토불교대학에 다니고 있고, 전국 법당에서 이동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숙소로 가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보게 된, 옥교법당 정토불교대학 전단지를 통해 일주일 만에 불교대생이 되었습니다. 옥교법당은 숙소와 가깝지 않아 옮길까 고민도 했지만, 신입 도반을 반갑게 맞아주던 선배 도반 덕분에 계속 다녔습니다.

최현주 님
▲ 최현주 님

지난 2년간의 공부와 수행을 통해 제가 옳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제 기준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내색은 하지 않지만 '왜 저렇게 행동하지?'라고 생각하는 저를 종종 발견했습니다. 법사님에게 도반에게 느끼는 불편함이 제 문제인지에 대해 질문했더니 봉사할 자세가 안 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그 도반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아 그런 상황이 만들어졌는데 왜 상대를 탓하냐고 했습니다. 부탁하면 못하는 건 못 한다고 대답하면 되지 분별심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요. 그날은 억울하고 속이 상했지만, 다음날 새벽 기도 후 모든 것은 제 마음이 일으켰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정토회를 만나 참다운 나, 참 자유와 참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인연이 된 모든 분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고, 그 고마움을 표현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부처님 법 만나 다행이고, 정토회를 만나 더 다행입니다.

우리 남편이 달라졌어요

최경남 님

정토회에 오기 전엔 정토회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잠시 배우는 과정을 쉬고 있을 때 지인이 보내온 ‘행복톡’에서 불교대학 입학 안내를 보았습니다. 불교에 대한 관심도 있었지만 좀 더 깊이 공부해 보고 싶어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정토회에 와서 많이 달라진 점은 저 자신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싸우는 것을 싫어해서 남편과 언쟁할 때 음성이 조금 높아진다 싶으면 제가 그냥 참습니다. 남편의 화가 누그러진 다음 날 이야기를 합니다. “이러이러한 부분은 내가 잘했고 당신이 좀 잘못하지 않았느냐?” 그럴 때마다 남편은 저한테 고집이 참 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내가 늘 참았는데 내가 왜 고집이 세냐, 난 고집이 없다, 나만큼 고집 없는 여자 있으면 찾아보라.”며 싸웠습니다.

최경남 님
▲ 최경남 님

정토회를 다니며 제가 진짜 고집이 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하는 말을 참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남편 입장에서는 당연히 저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그 자체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싸울 일이 없어졌습니다. 마음이 그렇게 변하니까 화가 안 올라왔습니다. 제가 화를 안 내니 제일 달라진 것은 남편도 화를 안 낸다는 겁니다. 지금 제일 좋은 것은 서로가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겁니다. 남 탓을 하지 않고 그 상황에서 저를 살피니 상대방을 인정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저 자신을 알게 되고,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폭이 넓어진 것이 정말 좋습니다. 수업에서는 도반과 마음을 나누며 제 마음을 살폈습니다. 졸업 후에는 수행법회를 통해 이어가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여덟 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저 또한 편안하게 같이 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도반이야말로 가장 큰 스승’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2020년 9월 22일에는 함께 졸업한 김정순, 조주현, 박재성, 권하윤 도반의 졸업소감이 이어집니다.

글_김봉재 희망리포터(울산정토회 옥교법당)
편집_도경화(달서정토회 구미법당)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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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화

졸업을 축하드려요~
삶이 바뀌어가는 수행담 감사합니다.

2020-09-14 06:51:10

자재왕

도반님들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꾸준히 이어가셔서 내내 행복하시기를 기원하옵니다.

2020-09-09 23:48:35

견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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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9 10: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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