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해운대법당
아침을 열고 저녁을 닫는 O.K맨

소임을 부탁드리면 근무시간에도 O.K~! 예불소리가 너무 좋아서 감동을 받고 새벽예불부터 시작해서 사시예불, 저녁예불, 지장예불까지 진행하고 있는 박덕곤 님. 경전반 수업중 받은 새벽예불 교육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5년 동안 매일 빠짐없이 새벽예불 소임을 하고 있는 O.K맨 박덕곤 님을 소개합니다.

마음을 울리는 예불소임

새벽예불 올리는 박덕곤님
▲ 새벽예불 올리는 박덕곤님

사천왕사지 목탁 소임을 계기로 경전반부터 시작한 새벽예불을 지금까지 5년 동안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어렵지만 계속 배우는 입장으로 하고 있습니다. 새벽예불을 한번이라도 빠지는 날이면 왜 안 나왔느냐고 묻는 물음에 차라리 나오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으로 하기 싫은 마음이 일어나기 전에 해버리자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쉬는 날은 꾸준히 새벽예불 소임을 하고 있습니다.

도반들과 행복한 회의 오른쪽에서 두 번째 박덕곤님
▲ 도반들과 행복한 회의 오른쪽에서 두 번째 박덕곤님

이해할 수 없는 아내의 행동

17살에 함양에서 부산으로 왔습니다. 22살에는 친구를 따라 운전을 배우고 남의 집에서 7년 정도 기사 생활을 하다 지금의 아내를 만나 삶의 터전을 잡고 88년도에 택시기사를 시작하여 32년 동안 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습니다. 저녁에 일을 마치고 7시쯤 집에 들어오면 아내는 제가 새벽 3시에 다시 일을 나가기 전까지도 집으로 들어오지 않는 날이 많았고, 아내와의 갈등은 커져만 갔습니다. 화가 많은 성격의 아내는 저녁 식당 일을 마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자기 생활을 보냈고, 그런 모습을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가 친구들을 만나고 오는 날은 친구의 남편과 비교해서 갈등이 자주 생겼습니다. 큰돈은 벌지 못해도 오랫동안 성실하게 택시기사 생활을 해온 저를 인정해 주지 않고, 시댁에도 가기 싫어하는 아내와의 갈등에 저도 점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풀리지 않았던 의문

택시운전을 하면서 라디오 불교방송을 오랫동안 듣고 있었는데, 99년도에 라디오 불교방송에서 법륜스님의 법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때 불교를 아주 쉽게 설명해 주신 스님의 법문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정해진 법이 없다” “인연 따라 일어난다” “무주상보시” 등의 법문에서 풀리지 않았던 의문의 답을 찾게 되었습니다.

법륜스님의 인도 활동들을 보고 들으면서 내가 만약 불교를 믿으면 정토회를 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동래법당 앞을 지나가다가 정토회 간판을 보았고, 2004년에는 집과 가까운 해운대에 법당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되었는지만, 오후만 되면 주위에서 술을 마시자는 친구들의 유혹에 넘어가 정토회 오는 길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수행맛보기 첫걸음

부처님오신날 외등달기 왼쪽 박덕곤님
▲ 부처님오신날 외등달기 왼쪽 박덕곤님

2014년 윗 동서 부부가 갈등이 생겨 절에 가보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동서와 같이 해운대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고 저는 계속 다녔지만 동서는 술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두 달 정도 다니다가 그만두었습니다. 정토회에 들어와 보니 제가 생각했던 절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서 처음에는 많이 헤맸습니다.

그러다 불교대학 수업 중 진행된 수행 맛보기에서 깊은 감동을 받고 이대로 수행하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천일결사1 8-2차 입재식2 수계식날 목에 염주를 받고 모든 도반들이 함께 모여 예불하는 모습에서 느꼈던 뭉클한 감동은 지금까지 제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불교대학에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아 <깨달음의 장>에 가고 싶어서 빨리 가게 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깨달음의 장>을 다녀와서 화가 나는 것은 내 마음이 일으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만약 정토회를 만나지 못했다면 계속 술을 마시고 방황하며 지냈을 것입니다. 택시 일을 하다보면 손님들과 거친 말이 오가기도 하는데 지금은 그런 일이 전혀 없습니다. 아내와의 갈등 속에서도 저를 돌이키니 화도 많이 줄었습니다. 아내가 시댁에 가기 싫다고 하면 지금은 저 혼자 가볍게 갑니다.

가족을 위하고 세상을 위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길

새벽예불 마치고 법당에서 도반들과 (왼쪽 두번째 박덕곤님)
▲ 새벽예불 마치고 법당에서 도반들과 (왼쪽 두번째 박덕곤님)

화가 많은 아내에게 정토회 권유도 해보았지만 시간이 없다는 말에 더 이상 얘기하지 않습니다. 요즘엔 아내가 주위에 법륜스님 얘기도 하고 관심을 조금씩 가지는 것 같습니다. 저가 법당에 너무 자주 간다는 말은 하지만 화는 내지 않습니다. 결혼을 안 한 처남에게도 전법을 해보았지만 가족 전법이 제일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앞으로 바램은 세상을 위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토회의 소임을 맡으며 수행 정진하고 싶습니다.

제1회 해운대 통일의병 발대식 첫째줄 맨 오른쪽 박덕곤님
▲ 제1회 해운대 통일의병 발대식 첫째줄 맨 오른쪽 박덕곤님


출근하는 날에는 새벽 3시에 기도를 하고, 항상 5시전에 기도 첫대문 1호로 나누기를 올리는 박덕곤님. 본인은 항상 별로 한 게 없다고 겸손해하지만, 그 성실함이 도반들에게 감동으로 전해집니다. 요즘 천식 때문에 기침이 있다는 말을 들으니 걱정됩니다. 무엇보다 건강관리에 신경 쓰셔서 오랫동안 해운대법당에 행복을 전하는 예불소리가 울려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박덕곤님 항상 함께 해주셔서 저희도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글_김영미(해운대법당)
편집_이정선(진주법당)


  1. 천일결사정토회는 개인의 행복과 정토세상 실현을 위해 1993년 3월 만일결사[^각주22]를 시작. 3년을 정진하면 개인의 의식 흐름이 바뀌고, 30년(만일)을 정진하면 한 사회가 바뀔 수 있다는 믿음으로 3년(천일) 단위로 천일결사 정진을 이어오고 있음.  

  2. 입재식정토행자 천일결사를 백일 단위로 나누어 매 백일 마다 함께 모여 수행을 점검하고, 새롭게 백일기도를 시작하는 의식. 

전체댓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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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화

성실하시게 사시는 모습 그려보게 하시네요. 응원합니다.

2020-08-06 12:55:36

관음성

꾸준함과 성실함이 대단하십니다.
저는 새벽5시 기도도 힘든데 새벽3시에 기도하시고 출근하신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2020-07-30 10:51:59

조규덕

스님. 어찌해야합니까?자꾸만 베란다 밑을보게되요ㆍ제가 견딜수있게도와주세요

2020-07-26 1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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