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여수법당
하루하루 행복하게

김갑임 님은 환한 미소만큼이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섬마을 백야도에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이면 장사를 일찍 접고 남편 고현 님과 함께 여수법당 수행법회를 갑니다. 오늘은 기사 다시 읽기로 1년이 넘게 지나 요즘은 어떻게 지내는지 김갑임 님의 이야기를 함께 합니다.

백야도 가게 앞에서 김갑임 님
▲ 백야도 가게 앞에서 김갑임 님

매일 새벽 5시 기도로 시작하는 사람

2009년 12월 말쯤 경기도 양평에 시누이들이 다니던, 정말 조그마한 정곡사라는 절에 가게 되었습니다. 근처 황토방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한 여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이 말하기를 자기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예불 의식과 108배 기도를 하고 있고, 적게 먹고, 적게 자고, 매일 1,000원을 보시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보통 불교 신자처럼 절에 와서 절하고 복 빌고 가끔 보시하고 스님 법문을 듣는 게 전부였던 저에게 그 분의 말씀은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했고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이 후 그분과의 대화에서 큰 스님이 설법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때 정토회와 <깨달음의 장>에 대하여 처음 들었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는 성미라 다음날 산에서 내려오자마자 인터넷을 뒤지며 정토회와 <깨달음의 장>에 대하여 검색하였습니다.

정토회 인연으로 잘 큰 아이들과 함께
▲ 정토회 인연으로 잘 큰 아이들과 함께

인연

그 당시 여수에는 정토회 법당이 없었습니다. 하루빨리 <깨달음의 장>이라도 참석하고 싶어 담당자에게 전화해보니 이미 마감 이었습니다. '눈이 심하게 많이 와서 혹시 못 오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어 다시 전화하여 결원이 생기면 좀 불러 달라 요청하였습니다. 그 덕분인지는 모르나 해가 바뀌어 1월 두 번째 주쯤 수련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2010년 여수에 정토회 법당은 없었으나 더 알아보니 가정 법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가정 법회부터 시작하여 2011년 첫번째 정토회 불교대학 입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행법회를 같이 다니던 남편이 저의 2013년 경전반 졸업때 불교대학을 입학했습니다.

평생 도반인 남편 고현 님과 김갑임 님
▲ 평생 도반인 남편 고현 님과 김갑임 님

6년간의 수행법회 담당

저는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불교대학 담당, 경전반 담당 그리고 또 불교대학 담당을 한 후 수행 법회 담당을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 간 했습니다. 작은 법당이라 인적 자원이 별로 없기도 하고, 제 개인 수행과 회향의 의미로 소임을 맡았습니다.

무엇보다 수행법회 참석하는 그 자체가 좋았습니다. 수행법회 법문을 들으며 나를 되돌아 보면 문제들이 가볍게 해결되거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매주 수요 저녁 시간은 무조건 다른 약속을 잡지 않습니다. 남편과 함께 수행법회를 다녀오며 집으로 오는 길에 나누기를 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코로나 사태로 집에서 온라인 수행법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가로등도 없는 구불구불한 길을 왔지만, 2020년 드디어 반듯하게 길을 만들어 새로운 도로가 개통되었습니다.

왼쪽 첫 번째 김갑임 님
▲ 왼쪽 첫 번째 김갑임 님

매일의 행복

예전에는 성질도 급하고 화도 잘 내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조금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여유가 생긴듯 합니다. 일상에서 문득 스님의 법문이 접목되고 순간순간 잊어 버렸던 것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준비 할때도, 이 쌀 한톨이 오기까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에게 전법하고 싶습니다. 수행과제는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단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고, 할 수 있을 만큼 해나가면 좋겠고, 하루하루 순간순간 행복을 느끼며 살고 싶습니다. 그냥 작은 돌멩이고 싶습니다.

뒷줄 왼쪽 두 번째 김갑임 님
▲ 뒷줄 왼쪽 두 번째 김갑임 님


정토회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하는 김갑임 님. 그래서 그런지 여수법당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분 중에는 김갑임 님이 모셔온 분들이 많습니다.

마지막 김갑임 님의 말씀은 황토방에서 만난 분과의 대화가 마치 큰 스님의 법문처럼 들렸다는 2009년의 겨울을 생각나게 합니다. 김갑임 님의 그저 하는 한마디 말도 시간을 거슬러 필자에게 큰 스님의 말씀 같은 느낌을 줍니다. 어쩌면 김갑입 님이 그 당시 정토회에 대하여 열심히 검색했을 때의 마음이 ‘나도 그 황토방에서 만난 분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정토행자로서 살면 어떤 모습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하나의 답을 본 듯 합니다.

글_신규호 희망리포터(순천정토회 여수법당)
편집_양지원(광주전라지부)
편집_박성희(홍보국 홈페이지운영팀)

전체댓글 10

0/200

명륜행

잘 들었습니다.
순간순간 행복을 느끼며 작은 돌멩이고 싶다는 도반님의 말씀이 제게 작은 울림을 줍니다.
저도 도반님처럼 할수 있는 일 하면서 매 순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시원한 아침공기처럼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20-05-10 08:54:03

무승화

따스한 마음이 전해지네요. 부처님으로 보이는 사람이 부처가 아니라 그리 보는 사람이 부처의 마음이라는 농담같은 진실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05-09 23:26:39

초심자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사람이 인연이 되어
인생의 등불이 되었네요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연결지어지지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말이 떠 오릅니다
잘 읽었습니다

2020-05-09 10: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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