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강북법당
더 높이 뛰어 올라, 강북의 볼팅! 을 외치다

지난 1월 중순, 금요일 저녁 7시. 강북법당 활동가 SNS 단체 대화방에 ‘의문의 이미지 파일’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개가 사람의 등에 도움닫기 하여 공을 향해 도약하는 모습과 ‘강북의 볼팅!’ 이라는 문구가 함께 있었습니다. 모두 ‘볼팅’ 이라는 낯선 단어와 이미지에 의아해하면서도 호기심도 생겨났습니다. 볼팅이 뭐지?' 이렇게 강북법당의 도약이 시작되었습니다.

법우님, 볼팅이 뭔지 알아요?

‘의문의 이미지 파일’이 올라온 다음 날, 토요 새벽기도를 마치자마자 강북법당은 볼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볼팅'의 의미가 도반들에게 쉽게 다가오지 않은 모양입니다. 볼팅(vaulting)이란 ‘손과 팔의 힘을 이용한 도약’ 이란 의미로 뜀틀 넘기, 장대높이뛰기 등에서도 사용하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강북법당의 볼팅’은 ‘강북법당의 도약’이란 말의 다른 표현입니다.

제1차 만일결사의 마지막 천일(제10차)을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2차 만일결사를 잘 맞이하기 위해 지부단위로 운영되던 정토회가 지역정토회 중심으로 개편되었습니다. 강북법당도 서울·제주지부 노원정토회에 속해있다가 지부 단위가 없어지면서 바로 노원정토회 산하 법당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모법당에 소속된 자법당이 아니라 지역정토회에도 좋은 영향을 주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강북법당에도 생겼습니다.

강북의 볼팅, 지난 1월 중순에 강북법당 활동가의 단체 SNS 방에 올라온 의문의 이미지 파일
▲ 강북의 볼팅, 지난 1월 중순에 강북법당 활동가의 단체 SNS 방에 올라온 의문의 이미지 파일

강북법당의 워크숍, 볼팅의 시작

김태희 님 (강북법당 부총무) :

유수 스님이 저녁반 활동가들을 위해 ‘아름다운 활동가 워크숍’을 준비했는데 아쉽게도 강북 법당에서는 담당자가 인도성지순례 중이어서 워크숍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워크숍에 다녀온 타 법당 도반들이 하나같이 워크숍이 너무 좋았다고 해서 우리 강북법당에서도 워크숍을 열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부총무단 회의를 하면서 강북법당에 대해 고민하다가 ‘도약’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도약’의 의미를 더 잘 표현할 단어를 찾다가 한 도반이 도움으로 ‘볼팅’이란 단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손과 팔의 힘을 이용해서 하는 도약 경기가 있다고 합니다. ‘도약’이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니까 ‘딱! 맞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낯선 단어 덕분에 '볼팅이 뭐야?' 하면서 물어 올 도반들의 관심도 기대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미지 파일 만드는 법을 배웠고 만들면서 뿌듯함도 느꼈습니다.

소임에 사칙연산을: 소임 나누기, 빼기, 더하기, 곱하기(?!)

토요일 새벽기도를 마치고 모인 도반들은 새로운 부총무 김태희 님과 함께 자신이 맡은 소임을 하나씩 꺼냈습니다. 여러 색깔의 종이에 작은 소임, 큰 소임을 가리지 않고 적었습니다. 첫 회의에 참여하지 못한 다른 도반들도 시간이 나는 대로 법당에 들러 현재 자신의 소임이 무엇인지 색지에 적어 붙였습니다.

활동가들의 소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포스트잇으로 나의 소임을 적어내어 보았습니다.
▲ 활동가들의 소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포스트잇으로 나의 소임을 적어내어 보았습니다.

그로부터 2주 후 정토회 선거가 있던 주 주말, 새벽기도가 끝나고 강북법당 도반들이 다시 모였습니다. 이번엔 내어놓았던 소임들을 분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소임을 나눈 후에는 공양간을 담당하는 김미진 님이 해주신 맛있는 짬뽕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강북 일감 나누기 게시판,  강북법당 가을 경전 주간반에 입학하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언제든 대환영!
▲ 강북 일감 나누기 게시판, 강북법당 가을 경전 주간반에 입학하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언제든 대환영!

왼쪽부터 김미진, 김서현, 박용숙, 문영술, 김태희, 이경수님. 우리 모두 강북법당의 기둥입니다.
▲ 왼쪽부터 김미진, 김서현, 박용숙, 문영술, 김태희, 이경수님. 우리 모두 강북법당의 기둥입니다.

김태희 님은 한 마디를 더 추가합니다. "현재 소임은 없으나 이런 것은 우리 법당에 있으면 좋겠다 생각되는 것, 아낌없이 의견 올려주시면 대환영입니다!" 아직은 더해진 의견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생겨날 것이므로 차분하게 기다릴 것입니다.

모자이크로 붓다를 이루다

강북법당의 볼팅을 위하여 행동하는 도반들을 인터뷰했습니다. 도반들은 자신이 맡은 새로운 소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환경담당 김미진님 :

예전에 ‘환경 수업’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알바트로스’를 보았습니다. 그때 우리 인간 때문에 죽어가는 새들의 모습을 보면서 환경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부총무님이 환경 담당을 모집할 때 제가 먼저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환경 담당을 해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많았습니다. 설거지에 사용하는 수세미를 삼베 실로 뜬다고 해서 실을 잔뜩 받아왔는데 '내가 이 일을 왜 한다고 했나' 싶은 마음에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곧 수행임을 깨닫고 즐겁게 떴습니다. 다 뜨고 나서는 더 가져와서 뜨개질 할 수 있는 도반들과 같이 떴습니다. 열심히 떠서 이웃 법당에 나눠 드리고 남은 것은 서초 법당에 갖다 드리기로 했습니다. 지금 마음은 뿌듯합니다.

얼마 전, 과일 속이 일반 쓰레기봉투에 버려져 있었어요. 아차, 싶었습니다. 아, 내가 환경담당 소임을 잘못하고 있었구나. 도반들에게 잘 안내를 해야 했는데 놓쳤습니다. 그래서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방법을 포스터로 만들어서 공양간과 법당 문에 붙여 두었습니다.

강북법당은 법당 분들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쓰레기 제로 운동’ 달성률이 95%입니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제로(zero)화하려고 합니다. 법당에서 부총무님이 ‘환경’에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시고, 가정에서는 가족들이 ‘환경 운동’에 잘 동참해 주어 ‘환경담당’ 소임을 가볍게 하고 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가끔 주변에서 '너 하나 실천한다고 해서 환경이 살아나겠느냐'는 말을 듣는데 '나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이 지금은 더 큽니다.

사회활동팀 환경담당 김미진님. 포스터를 만들어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방법을 공유합니다.
▲ 사회활동팀 환경담당 김미진님. 포스터를 만들어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방법을 공유합니다.

사회활동팀 환경담당 김미진 님
▲ 사회활동팀 환경담당 김미진 님

불교대학 지원 이현정님 :

저는 주간 수행법회 담당하고 있습니다. 불교대학 운영을 돕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아이들 학교를 마치기 전 시간까지 법당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법당에 나와 봉사 하고 공부도 할 수 있어 감사하고 좋습니다. 이번에 ‘볼팅’을 통해 봉사 일감을 다 내어놓고 포스트잇을 이용해 벽에 붙이는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 많았습니다. 같은 법당에서 함께 활동하면서도 서로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도반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었고, 도반들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모자이크 붓다’ 이구나! 깨달았고, 강북법당의 모든 도반이 이 법당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왼쪽부터 조정숙, 이현정, 유정자님. 수행법회 오신 분들과 불교대학 홍보 중입니다.
▲ 왼쪽부터 조정숙, 이현정, 유정자님. 수행법회 오신 분들과 불교대학 홍보 중입니다.

강북법당 부총무 김태희님 :

부총무 소임을 맡고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지하철을 타면 한 번에 집에서 법당까지 올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일단 볼팅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2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 우선순위를 정하다가 활동가들이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이든 다 꺼내 보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법당에 관계된 일을 모두 다 말입니다.

아름다운 활동가 워크숍은 ‘활동의 사칙연산’이 기본입니다. 소임을 더하고 덜어내고, 더 발전시키고, 나누기는 나누고 덜어서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강북법당에서는 사칙연산이 어렵습니다. 지금은 플러스가 더 필요합니다. 회의에서도 환경 상품을 판매하자, 정회원 만들기 프로젝트를 하자, 삼보수호비 관리가 필요하다. 통일의병 양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이번 강북법당 활동가 워크숍을 통해 우리가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것을 공유하고 분단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인 것 같습니다.

이번 개편을 계기로 정회원 활동도 모둠 중심 활동으로 바뀌었으니, 스님의 ‘정회원 연수’와 관련된 법문을 보고 들으면서 곰곰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강북법당은 열 명 내외로 구성된 2개 모둠으로 나누어 꾸릴 예정입니다.

강북법당의 도반들은 요청하면 늘 적극적으로 동참합니다. 이미 좋은 땅(강북법당)에 좋은 씨앗(활동가 도반들)이 심겨 있고, 저는 그 씨앗이 잘 꽃피우고 열매 맺도록 돕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모든 여건이 두루 잘 갖추어져 있으니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습니다. (웃음). 매일매일 나를 점검하는 일만은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정회원 연수 중 스텝 겸 참가자로 봉사 중인 김태희님. 송파정토회 자리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 정회원 연수 중 스텝 겸 참가자로 봉사 중인 김태희님. 송파정토회 자리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불교대학에 입학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희망리포터인 저도 이 길을 선배 도반들과 함께 갑니다. 활동하면서 누구와 어떻게 부딪힐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모자이크의 작은 조각 그림들처럼 도반들과 함께 조금씩 힘을 합치면 큰 그림도 그려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법당 도반들도 함께해볼까요? 지금 당장, 옆에 있는 (부)총무님과 눈을 마주쳐 보세요!

글_박희진 희망리포터(노원정토회 강북법당)
편집_권지연 (서울제주지부)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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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임

강북 법당 볼팅 ~~
넓고 높은 도약 기대합니다.
희진 리포터님~~ 재밌게 읽었어요~^^

2020-02-29 21:32:56

이지훈

감사합니다

2020-02-28 20:21:57

황소연

강북의 볼팅!!!
응원합니다~~

2020-02-26 11: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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