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경기광주법당
경기광주법당의 무지개

2020년 2월 경기광주법당 불교대학 주간반 학생 6명이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빨주노초파남보 각기 다른 색이지만, 함께 모여 예쁜 무지개가 되듯이 입학한 이유도 처한 환경도 모두 달랐던 6명은 저마다 새로운 일 년을 보냈고 아름다운 무지개처럼 잘 어우러졌습니다.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멈추고 싶은 마음을 지켜보며 여기까지 걸어온 도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네 하고 합니다 ...김미숙님

10살 때 엄마 손을 잡고 갔던 절이 너무 좋아서 어린이 법회, 여름불교학교를 거쳐 청년부까지 다녔습니다. 기도하고 봉사하는 것이 저에겐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장 때문에 서울로 올라오고, 결혼해 세 아이 낳고 키우면서 절에 다니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막내가 어린이집에 적응이 될 무렵, 불교대학 현수막을 보게 되었고 추가 입학 기간 마지막 날 신청 해서 4월부터 수업을 들었습니다. 정토회도 잘 몰랐고 법륜스님도 잘 모르고 찾아간 법당에는 스님도 안 계시고 불상도 없고 영상으로 법문을 듣는다고 하니 '뭐지? 잘못 왔나?'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시작한 일이니 그냥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일 년 동안 빠지지 않고 수업을 듣고 '천일결사 맛보기' 이후 바로 9-9차에 예비입재 했습니다.

불교대학 홍보(오른쪽에서 첫번째가 김미숙 님)
▲ 불교대학 홍보(오른쪽에서 첫번째가 김미숙 님)

‘방긋 웃으며 네 하고 합니다.’라는 모둠명처럼 주어지는 일에 ‘네’ 하고 했습니다. 가을불교대학 홍보, 행복학교와 행복강연 홍보, JTS거리모금도 도반들과 함께하니 혼자라면 해내지 못할 것 같던 일도 웃으면서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정토회는 모두의 봉사로 이루어진다는 스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기꺼이 했습니다. 보람되고 가슴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선배 도반들의 노력으로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9월부터 수행법회 집전을 맡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때 배웠던 목탁이 이렇게 잘 쓰일 줄 몰랐습니다. 불교대학 공부와 수행법회 참석을 같이 하니 저를 돌아보고,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연습이 더 잘 되었습니다. 또한 동지기도 천도재에서 목탁 바라지 소임을 잘 해내고 나니 뿌듯했습니다. 소임이 복이라는 말을 소임을 주기 위해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소임이 복이구나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자신을 착하고 마음도 넓고 이해심도 많은 데다 괴로운 일도 금방 잘 잊어버리는 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괴롭거나 누구 때문에 힘들다는 마음이 거의 없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세 살, 다섯 살, 일곱 살 세 아이를 키우다 보니 때때로 화를 내는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잘못해서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깨달음의 장>을 다녀와서 모든 것이 제 마음이 일으키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지금은 화가 나면 화가 나는구나 알아차리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화를 내고 후회할 때가 많지만 알아차림의 횟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불교대학을 다닌 일 년 동안 저에게 아주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조금씩 저를 내려놓는 연습을 하려고 합니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경전반에 입학해서도 지금처럼 ‘네 하고 합니다.’ 이 마음을 잊지 않고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수행 보시 봉사를 실천하며 잘 쓰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놀아도 법당에서 놀자...표경민

지라산 수련원에서 바라지 봉사하는 표경민 님
▲ 지라산 수련원에서 바라지 봉사하는 표경민 님

2019년 초겨울, 아들에게 온 카톡에 ‘법륜스님 즉문즉설’ 현수막 사진이 떠 있었습니다. 아들의 사춘기 시절 방황은 저에게 불법의 인연을 맺어주었고, 그 길에서 스님의 책과 영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강연 참여 후, 내년 봄에 불교대학를 입학하리라 결심하였습니다. 며칠 후 알고 지내던 동생의 고민을 들으며 행복강연과 행복학교 이야기를 했습니다. 추진력 있는 동생 덕분에 바로 행복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스님의 행복강연이 많은 사람의 무료봉사로 누린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행복학교와 시민과정을 거치며 누리는 삶이 아닌 회향의 삶을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019년 3월, 그 동생과 저는 도반이 되었습니다. 그 도반이 바로 신재선 님 입니다.

불교대학 수업과 수업 사이사이의 나누기,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수행연습은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집안일로 백중7재를 모두 참석하며 수행법회에 나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스로 인생의 주인이 되어 수행, 보시, 봉사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정토 행자임을 알았습니다. 신자가 아닌 행자의 삶을 발원하며 불법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나간 거리모금에서는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과는 달리 지인을 만나면 어쩌나 하는 두려운 마음이 먼저 일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약간 움츠려들었지만, 봉사는 그냥 무조건 해보자는 생각으로 모금을 하면서 일어나는 마음보기에 집중했습니다. 옆에서 함께하는 도반들도 큰 힘이 되어 어느새 제가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잘 쓰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7월에 다녀온 <깨달음의 장>에서 제 존재가 길가의 풀 한 포기와 같다는 것을 가슴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내 안의 쓰레기를 모두 버리고 가벼워졌습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음으로 내 가슴은 감사함으로 가득했습니다. 무엇보다 우연한 기회에 <깨달음의 장> 동기들과 함께한 지리산 <바라지 장>은 가슴 뭉클한 경험이었습니다. 공양을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도반과의 조화와 균형, 소통과 화합이란 이런거구나 알게 되었고 소중한 인연을 맺게 해 주었습니다. 늦여름 행복강연홍보와 불대홍보는 광주 골짜기 골짜기를 다니며 모든 분께 행복으로 가는 이 길을 전법 하고 싶은 마음에 힘든 줄 몰랐습니다. 가을 학기 개설을 발원하며 선배 도반들과 함께한 법당에서의 릴레이 만배정진의 뜨거움은 원을 이루게 해준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9-9차에 예비입재를 하고 그 후 매일 하는 아침 수행은 저를 볼 수 있는 감사한 시간입니다. 내가 옳다는 것에 빠졌구나, 안다 병에 걸렸구나,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그 시간이 소중합니다. 넘어지면 넘어진 줄 알고 그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제가 좋습니다. 아직은 "예"하고 합니다가 가볍게 되지 않는 저는 수행법회 영상담당도 책임감 때문에 힘들게 받았습니다. 실수하고 배우며 하는 거라는 선배 도반들의 격려와 칭찬 속에 지금은 가볍게 하고 있습니다. 담당자의 이직으로 맡게 된 가을불교대학 담당 소임은 저를 낮추고 함께 배우며 가볍게 놀아 본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놀아도 법당에서 놀자, 도반들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가고자 합니다. 늘 함께해준 가족과 군 복무 중인 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더 깊고 아름다운 삶을 위해서...이효림

불교대학 졸업 갈무리에서 (오른쪽 이효림 님)
▲ 불교대학 졸업 갈무리에서 (오른쪽 이효림 님)

법륜스님은 유튜브의 즉문즉설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법문을 들으면서 좀 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직장 일이 바빠서 수업 시간에 늦게 들어가기도 하고 끝나자마자 쫓기듯이 나와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과락하지 않고 졸업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처음 3개월은 정신이 없었고 차차 법문을 들으면서 수행이 무엇인지 알겠다 싶어졌을 때 <깨달음의 장>을 다녀왔습니다. 졸업 갈무리를 할 무렵에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얼굴색이 좋아졌다거나 편안해졌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엄청난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어려움투성이인 삶을 놓아버리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수행을 하면서 싹 바뀌었습니다. 저를 아끼고 저를 사랑하고 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깨우치게 해 주었습니다. 이런 불법을 경전반에 들어가 좀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졌습니다. 더 깊고 아름답게 살기 위해 수행을 계속 이어갑니다. 모든 것이 덕분입니다.

온 가족이 행복으로 가는 길...김혜정

2019년 3월 막내가 백일 쯤 되었을 무렵 정토불교대학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법륜스님을 알게 된 건 십 년 전 팟캐스트로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뒤 십 년간 구독자였습니다. 때때로 스님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저에게 신부님의 모습으로 제 꿈속에 등장하시곤 했습니다. 신부님이신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속이 뻥 뚫리게 시원해서 저는 스님의 열혈팬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십 년 세월이 흘러 첫째 아들이 열 살이 되었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며 온화한 성품에 가정적이고 성실한 남편과 네 명의 아이들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인데, 저는 행복 하지가 않았습니다.

즉문즉설을 십 년 동안 들은 덕으로 첫째 아이와 저 사이에 문제가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유독 첫째 아이를 엄청나게 잡고 있었습니다. 엄마인 제가 성질대로 아이를 키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잘 살펴보니 아무것도 아닌 일에 아이를 혼내고 어린아이를 어른처럼 대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도 받아내기가 버거웠는지 밖에서는 엄친아이지만 엄마에게는 사납기가 이를 데 없었습니다. “안 되겠다, 아들 살리러 불교대학 가자” 그렇게 간절한 마음이 백일 된 아이를 업고 집을 나서게 했습니다.

수행연습 중간갈무리에서(막내와 함께)
▲ 수행연습 중간갈무리에서(막내와 함께)

불교대학에 입학해 마음공부를 하면서 순간순간 제 마음을 돌아보게 되었고 제가 고집이 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옳다는 잣대를 들이대 아들과 남편뿐 아니라 저 자신도 괴롭혀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제야 아들의 마음도 보이고 남편의 마음도 보였습니다. 다정한 말 한 마디 건넬 줄 모르던 무뚝뚝한 아내였던 제가 “고마워, 사랑해”라고 말하는 부드러운 아내로 탈바꿈했습니다. 제가 부드러워지니 저항만 하던 아이도 부드럽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더운 여름, 추운 겨울 아기를 업고 불교대학 홍보도 하고 거리모금도 하면서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입학할 때 백일을 갓 넘겼던 아기의 돌을 맞아 도반들이 축하 노래를 해주었을 때는 잊지 못할 멋진 추억이 되었습니다. 첫째 아이를 살리고자 와서 막내까지 불법에 흠뻑 젖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아이를 기르면서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 답답할 때가 많았는데 마음 작용을 알게 되니 물 흘러가듯 편안하고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아이를 존재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방학 동안 아이들과 집에서 지내다 보니 꾀가 나서 경전반은 쉬다 갈까 잠시 고민이 있었지만, 부지런히 정진하라는 말씀 새겨 경전반도 신청했습니다. 아기들이 조금 더 자라면 인도 성지순례도 다녀오고 수행, 보시, 봉사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습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옴의 이치를 알고 나니 제 마음이 편안하고 제 마음이 편안하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이제는 첫째 아이에게 저를 성장시키는 스승으로 와 주어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엄마 때문에 상처받고 힘들었을 아들도 이제는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다 하니 불교대학이 우리 아들을 살린 게 확실합니다. 스님 깨닫게 해주셔서, 제 스승님으로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내 삶에 여유를 주고 나침반이 되어줄 불법...최기동

수십년 동안 다른 종교단체에서 활동하며, 항상 제 삶에 감사하는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삶 속에서 느끼는 신자들의 고통에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종교에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9년 이른 3월 어느 봄날 우편함에 배달된 정토회 2019년 봄 불교대학 학생모집 홍보지를 우연히 접하면서, 정토회에 호기심을 갖게 되어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 홍보중 (왼쪽이 최기동 님)
▲ 불교대학 홍보중 (왼쪽이 최기동 님)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처음으로 108배를 행하여 보고, 다소 게으르게 수행하고 마음 나누기를 하면서, 도반들과 함께 소통하는 정토회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일상에서 느끼는 고통과 삶에 대한 도반들과의 나눔의 시간은, 다른 도반들의 생각을 경청하면서 자신을 돌이켜 보고 또한 자신도 위로를 받고 자신의 생활을 반추하며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마음 나누기를 통해 다른 도반들의 생각을 비판하지 않고 도반의 마음을 느끼고 이해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수행은 사람들끼리 서로의 마음 교류를 통한 치유와 반성의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한 달만 수업에 참여하여 봉사를 마무리하면 졸업을 할 수 있는 도반이, 중도에 수업을 그만두었을 때의 안타까움은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도반들이 성불하기를 바라면서, 우리 반 도반들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눈물짓고 웃으며 1년 동안 함께한 시간들과 인연 또한 저에게 행운이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삶에 여유와 삶에 대한 의미를 주는 기회와 나침반의 역할을 하리라 여겨지는 귀한 2019년이었습니다.

일단 해보기로 합니다...신재선

시집살이하고 아이 셋을 키우니, 오래전 어머니 말씀처럼 책 세 권은 써낼 수 있을 만큼 삶이 쉽지 않고 고되었습니다. 사춘기 큰아들은 늘 의욕이 없고 귀찮다는 말을 달고 살았습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뭔가를 보여주면 나을까 하는 생각에 학교 운영위원 활동을 시작으로 집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뭐든지 경험하고 배우면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함께 공부하게 된 도반과 ‘행복학교’를 찾게 되었습니다. 법륜스님께서 말씀해주시는 주제들을 평소에 저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정치는 머리 아파, 환경은 나 하나쯤이야, 통일은 아무런 생각 없이 되면 되는거지 라고 생각하며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들이었습니다. 돌아보면 무지했던 제가 부끄럽기도 합니다. ‘행복학교’ 졸업 후 함께 졸업한 도반이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해보자고 했습니다. 절에는 그저 시어머니께서 같이 가자 하실 때나 따라가고 힘든 일이 있으면 부처님을 부르며 한탄만 하곤 했지, 불교공부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좀 망설이다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행복강연 중  행복학교 부스에서 신재선 님
▲ 행복강연 중 행복학교 부스에서 신재선 님

처음 간 법당은 영상으로 공부를 하고 스님도 안 계셔서 제가 생각한 절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어리둥절했습니다. 그래도 시작을 했으니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다니는데 도반들의 나누기가 참 좋았습니다. 같은 영상을 보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고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모두 다른 존재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가면서 주어지는 봉사꺼리들이 귀찮기도 하고 불편함이 막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앉아서 듣는 것도 힘들고 집중이 어려워 수업 시간이 너무 길어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함께 한 도반들과 헤어진다는 것이 싫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반찬을 싸가서 함께하는 공양은 수업보다 더 뜻깊고 좋았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함께 먹을 반찬을 준비하는 과정이 행복했고, 공양하면서 나누는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지나간 제 모습을 보기도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지내고 있는 현재에 감사하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천일결사 예비 입재를 하고 새벽에 수행하면서 남편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싹 사라지고 남편의 어려움을 헤아리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수행이 이런거구나 정말 몸으로 마음으로 체득하니 날아갈 듯 기뻤습니다.

<깨달음의 장>은 괴로움의 원리를 알게 되어 제가 어리석은 중생이었음을 마음 깊이 새기고 온 4 박5일의 수련이었습니다. 제가 본래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이치를 알고 나니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마음이 편안하고 좋습니다. <<금강경>> 이 참 좋다는 <깨달음의 장> 도반의 이야기에 경전반 수업이 기대됩니다. 졸업 수련 때 경전반까지 한 번 가서 탁탁 털어보자는 유수 스님의 말씀에 경전반까지 가자 결정했습니다.

무엇이든 자기가 받아들이기 나름입니다. 망설임 끝에 들어온 불교대학에서 이 모든 경험을 할 수 있었으니 이럴까 저럴까 고민될 때는 일단 해보기로 합니다. 새로운 일 년을 정토불교대학 경전반에서 도반들과 함께하겠습니다.

JTS 거리모금(오른쪽부터 신재선, 김혜정, 최기동, 김미숙님)
▲ JTS 거리모금(오른쪽부터 신재선, 김혜정, 최기동, 김미숙님)


경기광주법당의 19봄불대 주간반은 무지개반입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해서 서로 다른 빛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지개의 빛깔을 하나하나 헤아려 보듯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습니다. 김미숙 님, 김혜정 님. 신재선 님, 이효림 님, 최기 동님, 표경민 님.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셨지만 김유경 님, 허경수 님도 그립습니다. 서로 어깨 토닥이며 나아가는 모습에 힘찬 박수를 보내며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글_이영선 희망리포터 (분당정토회 경기광주법당)
편집_임도영 ( 광주전라지부 )

전체댓글 10

0/200

김종근

일체유심소조

2020-03-31 07:35:02

윤충현

여섯 분의 졸업수기를 읽어보니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을 느낌니다. 사람사는 세상은 거기서 거기인 듯합니다. 깨달음의 시간은 더 빠르고 늦은 시차는 있을 수 있지만 꾸준히 행하는 수행자의 삶에는 모두가 닥아올 깨우침이라 생각됩니다. 함께하는 경전반의 공부를 열심히 하여 경전반 졸업수기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오길 기대합니다._()_

2020-03-30 17:14:28

이옥희

잘났거나 못났거나 누구나 사연 하나쯤은 있는듯 합니다 지도법사님 만나 모두 행복해지셨다하니
참 좋아보이십니다
저 또한 삶에 방황하다 스승님 만나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삶을 조금씩 느끼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복 많으신분들이 정토회를 만나는것 같습니다

2020-03-29 23:05:16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경기광주법당’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