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종로법당
종로법당 도반들의 도전! 만배정진

서대문 정토회 도반들이 지난 1차 만일 결사 중 9차 천일결사를 마감하고, 10차 년도를 새롭게 준비하는 마음으로 만배정진에 도전했습니다.

만배 도전, 종로법당에서도 꼭 해보리라

만배정진 참가자 회향식, 제향 법사(가운데)님과 함께
▲ 만배정진 참가자 회향식, 제향 법사(가운데)님과 함께

서대문 정토회 자원활동 팀장 조명이 님은 2019년 여름, ‘정토행자의 하루’ 기사에서 광주법당 도반들의 ‘만배정진 이야기’를 처음 접했습니다. 만배정진은 백일 출가를 앞 둔 경우에 하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막연히 동경해 왔는데, “종로법당에서도 꼭 한 번 해보리라” 원을 세웠습니다.

조명이 님은 법당 회의 발의부터 시작해 지부에 기획안을 올려 ‘만배정진’ 승인을 받고, 법사님 초청, 만배 준비 위원회 결성, 홍보물 준비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조명이 님의 발원은 종로법당 도반뿐만 아니라 더 많은 분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정토회 단위 행사로 확대되었습니다.

만배정진 안내 포스터
▲ 만배정진 안내 포스터

만배정진 도전자를 위한 안내
▲ 만배정진 도전자를 위한 안내

만배정진 바라지들을 위한 안내
▲ 만배정진 바라지들을 위한 안내

만배정진 참가 도반들이 편하게 정진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할 세세한 항목은 여러 차례의 토론을 통해 체크 리스트를 만든 후 안내하였습니다.

또, 만배정진 참가자들이 정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를 모집하기 위해 ‘바라지 신청’을 받았습니다. 또한 바라지들이 만배정진하는 이들을 잘 도울 수 있도록 ‘만배 바라지가 해야 할 일’ 필독을 권하고 그날을 기다렸습니다.

신청 인원을 가늠하기가 어려워 날짜별로 신청을 받았습니다. 정진 3일 동안 서대문 정토회뿐 아니라, 강남, 강북, 송파, 구로 법당 등 예상보다 많은 33명이 만배정진을 신청했습니다. 기쁘고 기대가 커졌습니다.

근육통에 바를 로션과 약품을 챙기고, 사탕과 초콜릿을 준비하였습니다. ‘묵언’ 글자, 만배 필독 안내, 물 주전자, 소금, 요구함, 한 줄 나누기, 만배 카드, 참가자 명단 등 만반의 태세를 점검하고 또 점검했습니다.

근육통애 바를 로션과약품 (왼쪽 위), 메모지(오른쪽 위), 사탕과 초콜릿 등 각종 단것들(아래)
▲ 근육통애 바를 로션과약품 (왼쪽 위), 메모지(오른쪽 위), 사탕과 초콜릿 등 각종 단것들(아래)

만배정진의 날이 밝았습니다.

만배정진 카드
▲ 만배정진 카드

2019년 12월 28일 토요일 아침, 제향 법사님께 만배정진을 위한 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 법사님께서는 일어나는 모든 분별에도 “그냥 하라” 하셨습니다. 3일 동안 만배정진의 열기는 종로 법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만배정진 입재,  만배정진 참가자들에게 법문을 해 주시는 제향 법사님
▲ 만배정진 입재, 만배정진 참가자들에게 법문을 해 주시는 제향 법사님

만배정진의 열기로 실내 창문에 맺힌 결로
▲ 만배정진의 열기로 실내 창문에 맺힌 결로

실제로 그 열기 때문에 법당에 결로 현상이 생겨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벽에 이슬이 송송 맺혀, 쌓아 둔 방석을 옮겨야 했습니다. 공양간에서 물 끓이고 먹을 것을 준비하던 바라지 분들이 계속 이 물기들을 닦아 냈습니다. 모두 온 힘을 다해 정성껏 절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나 정진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몸의 고통이 심해진 듯했습니다.

함께 한 3일 동안 다섯 명이 만배를 완성했습니다. 염주 100바퀴 (10800 배) 를 하신 조명이 님(종로법당), 김은정님 (종로법당), 만배를 한 장철수(강남법당), 정연수(서대문법당), 강난영님(강북법당) 입니다.

염주 100바퀴, 10800배를 한 조명이 님 (종로법당)
▲ 염주 100바퀴, 10800배를 한 조명이 님 (종로법당)

조명이(묘명심)님 : ‘몸의 중심을 잘 잡아야 아프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절을 빨리하는 것 보다 한 배 한 배 정성껏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편의 인생영화 같았던 지난 3일이었습니다. 첫 날은 멋모르고 신나서 내달리는 청년, 둘째 날은 고통과 치열하게 싸워가며 살아가는 중년, 셋째 날은 고통과도 친구 하며 순응하는 장년 같았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고 만배에 성공해서 뿌듯하고 함께 해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염주 100바퀴, 10800배를 한 김은정 님(종로법당)
▲ 염주 100바퀴, 10800배를 한 김은정 님(종로법당)

김은정(무애화)님 : ‘만배를 성공해서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만배 하는 과정이 우리의 삶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속도가 붙으면 신이 나서 가고 힘든 것도 인연 따라서 나아지겠구나 생각되어 이게 인생이구나 싶습니다. 삶에서 나에게 오는 어떤 인연도 그냥 받아들이면 다 경험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사님 말씀처럼 체화 된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잘 쓰일거라 생각합니다.

만배정진을 마친 장철수 님(강남법당)
▲ 만배정진을 마친 장철수 님(강남법당)

장철수 님 : ‘그냥 해본다는 마음으로 하라고 하시던 법사님 말씀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하루가 길게 느껴졌고 그동안 낭비하는 시간이 많았구나 알아차리게 됩니다. 만배 하는 동안 힘든 순간일 때 서원이 굳건 해지라고 마가 생기는 것 같고 지금 까지와는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도 일었습니다. 이런 자리를 누가 만들었을까 처음에 원망했다가 지금은 세상을 마주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습니다.’

만배정진을 마친 정영수 님(서대문 법당)
▲ 만배정진을 마친 정영수 님(서대문 법당)

정영수(향명심)님 : ‘옛날에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허리가 아팠는데 절 하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절 하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다 맞는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나이 먹어서 아픈 건 당연하다 생각하고 아프면 침 좀 맞으면 된다. 나는 절하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만배정진을 마친 강난영 님(강북법당)
▲ 만배정진을 마친 강난영 님(강북법당)

강난영(홍연화)님 : ‘인도 성지순례 때 만난 법사님께서 결혼하기 전에 만배를 하면 좋다는 말씀을 듣고 언젠가 해보리라 생각했는데 종로에서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이 기회라 생각하고 신청했습니다. 여러 생각이 일어날 줄 알았는데 아무 생각이 없어지고 그냥 하게 되었습니다. 업드리면 일어나고 일어나면 업드리고 그냥 하는 것의 깊은 뜻을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이번 도전에는 만배를 채우지 못 하신 분들도, 3일 동안의 용맹정진에서 깨닫은 것이 많았습니다.

첫째 날, 4천배를 하고 한의원까지 갔다 왔지만 결국 발의 통증 때문에 만배를 채우지 못 한 도반은 관절 통증에 만배 욕심을 내려 놓는 과정에서 늘 시비를 가리고 좋은 것만 하려하는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향 법사님께서 회향 법문을 해 주시면서, 만배 도전은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어, 무슨일을 마주하더라도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만배정진 바라지들의 풍경
▲ 만배정진 바라지들의 풍경

바라지에 참여하신 분들도 마음 나누기를 함께 했습니다. 혼자만의 긴 레이스를 시작한 분들이 마지막까지 정진에 집중하실 수 있도록 법당 바닥을 덥히고, 따듯한 물을 끓이고, 간단한 먹거리와 단 것들을 준비하고, 간간이 환기해서 쾌적한 환경이 되도록 정성을 다 한 바라지들입니다.

바라지 1: “저희가요! 정진하시는 분들이 오시기 전에 바닥을 미리 데우고 따뜻한 물도 충분히 준비하고 당 보충을 위한 사탕, 초콜릿, 과일 등 간단한 먹거리도 준비했어요.”

바라지 2: “쓰러지기 일보 직전 쉼을 위해 공양간으로 오시는 분들을 응원하고, 힘듦은 고스란히 내려 놓고 잠시 쉴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바라지 3: “밖은 추운데 법당은 정진의 열기로 후끈후끈, 그로 인해 법당 곳곳에 결로가 심해 여기저기서 물이 뚝뚝 떨어졌어요. 천장도 닦고, 바닥도 닦고 공양간 벽면도 닦고 쾌적하게 정진하실 수 있도록 중간중간 환기도 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도 만배 도전을 꼭 해보고 싶어요.”

법당 뒤에서 든든히 자리를 지켜 앉아 있는 바라지들의 모습이 말없는 응원으로 느껴져 울컥 했다는 만배 참가자의 소감을 듣고 잘 쓰인 거 같아 흐뭇하다는 나누기도 있었습니다.


함께 도전했기에 서로에게 힘이 되었던 이심전심 묵언의 시간이었습니다. 조명이 님의 발원 대로 ‘무아’를 온 몸으로 체득하는 시간, 새로운 나를 만나는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글_이경은 희망리포터(서대문 정토회 종로법당)
편집_권지연 (서울제주지부)

전체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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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심

대단하시네요.힘이생기네요

2020-02-02 08:44:06

묘명심 조명이

백일출가는 가고싶은데 못가는 상황에서 동경만하다가 광주법당 만배도전기를 보고 법당에서도 가능한것을 알고 어찌나 기뻤는지요~ 3일을 오롯이 집중해보니 너~무 좋았습니다. 다른분들도 꼭 도전해보시길 강력 추천드립니다. 뭐든 많은 경험을 해보면 그속에서 느껴지는것이 참 많은것 같습니다. 해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수없죠ㅎㅎ; 그 와중에 함께하는 도반은 최고^^

2020-02-01 00:06:38

무애화 김은정

백일출가 정도는 가줘야 하는거로 알고 있었던 만배정진...
만배라는 막연한 궁금함으로 시작된 3일간의 여정..
정토법당에서도 만배정진이 가능함을 열어준 광주법당 도반님들과
열정과 궁금함으로 똘똘 뭉친 묘명심 보살님의 제안으로 종로법당에서 만배정진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마음 모아주신 종로법당 도반님들 감사합니다.

2020-01-30 0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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