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실천

통일
봄비와 함께한 <좋은벗들> 나들이

새터민이란? 로운 전에서 삶을 시작하는 사람입니다. 새터민은 구호 대상자가 아니라 ‘좋은벗들’입니다. 윗동네 ‘좋은 벗’과 아랫동네 ‘좋은 벗’이 함께한 <좋은벗들>의 봄나들이 이야기! 함께 따라가 볼까요?

<좋은벗들>에서는 매년, 계절 좋은 봄에는 새터민과 나들이를, 가을에는 ‘통일체육축전’이라는 큰 행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부산울산 좋은벗들’에서는 한국전쟁 기간 동안 대한민국 임시수도 청사로 쓰였던 현재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을 시작으로 하여, 송도케이블카 체험, 6·25전쟁 때 피난민들의 정착으로 형성된 감천문화마을을 둘러보기로 하였습니다. 6·25전쟁에 대한 이해와 새터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뜻깊은 나들이가 될 것 같습니다.

새터민 89명과 부산울산 봉사자 36명, 모두 125명이 선발대를 제외하고 3대의 버스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그중에는 엄마 등에 업힌 아기부터 초등학생까지 어린이 새터민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버스 안에서는 하루 일정을 소개하고,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온다는 예보에 함께하지 못한 분들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비록 날씨는 흐렸지만 덥지도 않고 이동하며 다니기에는 좋은 날씨였습니다.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등록문화재 제41호 | 1925년)
▲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등록문화재 제41호 | 1925년)

박물관에 도착 후 내부에 들어가기에 앞서 역사 선생님이었던 봉사자 양춘자 님이 1925년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도청소재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우리의 공통관심사이며 다가오는 6월의 의미도 있기에 오늘의 방문지를 선정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석당박물관은 1959년 11월에 개관한 부산 최초의 박물관으로 부산에서 가장 많은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장품의 수준과 가치 또한 매우 뛰어납니다. 2009년에는 부산임시수도정부청사 건물로 박물관을 이전하여, 지역민들에게 친화적인 문화기반시설이자 평생교육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합니다.

둘러보는 내내 한결같이 “너무 좋다~ 개인적으로 들어올 수 있나? 천천히 둘러보면 참 좋겠다.”라고 하는 관람평이 많았으니 여러분들도 시간을 내서 한 번쯤 방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3,000여점이나 되는 진귀한 유물들과 문화재들을 이토록 잘 보존시키며 관리하고 있음에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박물관 곳곳에 있는 가슴 뭉클뭉클한 역사적 사실들에 참으로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단지(斷指)한 안중근 의사 손바닥의 실제 크기를 재현한 모형
▲ 단지(斷指)한 안중근 의사 손바닥의 실제 크기를 재현한 모형

정토회별로 이루어지는 투어라 시간대별로 움직였습니다. 박물관 견학을 마친 정토회는 다음 행선지인 송도로 출발하였습니다.

송도 스카이워크에서
▲ 송도 스카이워크에서

케이블카를 타기 전에 스카이워크를 산책하였습니다. 바다 위로 난 다리 위의 산책길은 바다 밑을 볼 수 있도록 군데군데 투명한 재질의 바닥과 뚫려 있는 부분이 섞여 있었습니다. 고소 공포증이 있는 리포터는 조금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좋은 벗님들은 수학여행 온 여고생들처럼 쿵짝짝, 짝짝쿵, 히히호호 굉장히 즐거워 보였습니다. 송도케이블카를 체험하면서 부산의 아름다운 경관을 체험하고 자연 속에서 서로 친근해지며 삶의 활력을 제공하는 기회를 가져보기로 한 이번 나들이의 취지에 딱!! 맞는 거 맞지요?!

케이블카 탑승~ 이런! 케이블카 바닥도 투명으로 되어있습니다. 물론 아닌 것도 있습니다. 사진으로 그 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좋은 벗님들도 연신 휴대전화를 꺼내어 아름다운 풍경들을 담기에 바빴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와 점심시간 전까지 자유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봉사자들과 팀별로 움직이며 스카이 전망대에서 포토타임을 가졌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 같아 봉사자들 마음은 애가 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전날(토요일)에는 하루 종일 비가 왔었습니다. 그래서 비옷이며 우산이며 준비는 하였지만, 그래도 소풍이니 이왕이면 해님이 나와 주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다행히 점심시간에 비가 오지 않았고, 좋은 데크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을 하나둘 꺼내놓으니 완전 만찬이었습니다. 또 꿀맛이네요. 봉사자분들이 각 법당에서 알게 모르게 보시하신 분들의 도움으로 과일, 야채, 간식을 준비해 오셔서 넉넉히 나눠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맛있는 점심시간 후 곧 있을 장기자랑을 위해서 자리를 만들고, 마이크를 세팅합니다.

송해 선생님 못지않은 즉석 사회자님의 “나와 주세요!” 말과 동시에 주춤하지 않고 바로 정토회별 대표들의 노래자랑이 시작되었습니다.

▹ 유아부 대표 가수의 ‘곰 세 마리’
▹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 8살이 부릅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 누가 가수를 초대했나요? ‘바위섬’
▹ 예비아이돌 소녀의 발라드 송 ‘신용재’
▹ 윗동네 대표곡 ‘꽃사슴’과 ‘천년지기’, ‘목동가’, ‘사랑의 미로’
▹ 마지막은 노사연 님의 ‘만남’으로 마무리

완전 끼쟁이, 흥부자 좋은 벗님들이었습니다. 봉사자들도 어깨가 등실등실, 엉덩이가 씰룩쌜룩할 정도로 후끈한 장기자랑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두 손을 맞잡고 부르는 ‘만남’을 노래할 때는 감동이었습니다.

다음 행선지에 대한 봉사자의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감천문화마을은 6·25 때 피난민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마을입니다. 영화 속에서만 보고, 들었던 흥남부두, 부산항, 판잣집, 이산가족, 영도다리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서 봉사자는 피난민들의 애환을 잘 설명해 주었습니다. 두 번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의 아픔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천문화마을로 향하는 20여분 동안 비가 두둑두둑 차창을 두드렸습니다. 그래도 일정이 거의 마칠 시간에 내리기 시작한 비라 '그나마 다행이다, 이만하면 되었다' 하였습니다. 도착 후 만남의 장소를 알려드린 뒤 문화마을 자유투어 시간이 주어졌고, 각자 우산을 들고 비옷을 입고 이곳저곳을 구경하였습니다. 비는 왔지만 봄이라 그다지 춥지도 않고 운치도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본 감천마을
▲ 위에서 내려다 본 감천마을

사이숲 활동 중인 아이들
▲ 사이숲 활동 중인 아이들

비가 오니 가뭄에 도움이 되어서 좋고, 덥지 않으니 좋고, 운치 있어 좋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날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벗님들과 함께해서 더 좋은 날이었습니다.

돌아오는 차량에서는 봉사자들의 보시로 이루어진 스카프와 양말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하나하나 끈으로 묶어 포장한 양말을 보고 훈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날씨가 흐려서 계획했던 많은 분들이 함께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지만, 9월에 있을 ‘통일체육축전’에서 곧 만나자 기약을 하였습니다. 가을하늘만큼 넓고 풍성한 잔치에서 곧 만나길 기대해 봅니다.

감천문화마을에서
▲ 감천문화마을에서


나들이 차량에서 9살 어린이에게 옆에 앉아있는 어린 동생은 누구냐 물었습니다. 사촌 동생이라고 답합니다. 알고 보니 친동생도, 사촌 동생도 아니었습니다. 그 아이의 마음과 눈에는 그렇게 이웃사촌같이 보였나 봅니다. 우리 어른들도 한 민족임을, 한 가족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글_정지혜 희망리포터(해운대정토회 반여법당)
사진_정지혜 희망리포터(해운대정토회 반여법당)
편집_방현주(부산울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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