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실천

환경
제2차 프랑크푸르트 정토법회 나비장터
함께해서 더욱 따뜻한 겨울

11월 첫째 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나눠 쓰고 비워내는 삶을 실천하는 나비장터가 열렸습니다. 가톨릭 재단의 카리타스 회관에서 수행법회 후 열린 나비장터는 지난 초파일 1차에 이어 2차라고 합니다. 프랑크푸르트 도반들이 어떤 물건을 나누고 비웠는지, 살짝 엿볼까요?

진열대에는 한 분 한 분이 마음을 내어 보시한 물품들이 가득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참가자 한 분이 전기 마사지 매트, 채소 과일 건조기, 와인 잔 등을 보시해 주셔서 보시 물품 구성이 한층 풍성해졌습니다.
이 밖에도 자전거, 가전제품, 정성이 듬뿍 담긴 직접 만든 향초, 의류, 장난감, 아기 옷, 한국어로 된 책 등이 다양하게 진열대를 꾸미고 있었고, 포장도 채 뜯지 않은 새 물건들은 선물로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다과로 보시 된 맛있는 과카몰레와 토마토 살사를 곁들인 토르티야 칩을 맛보며 참가자들은 서로 용품의 용도를 묻고 사용법을 알아가면서 소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기적으로 법회에 참석하시는 분들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2년 유학을 하며 불교를 접한 독일 여대생도 찾아와 모두가 반가워했습니다.

불교대학생들의 기여로 더욱 큰 성과를 낸 프랑크푸르트 제2차 나비장터
▲ 불교대학생들의 기여로 더욱 큰 성과를 낸 프랑크푸르트 제2차 나비장터

나누고 비우는 의미

나누고 비우는 자리인 만큼, 참석자들은 물건 하나 집을 때도 한 번 더 고민하며 아껴 쓰고 나눠 쓰는 의미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이로써 보시된 물품들은 원래 있던 곳에서는 그 쓰임을 다했지만 버려지지 않고 또 다른 분께 요긴하게 쓰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올해 프랑크푸르트 불교대학 입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덕분에 진열된 물건들이 거의 비워지면서 1차 나비장터보다 세 배 이상의 보시금을 모으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이번 나비장터 준비를 위해 가장 애쓰신 프랑크푸르트 사회활동 담당 오영주님께 소감을 여쭈었습니다. 오영주 님은 사회활동 담당을 맡기 이전에는 공양을 담당하여 맛있는 반찬으로 공양 시간을 풍요롭게 해주었다고 합니다. 소임이 바뀌고 나비장터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그만큼 느낀 바도 크고 많이 배우셨다고 합니다.

빈 그릇을 몸소 실천하는 프랑크푸르트 법회(윗줄 왼쪽에서 두번째 오영주 님)
▲ 빈 그릇을 몸소 실천하는 프랑크푸르트 법회(윗줄 왼쪽에서 두번째 오영주 님)

비우는 만큼 커지는 기쁨

오영주 님: 프랑크푸르트정토회에서는 이번이 두 번째 나비장터이지만 저는 1차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게는 처음이나 마찬가지였거든요. 그래서 이번 행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사실 막막했어요. 제가 미국에 살 때는 벼룩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어서 이사할 때 창고세일도 해보고 자릿세를 내는 벼룩시장을 해본 경험도 있었지만, 이곳에서 나비장터를 준비하려니 쉽지가 않더라고요. 무엇보다도 나비장터 지침이라던가 이런저런 정보들을 간추려 안내 문자를 보내고 소통을 해야 하는 게 제겐 너무 어렵게 느껴졌는데 마침 신재숙 총무님이 도와주셔서 배우면서 무사히 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보시 물품을 준비하느라 집 대청소를 하면서 비우는 만큼 커지는 기쁨도 느낄 수 있었어요. 또 앞으로는 환경을 생각해 그동안 습관적으로 해왔던 충동 구매도 자제해야겠다는 다짐도 섰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좀 더 대외적으로 홍보가 잘 되어서 유학생이나 단기 거주자분들 같은 다양한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있었더라면 하는 점이에요. 그래서 참여한 모두가 좋은 물건을 각자의 필요에 따라 만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나누고 비우는 아름다움을 실천하는 나비 장터가 더욱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비장터 이모저모
▲ 나비장터 이모저모

이번 나비장터에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와 함께 법당에 출석한 아기 로자와 엄마 박향숙 님도 참석했는데요, 로자가 어느새 행복한 아기로 부쩍 자란 모습을 보며 모두가 행복한 미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박향숙 님께 프랑크푸르트 나비장터에 두 번 모두 참여한 소감을 여쭈었더니 여러 분들께 감사한 일들이 많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많이 받고 기부도 할 수 있는 1석2조의 시간

박향숙 님: 안녕하세요. 저는 프랑크푸르트법당의 로자 엄마, 박향숙입니다. 우리 로자는 법당에만 가면 순한 양이 되어서 울지도 않고 방실방실 행복한 아가입니다. 아마도 뱃속에서부터 들은 목탁 소리와 여러 보살님들이 주신 좋은 기운의 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첫 번째 나비장터에 참여했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역시 나누고 비워주신 보살님들 덕분에 저는 아기 옷 한가득과 여러 용품을 얻게 되었습니다.
저도 여러 보살님들처럼 나누고 비워서 요즘 추세인 무소유와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싶지만, 아기가 어려 집에서 화장실조차 가기 힘든 제게 물건 정리는 아직 먼 나라 얘기인 듯합니다.(웃음)
하지만 하루하루 쑥쑥 커가는 우리 아기 덕분에 매번 나비장터에 참여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어차피 저와 아기에게는 필요한 물건들이라 이 기회로 저는 많이 받고 또 감사하게 기부도 할 수 있는 1석2조의 시간이었지요. 나중에 아기가 좀 더 크면 저도 나누고 비우는 이 아름다운 삶에 동참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박향숙 님과 로자
▲ 박향숙 님과 로자

파리에 거주하는 희망리포터 본인은 직접 프랑크푸르트 나비장터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상세한 과정과 소감들을 전해 들으니 참 따뜻하고 풍성한 시간이었음이 느껴졌습니다.
각자는 비우면서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고, 기부금도 모으는 이 유익한 나비장터를 위해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이번 2차 나비장터가 밑거름이 되어 다음에는 더욱 성장해 있을 프랑크푸르트 제3차 나비장터를 응원합니다!

글_김경진 희망리포터 (파리법회)
편집_박승희 (해외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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