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실천

환경
2018 활동가 환경 워크숍에서 무슨 일이?
우리들의 의식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준 환경실천 이야기 광장

“오늘은 음료수 안 주시나요?”
“네!!! 전체 공지 안 읽어보셨어요? 이번 주 월요일부터 법당에 있는 컵은 외부 방문객에게만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음료수가 필요하신 분은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수요법회를 마치고 당연히 음료수가 나올 줄 알았던 거사님은 당황스러웠습니다. 2018년 1월 14일 인천경기서부 활동가 환경 워크숍이 있고 난 다음부터 발생한 일입니다. 인천경기서부지부 환경워크숍에서 받은 에너지가 대단들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하나같이 빼놓기 어려운 귀한 이야기들을 간추려 전해드립니다.

5개 법당의 환경실천 사례발표... 많은 영감을 주는 흥미진진한 시간이었어요

오전 10시부터 부천법당에 모인 15개 법당 소속 활동가 45명은 5개 법당의 환경실천 사례발표를 매우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었습니다.
17개 많은 법당 중에서 음식물쓰레기 배출 zero를 실천하고 있는 법당들이 사례발표를 준비해왔습니다. 법당별 사례들이 왜 이리 마음에 와닿을까요? 네이버 지식검색에 나오는 것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실생활에서 부딪히면서 경험한 생생하고 따끈따근한 이야기들, 바로 내가 고민해오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매모임마다 기록하는 일지 양식 - 부천법당

부천법당에서 돋보이는 것은 매모임마다 기록해야 하는 “일지 양식”이었습니다. 인경지부의 많은 행사와 회의가 열리는 부천법당은 수업이나 법회뿐만이 아니라, 모임마다 끝나면 [청소, 소등, 인원, 음식물 쓰레기양, 음식물 쓰레기 처리방식, 담당자명...]등을 기록해야 합니다. 계속된 공지를 통해서 지금은 이것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법당관리 및 법당 출입 인원과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조사가 동시에 수월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 ‘개인 컵을 안 가져와 법당 컵을 쓸 경우 돼지저금통에 환경부담금 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7번의 나눔장터 - 광명법당

광명법당은 총 7회 나눔 장터를 열었습니다. 시와 연계하여 지역민들이 참여하는 녹색장터를 5회 열었으며, 광명법당에서만 진행하는 나비장터를 2회 열었습니다. 쉽지 않은 장터를 7회나 열어 아나바다의 마인드를 확산해온 실천이 놀라웠습니다.

좁은 공간 야채상자, 식탁 입 닦는 수건과 면생리대 붐 - 안양법당

안양법당은 텃밭이 없는데도 응달의 발코니를 이용해 야채상자를 만들어 퇴비를 이용하여 야채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귤이나 오렌지 껍질 등은 지렁이에게 안 좋아 바짝 말려서 일반쓰레기로 배출하고, 땅이 얼었을 때도 땅 위에 소량의 음식물쓰레기를 널어 자연 퇴비화를 시켜 어떻게든 배출zero가 되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습니다. 또, 화장지 대신 ‘식탁에 입 닦는 수건’을 만들어 법당에서 판매도 하고, 면 생리대와 함께 적극적으로 권장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수행법회, 불교대학, 경전반 교실마다 월 2회 환경공지 - 일산법당

일산법당은 환경담당이 법회 뿐만 아니라, 불교대학 경전반에서도 각각 한 달에 2회 환경 공지를 하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쓰레기 분석자료와 법당 환경집중실천과제 등에 대해 공지하고 있고, 각 교실에서 공지하기 어려워할 경우, 환경담당이 직접 교실에 가서 공지하고 있는 점이 돋보입니다. ‘그릇 닦아먹기’라는 집중실천과제와 더불어, 사람들에게 꾸준한 자극을 줘 온 것이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이 현격히 줄어든 비결인 것 같습니다. 퇴비함 관리를 위해, 퇴비함마다 ‘완료된 퇴비함’인지 ‘진행 중인 퇴비함’인지 표시하고, 교실마다 음식물쓰레기 배출 담당을 세워서, 퇴비함에 넣을 때마다 실명과 쓰레기양 등을 기록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공지와 눈에 보이는 일지 양식을 통해 기록이 자동화되고 있어 관리가 용이하게 하고 있습니다.
위 네 곳, 부천, 광명, 안양, 일산법당은 모두 지렁이 퇴비함과 EM 퇴비함 등 퇴비함과 크고 작은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매월 내 마음의 푸른 마당, 분기별 자투리 파티, 물건 다이어트 나눔터 - 강화법당

강화법당은 매월 ‘내 마음의 푸른 마당’을 하고 있습니다. 환경 영상을 보고, 쓰레기 성상조사를 함께 하며, 법당환경실천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의 환경실천에 대해서 나누기합니다. ‘내 마음의 푸른마당’에서 분기별로 한 번씩(연 4회)은 자투리파티를 엽니다. 자투리 파티는 법당 냉장고의 남은 반찬과 집 냉장고의 남은 반찬 및 자투리 재료를 이용하여 반찬을 만들어와 나누어 먹는 것입니다. 2016년 [하나뿐인 지구-자투리파티]라는 영상을 보고 나서부터 시작된 이 파티는 참으로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효과를 낳고 있었습니다. “천덕꾸러기가 될 뻔했으나 구관이 명관이더라, 묵은지 찜” 같은 이름을 붙여 만들어온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가랑비에 옷 젖듯 모든 면에서 에코붓다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법당에 오면 모든 일을 정성스럽게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자투리 식재료가 솜씨를 만나면서 혀끝을 황홀하게 만든다’, ‘자투리 파티를 보며 법당에서 함께 뭔가 해보고 싶었다.’ ‘ 냉장고가 꽉 차 있으면 찾기 힘들고 마음이 답답했는데, 비워지니 시원하다.’...
또, 내 마음의 푸른 마당에서 분기별로 한 번씩은 ‘물건 다이어트 나눔터’를 진행하여 도반들끼리 아나바다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한편, 설거지한 남은 물을 화장실에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싱크대 아래 중수통을 두는 등, 동선을 따라 설비를 해놓으니, 자동으로 중수이용이 실천되고 있다고 하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한편, 위 다섯 법당 모두 쓰레기 분석 자료 등을 주례회의에서 잘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워크숍에 참여한 도반들은 이 사례발표가 모두 흥미진진했으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후 인천경기서부지부 환경팀에서 만든 인경지부 17개 법당의 환경실천사례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우리들의 이야기가 나오니 다른 영상보다 훨씬 재미있습니다.

이어 행정처 사회활동팀 김희선 님이 12가지 환경실천과제와 2018년 환경사업계획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빵 비닐을 벗겨 법당에 들고 들어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법당만 깨끗하고 법당 밖은 쓰레기로 뒤덥혀도 되는가?... 이는 이렇게 해서라도 비닐에 대해 깨어있게 하기 위함이다. 이 실천을 하다 보면 차차로, 비닐에 쌓여 있는 기호식품은 사지 않는 실천으로 이행될 것이다.’ 등 12가지 환경실천과제와 관련하여, 중요한 사항들을 잘 알려주었습니다.
이어 아름다운 공양 페스티벌. 무슨 시간이냐고요? 점심 공양 시간입니다. 삼삼오오 모여 각자가 싸 온 음식을 나누어 먹습니다. 그리고 강화 임영미 님과 안산의 도반님이 해온 자투리 음식을 두루 구경하며 나누어 먹었습니다.


자투리 음식을 나눠 먹었어요 - 묵은지 김치찜, 버려질뻔 한 고구마 자투리로 만든 고구마묵
▲ 자투리 음식을 나눠 먹었어요 - 묵은지 김치찜, 버려질뻔 한 고구마 자투리로 만든 고구마묵

모둠 토론과 모둠 발표 - 환경실천을 품격있고 매력적으로!!

1시부터 다섯 모듬으로 나누어져서 토론하였습니다. 토론과제는 총 3가지로, ‘나와 법당의 환경실천현황 나누기’, ‘애로사항과 과제’ ‘과제 해결 방법’이었습니다.
95분 토론 후에 전체 모둠별 발표에서 인상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소비를 줄이면,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다. 우리의 환경실천이 (후배들에게) 품격 있고, 매력적으로 보여야 한다. 환경담당자가 외롭지 않게 하자. 주례회의에서 함께 공유하고, 쓰레기 성상조사를 혼자 하지 않고, 함께 하자. 환경실천은 지속적인 자극이 필요하다. 법당 쓰레기 제로(환경실천)의 기본은 기록이다! 각 교실마다 환경담당자를 세워야겠다. 12가지 환경실천과제를 웹자보 형태로 널리 자주 공유해야겠다. 불교대학 입학식에서부터 처음부터 학생들에게 환경실천을 안내해야 한다. 처음부터 의식을 잘 심어주는 게 제일 효과적이다. 격주에 한 번 정도는 각 교실에서 환경 영상을 보면 좋겠다. 법당에서 생태기행이나 환경교육을 조금 더 해야겠다..’


에코붓다 국장님의 정리 말씀 - 쓰레기 제로운동을 왜 할까요?

이어서 에코붓다 현희련 국장님이 정리 말씀을 하시면서 오늘 워크숍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문답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막힘없이 시원하게 뚫어주셨습니다. 1999년부터 쓰레기 제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100가지 환경실천을 실험해보고 다시 30가지로 실천해보고 다시 12가지를 최종적으로 선정했다고 합니다. 대중적인 환경실천과제를 정하고 목표를 세웠다고 합니다. ‘청정삶터를 위한 12가지 환경 실천’이 나오게 된 배경입니다.
‘법회 외 전등을 켜지 않아서 법당이 너무 어둡습니다. 법당에 사람이 있을 때 불을 켜고 환하게 맞이하고자 하는데 어떤지요?’라는 질문에 국장님은 중도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원칙은 가지되 지혜를 발휘하는 게 좋겠다. 공동이 지키기로 한 원칙을 어기면 질서가 무너지지만, 원칙만 너무 고수하면 운영이 안 된다. 운영의 묘미가 필요하다. 예외사항 등을 공론화시키고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여름철 법당의 온도는 28도를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중 법회 때는 온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쓰레기 제로 운동을 왜 할까요?’라는 국장님의 질문에 섣불리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무조건 쓰레기가 제로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깔려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쓰레기 제로 운동의 취지는 대안적인 생활을 하자는 것. 최대한 생태적인 방식으로 살아보자는 것이라고 합니다. 쓰레기를 대량으로 모아서, 한 공간에서 다량으로 처리하니 환경오염 문제와 처리비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발생원에서 발생량을 줄이고 처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문경 수련원 갈 때 도시락을 싸 오는 것도 쓰레기를 한곳에서 대량 발생시키지 않고, 발생원에서 쓰레기를 처리해보자는 것이라고 합니다.
모듬토론에 들어가서 들었던 인상적인 사례들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기를 실천하다 보니 커피 마시는 것도 줄었다고 합니다. 환경 운동을 실천했을 뿐인데 입에 끄달리던 욕구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굳이 마셔야 하나?’하고요.
활동가가 처음부터 환경실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불교대학에 입학한 사람들에게 ‘정토법당에서는 1회 용품은 안된다, 개인 텀블러를 준비하라’고 하면 처음에는 저항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법당에서는 당연히 1회 용품은 안되고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변화의 시작은 자신에 대한 자각입니다. 일상에서 얼마나 깨어있느냐가 환경 운동의 시작입니다. 비닐이 아닌 종이 쇼핑백이면 좋은가요? 좋다고 할 수 없지요. 종이 쇼핑백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 노고와 환경부담이 있는가요? 우리는 끊임없이 대안을 고민해보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품위 있게 엣지 있게 지속적으로 밀고 나갑시다!

미진함으로 남아 있던 많은 번뇌와 고민이 해결되고, 여러 가지 팁과 에너지를 얻고, 하나씩 해보면 되겠다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는 인천경기서부 도반님들... 앞으로는 어떤 사례로 만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글_ 고영훈 희망리포터 (일산정토회 일산법당), 한명수(인천경기서부 환경담당)
편집_한명수(인천경기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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