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밴쿠버법당
행복한 농부들의 풍성한 가을걷이!

수려한 자연이 아름다운 밴쿠버는 러시아의 극동지역 하바롭스크보다도 위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우기인 가을과 겨울에는 해가 빨리 지고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가 감돕니다. 그런 회색빛 분위기를 법등으로 환히 밝히며 이번 가을, 26명의 불교대학 신입생을 모집한 이야기가 이곳 밴쿠버에서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과 자유를 위해 불법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고 거두는 밴쿠버의 행복한 농부들 이야기, 들려드립니다.

워터스프라이트 호수 (밴쿠버 근교에는 웅장한 산세의 봉우리들과 아름다운 옥빛 호수들도 곳곳에 있습니다)
▲ 워터스프라이트 호수 (밴쿠버 근교에는 웅장한 산세의 봉우리들과 아름다운 옥빛 호수들도 곳곳에 있습니다)

밴쿠버 다운타운의 코울하버 가을풍경
▲ 밴쿠버 다운타운의 코울하버 가을풍경

오늘은 법당총무이며 불교대학 홍보 총괄을 맡아 진두지휘한 최내영 님과 밴쿠버 여러 도반의 마음나누기를 모아 보았습니다. 이번 홍보 활동을 하면서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 일을 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그리고 도반들을 위해 귀띔해 줄 도움말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물었습니다.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최내영 님(밴쿠버법당 총무)

저는 이번 가을 불교대학 신입생을 모집하는 홍보 총괄 소임을 맡았습니다. 포스터를 부착하고, 강연 후 참가자들에게 개별문자를 보내는 일을 했습니다. 가을 불교대학이 지도법사님의 밴쿠버 강연(9월 4일) 바로 다음에 있었기에 강연과 불교대학 홍보를 함께 기획했습니다. 강연을 한 달 앞두고 밴쿠버 한인의 날 행사(8월 3일)에서 강연과 불교대학, 정토회를 알리는 것을 시작으로 이후 한 달 동안 집중 홍보 기간으로 삼았습니다. 포스터와 전단지 부착, 인터넷 카페와 지역신문에 광고하기, 페이스북과 개인 메신저를 통한 지인 홍보, 불교대학과 경전반 졸업생, 그리고 그동안 강연장을 찾았던 사람들에게 이메일과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 결과 가을 불교대학 입학식에 무려 30명이 참여하고, 그 중 26명이 입학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저희 밴쿠버법당이 거둔 큰 성과를 기존의 홍보 방법들과 차별되되 공유하고 싶은 것 위주로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한인의 날 행사 홍보부스 (왼쪽부터 최내영 님, 김보경 님, 최정림 님)
▲ 한인의 날 행사 홍보부스 (왼쪽부터 최내영 님, 김보경 님, 최정림 님)

도움방안 1. 많은 양의 포스터 홍보

첫 번째는 많은 양의 포스터입니다. 즉문즉설은 2,100장, 불교대학은 1,000장의 전단지와 포스터를 준비했습니다. ‘밴쿠버에 사는 한인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볼 수 있도록 곳곳에 부착하자!’라는 마음으로 홍보를 했습니다. 대학가, 한인 상가와 마켓, 다운타운의 거리 등 같은 장소를 여러 번 다시 방문해 떨어진 곳은 다시 붙이고, 전단지는 다시 가져다 놓았습니다. 이번 강연과 불교대학 모집에 포스터로 온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포스터 홍보의 위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포스터는 장소에 따라 혼자 하기 어려운 곳이 있는데 요청할 때마다 흔쾌히 몇 번이고 나와주신 밴쿠버 도반들과 아이들, 특히 나나이모 섬에서부터 아이와 함께 오셔서 포스터 부착에 참여해주신 혜성 도반님을 비롯해 함께해주신 모든 도반님들 참 고맙습니다. 그 정성과 원이 고스란히 담겨 좋은 결실이 되었습니다.

2019 스님의 밴쿠버 강연
▲ 2019 스님의 밴쿠버 강연

스님과 함께한 밴쿠버의 봉사자들
▲ 스님과 함께한 밴쿠버의 봉사자들

도움방안 2. 강연 일주일 후 불교대학 입학식

두 번째는 강연을 마치고 일주일 후로 잡은 입학식입니다. 올 가을 정토불교대학 입학식은 9월 23일 이후입니다. 그러나 밴쿠버 법당의 입학식은 강연이 끝나고 일주일 후인 9월 12일 (평일반)과 15일 (주말반)으로 정했습니다. 모두 행사가 끝나고 행자대회까지 다녀오느라 쉴 틈이 없었지만, 강연 참가자들이 강연의 감동을 자신의 공부로 바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연참가자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가장 확실한 불교대학 관심자이기 때문입니다. 매해 강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강연이 계획되어 있는 지역에서는 이점을 고려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을 일요 불교대학 입학식 (앞줄 왼쪽 첫 번째 최내영 님, 세 번째 김선희 님, 둘째줄 오른쪽 끝 최정림 님, 마지막 줄 왼쪽 첫번째 박은선 님)
▲ 가을 일요 불교대학 입학식 (앞줄 왼쪽 첫 번째 최내영 님, 세 번째 김선희 님, 둘째줄 오른쪽 끝 최정림 님, 마지막 줄 왼쪽 첫번째 박은선 님)

도움방안 3. 강연 후 ‘애프터’ 불교대학 홍보 문자

세 번째는 강연 참가자들에게 보낸 ‘애프터’ 불교대학 홍보 문자입니다. 강연이 끝난 후, 그동안 수행법회에 이메일을 남겼거나 전화 문의한 사람들, 그리고 강연 참가자들 그 중 중복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약 330통의 불교대학 홍보 문자를 보냈습니다. 많은 도반이 여러 행사로 업무가 과중했고 강연 후 행자대회 참여, 연이어 있는 입학식으로 문자를 나누어 보내는 것이 부담되리라 생각해 혼자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강연 참가 자료 200여 장을 엑셀파일로 만들고 그 한 분 한 분에게 개별로 이메일을 쓰고 330여 통의 문자를 보내는 것은 혼자서 하기에 고단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 실제로 문자를 통해 입학식과 이후 법당에 오신 분들이 13~15명이나 되니 고단함은 오간 데 없어졌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인 줄 알아도 1년 공부를 마음먹기는 어렵습니다. 스님의 훌륭한 강연을 듣고 바로 발심으로 이어지는데 효과적이라 생각됩니다. 그동안 강연 없는 불교대학 홍보를 할 경우, 이메일로만 알렸는데 개별 문자로도 홍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성을 다한 행은 마음을 움직이고….

포스터를 한 장 한 장 붙일 때, 문자를 한 통 한 통 보낼 때 “밴쿠버의 괴롭고 힘든 사람, 고통받고 외로운 모든 이들 법당으로 오세요. 이곳에 걸림 없이 자유롭고 언제나 행복한 길이 있습니다.”라고 마음을 실어 정성을 다했습니다. 입학식 날 인사말을 했더니 입학생이 눈물을 보였는데, 나중에 제게 그런 마음이 본인에게 닿아 눈물이 나고 본인이 이런 분들의 정성으로 공부하게 되었음을 알았다며, 절실했던 자신에게 간절하고 소중한 기회였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제 마음이 절실했던 어느 분의 마음에 닿은 것 같아 참 뭉클했습니다.

입학생들의 입학 경로를 보면 포스터, 문자, 지인소개, 인터넷 카페, 페이스북, 신문 등 그 경로가 참 다양합니다. 돌이켜보면 그 다양한 경로로 전법을 해주셨던 밴쿠버 도반님들의 정성과 마음이 그대로 보입니다. 내가 법을 만나 행복해졌듯 괴로운 이들이 법을 만나 행복해지기를, 가벼워지기를 기원하는 모든 도반의 마음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밴쿠버 행복 명문 대학! 모두 행복 장학생이 되어 졸업하시길 간절히 발원합니다.

“저는 다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할 뿐입니다” 김선희 님(가을 일요 불교대학 담당)

저는 이번 홍보에서 거리에 포스터를 붙이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제가 붙이는 포스터를 보고 마음이 힘든 누군가가 진리의 말씀을 접하는 기회를 얻길 바랐습니다. 한번은 노래방 영업장에 들어가 직원에게 포스터를 붙여도 되는지 물었을 때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노래방에 들어간 후 나오지 않아 마냥 기다리며 난감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좋은 일을 한다는 자신이 있었기에 나를 숙이고 여러 영업장을 돌며 부탁을 할 수 있었고 그만큼 나의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들과 함께한 김선희 님의 다운타운 포스터 홍보
▲ 아들과 함께한 김선희 님의 다운타운 포스터 홍보

“소임이 참으로 복입니다” 김보경 님(페이스북&자원활동담당)

저는 2017년 9월, 스님의 밴쿠버 강연 즈음해서 처음 페이스북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페이스북의 ㅍ자도 모르던 터라 그저 홍보 포스터와 글만 올렸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 4주 전부터 페이스북의 부가기능을 활용하여 즉문즉설 홍보글, 강연 포스터, 그리고 해외 거주자들의 질문이 담긴 즉문즉설을 연속으로 올리면서 동시에 불교대학 포스터, 불교대학 안내글, 또한 즉문즉설만 보면 식상할 수 있으니 불교대학 홍보 영상을 사이에 배치했습니다.

스님 강연과 불교대학 홍보를 함께하니 효율적인 홍보를 할 수 있어 좋았지만 좀 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다양한 영상들이 부족해 매번 아쉬움이 남습니다. 더구나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면서 ‘이걸 몇 사람이나 볼까, 쓸데없는 데 공을 들이는 건 아닐까?’ 그런 번뇌가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페이스북을 보고 법당을 찾은 사람들을 볼 때면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합니다. 이번 역사적인 불교대학생 숫자를 보며 평소에 꾸준히 올리는 게시물들, 그리고 불교대학 홍보 기간 게시물을 보고 단 한 분이라도 법을 만나 행복해질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에 가슴이 설렜습니다. 소임이 정말 복입니다!

“이 모든 것이 도반들 덕분입니다” 최정림 님(불교대학담당)

저는 이번에 강연 실무총괄을 맡으며 자원봉사자 발대식, 불교대학/경전반 졸업식과 수계식, 그리고 하반기 입학식까지 준비해야 했기에 많은 행사를 앞두고 초기에는 겁을 먹었습니다. 다행히 일을 최대한 나누도록 만들어진 강연 준비 시스템과 열정적인 도반들 덕분으로 여러 행사를 잘 치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큰 행사인 불교대학 입학식을 앞두고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고 있을 때 다른 법당의 좋은 예를 잘 활용해 강연 전 홍보 전반을 지휘하며 직접 발로 뛰고, 강연 직후 방문객들에게 일일이 연락한 최내영 총무님 덕분에 불교대학 입학식에 많은 분이 방문했습니다. 이번에 많은 행사를 치르며 더러 힘에 부칠 때가 있었습니다. 결국 부처님 법을 세상에 알릴 때 자신의 업식을 어떻게 조절하고 넘어서느냐가 곧 지혜임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신입 불교대학생들도 함께 참여한 10월 14일, JTS모금 하이킹대회
▲ 신입 불교대학생들도 함께 참여한 10월 14일, JTS모금 하이킹대회

“단 한 분이라도!” 박은선 님(해외사무국 지원팀장)

저는 강연과 불교대학 포스터 홍보를 맡아, 주로 다운타운 중에서도 광역 밴쿠버에서 가장 큰 대학인 UBC에 포스터를 붙였습니다. 출퇴근길에 틈날 때마다 조금씩 붙이고, 일주일에 이틀 정도 시간을 더 내어 도반들과 짝을 지어 다니며 전체 지역을 붙였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라서 포스터를 붙인 지 두세 시간 만에 다른 포스터로 덮이는 경우가 많아 ‘이게 효과가 있을까?’ 잠시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비싸게 인쇄한 포스터가 오래 걸려있지 못하니 아까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비싼 유료광고를 할 수 없는 여건에서 ‘발로 뛸 수 있는 홍보는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다만 몇 분이라도 지나는 길에 포스터를 보시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습니다.

나중에 강연장에 오신 분 중 거리의 포스터를 보시고 온 분들이 많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반가웠습니다. 큰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단 한 분이라도 소중한 인연을 맺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성과를 거둔 것이라 여겼습니다. 포스터 붙이기는 혼자도 좋지만 둘이 함께할 때 속도도 나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간만에 만난 도반과의 데이트는 더없이 좋은 추억으로 간직될 ‘덤’입니다.


이번에 처음 희망리포터로서 도반들의 글을 모으며 도반들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에 감동하였습니다. 어느 도반의 말처럼 '소임이 참으로 복이구나!'를 몸소 느낍니다. 아름다운 가을, 행복을 일구는 밴쿠버 농부들의 뜨거운 전법 열기를 전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새로운 입학생들이 농부들의 바람처럼 조금 더 가볍고 행복해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글_장민용 희망리포터(밴쿠버법당)
편집_박승희 (해외지부)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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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지

정말 많이 배울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다음번에 불교대학 홍보할 때 밴쿠버 법당의 경험을통해 배운 것을 잘 활용하여 저도 잘 쓰이는 담당자가 되겠습니다.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_()_

2019-11-01 19:31:44

정진숙

이글을 읽으면서 밴쿠버법당 도반님들의 노고로 제가 불대에 입학하게 됨을 깨닫게 됩니다. 더운 날씨에 고생하신 도반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기회되면 열심히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봉사하겠습니다.

2019-10-29 08:12:30

세명

밴쿠버 불교대학 입학생 수가 경이적입니다. 도반님들의 노고가 느껴집니다. 존경스럽습니다.

2019-10-29 04: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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