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몬트리올법회
우리들의 약속, 잊지 않으셨죠? – 몬트리올 천일결사자 100일의 약속!

일 년에 여덟 달이 겨울이라는 몬트리올. 유난히도 겨울이 길어 겨울왕국이 계속될 것만 같았던 몬트리올에도 어느덧 따스한 봄바람이 붑니다. 오늘 전해드릴 소식은 몬트리올 법당에서 처음으로 시도해 본 ‘백일의 약속’ 모습과 어느덧 6차를 맞고 있는 몬트리올 법당의 독서토론 모임 이야기입니다.

백일의 약속

지난 2월, 몬트리올 법당에서는 처음으로 ‘백일의 약속’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백일의 약속’이란 100일마다 이루어지는 입재식 사이에 도반들이 법당에 모여 그날 하루는 각자 집에서 하던 수행 프로그램을 법당에서 함께 해보는 날을 말합니다.
지난겨울 유난히 눈도 많이 오고 혹한이 계속되어 날짜를 잡아놓고는 어쩔 수 없이 취소하기를 여러 번, 그러다 보니 걱정이 앞섰습니다. 과연 도반들이 많이 올까? 지루한 겨우내 혹시 외로운 수행에 지치진 않았을까? 하지만 곧 이 모든 것은 제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몬트리올 도반들은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이 법당으로 모여 주었고, 너도나도 앞장서서 모든 소임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습니다.

입재식 후 (왼쪽부터 노종숙 님, 조유정 님, 김정미 님, 송미숙 님)
▲ 입재식 후 (왼쪽부터 노종숙 님, 조유정 님, 김정미 님, 송미숙 님)

이미 큰마음을 낸 도반들이니 어찌 보니 당연한 이 날이 저는 새삼 감사했습니다. 준비되어있는 막강 몬트리올법회임을 실감하는 날이었습니다. 늘 함께 기도하고 함께 공부하고 함께 마음을 나누는, 그래서 도반이라 불리는 소중한 분들과 함께하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날 도반들은 기나긴 겨울을 무사히 지나온 기념으로(?) 함께 하는 수행과 다양한 여러 활동으로 활기를 되찾고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108배 정진 중
▲ 108배 정진 중

수행법문을 들은 후에 서로 일감을 나누어 천일결사 모둠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중 무엇보다 도반들과 함께 하는 108배는 특별했습니다. 집에서 아침마다 혼자 하는 108배도 나를 돌아보기에 좋지만, 옆에서 함께 땀 흘리고 함께 호흡하며 수행하는 이 시간은 언제나처럼 큰 감동을 줍니다. 고요한 가운데 법당 공기와 더불어 우리의 마음도 훈훈해지고 있었습니다.
2인1조로 나누어 법당의 주인으로서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간만에 몬트리올법당이 도반들의 웃음소리와 온기로 가득합니다. 폭설과 혹한으로 보낸 지난 몇 달이 순삭(?)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법당 청소를 하고 나니 도반들의 환한 얼굴로 벌써 법당 안에 봄이 가득합니다.

천일결사자 모듬활동 중 법당 대청소!
▲ 천일결사자 모듬활동 중 법당 대청소!

정토회 활동의 백미, 한 줄 나누기입니다.
홍은지 님: 천일결사 입재식과 회향식때만 보았던 도반님들을 중간에 뵙고 함께 108배도 하고 청소도 하니 참 즐거웠습니다.
배혜옥 님: 온라인상으로만 마음나누기 하다가 직접 얼굴 보고 마음나누기 하니 더 좋았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꼭 만나서 함께 108배 수행하고 마음나누기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유정 님: 형제보다, 아니 세상 누구보다 내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도반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노종숙 님: 처음 하는 백일의 약속 모둠 활동이었지만, 도반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행복해하는 모습에 힘을 얻었습니다. 저도 작은 힘이지만 누군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에 감사합니다.

100일의 약속, 모임을 마친 후 기념사진 (왼쪽부터 권남수 님, 홍은지 님, 조유정 님, 노종숙 님, 배혜옥 님, 송미숙 님)
▲ 100일의 약속, 모임을 마친 후 기념사진 (왼쪽부터 권남수 님, 홍은지 님, 조유정 님, 노종숙 님, 배혜옥 님, 송미숙 님)

몬트리올법회 독서모둠활동

다음은 어느덧 6회째를 맞이한 몬트리올법회의 독서모둠 활동 소식입니다.
지난 3월 말, 모처럼 따뜻한 날씨에 많은 도반이 함께한 가운데, 《인생수업》책으로 독서모둠 활동 시간을 가졌습니다. 도반들의 나누기로 그날의 분위기 전합니다.

송미숙 님: 좋은 일, 나쁜 일, 괴로움과 즐거움은 돌고 돕니다. 외적인 조건에 따라 움직이는 나의 마음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20대에 저는 정말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며 살았고, 30대에는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다 보니 내가 처한 상황을 의식해 마음의 변화를 참고 살았습니다. 40대에는 부처님 법을 만나서 수행하며 나에게 원인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으며 나를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지금의 저는 나이를 먹어서인지, 아니면 수행과 법을 만나서인지, 예전에 비해 한결 편안한 나를 보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외부의 환경에 내 마음을 맡기지 않도록 늘 깨어 있겠습니다.

노종숙 님: “일어난 일은 언제나 잘된 일이다’ 이 장을 읽으면서 과거 44년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기쁜 일보다는 힘들고 괴로웠던 일이 일어났을 때를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괴롭고 힘든 일을 요리조리 피해 가려고 할 때 마다 더 힘들고 괴롭게 다가왔었던 기억을 떠 올리며... 어떤 일이 나에게 주어지면 그걸 통해서 나에게 깨침을 주려고 했었다는 것을 지금에 되돌아 보면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그 일이 내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좋은 일도 될 수 있고, 나쁜 일이 될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것을 통해 내가 한 발짝 더 배움을 향해 간다는 것을 지금에 와서 더 알게 되는 거 같습니다. 나에게 일어난 힘들고 괴로운 일을 묵묵히 잘 헤쳐나가는 것이 나중에는 내 인생의 큰 자양분으로 남을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일어난 일 피하지 마라!
일어난 일 이리저리 요령 피우지 마라!
일어난 일 가볍게 받아들여라!
일어난 일 기쁘게 감사하게 받아들여라!
일어난 일 묵묵히 해나가라!

《인생수업》 진지하게 토론중입니다.
▲ 《인생수업》 진지하게 토론중입니다.

김희경 님: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내용보다는 익숙한 내용이어서 편안하게 읽었습니다. 옛날 시절에 얽매여 살기보다는 지금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겠습니다. 일어난 일은 내가 감당할 수 있기에 일어난 일입니다. 자꾸 지금의 나에게 집중하지 못하면 나중에 또 이처럼 옛날의 나를 보면서 후회하게 될 것 같습니다. 나이에 집착하는 나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시절에 못 해 본 것에 대한 집착이라 생각합니다

최윤정 님: 잘 나갔던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일어난 일은 언제나 잘된 일이다.
인생의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할 때!

윤지영 님: 도반님들과 마음나누기를 함께 하면서 제 마음을 다시 한번 볼 수 있었고,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힘들구나!’ 하는 것을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듯, 몬트리올 법당 도반들은 혹독했던 지난겨울을 지나며 다시금 단단해졌습니다. 봄에 밭을 갈아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비록 지금은 얼어 단단한 땅이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풍요로운 수확을 꿈꾸며 오늘도 이렇게 한 발 내딛습니다.

글_송미숙 (몬트리올법회)
편집_박승희 (해외지부)

전체댓글 6

0/200

무지랭이

응원합니다~^^

2019-05-16 14:21:52

보리안

겨울왕국에서 파릇파릇 싹트는
몬트리올법당 도반님들 응원합니다!

2019-04-28 21:46:47

세명화

함께여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먼 타지에서 이렇게 불법이 인연이 되어서 함께할 수 있어서 넘~ 기쁘네요^^

2019-04-22 20:36:45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몬트리올법회’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