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회가 유익하고 재미있어서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다닌 게 어느덧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되돌아보면 정토회 다니고 불법을 만나서 제 영혼이 아름다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토회를 만나기 이전에는 앞만 보고 돈만 벌며 가정사에 매몰되어 있었습니다. 나만의 안경을 쓰고, 나만의 잣대로 휘두르는 동안 아들의 사춘기가 왔습니다. 그로 인해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삶도 복잡한 건 당연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찾은 곳이 기체조와 명상하는 곳이었습니다. 단학을 공부하며 마음 수련, 몸 수련으로 조금은 편안해졌습니다. 예전보다 편해진 듯했으나 마음 깊은 곳에는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스승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계속 생겨났습니다.

'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삶의 이치를 가르칠까'하며 이 책, 저 책,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 헤매었습니다. 주위에서는 아이를 믿어주라고 하는데 제가 확신이 없으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이와 수준이 별반 다를 게 없었서 서로 많이 힘들 수밖에요.

제 바람이 인연이 닿았는지 아파트 입구 게시판에 붙은 수행법회 전단지의 스님 사진을 보고 '저 분은 뭔가 가르쳐 주실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옆 동에서 가정 법회를 꾸리던 정진희 님을 찾아갔습니다.

처음 들은 수행법회 법문은 신선하고 충격으로 다가와 ‘심 봤다!!’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생활 밀착형 법문들이 귀에 쏙쏙 들어와 가르침을 주는데 ‘이제야 진짜 참스승님을 만났구나!’ 했습니다. 그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지혜로운 말씀들과 즉문즉설을 들으며 법륜스님을 충실히 따르는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2008년 3월 봄불교대학을 청강생 1명과 4명의 학생으로 시작해서 저도 함께 졸업을 했습니다. 2009년 제가 아파트 1층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였는데, 어린이집이 사람들 모이기가 쉬워 가정법회를 옮겨 함께 함께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경전반은 마산 법당에서 졸업했습니다. 꼭 필요하다고 느껴서인지 참 재미나게 공부했었습니다.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함께 공부했던 최유정 님과 담당이었던 정진희 님과 함께 3년 후 내서에도 법당을 개원하자고 마음을 모았던 즐거운 기억들이 있습니다.

제가 부모로서 헤맨 기억 때문에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해지니 젊은 엄마들이 많은 내서에 꼭 법당이 생겨야 된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서법당 개원이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드디어 2013년 연말에 내서법당이 문을 열었습니다. 참 잘한 일이라 자부합니다.

현재는 사회활동팀의 통일담당자로서 ‘좋은벗들’ 활동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새터민들과 만남은 뜻있고 보람됩니다. 다양한 행사를 하면서 모자이크 붓다로서 조그마한 역할을 할 수 있어 뿌듯합니다. 최근에 온 새터민들 후원도 맺어주고 좋은 이웃, 좋은 벗이 되어 우정을 돈독히 쌓아가는 중입니다. 정토회는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모든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여기! 행복하기! 만고불변의 진리를 알게 되어 편안합니다. 행복한 수행자로 살고 있어 너무 좋습니다. 수행, 보시, 봉사가 제 삶의 한 부분이 되어 잘 쓰이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감사할 일밖에 없습니다. 하나뿐인 지구 환경을 위해, 분단된 남북의 통일을 위해,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해 수행자로서 살 수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알아듣기 쉽게 법문을 설하시며 큰 가르침을 주는 법륜스님과 법사님들 참 감사합니다. 참 귀하게 쓰이는 사람이 되게 해주셨습니다. 함께 수행하는 도반님들과 생명 살리는 놀이터에서 쭉~ 신나게 놀겠습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고 예쁘게 미소 짓는 정세영 님에게서 봄 향기가 살며시 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