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수원법당
<기사다시읽기>불교공부로 삶을 바꿔봐!

유난히 맑은 피부와 환한 미소가 돋보이는 수원법당 정미주님.
불교를 만나기 전, 힘든 일도 많았지만 시련 속에서 삶의 주인이 된 정미주님을 소개합니다.

백일 기도 입재식날. 환한 미소의 정미주님.
▲ 백일 기도 입재식날. 환한 미소의 정미주님.

엄마처럼 살지 않으려고 참고, 또 참고

제 아버지의 고향은 이북입니다. 북에 두고 온 가족 생각에 술을 자주 마셔 거의 매일 엄마와 싸웠습니다. 가끔씩 엄마를 때렸는데 맞은 엄마는 며칠씩 아버지를 피해 집을 나갔다 들어왔습니다. 그러고 나면 며칠은 잠잠하다 또 반복되고... 그래서 저는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키 크고 인물 좋고 이름 있는 건설회사에 다니는 남편은 엄마 마음에 들었습니다. 선보는 자리에서 바로 약혼 날짜를 잡았고, 만난 지 7개월 만에 결혼했습니다.

결혼하니 남편은 술과 화투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의처증까지 있어 정말 힘들었습니다. 엄마처럼 살지 않으려고 참고 또 참았습니다. 가지 말라면 안가고, 하지 말라면 안하고. 그렇게 남편에게 복종하며 살았습니다. 남편은 화투 치느라 집에서는 잠만 자고, 본인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저는 꼼짝 못 하게 했습니다. 자식 두고 이혼은 생각도 못 하고 죽을 생각만 했습니다. 그래서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위세척을 하도 해서 위가 고장나 밥도 제대로 못 먹고 40대 초반까지 살았습니다.

큰아들은 군대 가고, 작은아들이 대학가면서 독립했을 때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당시 남편은 사업한다면서 바람까지 피웠기 때문입니다. 이혼 수속까지 다 밟았는데 남편이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기에 또 한번 속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니 제가 너무 바보 같았습니다. 남편은 여전히 바람을 피웠고, 이제라도 제 자신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이 많이 아파 운동 삼아 주민자치센터에서 하는 스포츠댄스에 갔습니다. 남편에게 반대하면 이혼하겠다고 해가며 스포츠댄스를 시작했습니다.

필요한 자격증은 다 따고 지도자 자격증까지 땄습니다. 지도자상 대회도 나가 상도 탔습니다. 국제자격증도 따고, 학생들을 가르쳐 대학에도 많이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배우고 바쁘게 살아도 불안하고 두려웠습니다.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법륜스님의 《기도》책을 읽고 시작한 아침기도

그즈음, 불교 방송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었습니다. 아들에게 다시 보는 법을 배워 밤낮으로 즉문즉설을 유튜브로 봤습니다. 너무 힘들었던 제 생활이 법문 들으면서 위로받고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스님이 하라는 대로 절을 시작했습니다. 3000배를 목표로 첫날 500배, 다음날 600배 이렇게 늘려가면서 열흘 만에 3000배를 했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108배도 시작하고 , 4일에 걸쳐 만 배도 했습니다. 법륜스님의 《기도》책을 읽고 체계적으로 아침기도를 한지 8개월 만에 불교대학에 들어갔습니다. 그때가 2015년 가을입니다.

가뜩이나 의심 많은 사람인데 불교대학에 공부하러 간다니까 남편이 더 심하게 못살게 굴었습니다. 밤에 집에 못 들어가고 집 주변을 돌아다닌 적도 많았고, 수업 중에 전화기를 음소거로 놓으면 부재중 전화만 수십 통이 떴습니다. 남편이 무섭고 두려워 떨리는 마음으로 집에 뛰어가곤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게 내가 살 길이다 싶어 공부를 계속했습니다. 다행히 저를 도와주는 언니가 있어 힘이 되었습니다. 그해 11월에 〈깨달음의 장〉1에 다녀와서는 남편이 집에 못 들어오게 해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수원법당 도반들과 함께. 제일 오른편이 정미주님.
▲ 수원법당 도반들과 함께. 제일 오른편이 정미주님.

〈 명상수련〉때 마주 본 내 안의 두려움

〈명상수련〉때 남편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어디서 왔는지 봤습니다. 어릴 때라 기억에 없었는데 아버지에게 맞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걸 잊고 남편 때문에 두렵다고 했습니다. 원인을 알고 나니 남편에 대한 여러 가지가 해결되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남편은 술과 화투를 즐겨하고 다른 여자와 사귀고 있습니다. 가정 형편이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상황은 변한 것이 없는데, 남편이 아무리 뭐라 해도 더 이상 두렵지 않고 화나지 않습니다. 몇십 년 동안 힘들어서 죽고만 싶었던 제 마음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제가 어리석게 산 것이지 남편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지금 저는 아무 걱정이 없고 미래도 두렵지 않습니다. 단 몇 년 만에 이렇게 바뀔 수 있는 것을 몇십 년 동안 불행하게 살았습니다.

불교대학으로 오세요! 불교대학 홍보중인 정미주님. 가운데 왼쪽.
▲ 불교대학으로 오세요! 불교대학 홍보중인 정미주님. 가운데 왼쪽.

몇십 년간의 괴로움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묘한 '부처님 법'

저는 작년 봄 불교대학 담당을 했고, 올해는 봄 경전반 담당과 천일결사 모둠장을 맡았습니다. 제가 느끼는 행복을 다른 분들에게도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제가 어리석음을 깨우쳤을 때 몇십 년의 괴로움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경험을 했으니까요.

불교대학에 다닐 때부터 환경 담당을 2년 넘게 했습니다. 집전도 배워서 문경특강수련 때 봉사했고, 법당 사시 기도를 일주일에 3번씩 일 년간 했습니다. 봉사하면서 자존감도 높아지고 더 똑똑해지는 느낌입니다. 같이 봉사하는 분들과의 관계도 좋아졌습니다. 저와 다른 걸 그냥 못 넘기고, 참았다가 결국 상대를 멀리하는 제 업식도 보았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도반들이 깨우쳐 줍니다.

저는 정토회 만나 기도 할 수 있어 좋고, 화가 올라오지 않아 좋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집을 나가도 갈 곳이 있어 행복합니다. 스님 만나 이렇게 공부해서 감사하고, 살아있어 감사하고, 안 아파서 감사하고, 모든 게 다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불교공부 해보시길 권합니다. 삶이 달라집니다.

문경수련원에서 도반과 함께. 왼쪽이 정미주님.
▲ 문경수련원에서 도반과 함께. 왼쪽이 정미주님.


많은 아픔과 힘든 시간들이 있었고, 지금도 상황은 그대로지만 마음을 바꾸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정미주 님. 자신의 삶에 감사하며 봉사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힘든 시간만큼 앞으로 더 큰 감사와 행복으로 삶을 채워가길 응원합니다.

글_김경란 희망리포터(수원정토회 수원법당)
편집_권영숙(홍보국 홈페이지 운영팀)


  1. 깨달음의 장 정토회 수련 프로그램. 4박 5일 

전체댓글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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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사트바

아름답습니다. _()_

2020-06-18 20:36:26

세명화 고명주

두려움에 직면하고 그것을 넘기시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ㆍ저게 옳구나 싶으면 핑계대지 않고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스님 말하는 대로 천배고 만배고 해보셨다는 부분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2020-03-30 10:13:29

변정선

구구절절 감동입니다 . 부처님 법 안에서 꽃길만 걷길 기도합니다 .

2020-03-29 10: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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