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목포법당
목포법당을 만든 조희옥 님 이야기

얼마 전 목포법당에서는 더 넓고, 전법하기 좋은 위치로 이전하기 위한 불사 발대식이 있었습니다. 문득 목포법당을 세운 조희옥 님이 떠올랐습니다. 지난 목포 기사의 주인공인 박영미 님이 목포법당의 어머니 같은 분이라면, 조희옥 님은 목포법당의 아버지 같은 선배도반 입니다. 오늘은 조희옥 님이 처음 불법을 만나 목포법당을 세우기까지의 이야기와 그의 정토행자로서의 삶을 소개합니다.

정토수련원에서 묘덕법사님과 함께한 목포법당의 역사 세 분: 조희옥님(맨 왼쪽), 박영미님(맨 오른쪽), 김영숙님(위쪽)
▲ 정토수련원에서 묘덕법사님과 함께한 목포법당의 역사 세 분: 조희옥님(맨 왼쪽), 박영미님(맨 오른쪽), 김영숙님(위쪽)

정토회와의 인연

울산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던 2004년, 갑작스레 목포 인근 영암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낯선 곳에 적응하며 바쁜 직장생활을 해서인지 전에 없던 불면증이 생겼고, 우울감을 느끼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래 내 모습도 잘해야 회사 중역들의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들의 모습이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아 삶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영암과 가까운 목포에서 하는 인문학강좌를 찾아 들으며 허전한 마음을 달래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 검색으로 이것 저것 찾던 중 어느 블로그에서 법륜스님의 《반야심경》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보이지 않던 삶의 방향을 딱 정리해주는 느낌이었어요. 《반야심경》에 이어 《금강경》까지 듣다가 그 강의의 출처인 <정토 TV>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갔습니다. 그곳에 <깨달음의 장>수련 안내 글을 보고 그 해 여름휴가로 <깨달음의 장>을 다녀왔습니다. ‘내가 화가 많은 사람이고 화만 안 낼 수 있어도 성공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삶이 훨씬 가볍게 느껴졌지요. 그 때 함께한 <깨달음의 장> 동기들이 천일결사 입재와 불교대학을 권했습니다.

불교대학 등록을 하려고 알아보니 가장 가까운 법당이 광주법당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정시퇴근이 거의 안 되는 일터에서 어렵게 6시 퇴근을 한다고 해도 광주법당에는 8시가 되어야 도착 했어요. 그래도 불교를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은 열망으로 일단 불교대학 등록을 했습니다. 야근에 주말근무도 많았지만 어느날 부터인가 회사동료들에게 저는 화요일에는 야근하지 않는 사람으로 인식이 되더군요. 한 번은 출장으로 출석을 못할 뻔 했는데 해운대법당 수업시간이 간신히 맞아 거기서 출석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 졸업할 때 보니, 세상에나 개근을 했지 뭐에요. 이 경험은 제게 작은 기적 같았고, 자신감을 갖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객관적으로는 도저히 안 될 일인 것 같지만, ‘망설임 없이’ 하려고 하면 하는 쪽으로 맞춰 해낼 수 있다는 것을 확연히 깨달았어요.

목포법당 불사

천일결사 입재를 하고 불교대학 다니며 아침기도를 꾸준히 했습니다. 그러다 5차 천일결사 회향수련 때 3,000배 정진 일정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결사자가 지금처럼 많지 않아 3,000배 정진 마치고 스님과 지역별로 독대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 때 스님께 “목포에도 법당 만들어 주세요.”라고 말씀 드렸더니, 웃으시며 “네가 만들어봐라.” 하셨습니다. 당시에는 저도 웃으며 가볍게 넘겼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그 말씀이 되새겨졌습니다. 그러다 경전반을 졸업할 무렵인 2008년 11월 우선 가정법회로 시작해보자고 마음을 냈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홍보를 해야 할지 막막해 우선 목포에 계시는 <깨달음의 장> 수료자, <월간정토>를 받아보시는 분들에게 연락을 해 봤습니다. 그 중 한 분과 연락이 닿아 ‘북한돕기 100만인 서명’을 함께 하면서 가정법회를 시작했어요. 함께하는 사람이 한 명 생기니 힘과 용기가 생기더군요. 그 후 <깨달음의 장> 동기, 인문학강좌 함께 듣던 분, 회사동료, 봉사 함께 하신 분까지 더해 5명이 모아져 2009년 봄에 처음으로 불교대학을 개설했습니다.

그 다음 해인 2010년에는 10명을 목표로 불교대학 신입생을 모집 했는데, 정말 주간 5명과 야간 5명이 모집되어 두 반이 개설되었죠. 이 분들이 바로 초기 목포법당을 이끌어 주신 박영미 님, 유재평 님, 장선분 님, 박말례 님, 장혜자 님, 김미영 님 등입니다. 2011년에 경전반 입학하는 도반들에게 낮에 법당을 지킬 수 있는 분이 있으면 목포에 법당을 개원 해보겠다고 했어요. 다행히 박영미 님이 마음을 내주어 법당을 세울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 후 법당 후보지를 알아봐서 본부에 올리고 퇴짜 맞기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2011년 6월 목포법당을 개원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원식 때 유수스님이 오셔서 “이제는 화합과 청정이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목포법당 불사라는 큰 원을 성취하여 마냥 기뻐만 하는 우리에게, 불사 이후 법당이 제대로 법의 도량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음을 미리 넌지시 알려주시고 도반들이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셨던 것 같습니다. 초기 몇 년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법당이 잘 자리 잡고 이제 확장 이전불사를 계획한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법당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6년 동안 총무 소임에 힘써 준 박영미 도반에게 감사합니다.

광주목포 행복학교 진행자 모임에 참석한 조희옥님(왼쪽에서 두번째)
▲ 광주목포 행복학교 진행자 모임에 참석한 조희옥님(왼쪽에서 두번째)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일

가정법회는 제 집에서 했는데, 집 열쇠를 도반들과 공유하며 주간 불교대학은 학생들이 알아서 했고 야간만 제가 주관하는 형태로 해나갔습니다. 하지만, 법당 개원은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었어요. 법당 준비를 시작하면서부터는 낮에 회사에서도 개원 준비 관련 통화하는 횟수가 많다 보니 상사의 평가가 좋지 못해, 이후 몇 년간 승진에 누락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직장에서 다른 업무를 보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을 리는 없잖아요. 당연한 과보이고 법당을 세우는 일은 이러한 과보를 감수 할 만 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잘 한 일이 목포법당 만든 일입니다.

다함께 행복하기 행복학교

월요일과 화요일 저녁은 행복학교를 진행하고, 수요일 저녁은 수행법회 참석, 목요일 저녁은 행복학교 지원, 금요일 저녁은 화상회의나 다른 일정을 잡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각종 행사, 회의, 간담회 등의 일정이 있고요.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되면서 월급은 줄었지만 퇴근 시간이 빨라져서 훨씬 수월해졌죠. 그래도 직장에서는 직장 일에 집중해야 하고, 꼭 필요한 저녁 모임이나 주말 행사도 참여해야 해서 일정을 조정하는 건 여전히 제일 큰 숙제입니다.

행복학교는 종교색을 없애고 ‘다함께 행복하기’를 목표로 일반인들이 쉽게 스님 강의와 나누기, 행복실천을 하며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워보는 과정입니다. 스님께서는 우리나라 국민의 1%만이라도 이 사회의 기둥이 된다면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종교색을 없앴다고는 하지만, 그 근본 가르침은 불법에 기초하고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하화중생에 해당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 각자 모두가 있는 그대로 귀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행복의 길로 나아 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 멋지고 보람 있는 일입니다. 우리나라 국민행복도가 굉장히 낮은 편이잖아요. 우리나라 국민행복도가 세계1위가 되는 그 날을 위해 꾸준히 해볼 생각입니다.

스님의 목포강연장 앞에서 도반들과 함께 행복학교 홍보하는 조희옥님(맨 왼쪽)
▲ 스님의 목포강연장 앞에서 도반들과 함께 행복학교 홍보하는 조희옥님(맨 왼쪽)

나를 이롭게 하는 최고의 선택

요즘 봉사자들은 저녁반이 대세입니다. 직장인들이 휴일과 저녁 시간에 시간을 내어 봉사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요. 그러나, 당장은 힘들지만 꾸준히 봉사하며 수행하다보면 이것이야 말로 나를 이롭게 하는 최고의 선택임을 알게 될 겁니다.

일상에서 큰 곤란을 겪을 때면 새삼스레 불법이 소중하고, 그 불법을 제대로 만날 수 있게 해 준 인연들에게 눈물 나게 고마울 때가 있습니다. 리포터에게 조희옥 님은 그러한 인연 중 한 분입니다.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불법과 스님에 대한 신뢰로 망설임 없이 가정법회를 열고 목포법당을 세운 선배도반인 조희옥 님. 다시 세상으로 나가 다함께 행복하기 위해 행복학교에 열정을 쏟는 조희옥 님께 다시 한번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글_이미라 희망리포터(광주정토회 목포법당)
편집_임도영 (광주전라지부)

전체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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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광

목포전법의 씨앗이 되어주신 조희옥님 가정법회 할때가 생각나네요 도반들의 밝은모습 참 아름답습니다
목포보살님들 화이팅입니다~^^

2018-12-31 03:11:35

정명

“이제는 화합과 청정이다.” 감사합니다.~~^^

2018-12-27 06:49:55

김정화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2018-12-23 13: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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