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김포법당
가을경전반 도반들의 나날이 깊어지는 수행 이야기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직장을 마치고 김포법당에 모여 공부하는 경전반 도반들! 취재를 위해 출석부를 살펴보았는데요, 높은 출석율에 일단 법의 열기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리포터는 주로 주간에 법당에 나와 저녁부 도반님들을 어떻게 만날지 고민했습니다. 때마침 장충체육관에서 천일결사 입재식이 있어 참석도 하고 리포터 소임도 하는 1석2조로 도반들을 만났습니다. 장충체육관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부터 이 인터뷰는 시작됩니다.

가을경전반 입학식에서 뒷줄 왼쪽부터 이승현 님, 김주원 님, 황신옥 님, 가운데 줄 왼쪽부터 최두운 님, 김소연 님, 이연진 님, 정재두 님, 강정미 님, 앞줄 현수막 든 분 왼쪽 윤선희 님(부총무), 오른쪽 유세미 님(저녁팀장)
▲ 가을경전반 입학식에서 뒷줄 왼쪽부터 이승현 님, 김주원 님, 황신옥 님, 가운데 줄 왼쪽부터 최두운 님, 김소연 님, 이연진 님, 정재두 님, 강정미 님, 앞줄 현수막 든 분 왼쪽 윤선희 님(부총무), 오른쪽 유세미 님(저녁팀장)

‘그래서 그랬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이 커졌습니다.

장충체육관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 강정미 님(경전반 담당)

직장일로 법당을 많이 옮겨 다녔습니다. 2014년도에 김천에서 불교대학을 시작해서 중간에 서울로 옮겨와서 강서법당에서 졸업했습니다. 직장 때문에 다시 김천에 가서 이듬해 경전반을 시작했는데 중간에 김포로 오게 되었습니다. 김포법당에서 경전반을 다니면서 동시에 가을불교대학 담당을 맡게 되었습니다. 바쁜 와중에 불교대학을 담당하면서 이틀 다 법당에 나오기 쉽지 않아 경전반 졸업을 못했습니다. 지금에서야 가을불교대학 졸업생과 함께 다시 경전반 입학을 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법당을 옮겨 다니면서도 끊지를 못하는 건 정토회를 다니면 마음이 편안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바깥으로 표현은 못하는데 속으로는 짓눌린 감정 때문에 늘 화가 나고 속상했습니다. 수행을 통해 옳고 그름이 없음을 알아, 쌓이는 화가 없어지고 정화가 되면서 편안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정토회를 들어온 계기는 김천 직장선배의 계속된 권유였습니다. 김천법당 불사를 하신 분인데 사춘기 아들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다가 정토회 다니면서 극복하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였습니다. 당시 저희 아이들이 4학년, 2학년이였는데, 사춘기 전에 미리 와서 수행을 하면 사춘기도 잘 지나갈 수 있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6학년, 4학년으로 큰 아들이 사춘기 비슷한 증상이 왔어요. 이때 ‘사랑으로 잘 지켜보면 중학교까지도 잘 지나갈 수 있겠다, 내가 아이에게 간섭하지 않으면 아이와 관계가 나빠지지 않고 잘 지낼 수 있겠구나’ 하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월요일마다 든는 금강경은 일상생활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수행나누기를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직장에 까다로운 소장님이라든지, 때로는 일을 하다보면 마음이 진정이 안 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사로잡혔구나.’ 순간순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도반들과 나누기를 하면서 느끼는 건 도반들이 불교대학보다 깨우침의 경지가 높아졌달까요? 법문 들으며 제가 깨닫지 못한 부분, 놓친 부분도 나누기하면서 다시금 알게 되고요, 그게 참 좋다 느낍니다. 도반들과 공감이 잘 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불교대학 다닐 때보다 ‘그래서 그랬구나.’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마음 그릇이 커졌습니다.

가을불교대학 입학식에서 가을경전반의 깜찍한 축하공연 오른쪽부터 김소연 님, 강정미 님, 김주원 님, 최두운 님, 황신옥 님, 이승현 님, 이연진 님, 정재두 님
▲ 가을불교대학 입학식에서 가을경전반의 깜찍한 축하공연 오른쪽부터 김소연 님, 강정미 님, 김주원 님, 최두운 님, 황신옥 님, 이승현 님, 이연진 님, 정재두 님

봉사 덕에 법당에 계속 나오니 수행을 지속할 수 있게 돼요

장충체육관 로비에서 단체사진을 찍은 후 / 김소연 님 (환경담당, 수행법회 영상 담당)

예전에는 나를 미워하든 상대방을 원망하든 ‘탓’을 했습니다. 지금은 '서로의 마음이 이렇게 부딪힌 거구나' 알게 되어 갈등이 있을 때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고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예전에는 ‘내 생각’, ‘내 뜻’대로 해야 되는 게 참 강했는데 지금은 편안해졌어요. 다른 게 당연하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금강경 법문이 내 삶을 바꿔줄 만큼 귀하고 내용이 한 글자 한 글자 놓칠게 없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법문 듣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작년에 경전반을 시작했다가 졸업을 못하고 다시 듣고 있는데 두 번째 들으니까 정말 다르게 들리더라고요. 금강경은 두고두고 공부해 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환경담당 소임은 솔직히 말하면 귀찮아요. 그런데 우리 법당이 봉사하실 분이 많이 안 계셔서 누구든지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법당 잘 다니고 인생이 행복해진 것이 다 선배님들이 고생해주시고 봉사해주셔서 가능한 거니까 작은 역할이지만 할 수 있는 건 해야겠다는 책임감입니다. 이번에 환경학교 했거든요. 다음번에는 좀 더 준비해서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봉사를 맡으니까 법당에 계속 오게 되어서 수행을 지속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일이 어렵진 않아요. 저는 못하겠으면 “못하겠습니다” 얘기를 하고, 또 저에게 아주 어려운 역할을 맡기진 않으세요. 한사람이 여러 가지 역할을 해야 할 때는 역할을 조금씩 나눠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법륜스님 김포강연 홍보를 맡은 가을경전반 도반들 왼쪽부터 김소연 님, 유세미 님(저녁팀장), 정재두 님, 김주원 님, 이연진 님, 강정미 님
▲ 법륜스님 김포강연 홍보를 맡은 가을경전반 도반들 왼쪽부터 김소연 님, 유세미 님(저녁팀장), 정재두 님, 김주원 님, 이연진 님, 강정미 님

배울수록 더 알고 싶고 재미있어져요

아직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로비에서 / 이승현 님 (경전반 사회 담당)

불교대학를 졸업하고 조금 쉬었다가 가을경전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불교를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경전반까지 하기엔 부담감이 컸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경전반 들어와서 불경을 공부하면서 불교에 대해서 더 이해할 수 있었고, 불교대학 오기 전에 유튜브 즉문즉설을 많이 들었는데 법륜스님께서 왜 그렇게 설명을 해주셨는지 깊은 속뜻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재밌게 가벼운 마음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다니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배울수록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들고요, 점점 공부가 재미있어지고 있어요. 경전반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불교대학보다 더 재미있네요.
불교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천일결사 입재는 했는데 회향을 못했습니다. 그때는 다 부담으로 다가왔거든요. 이번에 다시 신규 입재를 하는데 새로운 마음이고 가볍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엔 열심히 수행정진하려고 합니다.

천일결사 입재식에서 불대 홍보부스를 맡은 김주원 님(가운데), 강정미 님(오른쪽)
▲ 천일결사 입재식에서 불대 홍보부스를 맡은 김주원 님(가운데), 강정미 님(오른쪽)

공부하면서 기쁨을 많이 느꼈습니다!

입재식이 시작되기 전 체육관 자리에 앉아서 / 정재두 님 (수행법회 사회 담당, 9-7차 천일결사 모둠장)

달라진 점이라면 무슨 일을 할 때 한 번 더 나를 돌아보고 생각을 하고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혀 해보지 못했던 봉사와 수련들도 좋았습니다. 거리에 나가서 JTS 거리모금을 하는 것도 한 번 두 번 해보니까 좋았습니다. 문경수련원 특강수련은 전국에서 오신 도반들과 한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게 일체감이 느껴지고 좋았습니다. 금강경 공부를 하며 모르는 걸 알아간다는 것, 깨달을 수 있다는 게 기뻤습니다. 공부하면서 기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불교를 믿은 지는 오래 되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니까 40년 정도 되었네요. 고등학교 때 선생님 한분이 동아리를 조직하셔서 불교공부를 하며 인연이 되었습니다. 대학 때 불교학생회를 했기에 절에 가서 수련도 했습니다. 정토회가 그때랑 조금 비슷한 거 같아요. 요즘 절에서는 템플스테이를 한다던지, 속된 말로 빡세게 안하잖아요. 옛날에는 정말 꽉 차게 했었거든요. 정토회 수행하는 게 그때 생각이 조금 났어요. 일정한 스케줄에 따라서 하는 게 좋은 거 같습니다.

정토회를 오게 된 계기는 제가 집에서 다니는 절이 있는데 거기 스님이 추천을 해주셨어요. 오래 전부터 법륜스님을 아시는 분이셨는데 정토회가 일반 사찰하고 달리 수행하는 단체니까 가서 수행을 직접 해보라고 권유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대학때 함께 활동하던 도반의 추천도 있었기에 오게 되었습니다. 하여튼 여러 가지로 좋습니다. 이런 행사(천일결사 입재식)도 참석 할 수 있고 좋습니다.

환경학교 진행을 맡은 김소연 님(왼쪽 첫 번째), 참석자 중 김주원 님(오른쪽 두 번째)
▲ 환경학교 진행을 맡은 김소연 님(왼쪽 첫 번째), 참석자 중 김주원 님(오른쪽 두 번째)

“예 하고 합니다.”하고 정토회 시스템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불교대학 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오셔서 입재식 시작 전에 / 김주원 님 (법회 팀장, 경전반 부담당)

”관점을 올바로 잡아야 한다”는 말씀이 제일 좋았어요. 삶 속에서 어리석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중요한 말씀입니다. 날마다 108배를 하면서 부족한 점을 뒤돌아보며 다시 나를 바라보면서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정토회 와서 “예 하고 합니다.”에 따랐어요. 할 수 있는 거, 시간 낼 수 있는 거는 '예'하고 따라가고 있습니다. 뒷걸음질 치지 않고, 어렵다 생각하지 않고 봉사든 수업이든 중단하지 않고 하는 게 좋은 거 같습니다.

정토회 온지 2년 반 넘었죠. 이전과 비교하면 너무 많이 달라졌습니다. 사실 불교를 만난지는 오래됐어요. 20대 때 청년 불자로 시작을 했거든요. 기복신앙도 아니었는데 수행이라는 걸 잘 모르고 살았습니다. ‘수행이 뭐지?’ 그 궁금증에 정토회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오자마자 천일결사에 참여하게 되면서 기도를 시작했고 바로 불교대학을 시작했고. 불교대학 졸업하고 경전반을 하면서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그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정토회 시스템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부족한 점을 빨리 찾을 수 있다고 느껴집니다. 다시 한 번 “예 하고 합니다.”가 정말 중요한 거 같습니다. 물론 "예" 할 때 마음속에서 거부가 있을 수도 있고, 뒤로 물러서는 마음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럼에도 예 하고 나를 내려놓고 하다보면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경전반 공부를 다시 하고 싶어서 졸업하고 다시 부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부하며 작년에 들었던 거랑 들리는 게 달라요. 그래서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고 ‘다음에 기회 되면 또 해도 괜찮겠다’ 생각합니다. 저는 단박에 깨치지는 못했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이,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하는 자세로 수행을 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바라는 것이 없으니 욕심이 없어지고 서로가 편안합니다

이연진 님 (경전반 영상 담당, 법당 재활용 분리수거 담당)

예전에 거리에서 모금하는 사람들을 선입견을 갖고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았습니다. 이제는 그런 분들이 다시 새로운 눈으로 보입니다. JTS 거리모금과 불교대학 홍보 후 인식이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거리낌 없다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저 사람은 응해줄 것이다 생각했는데 그냥 가버리면 실망했고요, 거부하는 사람이 많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올라왔습니다.
예전에는 겉으로는 아닌척해도 속으로는 내가 맞다며 고집을 부렸습니다. 지금은 가족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진심으로 숙이게 되었습니다. 일상에서도 편안해졌습니다. 가족들에게 바라는 것이 없으니 욕심이 없어지고 서로가 편안합니다.

경전반 도반들과 서로 거리낌 없이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어 좋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깊은 대화까지 하니 온전히 나와 다른 사람을 알아가는 계기가 됩니다. 경전반 수업을 들으며 그동안 수많은 상을 짓고 살아 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도 무수히 상을 짓고 있지만 수행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깨고 있는 중입니다.
한 가지 어려운 점은 제가 학교에서 조리실무사로 몸을 쓰는 노동을 하다보니 체력이 안 되어 힘들 때가 많습니다. 수업시간에 졸 때도 많구요. 아침수행은 거의 극한의 노동같이 느껴질 때가 잦아서 짜증이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수행의 끈을 놓지 않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있습니다.

정토회를 다니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습니다

황신옥 님 (가을불교대학 영상 담당, 9-6차 천일결사 모둠장)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최은영 님(김포법당 봄불교대학 담당) 소개로 정토회를 오게 되었습니다. 윤리교육과를 졸업하고 임용시험을 준비하며 불교를 공부했었는데 불교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어서 다니게 되었습니다.

정토회를 다니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는 삶을 살진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남들의 기준, 눈에 맞춰 살려고 그동안 부단히 노력하면서 살았던 내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화나고 짜증나고 억울한 마음이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닌 다 내 마음에서 시작됨을 알아차리고 좀 더 가볍고 편하게 살고자 합니다.
봉사하면서는 힘들었습니다. 일과 가정 그리고 정토회의 양립은 불가능한 것인지 중간에 자꾸 놓쳐서 미안함 마음도 컸습니다. 이 또한 '내가 만든 상이겠구나' 생각을 합니다.
경전반 수업을 들으며 알지만 놓치고 있는 부분을 일주일에 한 번씩 되새기며 나를 돌아볼 수 있어 좋고 도반들과 함께한다는 게 참 즐겁습니다.

가을경전반 도반들의 인터뷰를 하며 저 또한 부처님 법 만난 기쁨이 잔잔히 올라왔습니다. 저 역시 봄경전반에서 공부중이기에 도반들의 수행담에 공감이 많이 되었고 배움이 있었습니다. ‘도반이 수행의 전부다.’는 부처님 말씀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취재였습니다. 귀한 수행담을 나누어주신 김포법당 가을경전반 저녁부 도반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글_조은영 희망리포터(일산정토회 김포법당)
편집_고영훈(인천경기서부)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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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진

봄불대졸업을앞두고있는데
좋은말씀감사합니다
경전반 기대가됩니다부처님가르침위대함이 느껴집니다

2018-12-13 22:37:55

김흥곤

갑자기 금강경에 대해 궁금해지는군요~~
항상 진리를 찾고싶었는데 많이 배울수있을거같아요
불대졸업후 다음에 경전반에 들어가야겠어요^^

2018-12-13 12:21:13

고경희

와~멋지십니다. 빛이나는 수행자이십니다^♡^

2018-12-13 09: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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