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국제국&국제정토회
세계전법, 차근차근 준비하겠습니다
제1회 국제국 자원활동가 워크숍

9차 천일결사 시작과 함께 그동안 여러 부서에서 나누어 하고 있던 외국어 업무를 한데 모으고, 2차 만일결사의 목표인 세계전법을 준비하기 위해 정토회 국제국이 만들어졌습니다. 워싱턴D.C. 미주 정토회관에서 있었던 제1회 국제국 자원활동가 워크숍 이야기를 전합니다.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맞대다

정토회 국제국이 만들어진 이후 지난 약 1년 반 동안 세계 곳곳에 흩어져 온라인으로만 소통하던 활동가들 8명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잡아보기 위해 워싱턴D.C. 미주 정토회관에 모였습니다.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2박 3일 동안 매일 5시에 기상해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함께 하고 10시에 취침할 때까지 허투루 보내는 시간 없이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갑작스런 사정으로 함께 참여하지 못한, LA 지역에 사는 전은영 님은 준비한 내용을 인터넷 화상으로 발표해주셨고 모여있는 우리들과 토론도 할 수 있었습니다.

전은영 님과 화상회의 중
▲ 전은영 님과 화상회의 중

입재식과 자기소개를 마치고 첫 세션에서는 김순영 국장님이 국제국이 설립된 목적과 현재 상황에 대해 자세히 발표해주셨습니다. 이어 브레인스토밍 시간에는 각자 그동안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국 사업들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보고 포스트잇에 써서 붙인 다음 ‘콘텐츠’와 ‘활동’ 두 가지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 중에서 업무적으로 바로 처리할 수 있는 것들과 의논이 더 필요한 것들로 다시 나누고 포스트잇을 주제별로 모아 워크숍 기간 동안 깊이 있게 토론했습니다. 이번에 중점적으로 의논했던 주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외국어 출판 및 번역
  2. 외국인 수행자를 위한 프로그램
  3. 법륜스님을 외국에 어떻게 알릴 것인가
  4. 국제국 봉사자 교육
  5. 온라인 수행법회, 불교대학
    ‘콘텐츠’와 ‘활동’으로 색을 나눈 포스트잇
    ▲ ‘콘텐츠’와 ‘활동’으로 색을 나눈 포스트잇

    주제별로 모은 포스트잇
    ▲ 주제별로 모은 포스트잇

처음에는 막막하게 느껴질 정도로 많아 보였던 일들이 토론을 거치면서 갈래가 잡히고, 담당자가 정해지고, 해야 할 일들이 구체적으로 정리되었습니다. 특히 외국인 수행자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수행적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지원활동의 필요성과 온라인 수행법회 및 온라인 불교대학 참가자들을 모둠으로 나누고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확인한 것이 큰 수확이었습니다. 또한 이도현 님으로부터 온라인으로 협업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들을 배우면서 앞으로 더욱 체계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빡빡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회향식에서 일과 수행의 통일에 대한 법문을 들으며 정토회가 만들어진 배경과 우리가 이렇게 시간, 돈, 에너지를 내어 봉사활동을 하는 이유가 잘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내가 괴롭지 않고 자유로우며 나와 함께 사는 이웃들도 자유와 행복으로 갈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일하는 것이 곧 수행이구나’, 정리가 되었습니다.

회의 중
▲ 회의 중

국제국이 걸어온 길과 나아갈 길

지난 1년 반 동안 국제국에서는 스님의 법문을 외국어로 전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영문 유튜브, 영문 페이스북, 스님의 공식 영어 홈페이지인 법륜닷컴 (pomnyun.com)에 영어 통역 법문, 외국어 자막 처리된 법문, 영어 희망편지, 영문 <스님의하루> 등을 올렸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영어 통역 즉문즉설 강연을 14회 진행했습니다. 태국어 통역 즉문즉설 강연도 1회 했습니다. 특히 올해 6월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영어 통역 강연은 앞으로 국내에서도 외국어 전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강연에만 그치지 않고 올해 초부터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영어 법회를 시범운영하며 프로그램을 완성해가고 있습니다. INEB 동남아 스님들 및 불교단체 활동가들의 정토회 견학 프로그램도 점점 더 체계가 잡혀가고 있고, 지난 11월 토론토 세계종교의회에 참석하며 앞으로 국제교류가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과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향후 온라인으로 외국어 전법을 하기 위한 연습으로 정토법당이나 법회가 없는 지역에 사는 한인들에게 온라인 수행법회와 온라인 불교대학을 시범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인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 외국인 전법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토론토 세계종교의회에서 발언하고 계신 법륜스님
▲ 토론토 세계종교의회에서 발언하고 계신 법륜스님

국제국은 앞으로도 법륜스님을 외국에 알리고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알려서 더 많은 사람이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에 잘 쓰일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하나둘씩 생기고 있는 외국인 수행자들을 위해 천일결사 등 수행을 안내하는 프로그램들을 만들 예정입니다. 또한 국제연대 활동도 확대해서 지도법사님과 정토회가 하는 활동을 널리 알리고 다른 이들로부터 배우는 기회를 늘리고자 합니다. 이 모든 활동은 정토회 2차 만일결사의 목표인 세계전법을 위해 초석을 다지는 일입니다. 2차 만일결사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세계전법이 시작될 수 있도록 앞으로 4년 동안 차근차근히 준비하겠습니다.

국장 1명과 팀장 2명으로 시작했지만 1년 반여가 지나 이렇게 8명이 모여 현재를 점검하고 '앞으로'를 꿈꿀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활동 방향이 조금씩 자리가 잡혀가면서 어떤 부서들이 필요한지도 좀 더 명확해졌습니다. 크게는 유튜브, 페이스북, 번역 책 등을 만들어내는 ‘컨텐츠팀’과 직접 사람들을 대상으로 외국어 법회, 강연 등을 진행하는 ‘활동팀’으로 나누려고 합니다. 컨텐츠팀에는 봉사자 관리를 담당하는 교육수련, 전체 사업을 기획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획홍보, 국제국에서 필요한 디자인을 전담하는 디자인 등 새로운 부서들도 포함될 예정입니다. 아직 모든 부서의 담당자들이 채워지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차근차근 활동가들을 발굴하고 키워가겠습니다.

이번에 나온 영어 신간을 들고 있는 국제국 활동가들
▲ 이번에 나온 영어 신간을 들고 있는 국제국 활동가들

선배활동가들의 공양 바라지

차로 5시간 거리에 있는 뉴욕정토회에서 선배활동가 두 분이 오셔서 공양 바라지를 해주셨습니다. 이연순 님과 임선희 님께서는 평소 <나눔의장> 수련에서도 함께 봉사하는 바라지 짝꿍입니다. 정성스럽게 차려주신 공양을 나눠 먹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나누고 짬짬이 마음 나누기하는 시간도 참 좋았습니다. 두 분과 김순영 님의 예전 활동 이야기를 들으며, 선배활동가들이 젊은 시절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마련해주신 터전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구나 싶어 참 감사하고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기 싫은 마음을 극복하고 겨우 참석했다가 가장 많이 발언하고 가장 많이 아이디어도 내고 ‘안 왔으면 어쩔 뻔했냐’고 만족해하며 돌아간 미네소타 김세희 님의 소감을 전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법사님도 안 계신 워크숍에 별거 있겠어

김세희 님: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국제국에서 다양한 소임을 맡으며 자원봉사활동을 했습니다. 그간 화상으로 소통해 왔지만 직접 만난 적이 없는 분들도 많았던지라 애착이 크지 않았습니다. 지난 9월 영어 통역 강연을 무사히 치러내고 또 1년 동안 영어 법회도 이끌어 오면서 나름대로 노하우가 쌓이고 외국인들에게 정토회와 수행을 소개하는 일이 늘어나자, 국제국의 활동이 더디게만 느껴져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딱히 눈에 보이는 방향없이 그냥 내 앞에 주어진 일과 필요한 일만 하던 중 워크숍에 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실 처음 워크숍을 하자는 안건이 나왔을 때부터 가기 싫었습니다. 우리끼리 이야기하는 일에 휴가도 내야 하고 비행기 타고 워싱턴 미주정토회관까지 가야 하는 일이 귀찮고 의미 없이 여겨졌습니다. 법사님도 안 오시고 그냥 우리끼리 워크숍 한다고 하니, 이익이 있어야만 움직이는 제 업식상 얻는 것이 전혀 없을 것 같아 시간 낭비, 돈 낭비처럼 느껴졌지만, 가지 않으면 영어 법회와 영어 통역 강연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제 생각과, 그 현실을 알릴 길이 없을 것 같아 비행기를 타게 되었습니다.

진지하게 듣고 있는 김길님 님 (왼쪽)과 김세희 님 (오른쪽)
▲ 진지하게 듣고 있는 김길님 님 (왼쪽)과 김세희 님 (오른쪽)

침을 튀기며 쏟아낸 그간의 경험들

김세희 님: 워크숍 첫날 브레인스토밍이 시작되었습니다. 활동하며 느꼈던 점들을 적어내는 시간이었는데 그간 느꼈던 불만들, 불편했던 점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습니다. 9월 영어 강연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제 생각과는 전혀 다른 현실, 그리고 올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해온 영어 법회를 하면서 느낀 점들, 온라인 법회 담당자로 느꼈던 보완해야 할 점들에 대해 침을 튀겨가며 이야기했습니다. 첫날 나온 피드백을 바탕으로 앞으로 가야 할 방향과 구체적인 행동방안을 함께 모색해나갔습니다. 제가 느꼈던 힘들었던 점, 아쉬웠던 점들을 이야기하는데 다른 분들의 경험들이 보태지면서 해결방안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꽃들이 모여 이룬 하나의 화단

국제국에서는 많은 분이 자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정상 국제국 워크숍에 참석한 사람은 온라인 수행법회 담당자로 있으면서 영어 전법 활동을 하고 있는 미네소타의 김세희 님, 온라인 수행법회 멤버로 계시면서 번역을 도와주시는 유타주에서 오신 김길님 님, 온라인 전법의 플랫폼을 담당하고 법륜닷컴을 관리하시는 밴쿠버법당의 이도현 님, 오랜 기간 스님의 법문을 영어로 번역해서 영어 전법의 기초를 마련해주신 워싱턴법당의 유주영 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만큼 인생을 통째로 정토회에 보시해 정열을 불태우고 있는 워싱턴법당의 김지현, 김순영 님, 늘 힘들고 어려운 일은 묵묵히 도맡아 하시는 영어 강연 촬영 및 장비 담당 민덕홍 님, 미국에 온 지 1달 만에 여러 가지 봉사일에 투입되고 있는데도 쓰일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하시는 김혜은 님이었습니다. 이밖에도 워크숍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뉴욕정토회에서 이연순, 임선희 님이 바라지를 오셔서 맛있는 밥 공양을 해주셨습니다.

워크숍을 마치고 바라지들과 활동가들이 모두 함께
▲ 워크숍을 마치고 바라지들과 활동가들이 모두 함께

한 분 한 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하는 방식도 매우 다르고 또 성격도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었고 또 서로 다르기에 일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앞으로의 방향과 또 원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감을 잡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 큰 수확은 자발적인 마음이 모이면 어떤 일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자발적인 마음들이 모여 함께 일을 이뤄나가는 기쁨은 그 어떤 것에도 비교될 수가 없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별로 얻을 게 없겠구나’ 하고 오기 싫었던 워크숍에서 마음 가득 채워 돌아오는 경험을 하니 역시 얻고자 하는 마음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마음이 기쁨과 보람으로 채워진다는 소중한 경험을 한 워크숍이었습니다.

글_김지현 국제국 외국어 전법팀장, 김세희 국제국 온라인 수행법회 담당
편집_이진선 (해외지부)

전체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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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광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2019-01-03 11:24:30

샴페인

옆에서 언뜻 지켜 보니 국제국의 일이 참 다양하고 많은것에 놀랐습니다. 뿌연 안개속에서도 차근차근 견고하게 준비하시고 설레이는 기쁜마음으로 손잡고 함께 나아가시는 단단한 모습들이 자랑스럽고 감동입니다. 님들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국제국 화이팅!

2018-12-04 23:17:26

규원

좋은경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12-03 13: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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