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거창법당
역시 정토회 최고의 수행은 JTS 거리모금 - 모두 우리 아이입니다-

거창법당은 거창한 법당으로 나아가야 되는 길에서 아직은 작은 법당입니다. 그래서 자원활동가 한사람 한사람이 모자이크붓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jts거리모금은 인근지역으로 이사를 가셨음에도 사회활동 및 jts를 담당하시는 김정숙 님을 주축으로 매달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추석연휴를 마치고 거리모금을 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9월 28일 금요일 저녁 6시, 약간은 흐린 날씨에 JTS 거리모금은 시작되었습니다. 담당자 김정숙 님은 모금함과 피켓이 든 무거운 가방을 양손에 들고 거창군청 로터리에 도착했고, 로터리에서 기다리던 도반들은 예사롭지 않은 일사불란한 손놀림으로 순식간에 거리모금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얼마나 손발이 착착 맞았는지 시작 전 나누기까지 마치는데도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거리모금에 참석하지 못해 미안한 도반은 아이와 함께 와서 사진을 찍어주고 갑니다. 이렇게 서로 돕는 도반들이 있어 일을 해나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날 공교롭게도 거리모금에 참여한 도반은 모두 선생님이었습니다. 활동가들이 교사가 많으니 자연히 정토불교대학 인연으로 오신 선생님 도반들이었습니다. 6월부터 9월까지 저녁 시간을 이용한 거리모금에 퇴근 시간이 비교적 일정한 선생님들의 참여는 선생님들 본인에게 늘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날은 어떠했는지 나누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박선미 님: 시작하기 전 부담되는 불편한 마음이었는데 막상 시작하니 잡생각이 없어져서 좋았습니다. 얼핏 인상 험한 분들과 맞닥뜨려 피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그분들이 모금에 많이 동참해주셔서 말씀처럼 외모로 판단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배웠습니다.
 
오영란 님: 퇴근할 때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 있었는데 모금 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맑아졌습니다. 시장통에서 연세 있으신 분들이 천원을 내며 빠짐없이 참여하시는 모습을 보고 따뜻함을 느꼈고, 누구나 마음속에는 선심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 선심을 드러낼 기회, 복 지을 기회를 공평하게 줘야 한다는, 캠페인 전 읽었던 글도 새삼 떠올랐습니다. 지금 마음은 뿌듯합니다.

JTS거리모금 (왼쪽부터 오영란 님, 이경숙 님, 김수녀 님, 김정숙 님, 김은정 님, 박선미 님)
▲ JTS거리모금 (왼쪽부터 오영란 님, 이경숙 님, 김수녀 님, 김정숙 님, 김은정 님, 박선미 님)

이경숙 님: 바쁜 일이 있어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일을 좀 미루고 참여했습니다. 처음엔 말도 잘 나오지 않았고 지나가는 사람이 없길 바라는 마음도 올라왔습니다. 막 시작하려는데 동생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휴, 시간을 벌 수 있겠네 싶었습니다. 쭈볏쭈볏 몇 사람을 그냥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이왕 나온 거 내 자식 일이다' 생각하고 해 보자는 마음이 났습니다. 먼저 “저희는 국제구호단체 JTS에서 나왔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니 자연스럽게 말이 이어졌습니다. 나이, 모습을 보고 이럴 거야 저럴 거야 내 기준대로 분별하는 마음이 생겼지만, 사람들이 의외로 좋은 반응을 보여 편한 마음으로 모금을 했습니다. 오늘은 몸이 불편한 사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자기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천원을 주신 것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역시 사람은 누구나 기회가 되면 남을 도우려는 자비심이 있구나! 여겨집니다.
 
김은정 님: 거리모금은 좀 부담되는 마음도 있지만 늘 보람되고 많은 걸 배우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몇 년 전에 작은 학교에서 전담했던 아이를 만났는데, 벌써 고등학생이 되었다고 합니다. 자기는 저 멀리서 오는 걸 보고 딱 알았다면서 기뻐했습니다. 망설임 없이 천 원짜리 대여섯 장을 모금함에 넣어주는 아이가 고마워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말썽은 많았지만 참 마음이 여리고 따뜻했던 아이! ‘옛 인연을 이어서 새 인연을 맺도록’ 청법가 구절처럼 인연이 이어지고 이어져 이 세상에 굶주리는 아이가 없기를 발원합니다.
 
김수녀 님: 날씨가 흐려 빨리 어두워질까 조급한 마음이 살짝 올라왔지만 단 몇 십 분을 하고 모금액이 적더라고 매달 꾸준히 해야 할 일이기에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홍보하자는 마음으로 가볍게 했습니다. 거리로 나가지 않고 본부 앞에 서 있으니 멀리서 다가오는 분들 눈 맞추고 기다리기도 그렇고 다가가기도 그래서 어색한 마음이 나며 처음엔 주춤하고 물러서는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그 마음 알아차리는 순간, 입을 떼기 시작하니 금방 힘이 났습니다. 아들이 고3이 되었다며 안부를 전하며 반가이 알아주는 학부모, 동전도 되나요? 수북이 동전을 한 주먹 내미는 학생과 직장인, 차를 세워 모금하고 가시는 여러 군민 그리고 반가운 도반, 마이크 홍보멘트 듣고 친구들이 저만치 가버리는데도 계단을 올라가 지갑을 여는 여학생, 귀한 마음들이 주는 감동은 거리모금 안 해 보고는 모릅니다.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김정숙 님: 늘 한 달이 빨리 다가온다는 느낌입니다. 이번엔 어떤 도반이 함께 해 줄까? 댓글이 달리지 않으니 걱정되는 마음과 한 달에 한 번인데 잠시 짬 내 함께 해주면 좋은데 하는 내 기준을 세워놓고 분별심도 일으킵니다. 여럿이 하면 좋지만 두명만 와도 할 수 있으니 어떤 상황이어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어야 함을 배우니 참 좋은 수행거리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모금을 시작하고 동참을 호소하는 방송을 하다 보면 모금함에 천원을 넣어주는 것도 고맙고, 지나가면서 힐끗 피켓만 봐주고 지나가도 고마운 마음이 올라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내어주고 함께 해나간다는 게 이렇게 소중하고 고마운 거구나 느끼면서 나를 돌아보고 나를 내려놓는 시간입니다. 역시 정토회 최고의 수행은 JTS 거리모금입니다. 도반님들, 이 좋은 수행 함께 해요.

추석 연휴를 보낸 가을이라 그런지 넉넉하게 지갑을 여는 군민을 만나니 도반들의 마음도 풍성하고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이라 거리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교실에서 만날 때와는 또 다른 듯 정겹고 애틋합니다. 거리의 봉사가 학교에서 더 큰 사랑으로 이어질 것을 믿으며 자리를 정리하고 돌아가는 도반들의 뒷모습을 보니 뿌듯합니다. 김정숙 님의 나누기 말씀처럼 정토회 최고의 수행은 역시 JTS 거리모금입니다.

 글_김수녀(진주정토회 거창법당)
정리_김대중 희망리포터(진주정토회 거창법당)
편집_목인숙(경남지부)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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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가자

제3세계 아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 멋지네요

2018-10-25 09:05:26

정도식

정토회에 정토행자님들은 대한민국의
희망이고 미래라는 생각이 들고...

수행으로 거리모금을 하는 선생님과
아름다운 수행을 하는 정토행자님들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2018-10-20 19: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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