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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불교 관련 서적을 자주 접하는 편인데, 법정스님, 서암스님 글을 많이 읽었어요. 그리고 대학 때부터 화가 많은 게 고민이어서 틱낫한 스님 책도 거의 다 읽고 그랬어요. 그런데 서암스님 책을 읽던 중에 <월간정토>를 보고, 정토회를 알게 되었죠. 수행법회를 계기로 불교대학에 입학하고 경전반까지 오게 되었어요.
불교대학 다니기 전에는 뭔가 옳고, 그르다가 있었어요. 불교대학 강의를 들으며 그 부분을 이해하게 됐지요. 지금은 옳은 일이 세월이 지나면 그른 일로, 지금은 그른 일이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스님 법문을 통해 이해했어요.
제가 중국에서 오랫동안 주재원 생활을 했는데, 집에 가정부가 있었어요. 가정부가 청소, 빨래를 해주니까, 아이들이 옷 같은 것을 아무데나 벗어서 던져놓는 습관들이 몸에 배어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러는 거예요. 그런 부분들이 처음에는 이해가 안 돼서, 아이들에게 잘못됐다고 지적을 했어요. 그런데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저만 계속 불편한 거예요. 그러던 중 큰아이가 대학 생활로 자취를 하게 됐어요. 자기가 나가서 살아보더니 집에 와서 행동이 달라지는 거예요. ‘아, 부모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해서 될 일이 아니구나. 스스로 느껴야 하는 거지.’라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옳고 그른 게 없다에 대한 지식적인 이해가 아니라, 경험을 하게 된 거죠.
직장에서도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원하는 방향으로 하지 않으면 화가 났어요. 상대를 질책하고, 왜 이런 것을 못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내가 옳다, 그르다, 맞다, 틀리다는 부분에 있어 생각이 바뀌자, ‘아, 이 친구는 일 처리가 느리구나, 이 친구는 빠릿빠릿하지만 깊이는 조금 없구나.’ 라고 사실을 보게 되었죠. 제가 모자라는 부분들을 채워주면 된다라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죠. 그 친구는 저와 다르고, 저처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 되는 거였어요. 그러면서 저도 그 친구들로부터 배우게 되는 게 있더군요. 지금은 저희 부서에 곰 같은 사람도 있고, 토끼 같은 사람도 있고, 여우같은 사람도 있는데 잘 지내고 있어요. 다 어우르면서요.
아내가 집에서 강아지 5마리를 키우고 있어요. 저는 이해를 못 했어요. 큰 강아지들은 괜찮은데, 작은 강아지들은 대소변 처리를 해줘야 해서 스트레스가 많았지요. 큰 무엇이 아니라, 이런 사소한 것들에 있어 갈등이 있었어요. 저한테 강아지들은 그냥 동물이거든요. 아내에게는 자식과 같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으니까요. 불교대학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내가 강아지를 생각하는 시각을 이해했고, 그러면서 강아지들과 잘 지내게 되었어요.
아내는 굉장히 외향적인 사람이에요. 본인 사업도 하려고 해서, 일을 크게 벌였는데, 마무리가 잘 안돼요. 자신이 그만큼 했는데 성과가 없고 손해가 났으니까요. 금전적 손실이 있었지만, 저는 경험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내는 그렇지 않았나 봐요. 대화의 시간이 점점 없어지면서 관계가 단절되었어요. 옛날 성격 같았으면 화를 내도 수천 번 냈었을 텐데, 지금은 화를 안 내요. 근데 아내는 그게 더 불안한가 봐요.(하하하) 이거는 업보다, 제가 받아야 할 업보라고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어요. 아내는 제가 금전적 손실을 개의치 않는다는 것을 알아가는 중 일 거예요. 아직 관계가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라 이야기를 꺼려요. 아내의 마음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현재는 날이 가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하하)
정토회를 만나기 전부터 환경보호 실천을 조금씩 하고 있었어요. 제 딸이 살아갈 세상인데, 좀 더 깨끗하게 물려주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10년 전부터 샴푸, 비누, 린스를 사용하지 않고 물로만 해요. 음식물 쓰레기는 말려서 퇴비화 해요. 국은 먹지 않는데, 그 이유는 국물은 정화시키는데, 막대한 양의 물이 소모되기 때문이에요. 외국에 나갈 때를 제외하고는 되도록 채식을 하고요.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반을 통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어요. 직함이나 자리로 알아주는 게 아니라, 인간 이성우로 알아주는 게 좋았어요. 사람을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채찍질 해주는 곳, 그런 곳이 정토회라고 생각해요.
이성우 님을 만나고 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행도, 소임도 버거워 하는 저에 비해, 너무나 가벼운 모습에, 스스로 짐을 지고 다니는 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한 생각 돌이켜 좀 가벼워져야겠습니다.
인연 따라 정토회에 온 이성우 님, 인연 따라 잘 쓰이길 바랍니다. 그런 모습 볼 수 있어 참 기쁩니다. 정토회는 참 좋은 곳입니다.
글_이애순, 박연우 희망리포터(천안정토회 천안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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