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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미국에 올 때 제 짐가방 안엔 엄마가 늘 들고 다니며 기도할 때 쓰셨던 염주가 들어 있었습니다. 오늘도 새벽기도 때 그때 갖고 온 엄마의 염주를 지니고 108배를 했습니다. 제게 이 세상에서 가장 감사할 일에 대해 묻는다면 저희를 쌍둥이로 낳아주신 것과 불자인 엄마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아무 준비도 없이 아이들과 함께 미국에 온 우리 내외에게 미국 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힘든 이민 생활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때 언니 집에서 《금강경》에 관해 써 놓은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미국이민 생활을 하면서 부처님 가르침을 배워보려는 마음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민 초기엔 LA 근교 사찰에도 가 보았지만, 마음공부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언니 집에서 《금강경》을 본 것을 계기로 미국에 돌아와 불교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자매는 한국과 미국에 떨어져 살지만 2~3일에 한 번씩 통화하며 새롭게 알게 된 부처님의 지혜와 각자 들은 법문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 시간 이상씩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지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토회에서 하는 나누기를 했던 셈이지요.
그렇게 불법 공부를 하던 중 지인을 통해 2010년 LA 정토수련원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에 참여하였고 <깨달음의장>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미국을 방문한 언니의 권유로 불교대학을 다녔습니다. 불교대학에서 저는 마음 나누기 시간에 저와 저의 주변 사람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괜히 이야기한 것 같아 꼭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저 스스로가 초라해지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이런 제 마음을 도반들께 내어놓으니 그것 또한 저의 생각일 뿐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스스로 규정지어 자신을 또다시 얽어 메고 문제 삼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불교대학을 다니며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스님의 말씀에 힘을 얻어 일요수행법회도 참여하였고, 공부할 수 있는 인연을 만들어 준 것에 감사해 뭔가 작은 일이라도 거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법회 전 공양 준비 일을 돕다 보니 공양간 일과 지원팀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라의 안위와 평화를 위한 300배 정진과 평화 캠페인은 세상으로 눈을 돌려 함께 행복해야 하는 이치를 돌아보게 해 내가 미국에 살고 있지만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임을 깨우쳐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연말과 연초에 하는 천배, 삼천배 정진은 나를 더욱 살피게 하는 정진의 힘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깨달음의장>과 <나눔의장> 바라지 수행은 쓰일 수 있는 것에 대한 기쁨으로 좋은 에너지를 얻는 시간었습니다. 불법의 이치에 아주 작은 실눈만큼이라도 떠진 것 같아서 무척 기쁘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행복합니다.
정토회에 오기 전에 저희 부부는 찍지 않은 비디오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부부싸움을 하면 항상 내가 옳다는 생각을 하며 "비디오로 찍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누가 옳은지 물어보자!"라는 소리를 늘 당당하게 했습니다. 지금은 제게 힘이 돼주려고 옆자리에서 천배 정진도 해 주고, 연잎도 비벼주고, 연등도 만들어주며, 올해 초파일도 함께 해 준 남편. "기도해야지!" 하며 새벽에 깨워주기도 합니다.
이제는 새벽기도 시간에 어리석음을 참회하며 시비분별 하는 나를 돌이키는 연습을 매일 이어갑니다. 부처님께서 주리반특에게 하신 말씀처럼 '먼지는 털고, 때는 닦아내는 매일의 정진'과 '입으로 왕의 능력을 아무리 말해도 행하지 않으면 어떤 능력도 얻을 수 없다 (육조단경)'는 말씀을 새기며 정토회의 수행, 보시, 봉사의 소중한 가르침을 배우는 행복한 수행자로 살아갑니다.
담담하고 간결한 서명이 님의 수행담 감사합니다. 쌍둥이 자매로 꼭 닮은 얼굴만큼이나 성실한 수행자로서도 꼭 닮은 자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몸은 멀리 한국과 미국 LA에 떨어져 있어도 한 곳을 향해 함께 수행하는 우리는 모두 행복한 수행자이니까요. 두 자매의 아름다운 수행의 삶에 박수를 보냅니다.
글_백지연 희망리포터 (LA법당)
편집_이진선 (해외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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