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여수법당
언제나 한결같은 유남이 님 이야기

부드러운 느낌의 편안한 인상을 풍기는 유남이 님은 여수법당 불교대학 저녁반 담당 겸 불교대학 총 담당자로 법당이나 여러 행사장에서 자주 보여 익숙한 얼굴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느 정도 개인 일이 생기면 소임은커녕 참석조차 거의 못 하던데 어떻게 저토록 열심히 활동할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유남이 님을 만나봤습니다.

2016년 봄 쯤 식당 개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거리가 많은 식당일이라 앞으로 보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새벽기도 시간이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법당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모습이 조금 특별하게 보였습니다. 알고 보니 천일결사 모둠장과 새터민 지원 담당까지 맡고 있었습니다.

활짝 웃고 있는 유남이 님
▲ 활짝 웃고 있는 유남이 님

Q 어떤 인연으로 정토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요?

부친이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여러 점포를 운영하셨어요. 서울 남대문 초등학교에 다녔고 대학까지 서울에서 다녔습니다.

여수가 고향인 남편을 만나 여수로 왔어요. 여수에서 관광해설사로 일하면서 사찰에 대한 지식과 이론은 어느 정도 알고 있어 이를 설명할 수 있었는데, 불교문화나 불교 자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함을 늘 느꼈고 고민이었습니다. 바르게 알려주어야 할 책임을 느꼈어요.
그러던 중 같이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여수법당에 다니던 김갑임 님의 소개로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2013년 봄불교대학을 시작으로 정토회와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인연 지어지게 했던 다른 이유들도 떠오릅니다.

중학교 3학년 때 근처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교회에서 가르치는 대로 창조론을 믿게 되었고 학교에서 배운 진화론을 믿는 친구들과 논쟁도 많이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할 교회 목사님과 장로님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큰 소리로 언쟁하고 다투던 모습을 보고 믿었던 종교에 회의감이 생겨 교회에서 한 발짝 물러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한 분인데 개신교, 가톨릭교, 이슬람교 등으로 나뉘고, 너무나 많은 종파로 분열되어 있으면서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고 이것은 결국 인간을 기준으로 종교가 생겼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친언니가 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어 마을 뒤 작은 암자에 영단을 모셨는데, 어느 날 어머니와 그 암자에 갔었어요. 그때가 처음으로 불교의 사찰이나 암자를 갔었던 날입니다. 불상이나 탱화, 울긋불긋한 단청들이 너무 생경했었고, 영단에 절을 하라고 하는데 어렸을 때 교회에 다니면서 배웠던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가르침 때문인지 절을 할 수 없었어요. 이 기억도 강하게 남네요. 어렸던 시절의 이와 같은 종교와 관련한 경험들이 종교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게 만들고 어떤 계기가 있을 때 쉽게 종교에 입문할 수 있도록 하지 않았을까 돌아보게 됩니다.

남편은 술 먹을 일이 많다고 소문난 토목 일을 합니다. 술 먹을 구실이 생길 수밖에 없는 고향 친구들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은 술을 무척 좋아합니다. 아는 사람 없는 먼 지방 타향에 와서 남편의 무관심 속에서 아이들을 출산하고 키우다 보니 갈등과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어요. 무엇인가 탈출구가 필요했고 마음의 안정이 필요했습니다.
여러 가지가 이유가 잠재되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수법당 사무실에서 (왼쪽 끝이 유남이 님)
▲ 여수법당 사무실에서 (왼쪽 끝이 유남이 님)

Q 가게 중에서도 특히 바쁜 일이 많은 식당을 개업하고서도 정토회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동력은 어디서 나오는지요?

나를 뒤돌아보며 살고 싶습니다.
2013년 가을에 다녀왔던 <깨달음의 장>에서 가졌던 다짐과 마음을 그대로 이행하지는 못하지만, 그때 가졌던 마음의 약속을 최소한이라도 잊지 않고 지키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지나면 마음도 바뀌고, 생각도 바뀌고, 환경도 바뀌지만, 그 당시 가졌던 마음이 전혀 내 본심이 아니었던 것은 아니었으므로 그때 자신과 했던 약속을 모른 체 하고 싶지 않습니다. 작게나마 책임이라도 지고 싶어요.

그리고 <에코붓다>로 대표되는 ‘쓰레기제로 운동’ 등의 환경 운동, 로 대표되는 구호활동, 새터민, 통일의병 등의 통일 활동 등 이런 사회적 활동들이 마땅히 해야 하는 활동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여유가 되는대로 할 수 있는 만큼은 참여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런 일을 추구하면서도 자신의 수행을 우선하는 정토회의 방향에 동감합니다.
이런 것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4차 백일기도 입재식에서 (뒷줄 오른쪽 끝이 유남이 님)
▲ 4차 백일기도 입재식에서 (뒷줄 오른쪽 끝이 유남이 님)

Q 앞으로 계획에 관해 듣고 싶어요.

나와 모든 사람은 연결되어 있다는 연기적 세계관, 예를 들면 어떤 물건이 나에게 오기까지 수많은 사람 어쩌면 수억의 사람이 관련되어있다는 사실을 배웠고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고 내가 행복해야만 남이 행복하고 남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해진다는 가르침을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엄청 열심히 하거나 신심을 다 바치는 열성을 보이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정토회 정회원의 자격은 유지하면서 끝까지 가고 싶습니다.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그런 길로 가고 싶습니다.

시간이 가고 세월이 가면 모든 것이 변하고 모든 것이 희미해지죠. 환경도 변하고, 처지도 변하고, 감정과 마음도 변하고, 굳센 결심도 변합니다. 5년여 전에 한순간 가졌던 다짐을 끝까지 유지하고 실천해가는 모습은 푸근하고 둥그스름한 유남이 님의 인상이나 모습과는 사실 연결이 잘 안됩니다.

저 뚝심과 단심은 어디에 숨어있는 것일까요?
저런 멋진 여성, 저런 멋진 사람과 인터뷰를 나누고 같은 장소에서 활동한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글_신규호 희망리포터(순천정토회 여수법당)
편집_양지원(광주전라지부)

[삶을 바꾸는 공부, 정토불교대학]
원서접수 기간 : 2018. 3. 25 (일)까지

문의 : 02-587-8990
▶정토불교대학 홈페이지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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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연

함께 행복하고 싶다는 말씀이 저를 돌아보게하네요^^

2018-03-16 16:39:54

무구의

저도 꺠달음의 장떄의 그마음을 잃지 않았는지 돌아봐지네요.

2018-03-16 14: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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